이 책을 읽고 있다. 내가 워낙 명언 명구를 모아 놓은 책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리고 육아, 아동교육에 관한 글도 잘 안 읽는다. 엄마이면서 교사가 그래도 되나? 그래서 더 그렇다. 내가 잘 못하고 있는데를 쑤시니까.....

안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심장이 콕콕 쑤신다.

아이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아이 방이 난장판이 되어 있다고 불평한 적이 많지요?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무더기의 모래, 한 짐의 나뭇가지나 돌로 가득한 상자일지도 모릅니다. 나무 토막, 판지, 못, 톱, 망치, 작업대 등이 '게임'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수공예를 가르치는 사람이 체조나 피아노 교사보다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병원 같은 위생상태를 바라거나 손가락을 다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내가 맨날 해송이에게 방꼴이 그게 뭐냐고 소리소리 지르는 걸 꾸짖는 말이다. 지은이가 그냥그냥 유명한 교육학자였다거나 하면 '그래,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냐?'고 코웃음 치고 말았겠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자기가 가르친 수백명의 유대인 고아와 함께 가스실에 같이 들어간 사람이다. 이 사람의 생의 무게에, 평범한 듯하고 누구나 알고는 있는 저 말을 한 번 더 곱씹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ooninara 2005-02-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아이들방의 한무더기의 쓰레기를 치우면서..잠시 쉬면서 이글을 읽었습니다..
에너지 충전해서 다시 쓰레기들을 치우러 가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친정아버지 모시고 가서 이 영화를 봤다. 그렇게 보기에 좋은 영화다.

펑펑 울면서 영화를 봤다. 원래 나는 감정과잉된 영화에는 알레르기가 있는데, 그러니까 내가 울었다는 건 이 영화가 일부러 사람을 울리기로 작심한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조승우와 김미숙의 연기도 훌륭했고, 내용도 좋았다. 시시콜콜히 엄마가 고생한 걸 다 보여주지 않아도 몇 마디의 대사만으로도 그동안의 노고와 눈물이 짐작되는 것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재작년에 우리반이었던 한 녀석이 생각났다. 그애도 초원이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 아이 엄마는 항상 나를 보면 미안해 했다. 교실에 방해가 될까봐.... 나는 절대로 미안해 하지 말라고,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면 어떡하냐며 같이 가슴 아파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냥 그 녀석을 이뻐해 주는 것 밖에는 없었다. 쉽게 좌절하고 눈치보고 조금만 어려워도 못해요 안해요를 연발하는 아이를, 난 좀더 다그쳤어야 하는 것일까? 1년 내내 나의 고민은 그것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평생 그 고민을 하겠지. 이 영화에서 초원이의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타인과의 소통이 불가능한 자폐아 초원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도 세계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릴 때, 무의미한 노력이 아닐까 끝없이 회의하면서도 나보다 오래 살 아이의 장래를 위해 수천번도 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을 엄마의 초인적인 인내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치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평하기가 참 어려운 영화다. 그냥 몰입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플레져 2005-02-1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KBS 나이트 뉴스에 김미숙씨가 초대되었더군요.
그만큼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였구나 싶어 어찌나 안심이되던지요...
깍두기님, 참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저두..봐야죠. ^^

水巖 2005-02-1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따님이군요. 친정아버지와 함께 영화관엘 가셨다니 그 아버님은 얼마나 흐뭇하셨을까....

깍두기 2005-02-1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제가 워낙 못된 딸이어서 요즘 참회하고 있는 중이어요ㅠ.ㅠ
플레져님, 영화관 가실 때 손수건이 필요해요.

반딧불,, 2005-02-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거기서 실은 조승우의 연기보다 김미숙의 연기에 놀랐거든요.
아이를 낳고 나서 살이 붙었지만, 붙은 만큼 참 자연스럽고 편안해보이더군요.

아이를 정말 키우는 모습이 보여서 같은 엄마 입장에서 좋았습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영화를 받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엄마이니까요.
가슴이 저렸어요.

코코죠 2005-02-1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였어요, 맞아요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깍두기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가끔 말이나 글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때에는
상대방의 손을 들어 제 심장에 올려놓고만 싶어요.
그 아름다운 사람, 초원이처럼요.

엄마랑 명절 시작하자 점심 먹고 보러 간 영화였어요. 참 좋았어요. 그래요, 참 좋았어요 :)

깍두기 2005-02-1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은 엄마랑 가셨구나, 나는 아빠랑 갔는데^^
반딧불님, 그렇죠. 엄마의 입장에서....아무래도 엄마가 되고나면 모든 게 그렇게 보이더군요.

픽팍 2005-03-1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두 번이나 봤어요 ㅋ 역시나 잼나더라구요
조승우와 김미숙의 연기 역시 훌륭하더라구요
ㅋㅋ감정이입이 잘 되더라구요
 

 

 

 

 

한 번 잡으면 집안일을 못할 것 같아서(설맞이 대청소와 빨래 등등 밀린 일이 널려 있다) 아예 시작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딱 한장만 넘긴다고 하는 것이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눈도 안 떼고 끝내 버렸다. 간간히 터진 폭소와 딸내미의 시끄럽다는 구박에 숨죽인 웃음과 군데군데 저절로 떠오르는 미소....하여간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책이다.

책은 내가 본 다음에 바로 해송이에게 넘어가 버렸는데 나더러 시끄럽다던 녀석이 막상 읽으면서는 나보다 더 시끄럽다. 그러다 갑자기 방에 들어가더니 인형을 하나 들고 나온다.

"엄마, 이 책에 있는 인형이 우리 집에도 있어"

그러면서 내민 것과 책에 그려진 쥬쥬인형의 비교.


하! 하! 하!

그 집에 있는 인형이 우리 집에도 있었던 것이다. (저 가슴에 노란 꽃과 치마의 꽃과 나비 무늬, 허리의 흰 리본을 보시라!)

이 책을 읽고는 할 말 수없이 많으나 일단은 너무도 반가우니 이 사진부터 올리고 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5-02-0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호기심, 호기심! 인형, 정말 똑같구먼요. 0.0

nugool 2005-02-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똑 같군요. 저희집에도 똑같은 거 하나 있드라구요. 에스프레소 포트요.. ^^
 
 전출처 : chika > [깍두기님을 위한]추억의 코스모스



깍두기님께서 얘기한 초판본 코스모스입니당~ ^^



 

 

 

 

 

 

 

 

 

 

 

 

 

 

 

 

 

 

칼 세이건, 이 아저씨가 썼지요. ㅋㅋ



   책 날개에 약력이 나와있는데,

   맨 마지막 문장,

   그는 퓰리처 상의 '문학부문'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흐음~

   어린시절에 코스모스를 읽으며

   과학책이 아닌 소설책으로 읽은 건 아닌지 몰라요~ ㅋㅋ

 

제가 제일 좋아했던 부분이 바로 이 헌사였거든요.





멋있지요? ^^

- 책이 누~렇게 뜨다 못해 까맣게 되어 있더군요. 혹시.. 바퀴벌레 떵(ㅡㅡ;)이라도 묻어있을까봐 열심히 읽어보진 못하고 황급히 사진 몇장만 찍고 다시 담아놨답니다.

흐흐~ 마지막으로 깍두기님이 애매꾸리하게 기억하신 초판본의 가격은~


짜쟌~~~~ 3,700원이라는 가격입니당~ 흐흐흐~

앞머리에 보니 오빠가 만년필로 '비 오는 날, 학교 앞 서점에서' 라고 써놨더라고요.

저는 책 다 읽고 나서 짤막한 감상을 적어놨었는데, 이십여년 쯤 후에 조카녀석들이 볼까봐 지금 슬며시 하나 둘 꺼내면서 지우고 있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코스모스 - 사이언스 클래식 4 | 원제 Cosmos (1980)
칼 세이건 (지은이), 홍승수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정   가 : 39,000원
판매가 : 35,100원(10%off, 3,900원 할인)
마일리지 : 3,510원(10%)
2004-12-20 | ISBN 898371154X
양장본 | 584쪽 | 265*215mm
알라딘 Sales Point : 210


출고예상시간 : 48 시간 이내



  

    

머리말

Chapter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Chapter 2 우주 생명의 푸가
Chapter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Chapter 4 천국과 지옥
Chapter 5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Chapter 6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Chapter 7 밤하늘의 등뼈
Chapter 8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
Chapter 9 별들의 삶과 죽음
Chapter 10 영원의 벼랑 끝
Chapter 11 미래로 띄운 편지
Chapter 12 은하 대백과사전
Chapter 13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까?

감사의 말
부록 1
부록 2
참고 문헌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Picture credits

 

미스하이드님 서재에서 이 책 안내를 보았다. 너무 반갑다.

내가 이 책을 사서 본 것이 1981년이었다. 위의 안내를 보니 이 책이 1980년에 나왔다고 하는데 그럼 나는 그 당시 최신 과학 교양도서(말이 좀 이상하지만 여하튼)를 본 셈이다.

이 책을 살 때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 때 난 한달에 9000원 정도의 용돈을 받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용돈을 받으면 학교 근처 서점에 가장 먼저 들렀다.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 진열대에 누워있는 이 책을 발견했다. 아, 그 찬란한 칼라화보라니....지금은 그게 별 것 아니지만 그 시절 책에 칼라가 들어가 있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가격을 보니 3900원.(내 기억으로는 그런데 사실 정확한지 자신은 없다. 7000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 용돈으로는 사기 힘든 책이었지만 그날 나는 과감히 질렀다. 그리고 그 책은 내가 한 열번 정도 보았던 것 같고, 동생들도 틈만 나면 보았으니 본전은 충분히 한 셈이다.

지금 보니 정가 39,000원에 10%인 3900원을 깎아준다. 그러면 20여년 전 보다 열배가 오른 셈인가? 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02-0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도 구판이 있지요...

하이드 2005-02-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20년전보다 열배라!

2005-02-02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02-0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우잉, 이러심......넙죽 받지요. 고마우셔라.님 리뷰보고 땡겨하고 있던 참인데^^
하이드님, 그게....점점 자신이 없어지네요. 막상 페이퍼에 쓰고 보니 말입니다.
만두님, 그 구판을....누구 빌려주고는...못 받았지요. 흑. (근데 서로 맞 빌려주어서 상대방 책도 저에게 있다는...^^)

chika 2005-02-02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한걸요? 저도 집에 가서 있는가 확인해볼께요. 저는 오빠가 산 책을 봤던거 같아요. 그리고 전 제가 안샀기땜에 가격은 기억안나고... 칼 세이건이 쓴 서문있쟎아요.
이 넓은 우주공간에서 같은 공간, 같은 시대에 태어나 함께 하는 아내에게 바치는 서문... 중학교때 그 문구가 어찌 그리도 낭만적이고 멋있었는지~!! ^^;;;

가을산 2005-02-0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의 발견을 바닷가의 조개껍질 하나를 발견하고 기뻐하는 아이에 비유한 뉴턴의 인용은 또 어떻구요! ^^ '아직도 미지의 바다는 앞에 펼쳐져 있다.'
전 이 책은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요즘 기준으로 하면 up-to-date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입문서로는 아직도 훌륭할겁니다.

깍두기 2005-02-0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치카님. 마자요 마자. 구구절절히 명문장이었죠. 과학에 대한 동경을 팍팍 심어주는....덕분에 수학에는 쥐약인 제가 과학자가 되어볼까 하는 허황된 꿈을 꾸어본 적도 있고 지금도 과학도서에 관심 한 자락을 두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깍두기 2005-02-0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엄마가 과학자? 디게 웃기다

소현

▶◀소굼 2005-02-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에서 볼 때마다 너덜너덜한 코스모스를 봐서; 선뜻 손이 안갔는데;음 질러볼까;;여튼 칼 세이건 만세;;
그나저나 소현이는;;;

Laika 2005-02-05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도 구판이 있는데 90년 당시 4900원이었네요; 아무튼 물가가 많이 올랐네요~집에 있는 구판은 종이가 누래서 읽기힘든데,,새 책이 마구마구 사고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