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봄이 시작되는 3월,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수많은 중상자를 낸 이 대형 사고 때문에 유가족은 순식간에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잃었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을까.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틱톡에 소개되어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 크게 입소문이 난 화제작.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단숨에 독자를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소설로, 작가의 여러 작품 중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작가가 쓴 작품 중 단연코 손꼽히는 판타지 휴머니즘 소설._모모 펴냄

무라세 다케시 지음_현실과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 슬픔과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 장인. 1978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간사이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그 후 〈폭소 레드카펫〉, 〈킹 오브 콩트〉, 〈좋은 아침입니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방송 작가로도 활동했다. 특유의 입담과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살려 소설가로 전향하고 나서는 데뷔작 《만담가 이야기~ 아사쿠사는 오늘도 시끌벅적합니다~(?家ものがたり~ ?草は今日もにぎやかです~)》로 제24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西由比ヶ浜?の神?)》으로 처음 한국 독자와 만나게 되었다.

김지연 옮김_경북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인터컬트 일본어 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마쳤다. 졸업 후 일본 기업에서 수년간 통역과 번역 업무를 담당하다가 KBS 방송아카데미 영상번역 과정과 바른번역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공부하며 번역가의 꿈을 키웠다.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국립국어원 교정교열 과정 및 도쿄 인터스쿨 한일 통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시간을 되돌려 사고로 잃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은 급행열차 탈선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탈선 사고는 공교롭게도 새 생명이 싹트는 3월의 봄에 발생한다.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사고이며, 사망자 중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 있고, 오랜 기간 짝사랑하다가 고백하려던 찰나 사고를 당한 사람도 있다. 그렇게 탈선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유령 열차를 사망한 사람이 열차를 탔던 마지막 기차역에서 탑승하면 사고당하기 직전 상대방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서 마지막 만남을 하는 이야기가 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가 단편처럼 이어진다. 사고 직후 상황이 먼저 나오고 나서 사건의 전개로 돌아가는 구성을 취하며,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소설 속 이야기에 더욱 집중되고 감정이입이 되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교통 사고는 예기치 못하게 일어난다. 더욱이, 탈선 사고라면 보통의 교통 사고보다 훨씬 확률이 작다. 이러한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하지만, 만약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비극적 이야기의 첫 주인공은 결혼을 앞둔 한 예비 신부 히구치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심장병에 걸려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어머니 혼자 생계를 유지하며 여의치 않은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은 내성적이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든 성격 탓에 조용한 학교생활을 보낸다. 그 누구도 주인공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 중 먼저 다가온 한 남학생인 네모토가 바로 결혼을 앞둔 연인이다. 결혼을 앞두고 친부모같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를 얻게 되며, 이제는 모든게 행복하게 흘러갈 것 중 시어머니에게서 젼화가 한통 걸려온다. 그렇게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린 네모토를 마주하는 히구치. 그렇게 네모토와의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작별을 할 수 있는 기회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는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유이치는 아버지의 삶이 부끄러워 출세하겠다고 떵떵거리며 나왔지만 회사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점점 서먹해진 아빠와 아들, 아빠는 항상 아들을 걱정하고 챙겨주지만 아들 유이치는 그러한 아빠의 모습이 답답하고 싫다. 계속 외면하고 거절해왔던 아빠의 마음을 아빠가 탈선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야 느끼게 된다. 뒤늦은 후회와 함께 열차에서 재회하는 아빠와 아들. 가장 마음이 먹먹해지고 안타까워지는 이야기였다. 그 다음은 오랜 기간 짝사랑했던 누나에게 고백하려던 찰나 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고, 짝사랑했던 누나를 잃는 이야기로, 유난히 느린 전개와 답답한 주인공의 모습에 도대체 언제 고백할거냐고 주인공을 나무라며 읽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너무나 안타까운 전개로 급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탈선 사고 기관사의 이야기...마지막 이야기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속상했고, 말 그대로 참담했다. 이 사고를 기관사의 책임으로 몰아가기 급급한 철도회사의 모습은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정말 마음이 먹먹해졌다.

 만일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려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이란 판타지 설정에서 시작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슬픈 이야기는 마음이 먹먹해지는 탓에 자주 접하지 않지만, 물론 현실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판타지이기에 가능한 설정들이 오히려 더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재회하는 것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끝이 보이는 이 마지막 만남. 이렇게나마 소설 속 주인공들이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작별을 할 수 있음에 마음이 놓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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