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고 싶은 페이지. 아버지의 부재와 서양 철학. 혹은 군군신신부부자자하는 전통적인 한국에서 철학함이라는 것. 존경하고 싶은 아버지(남성성)를 찾아야 했던 어떤 세대(와 개인들)의 정치적(철학적) 열망들과 환멸.
그리고 나, 명예남성, 가소롭게도 철학에 매혹되었다가 집어치웠다가 미련하게 반복하는 건. 없는 것과 다름없었던 아버지의 딸이면서 정신적인 아들로 자라났기 때문였던 건가. 질문을 간직해두기 위해 적어둔다.

“철학, 전체로 파악되는 대상과 자신이 갖는 관계에 대한 통제”라는 문장.

서양철학사는 친부 살해의 역사이며, 초월적 위치에서 모든 상황을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총체성에 대한 (가부장적) 야망을 시대에 맞게 갱신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시종일관 자신을 거세한 엄마에 대해 불평랩을 하던 알튀세르가 아버지 두고는 마르크스의 말을 가져와 자신의 철학함에 대해 하는 해설에서 눈이 멈춘다. 아버지가 있다는 환상을 가져야 했다.

철학. 총체성에 대한 갈망. 그리고 고독과 책임감. 고독과 책임감. 누군가는 그것을 짐처럼 지고. 누군가는 그 짐을 지는 것 자체가 애초에 배제되지. 아버지 없는 아들들은 아버지 없는 딸이 어떻게 철학이라는 환상을 갖기 위해 분투하는지 분석할 수 없다. 내가 아는 몇몇의 철학을 사랑했던 여자들. 은 모두 아버지의 탁월한 (정신적) 아들로 자랐던 것 같다.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아버지와 가까웠다. 여성이 펜을 가진다 혹은 가까이에 있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전통적 부르주아 가정의 정신분석일 터. 서양 철학이라는 타자.

“(230)‘전체’에 대한, 그리고 우선 자아에 대한 통제, 다시 말하자면 ‘전체’로 파악되는 대상과 자신이 갖는 관계에 대한 통제, 이것이 바로 철학인데, 철학이란 “철학자 자신이 자아와 맺는 관계” (마르크스) 일뿐이며, 따라서 철학자란 바로 그런 존재다. 그런데 ‘전체’는 총체적이라고 자부하는 사고, 즉 ‘전체’의 모든 요소와 모든 접합들을 반영하는 사고의 엄격함과 명확성 속에서만 진정으로 사고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나는 명확하고 또 스스로 엄격하기를 원한 철학자였다. 물론 이런 야망은 내 독자들의 개인적 경향과 기대에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명료함에 대한 강한 요구 속에서 일정 부분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 알튀세르 안 읽어봐서 모르겠넼ㅋㅋ 잘났어 증말…

“(233)하지만 내가 언제나 그 사실을 먼저 알아차렸다. 내 책을 읽으면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은 나 자신이 내가 하는 개입과 마주해 느끼는 철저한 고독, 그리고 결국 나 하나 위에 근거를 두고 있는 내 극단적인 책임감, 그리고 내 고독과 내 책임감이 내게 부과한 모든 ‘위험들’을 항상 의식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독자들이 내 이런 고독과 자신들의 고독, 그리고 자신들이 내 주장에 찬성하면서 지게 된 책임감, 그리고 자신들이 입게 될 정치적 파장과 관련된 위험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적어도 독자들은 그런 상황에서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 앞에 서서 독자들에게 보증인과 스승(확고한 스승)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며, 그 일을 주도하는 데 있어서는 내가 가장 먼저, 따라서 혼자였기 때문이다.”
😩 이런 문장에서는 끄덕이다 말고 항마력 딸린다. 사유는 혼자 했겠지만 ㅋㅋㅋ 행실은 완전 바람둥이였음… 짜증남ㅋㅋㅋㅋㅋㅋ

나는 먹고 살아야대서 고독할 겨를도 없다!! 점심 먹고 짬 내서 읽기… 많이는 못 읽고… 끗! #미래는오래지속된다 #알튀세르



‘전체’에 대한, 그리고 우선 자아에 대한 통제, 다시 말하자면 ‘전체’로 파악되는 대상과 자신이 갖는 관계에 대한 통제, 이것이 바로 철학인데, 철학이란 "철학자 자신이 자아와 맺는 관계" (마르크스) 일뿐이며, 따라서 철학자란 바로 그런 존재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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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19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 아빠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2-19 15:34   좋아요 0 | URL
남자로 태어났음 철학하셨을 텐데요ㅋㅋㅋ

잠자냥 2024-02-19 16:03   좋아요 0 | URL
남자로 안 태어나길 천만다행이죠. 한남철학가 오마이갓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2-19 17:00   좋아요 1 | URL
자본주의 리얼리즘 땡스투 나예요~ 그 사람~ 바로 나예요~

호시우행 2024-02-20 0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빠, 언젠가 있었음ㅎㅎ

공쟝쟝 2024-02-20 09:46   좋아요 0 | URL
내면의 상징적 아버지이긴 한데 ㅋㅋㅋ (알튀도 아빠는 실제로 있음 ㅋㅋㅋ) 아버지는~ 호시우행님의 맘 속에 계십니다~

호시우행 2024-02-20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하루되세요.

단발머리 2024-02-23 0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이란 ˝철학자 자신이 자아와 맺는 관계˝ (마르크스) 일뿐이며, 따라서 철학자란 바로 그런 존재다. - P230

일단 여기를 내가 3번 읽었음요. 찬찬히 따라 읽겠지만 무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시기하네요.

공쟝쟝 2024-03-04 13:34   좋아요 1 | URL
스스로에게서 시작해서 구조를 훑어내는.. 그러나 또한 그러하기에 당파성이 중요해지는 지점인 것 같아요. 헤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철학을 해야한다.
 

급작스러운 외근. 열차시간이 붕붕 뜨기 때문에 #벵하민라바투트 신간 데리고 나옴. 전작(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을 읽을 때 무척 재미졌으므로 꽤 기대하며 책 펼침. 




천재들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데, 과학자들이라면 내가 가진 이과에 대한(?) 환상까지 더해져 더더 그렇고. 천재 스스로도 감당 안 되는 발견이나 발명에 대한 장면에서 희열과 함께 덮쳐올 심연+고독의 정서란 범인의 입장에선 부럽지도/않기도 한 것이라 팝콘각 모드로 관전하는 걸로 충족되는 쾌감이 있고. 무엇보다 라바투트식 (시니컬) 농담 좀 내 취향이고.

앞부분의 파울 에렌페스트에 대한 묘사가 요즘 읽는 알튀세르에 대한 증언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인류의 잘난 천재들 특징 모아서 비웃는 것도 또 재밌다😀



이 부분 읽는데 우당탕탕 솔베이 회의 너무 웃김 ㅋㅋ 노벨 물리학상은 베이스로 깔고 있는 당시 이과천재들이 모두 초 흥분해서 고전 물리학을 처박아버리는/지못미하는 난장판 현장 묘사ㅋㅋㅋ 입니다.

와중에 주인공이 칠판에 쓴 성경 구절 너무 적절하고요ㅋㅋㅋㅋ 다들 멘붕멘붕ㅋㅋ 이런 데서는 또 인간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의 면모가 느껴집디다 ㅋㅋㅋㅋㅋㅋㅋ …!!!

(27)어쩌면 자연은 정말 혼돈 상태일지도, 명백히 이질적인 것들을 한꺼번에 아우를 법칙이나 계속해서 증가하는 복잡성을 간단히정리할 개념 따위는 정말 없는지도 몰랐다. *자연을 하나의 총체로 인식할 수 없다? 우리 문명은 이 공포스러운 가능성*을 여태껏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파악 가능한. 분석 가능한. 분류 가능한. 정리 가능한. 그러므로 정확하고 확실한. 그 인식(믿음)의 토대를 찢어 발기는 일종의 공황 상태를(어쩌면 환멸을) 한 인간은 아니, 인류는 감당할 수 있는가? 실은 가능하다는 그 확고한 믿음이 오만이었던 것은 아닌가? 양자역학의 모순을 소화하지 못한 천재 *에렌페스트의 우울증으로 1부*는 사라지고, 



이어서 컴퓨터는 만들어도 제 손으로 운동화 끈은 묶을 줄 모르는 20세기 최고 천재 *폰 노이만이 2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내가 읽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은 젊은. 그의 완전하고 일관된 순수 논리. 수학적 기초.에 대한 야망과 궁구는 어떤 형태로 20세기 초의 비이성/혼란을 감당 혹은 반격하려나.

어쩌면 노이만이 만들어낸 것. 그것이. 결국.

....

?

각각의 이야기들을 엮어서 라바투트가 드러내고 싶어라 하는 모종의 방향이 궁금해 숨을 죽여 읽는 중이다. 근데 이 책의 *3부가 이세돌이여*ㅋㅋㅋㅋ (존to the jam!!!!) 미쳤다. 집에 가면 밤새워서 다 읽을 테다!!!



가끔 나의 독서 예지력에 놀라곤 하는데ㅋㅋㅋ 두둥!!! 이보세요!!! 칸토어 등장 ㅋㅋㅋ!! 내가 이러려고 멜랑꼴리아 정주행하고 바디우 입문서 읽었나 봐!!!! 크하하 ㅋㅋㅋㅋ 수학 공격 미리 당해두길 다행임ㅋㅋㅋ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은 20세기 초에 이 모든 불확실과 패닉을 견뎌야 하는 난처함에 마주했다는데. 나의 21세기 유튜브 알고리즘 세상은 양자역학 가져와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설파하는 부자됨의 선지자들이 책 읽자고 떠들고. (기차역 베셀 제목들 훑어보다가 화났음 ㅋㅋㅋ) 뇌과학의 최신 연구라면서 무의식을 발동시켜 자기를 계발하자한다. 광고 잘 먹히는 코드 짜는 데 혈안 된 실리콘 밸리 개발자들은 이렇게 된 김에 화성으로 이주하기 위해 명상을 하고요ㅋㅋㅋㅋㅋ 아우왜. 폰 노이만의 공부법 명상법 뇌운용법은 아직 안 나왔나요? 그걸 80억이 다 같이 해도 기후 위기는 못 막을 거 같다는디ㅋㅋㅋㅋ (내가 한 말 아님. 이거 쓰는데 택시 라디오에서 나온 말임) 진짜 적당히들.

실은 바로 그 인간이 문제고, 정말로는 그런 개별 인간들의 욕망과 충동들이 문제이므로. 이 시점에서 문득 뜽금없이. 라캉!!! 하고 외쳐본다. 우리네 욕망의 중층결정 구조. 거기에. 그것에. 인간의 복잡함에. 난 그게 궁금해. 각자의 불안을 결여를 인정하면. 그러면 되는 걸까요? 충동의 충동은요. 욕망의 욕망은요? 뭐.

여차저차 오늘의 외근은 끝났고.... 눈 부비며 기차를 탔습니다. 독후감 아님 ㅋㅋㅋ 그냥 이동 수단 안에서 하는 폐기처분된 문과녀의 이과천재들 조롱하는 랩 이었숨돠ㅋㅋㅋ




어쩌면 자연은 정말 혼돈 상태일지도, 명백히 이질적인 것들을 한꺼번에 아우를 법칙이나 계속해서 증가하는 복잡성을 간단히정리할 개념 따위는 정말 없는지도 몰랐다. 자연을 하나의 총체로 인식할 수 없다? 우리 문명은 이 공포스러운 가능성을 여태껏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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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2-16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저도 언젠가 끝까지 읽을 날이 있겠지요. 인상 깊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공쟝쟝 2024-02-16 21:47   좋아요 2 | URL
퐐님. 제가 정말 정말 찐퉁 문과라 과학 이야기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 생 네덜란드 남자 벵하민씨 진짜 물건이라고 생각되는 게. 이 추상적인 물리학과 수학이.... 인간적으로 읽힙니다..... !!

단발머리 2024-02-17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솔베이회의 5차가 아니라 1차부터 모르니깐 상관없지만서도 ㅋㅋㅋㅋㅋㅋㅋ 전 그런 생각은 들어요. 노벨물리학상을 기본으로 깔고 가는 이 모임, 이 무리의 사람들이 충격받았던 건, 자기들이 모르는, 설명할 수 없는, 닿을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알아챘다‘는 거잖아요.
뭐랄까. 우리, 여기에서 우리는 동양인인데요. 우리는 약간 이런거에 대해 인식하잖아요. 내가 모르는 세계, 저 너머, 저 멀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구인, 서구 유럽 백인 남자들의 오만함이 살짝 엿보이는 한 컷입니다.
저도 이거 읽을 거에요. 쟝쟝님, 굿모닝!

공쟝쟝 2024-02-19 00:47   좋아요 0 | URL
뭐랄까…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지적 우월함에 대한 숭배(?)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의 기본적 태도는 압도적인 천재들에 대한 조롱 ㅋㅋㅋㅋㅋㅋㅋㅋ … 재밌게 읽었습니다 … 하!! 책 읽고 급 오펜하이머 달리고, 아인슈타인과 원자폭탄 넷플릭스까지 달린… 알찬 주말였습니다… 뭔가 지침 ㅋㅋㅋ 이러다 이과 천재 될 까봐 걱정이네요 ㅋㅋㅋㅋ (서백남 못지 않은 오만 장착 동문과녀ㅋ)

2024-02-17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19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헤어지는 것을 잘 못한다. 매번 익숙해지지 않는다.

애도를 할 줄 몰라서 잔뜩 화가 나 있었다. 나를 포함 전 세계를 미워했다.

상실이 삶을 이루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이별의 고통이라는 건 사랑의 대가라는 걸 심각하게 이해할 때까지. 

그러니까 내가 많이 사랑한 게 문제였다는 걸. 아니 그건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걸.

한 풀이하듯 읽고 썼다. 그게 내 애도방식이었다.


그냥 그랬다. 그랬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 영상은. 그걸 그것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마리 루티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고마워요 루티. 정말로.


진지한 독자와 성실한 저자 사이에는 특별한 우정이 존재한다고.

이제 와서야. 겨우. 생각한다.  


잘 헤어지려면, 먼저는 사랑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 그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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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6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06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07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4-02-06 17: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시 하나 보네~! 흥해라~!!

공쟝쟝 2024-02-06 17:52   좋아요 1 | URL
흥하면 이 은혜를 돌려주리라.

2024-02-06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4-02-06 18:01   좋아요 0 | URL
엥? 홉스가 누른 겨? ㅋㅋㅋㅋ

2024-02-06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06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06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06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2-06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어붙은 여자>가 한참 전에 나온 책인데, 저도 <프랑스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느꼈거든요. 쟝님도 그 이야기를 하니까, 더 반갑네요.

마리 루티의 소식이 사실, 저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우리는, 얼마나 우리네 삶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지, 젊은 그녀의 죽음이 이렇게나 이상하게 느껴지고.... 그렇습니다. 세 권 혹은 네 권 정도 더 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여전합니다.

흥해라 + 대박나라!! 뽜야!!!

공쟝쟝 2024-02-08 08:53   좋아요 0 | URL
네... 다섯 권 여섯 권 정도를 더 읽기를 바랐는데. 루티식의 라캉 해석도 정말 좋았고요, 일단은 아직 번역되지 않은 루티의 책들이 번역되기를 바랍니다.
막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 흑!

잠자냥 2024-02-07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크래쳐가 왜 아직 새 거냐.......... 홉스는 그루밍 열심히하더니 자는군요.
영상 빠르게 돌려보기 했는데 ㅋㅋㅋㅋㅋ 오잉? 편집 기술이 늘어났어!!!!!!!!

좋아요 눌러주려고 했는데 ㅋㅋㅋㅋ 로그인 하래서 그냥 나왔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2-08 08:5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왜 나는 안보고 고양이만 봐요?

호시우행 2024-02-07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자와 저자 간의 특별한 우정, 멋진 표현이네요.

공쟝쟝 2024-02-08 08:54   좋아요 0 | URL
멋진 표현을 알아봐 주신 호시우행님 짝짝짝~ 굿모닝입니다!

호시우행 2024-02-08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행복한 날되세요.

독서괭 2024-02-08 0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영상 보러 가야겠군요!

공쟝쟝 2024-02-08 09:23   좋아요 2 | URL
내가 여러번 번 읽은 가치있는 삶 리뷰 작성자! 명절 잘 쇠요~

은오 2024-02-08 15: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낰ㅋㅋㅋㅋㅋ중간에 우래기 얼굴 등장하는거 ㅋㅋㅋㅋㅋㅋㅋ 🤣🤣🤣 제가 쟝님한테 더 고맙읍니다. ㅋㅋㅋㅋ
아....갑자기 머리 멀쩡해져서 돌아온 것도 웃기고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쟝님은 진짜 유튜버 해야된다!!!!!!목소리도 넘 좋고 말도 조리있고 재밌게 넘 잘함.....쟝님 누군지 모르고 영상 봐도 재밌게 봤을듯

공쟝쟝 2024-02-08 16:01   좋아요 1 | URL
누구인지 알고 봐서 더 재밌다는 ~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울애긔가 은오씨한테 땡큐한겁니다. ㅋㅋㅋㅋ 덕분에 인식의 지평이 넓어졌던 2023년.. 굿빠이...

독서괭 2024-02-08 16:37   좋아요 2 | URL
아니 전 그 머리스타일 의도한 줄 알았는데 중간에 몰랐다며 묶고 와서 넘 웃겼어요 ㅋㅋㅋㅋㅋ 영상 완전 좋아여♥️♥️♥️

공쟝쟝 2024-02-08 16:53   좋아요 2 | URL
멀리서 봤을 때는 그 정도 인줄 몰랐는데 카메라 돌려보고... 기겁을 했..(점점 더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며..).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지금도 그 머리 스타일입니다 ㅋㅋㅋㅋㅋ

은오 2024-02-08 19:2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보면서 딱히 의식 못하고있다가 쟝님이 머리 바꾸고오니 그제야 아 이상했구나! ㅋㅋㅋㅋㅋㅋ 넘기여웠읍니다
 
공교로움. 해체되어야 합니까?
내가 내게 일어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전략적 본질주의(Strategic Essentialism)

내가 경계하게된 종류의 화법이 있다. 나 자신은 저들과 무관하다는 자기 인식이 드러나는. 너도 그래, 너도 똑같아라고 뱉어주려다가 참는다. 말해줘도 못 알아먹으니까. 어쨌든 나 자신은 무고하다고 항변하지만 이 구조 속에 있는 한 모두 한 비탈이라는 걸 그들은 알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정말로 무고하고, 그래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그런 이들을 인정하고 있다. 헌데 그게 백인성이고 그게 근대성이고 그게 애석한 (가끔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은) 남성성이다. 바람을 피우지 않았으니 너를 때려도 되고, 성매매 업소에 출입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좋은 남성이 된다. 그들의 자긍심에 훼방을 놓고 비아냥을 투척하고 싶다. 당신의 무고함에 나의 피해는 상쇄되지 않으며. 집단으로서의 남성은 집단으로서의 여성을 억압해왔다. 그건 사실이다. 나는 전제를 질문하는 데, 너의 억울함이 고작 성 구매를 하지 않았다 일 때. 그게 억울해? 고작? 그렇게 치자면 나도 꽃뱀 아니야. 나도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아니야. 그게 억울하면 군대가.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감정적 불쾌함 말고 무슨 도움이 되는 거지?  


내 입 말로 구조주의는 그런 질문과 반성에서 시작되었고(우리 모두가 어떤 시스템 안의 가담자라는), 포스트구조주의는 그렇다면 그 안에서 그걸 넘어설 수는 없단 말인가.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발본색원을 위한 사유 방법을 제안한 거라는 생각이다. 구조 안에서 구조를 넘어서는 (서구 지식인들의) 반성, 반성문이다. 각자가 넘어선 방식은 다르지만. 조건은 치열해야 한다는 거. 그러려면 일단 먼저는 심각한 구조주의적 태도로 생각해 보아야 했던 것이 맞다. 요즘엔 치열하게 자신을 분석한 한 사상가의 정신분석/자서전을 읽고 있다.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치밀하게 관계 속에서 연결되어 만들어지는지를 대목마다 발견한다. 벗어날 수 없구나. 선택할 수 없구나. 때로는 선택했다고 믿어야만 살 수 있었겠구나. (물론 이러한 사후 해석으로는 불충분한 우발성까지도 그는 이야기하겠지?ㅋㅋ)



노오력 하면 된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 조건을 문제 삼지 않은 채로. 너와 나의 관계성을 부정하는 것. 코기토적 자아를 전제하는 것. 즉 대상화. 타자와의 연결을 끊고 외부를 만드는 것. 그러한 인식의 전면적 재생산이 자본주의(근대)의 시작이며 결과는 2차 대전과 인류세다. 물론 이전에도 폭력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폭력이 (물리적 폭력 포함 언어, 제도, 인식과 시선까지도) 대량 생산되며 속속들이 개별 인간을 (셀프포함) 통치하지는 않았을 거다. 대상화의 시초는 잉게보르크 바흐만 전기 영화 속 그녀의 주장대로 여성에 대한 타자화에서부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여성 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시작되었고, *근대적 주체성은 젠더화와 동시에 본격화되었다.* 때문에 근대적 주체 혹은 본질주의는 부지런히 해체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가 근대의 인식구조 안에서 말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걸 위해 공부가 필요한 것 같은 데. 대체 누구라서? 나의 물음표는 그러한 공부의 조건을 겨냥한다.)  


언젠가 스스로 물었던 적이 있다. 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까? 해체되기 위해서?

(https://blog.aladin.co.kr/jyang0202/14315328)



지금은 그렇다.라고 임의고정 해두겠다. *해체되기 위해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규정당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규정해야 한다. penis/pen을 들고 써야 한다. 구조 안에서 억압의 인식. 그것을 쓰는 데에 내가 본질주의자라는 혐의를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억압이 없다고 생각하면 적응해 살면 된다. 못 살겠으면 내가 억압받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명목상의 신분제가 사라진 사회에서 그건 꽤 어려운 일이다. 


별수 없다. 읽고 써야 한다. 내 안에 있는 것들.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은 것들. 나는 감히 그렇게 느낀다. 크게는 문명에 역사에. 작게는 나 자신의 일기장에 나 스스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내가 있으니까. 나는 없지 않으니까. 여성의 목소리는 역사에 기입되지 못한 채로 오랫동안 수다 혹은 잔소리로 휘발시켜졌으니까. 자아를 만들지 못해서 타자를 매만지다가 클리셰가 되어버린 엄마들 또는 신경증으로 고통받았던 여성들. 마녀들. 역사(문자) 이후의 여성의 역사. 그들과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나타난 18세기의 일부 여성들.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글 쓰는 여자들. 명예 남성들.)이 탄생했고. 그리하여 애석하지만 페미니즘은 1세계의 것(부유함과 한가함을 일부 여성에게도 풍족히 나눠주었던)이 맞다. 


“(29) 푸코는 글쓰기와 욕망의 대립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푸코는 *근대 욕망이 언어, 그중에서도 특히 글쓰기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사유하도록 만든다. (30) 푸코의 주장에 따르면, 섹스가 지금까지 오해되어 왔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야 할 어떤 것으로, 억압되어 왔기 때문에 해방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재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섹스에 대한 이런 재현들은 근대적 성에 특정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데 *이는 특정한 형태의 성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한다*. 푸코가 말했듯이, 18세기와 19세기 동안 욕망이 개인의 내면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그때까지 육체의 표면에 놓여 있던 에로티시즘을 효과적으로 대체하는 광범한 언어화 과정을 촉발시켰다. 성담론은 이런 유형의 쾌락을 더 근원적이고 자연적이지만 여전히 환상적인 욕망의 대체물로 보았다. (31) 억압되어 왔다고 가정되는 성의 형태를 언어화하려는 시도는, 인간의 본질적 본성과 문화에 의해 부여된 개별 정체성을 구별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하지만 이런 구별을 통해서는 문화와 자연을 상호 의존적 구성물로 다룰 수 없다. 이 상호 의존적 구성물은 문화가 수행하는 정치적 기능이다. 푸코만이 성의 연구를 욕망의 본성에서 욕망의 정치적 효용성으로 이동시켰다. 그는 근대 욕망이 글쓰기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욕망과 글쓰기의 대립을 거부한다.  … 다시 말해 *푸코는 억압을 수사적 비유일 뿐 아니라 욕망의 생산수단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33) 내가 주장하려는 논점은 근대문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여성적 영역과 남성적 영역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언어의 해체가 일어났다는 점, (34) 나는, 젠더화된 근대 주체성은 19세기 시와 심리이론에 기호학을 제공해 주기에 앞서 먼저 여성용 글쓰기에서 여성적 담론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성담론이 사람들의 상식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들이 타인에게서 욕망하는 바를 이해하도록 만든 것은 18세기의 인식론적 논쟁이 아니라 젠더화된 담론*이었다.” 

- 낸시 암스트롱 <소설의 정치사>


글쓰기(혹은 언어)와 자꾸 엮어서 생각하게 된다. 추측건대 스피박이 말하는 *전략적 본질주의*는 이런 의미일 것이다. 규정 당하지 않기 위해 규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규정한다는 것은 본질주의라는 혐의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셀프 규정도 마찬가지. 어쨌든 우리는 엮여 흐르고 있는 의미들을 끊어내 절단면을 만들어 냈을 때만 의미화 할 수 있지 않는가. 얼마나 날카롭게 잘 끊어냈느냐가 잘 쓴 글의 척도 아니겠는가.) 언어활동 자체에 내장되어 있는 것이 본질이니까. 그러나 그것은 아무리 정교하게 끊어낸다 한들 실재 일 수는 없다. 라캉. 결여. 언어. 그러니까 언어 자체에 내장된 결여. 언어로 다 포섭되지 않는 나머지(실재). 우리는 거기에 다다르고 싶어 하지만. 언어로는 실재를 완벽하게 잡아챌 수 없다. 언제나 의미의 여분이 남는다. 그래서.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시니피앙. 결국 그걸 가지고 하는 게임 아닌가. 그렇다면 누구의 언어로 게임에 참여할 것인가. 타자들의 언어? 아니라면… 그들의 목소리에서 가까스로 추출해낸 나의 언어. 


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해체되기를 언제나 염두에 두며.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하는 까닭은 근대가 규정하는 타자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이며. 때때로 나의 입장에서 잠시 같이 서줄 사람들의 시야와 공명하는 것이며. 그건.


“(52) 다시 한번 우리는 ‘본질주의’의 문제, 즉 모든 여성이 실제로 억압받는 공통의 위치와 단일한 공통의 입장을 공유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도나 해러웨이와 같은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인식론자들은 확실히 서로 중첩되는 여러 억압의 형태가 존재하며, 그래서 또한 수많은 ‘부분적 시각 partial perspectives’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 시각 각각은 실재의 어떤 차원에 관해서는 통찰력이 있지만 다른 차원에 관해서는 왜곡되어 있다. 이에 대한 해러웨이의 은유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타자의 피로 세공된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어떤 양상을 보는 능력은 언제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특정 타자에 대해 특권을 갖는 데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앨리슨 스톤 <페미니즘 철학>



타자의 피로 세공된 눈을 가지는 것. 즉, 나는 점점 더 무고하지 않아질 테다. 언어를 가질 거니까. 나에게도 나의 죄를 고백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마 나는 아주 엉망으로 개념들을 활용/오용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나의 공부라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결단한다. 나에겐 내가 쓰는 것의 진위 여부를 보증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마도 없지만 부지런히 읽었다는 것으로 정당화하련다. 부끄러움마저 책임지고 감당하기로 한다. 해체를 염두에 둔다는 것은 허심해지기로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 떠들었다면 그건 기꺼이 고치면 된다. 다 허물어도 된다. 파도는 덮치고 모래는 쓸려간다. 자국은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인간 자신이 구축한 판타지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무리 어떤 성을 쌓고 그림을 그린 대도. 바람은 파도는 불가항력. 


나는 내가 만든 것들이 폐기처분 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들어 내는 과정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세계의 문제는 자신들이 주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건 세계에 속한 내게도 있다. 


앎비앎 친구님의 글속(https://blog.aladin.co.kr/798187174/15259889) 아래 문장에 영향받아 썼다. 종종 탈식민주의/포스트구조주의 텍스트에서 등장하는 미소지니적 인식에 나는 분노와 같은 밀도의 긴장감을 느낄 때가 있다. 타자의 피로 세공된 눈.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다.


그러니까, <검은 피부, 하얀 가면>에서 내가 발견한 파농은, 탈식민을 시도하는 지식인이되, 완벽한 인간 백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백인 여성이 필요한 혹은 백인 여성을 ‘도구화’  해야만 하는 유색인 남성이다. 오리엔탈리즘의 렌즈로 ‘니그로’로 규정된 남성이 똑같은 방식으로 ‘여성’을 타자화,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 혹은 인식이 내 읽기 방식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내게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은 그렇게 읽혔다. 이 책의 저자는, 파농을 그렇게’만’ 읽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 단발머리, <전략적 본질주의>


(덧, 또 민원들어오겠네. 알아먹게 쓰라는ㅋㅋ 아직은 공부가 부족해서 안되겠습니다. 10년 뒤에는 도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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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항주체인 여성의 전략적 본질주의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4-01-30 11:01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텍스트가 가진 독특함이다. 저자 이경원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 보자면 ‘딱히 자서전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문학술서로 보이기도 힘든 이 책은 정신의학, 심리학, 철학, 사회학 등의 온갖 범주를 넘나든다. (55/624) 파농의 정신과 삶은 사망 이후, 그가 선택한 조국 알제리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서서히 흩어지고 만다. 오히려 파농을 가장 ‘파농답게’ 기억한 곳은 생전에 파
 
 
단발머리 2024-01-29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은 글입니다.
잘 써서 놀랍고 빨리 써서 놀라워요.
나의 앎비앎 친구글에 먼댓글 써야 하는데 이번주에 우리 교회 부흥회라 나 지금 교회 가요!
일단 아멘!! 하고 올게요! 😘😘😘

공쟝쟝 2024-01-29 17:43   좋아요 2 | URL
아. 나는 왜 이렇게 좋은 글을 빨리 써버리는 것인가. 대체 사유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저 대신 회개 부탁드리오며..... 나 내일 마감인데 이거 쓰고 있어서 지금 똥줄 타기 시작... 주여. 제게 체력을 주세요.

단발머리 2024-01-29 17:45   좋아요 2 | URL
그걸 중점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주님! 우리 쟝님에게 체력을 주소서!
새 힘을 주소서! 🥰🥰🥰
 


책 왔다. 반인간주의의 끝은 아내 살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독서 시작을 할까 말까 하게 되는 지독한 두께. #알튀세르 #미래는오래지속된다. 아마도 나는 설득되겠지. 인간은 언제나 책보다 두꺼우니까. 게다가 그 썰을 잘 푸는 작가와 이론가라면 더더욱.



​못 참고 읽는다.


사실 이 책에 압도되어 책 읽는 꿈을 꾸고 말았다. (누가 나 좀 말려줘) 후후 불면서 식혀가며 읽자고 다짐. 여튼 나는 비로소 정치적으로 치열한 글이 어떤 글인지 그 맥을 잡은 것 같기도 하다. 


해제 포함 1/5쯤 읽었는데 이 책은 한마디로 알튀세르 그 자신의 호명의 기록이다. (그에 따르면 주체는 이데올로기의 호명에서 만들어지는 효과다. 그러니 알튀세가 사후적으로 해석한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장치들을 맛볼 수 있을 테고) 스스로를 해명하는 글, 스스로에게 해명하는 글(그가 자기 해명을 호명으로 미화할 수 있는 글/언어라는 특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 차라리 다행인 글). 이 고백들이 사실이라면 (알튀세 그에겐 사실이겠지) 20세기에 의해 가장 지적으로 미쳐버린/미친 놈의 언어화된 내면세계를 나는 마주하게 되는 거다. 그건 떨림. 생각보다 강한 적수를 만났을 때의 압도적임.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굴려 서커스 하듯 삶을 유지하는 분열이라면 나는 안다고도 할 것이다. 분열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정치와 문화, 사회 구조들에 내 상태를 전치displacement 시켜 실컷 미워하기 위해 나는 독서가 필요했다. 사실은 지금도 필요하다. 


읽는 중의 나는 알튀세르가 어찌하여 주체를 호명의 효과일 뿐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는지를 알 것도 같다. 출구를 찾는.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은 한 인간이 겪는 어떤 폐색을. 그러나.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하튼 아내 살해한 맑스주의자의 변명을 압도적이라며 상찬하는 페미니스트 누구? 바로 나 ㅋㅋㅋ 못 참고 다 읽자니 현생의 내가 손을 젓는다. 오늘은 여기까지가 나의 주이상스. 조금씩만 꺼내 먹어요... 



덧. 책에서 알튀세르는 푸코를 허심하다 표현하는 데… 이 글을 읽다 보니 확실히 알튀세르보다 푸코가 허심하다 ㅋㅋㅋㅋ!! 푸코는 자기 연구가 자서전이라고 한 적이 있는 데... (그의 박사 논문은 광기의 역사다...) 이 두 친구는 서로를 알아보았고(?) 추측컨대 푸코가 먼저 광인에서 셀프 광명 보는 방법을 찾은 듯 싶ㅋㅋㅋㅋ (따지고 보면 알튀세보다 푸코가 더 빨리 죽었는데ᄏᄏᄏᄏᄏᄏᄏ) 아아 허심함, 바로 그것이 광명 찾은 이유라면. 자수해서 광명찾자 ㅋㅋ 응? 난 푸코를 좋아한다. 정말이다. (아, 오늘도 덧없는 푸코 사랑ㅋㅋㅋ)



거기다가 나는 다만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자 한다. "내가 이해했거나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것, 이제 더는 완전히 내 뜻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되어버린 것"이 여기 있노라고. ... 그것은 내가 과거에 이데올로기 국가장치라 이름 붙인 몇몇 강력한 구성체들, 내가 내게 일어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 자신도 놀랍게, 건너뛸 수 없던 그 구성체들이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을 각자 나름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것과 똑같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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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도는 덮치고 모래는 쓸려간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4-01-29 17:01 
    내가 경계하게된 종류의 화법이 있다. 나 자신은 저들과 무관하다는 자기 인식이 드러나는. 너도 그래, 너도 똑같아라고 뱉어주려다가 참는다. 말해줘도 못 알아먹으니까. 어쨌든 나 자신은 무고하다고 항변하지만 이 구조 속에 있는 한 모두 한 비탈이라는 걸 그들은 알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정말로 무고하고, 그래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아니 어떤 부분에서는 그런 이들을 인정하고 있다. 헌데 그게 백인성이고 그게 근대성이고 그게 애석한 (가끔 흠씬
 
 
건수하 2024-01-27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내살해 하니까 최근 생각나는 사건이…

그리고는 고양이 스티커에만 눈이 가요.

쟝님은 이제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

공쟝쟝 2024-01-27 12:29   좋아요 2 | URL
ㅋㅋㅋ 구러니깐요ㅋㅋㅋ 미쳐서 아내 살해한 사람이 대체 어쩌다 그리 된 건지 말을 좀 들어보자고요ㅋㅋㅋ 제가 이렇게 성평등하고 너른 사람입니다!! ㅋㅋㅋ 농담이고. 우리를 호명하는 이데올로기에는 국가기구/ 자본 /소문 /대중의 평판 (여기서는 정신분석까지…) 그리고 “젠더”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읽을 때는 최대한 평가 자제하고 읽겠습니다. 치열하게 구조와 내면을 함께 훑는 글을 만나면 저는 쭈뼛! ㅋㅋ 그런데 이 정도까지 자기 분석하는 사람 없거든요… 거의 ㅋㅋㅋㅋ

건수하 2024-01-27 12:29   좋아요 1 | URL
아 멀리서 봐야할 것 같다는 건 넘 어려워서 ㅎㅎㅎ 그래도 궁금해서 계속 읽고 안부 댓글이라도 달 거랍니다 :)

공쟝쟝 2024-01-27 12:30   좋아요 2 | URL
수하님 이 책은 알튀세 입문서보다…. 쉬워요. …. 솔직히 페미니즘이 제일 어렵다.

수이 2024-01-27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구하시다니...... 대단하다.......

건수하 2024-01-27 14:13   좋아요 1 | URL
어머나 절판책이었군요…

단발머리 2024-01-27 15:17   좋아요 1 | URL
그럼.... 어디서 구했단 얘기죠? @@

공쟝쟝 2024-01-27 23:04   좋아요 0 | URL
두드리면 열리나니 💘

단발머리 2024-01-27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읽는 책에서는 니체의 문장이 나옵니다. (뭔지는 안 가르쳐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체는 인간이 무엇에 관해 쓰든 결국 자신의 전기를 쓰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알튀세르는 잘 모르겠고요. 알튀세르 읽기 기록은 쟝님의 전기, 전기의 일부가 될 거에요. 응원합니다!!

건수하 2024-01-27 16:4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문장을 얼마 전 봤습니다 😉

단발머리 2024-01-27 18:03   좋아요 2 | URL
아, 궁금해서 안 되겠네요. 그 책 뭐에요, 수하님?
제가 읽는 책은 인문고전 깊이읽기 18. <파농>이에요.

건수하 2024-01-27 18:05   좋아요 2 | URL
음????? 전 그 책에서 본 것은 전혀 아닌데.. 어디서 봤을까요? 전 <공포의 권력>에 나왔나 하고 단 댓글이었는데….

공쟝쟝 2024-01-27 23:08   좋아요 0 | URL
안알려주신다며 알려줌!!! ㅋㅋㅋ 파농 읽고 계시네요!! 저는… 오늘은 안.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