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자의 분열…

나으분열… (읽어말어) 지젝어렵다….🤬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에서 지젝은 실재계의 자리에 서서 라캉 정신분석학을 사회학으로 도약시키고 있다. 라캉이 주체와 욕망의 문제에 머물러 있는 사이, 지젝은 그 주체들을 둘러싼 상징계의 구조적 배제를 다룬다. "라캉이 말하는 주체화는 철저하게 순수 욕망과 연관되며 소외되지 않는 자신의 욕망을 정립하는 과정인 데 반해, 지젝의 주체화는 결국 정치적 주체화, 즉 프롤레타리아 주체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김석, 2014:34). 지젝이 정신분석학 가운데 라캉의 이론을 따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라캉은 주체의 분열뿐만 아니라, 주체를 분열시킨 그 대타자조차 분열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의 2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상징계의 이데올로기가 실재계에 의해 전복되는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상징계의 이성이나 인식, 합리성의 문제를 넘어 실재계의 욕망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비록 ∼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마치∼인 듯이’ 행동하는 이유는 무의식과 실재의 문제다. 지금까지 이데올로기 비판은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구조화하는가를 주로 다루었지만, 개인의 심리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다루지는 않았다. 이에 대한 답을 지젝은 라캉의 정신분석에서 찾은 것이다.

지젝의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은 실천 없는 냉소주의만 난무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씌어졌다. 책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마르크스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결국 지젝은 ‘행동하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멀리서 마르크스를 불러들이고, 포스트주의자들의 냉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헤겔과 라캉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의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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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01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짓뿌렁~!! 🤣🤣

공쟝쟝 2024-04-02 09:15   좋아요 0 | URL
라고 뻥치고 싶지만 진짜라서 한숨..

단발머리 2024-04-02 0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이 페이퍼도 만우절 이벤트?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렵다! 뻥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02 09:20   좋아요 1 | URL
아…. ㅠㅠ 철학 입문서들과 원문은 천지 차이라는 걸 아는 데… 하우투 리드는 너무 재밌어서… 지젝은 날 괴롭히지 않을 거라 믿었는 데….. 레스토랑에서 한잔하면서 지젝은…… 나는 이 돼지감자놈이!!!! 야 그만해… 그만ㅋㅋㅋ 이러면서 읽고 있고 내일 반납일이고… 승부 본다… 남자가 어려워봤자.. 푸코만 하겠어… 현대 철학 대부분이 푸코보다 더함ㅋㅋㅋ 푸코 제일 나음ㅋㅋㅋ 어렵다 = 진심
그러나 난이도 지젝 <<<<<<< 내 인생
ㅋㅋㅋㅋㅋ 투덜투덜… 완독 일독에 체크합니다! 단발님 기다려영🚶🏽‍♀️
 

동생들한테 심심하다고 깨똑을 남겼지만 돌아오는 건 눈물의 여왕이나 시청하라고. (이미 다 했다는 말은 차마 못 남기고….) 고독해서 사유와 이해 속으로 들어가기로 한 그러나 날씨 너무 좋은 주말 투데이 오후 3:48분:
“칭찬받고 싶지 않아요. 이해받고 싶을 뿐이죠.”
하지만 누가 나를 이해해 주나. 그럴 땐 나도 이해 안 되는 지젝이나 읽자. 😩 #헤겔레스토랑 가야지.. 터덜터덜…!!🚶🏽‍♀️🚶🏽‍♀️🚶🏽‍♀️

“(21) 한나는 고독해야만 사유와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22) 한나는 이념적 사고라면 깡그리 거부했다. 특정 사상이나 철학적 교리를 따르지 않았으며, 자신의 삶과 저서를 통해서 어떻게 사유해야 하는지 몸소 알려주었다.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가르치려고하기보다 사유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 것이다.* 그 결과 한나의 저서를 읽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이런저런 정치 전통의 틀 안에서 한나를 규정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이는 아이러니한 일인데, 사실 한나의 관심은 오로지 ‘이해‘였으며 이처럼 규정하려는 사고방식을 완전히 멀리했기 때문이다. ‘이해‘는 복잡한 과정으로 올바른 정보나 과학적 지식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사유하고 또 사유하는 활동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현실을 감내할 수 있다.”
“(25)“제 생각으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와 닮은 점을 과거에서 찾으려고 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에요.˝ ♡ 한나는 사유하는 방법, 즉 행동을 멈추고 최근의 경험과 내 마음속 두려움, 욕망을 바탕으로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방법을 가르치려 했을 뿐이다.”

#한나아렌트평전 #사만다로즈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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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3-31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렌트의 관심이 ‘이해‘였다는 것에 저도 밑줄을 긋고 싶네요. 오로지 ‘이해‘. 필요한 건 ‘이해‘.....

공쟝쟝 2024-04-01 09:52   좋아요 1 | URL
그리고 그녀는 우리들의 이해의 대상이 되었다 🥺
 

내가 ‘나는 나다!’라고 말할 때 존재는 찢어진다. (여기서 존재Seyn는 주체와 객체의 결합을 표현한 말이다) —> 휠덜린의 질문을 헤겔은 아래와 같이 정리하는 데…

p.49 (반성하는 주체를 반성 이전의 존재로부터 분리시키는 비극적 간극을 존재 자체 속으로 옮겨 놓으며)  *‘존재’는 분리가 자신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때 나타난다*.”

여기서 타자화와 대상화의 문제 ㅋㅋㅋㅋ 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고요… 아주 간단한 깨달음을 적고자 하는데😩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당신이 헤겔 철학을 읽는 사람이라면… 진지한 서양 철학의 독자들은 다 기독교인 (혹은 천주교인 혹은 종교인?)인걸까요. (지금 멘붕)

그르니까 나 같은 쌩유교걸은 없나요? (내면은 없고 수행성만 있는 본투비유교걸ㅋㅋㅋㅋ 수행성 개념보다 주체와 자아의 개념이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이해하기 더 어려웠던 존재 자체가 포스트모던인자 ㅋㅋㅋ who? 바로 나.)

가설을 세우고 있다.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까지 가지는 못하겠지만.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 기도하는 내면이 없는 사람에게.  근대란? 자아란? 아니 한국의 (플랫폼+) 신자유주의라는 조건이란? 아 우리는 성공하는 개인이 되기에는 너무 너무 너무 집단이(천만 영화) 아닌가. 
질문 하나인데 파생된 질문 백 다섯개ㅋㅋㅋ

서울사람(;;;ㅋㅋ 더는 속지 않을 테다ㅋㅋ)이 되기로 결단하면서 글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n회 차의 상담을 끝내면서 주체가 되고 자아와 내면이 생긴 기분이더라. 그러고나니 읽는 책들은 모두 해체를... 권하고... 응? 여튼 내가 스스로를 구축/탈구축해 오면서 가장 걱정했던 건. 한국인에게. 나 같은 (신앙이 없는, 돈도 없는, 학부생 정도의 교육만을 받은, 읽거나 쓰는 것에 습관이 들지 않은,  자기만의 방 혹은 사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다. 

내가 제3세계 유교걸 어쩌고 하는 질문을 할 때면 친구는 여기는 이제 1세계라고 했다. 그러니까 한국의 문제는. 민주화와 산업화(근대화) 모두에 성공해버렸다는 것. 그때부턴 내가 헤쳐온 어떤 상황들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페미니즘 책을 읽을 때 느끼는 재미(라고 해야 하나. 고통과 쾌락이라고 해두자)는 한국이 겪고 있는 문제를 미리 1세계의 선배들이 다 겪고 싸우고 때로는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치열하게. 무튼 그렇게 살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할 때다. 그건 현재 진행 중이며. 여성으로서의 나는 그들의 언어와 투쟁에 빚지고 있으며, (“초기 개척자의 사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읽기로 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나를 포함한 한국 여성들의 몫이다.) 

지젝이 설명하는 독일관념론(철학) 흥미롭다. 음… 이걸 진지하게 읽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이 질문-존재-이 중요했을 종교적 베이스를 갖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한국에 이런 책이 번역까지 되어 있는 걸 보면 이게 궁금한 사람들이 공부를 했기 때문일터인데 이런 걸 누가 읽고 왜 읽는지가 문득 궁금ㅋㅋㅋ 존재라니요? 읭??? 심지어. 존재-언어. 그러니까 철학을 왜 공부하는 걸까. (나는 덜 진지한 편… 여전히 말장난 같다는 느낌을 받는 현타가 오는 거다. 중요한 거는 알겠는 데 마음이... 내 ... 마음이.... 대충 띄엄띄엄 읽기로 마음 먹음ㅋㅋㅋㅋ)
책에서 지젝은 최근 헤겔의 진지한 독자이며 관련된 명저를 쓰는 사람들이 모두 여성(말라부, 코메이 + 내가 알기로는 총명한 헤겔리안 주디스 버틀러ㅋㅋ)이라는 코멘트를 달고 있다. 왜 그럴까 나도 궁금하네. 

할튼 실은 라캉의 성차이론이 궁금했던 나는 어쩌다보니 좌파 지젝 less than nothing을 또 지 맘대로 스피박의 전략적 본질주의ㅋㅋㅋ와 겹쳐서 읽는 중이다. 그리고 여기서 이 문장에서의 고집스러운 질문들의 포인트는. 뭐랄까. 내 안에서 헤어지는 것의 어려움 사실은 분리되고 싶지 않음  따위라고 해두자.  

<서백남들이 차린 망하기 직전의 레스토랑ㅋㅋㅋ 표지가 재밌어서 찍어뒀다.>


궁극적 분리는 주체-객체의 분리가 아니라 바로 (주체-객체의) 분리와 통일 사이의 분리이다. 따라서 ‘동일성과 비동일성의 동일성’이라는 공식을 ‘분리와 비분리의 분리’로 보충해야 할 것이다. 일단 이러한 단계를 완수하면 접근 불가능한 재귀 이전의 근거로서의 존재는 사라진다.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존재는 궁극적인 재귀적 범주로서, 자기 관계적인 분리의 결과로 모습을 드러낸다. *즉 ‘존재’는 분리가 자신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때 나타난다.* - P49

나는 정신분석과 헤겔 변증법이 상호작용(라캉을 통해 헤겔을 읽고 거꾸로 헤겔을 통해 라캉을 읽는 것)을 통해 서로를 구출하리라는 것에, 익숙해진 허물을 벗고 전혀 예기치 못한 새로운 모습으로 출현하리라는 것에 내기를 걸었다(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다음과 같은 바디우의 주장이 이 책의 좌우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철학자 라캉은 철학의 재탄생의 조건이다. 오늘날 철학은 오직 라캉과 양립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 P53

즉 라캉은 자본주의의 가짜 위반들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현실이 기반하고 있는 환상들의 진상을 밝혀냈다. 하지만 라캉의 최종적인 결론은 우리는 운명적으로 지배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중략) 그러니 라캉을 통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의 큰 과제는 이런저런 버전의 주인 담화에 의해 다시 포획되지 않을 저항의 공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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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 로맨스에서 돌보는 마음까지, 찬란하고 구질한 질문과 투쟁에 관하여 앳(at) 시리즈 3
신성아 지음 / 마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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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촛불, 미투와 엔번방, 팬더믹 이후에 정치와 한국사회가 진지하게 묻고 논의했어야 할 거의 본질에 가까운 질문들. 혹은 읽었어야(읽어 온)할 책들. 페미니즘은 사랑을 없애지 않는다. 기만없는 사랑과 정치를 더 요구하고 기꺼이 책임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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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25 1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멈춘 곳에서 다시 시작하자. 모르겠으면 아니 모르니까 책부터 읽자.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 로맨스에서 돌보는 마음까지, 찬란하고 구질한 질문과 투쟁에 관하여 앳(at) 시리즈 3
신성아 지음 / 마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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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ㅜㅜㅜㅜㅠㅠㅠ눈물이 흐른다 뿌에에엥😢😢😢😢😢😢😭😭😭😭😭😭😭😭😢😢😢😢😢😢😢😭😭😭😭😭😭😭😭😢😢😢😢😢😢😢😢😢😭😭😭😭😭

이 책 진짜. 좀 많이 좀 읽었으면 좋겠다. 한국 사회의 젠더 문해력은 똑똑한 여자들을 미치게 만드는 수준이며,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대통령은 윤석열인데다, 결혼율 출생률은 재앙인데… 총선…하…. (정상가족 꾸리기 기력이 없어서 포기당했지만 ㅋㅋ 그래도 한국의 소멸까지 원한 건 아니었던… 내친김에 페미니즘까지 읽어버린 가임기 여성 1인의 한탄. 사실 정말 똑똑한 여자들은 설득조차 하지 않는다. 남을 바꾸는 데 기운빼느니 내 건강 챙겨 살아남지. 그래도 나는 아직 미련하여 이런 거나 충동적으로 끄적이고 있다.)

이런 책 한 권을 곰곰 읽어 두는 게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른 답 아닐까. 나라 전체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나의 망상인가요…. 천만 영화 만들어지는 나라잖아요… 1가구 마다 배포.. 이런 책이 한국에 나왔어요 여러분…. !! 물론 읽는 사람만 읽고 더 똑똑해지겠지… 여성의 똑똑에는 왜 낙수효과가 없나. 아 외롭다, 똑똑하고 모진 나의 길이여ㅋㅋㅋㅋ 국회 앞에서 책 뿌리며 샤우팅 랩이라도 하고 싶네. 

… #신성아 #사랑에따라온 의혹들




가족은 하나의 단일 세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고정된 집단 정체성을 부여받으면서 가장 순수하고 무결한 탈정치의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사실 이곳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곳이어야 한다.(...) 어차피 발생할 싸움과 갈등이라면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가정 내 정치의 목적이 될 것이다. - P111

인정투쟁의 개념을 적극 확장한 악셀 호네트는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면 분노하고, 그 분노로 사회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여자사람‘은 인정투쟁에 실패했을 때 분노 대신 불안을, 자신의 존재가 지워질 것이란 두려움을 느낀다. 이 두려움은 기어이 자기 희생을 감내하게 만든다. 엄마의 고통과 희생은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강요된다. 희생의 당사자와 목격자, 수혜자 모두 고통에 무감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 데 실패하면 여성은 제일 먼저 희생의 강도를 높인다. - P114

어느 한쪽이 권력을 독점하고 책임을 회피하면 타협은 결렬되고 정치는 실패한다. 정치의 실패는 사랑을 무너트린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현실정치에서도 제대로된 타협의 장면을 본 적이 없다. 불행히도 한국 정치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지 오래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일 것이다. - P119

정부는 과학의 언어를 포장지 고르듯 가져다 쓴다. 진영논리로 무장한 여당은 횟집에서 회식을 하거나 수조물을 떠 마시고, 야당은 대중의 불안과 분노를 정치적 자산으로 가로채려든다. 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일단 소금을 산다. 정치가 우스워졌다. 가장 정치적이었어야 할 의제가 가장 반정치적으로 취급되며 민주주의를 오염시킨다. 이성을 존중하고, 이견을 조정하며, 모두에게 가장 이로운 해결 방식을 찾기 위해 소통하고 타협하자는 최소한의 정치조차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정치를 대하는 오늘날의 가장 세련된 태도는 무관심 혹은 냉소가 되어버렸다. 사랑 아니면 혐오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동원하며 연명해온 극단의 정치는 일상의 정치를 연습할 기회마저 박탈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는 유용하다. 타협은 패배가 아니다. 부부 간의 대화에 수사학을 동원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정치적 말과 행동은 가장 성숙한 형태의 의사소통이다. - P120

*가족은 가부장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위계질서를 통해 인정중독자들을 무럭무럭 키우는 인큐베이터가 된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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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4-03-24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즉에 알아보고 구입하고 손에 넣어 책꽂이에 모셔두었으나 아직 안 읽고 있습니다. 아니 못 읽고 있는 건가. 쉽사리 펼쳐지지 않는데 좋으면서 빡칠 것같고 기타등등 잡다한 감정이 휘몰아칠 듯하여 거리두기하고 있는 중이라는… 그 와중 공쟝쟝님 글(들)을 보고는 더 못 집어들고 있는 중이라는… 🤔

공쟝쟝 2024-03-24 20:33   좋아요 2 | URL
솔직히 말하면 진짜 건조한 책 입니다!! 아주 서걱서걱하기가 듄 모래밭같사오니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건조함이 뜨겁지 않냐고요? 차갑게 뜨겁습니다. 드라이아이스로 입는 화상 같은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희진샘 말마따나 넘 잘써서 부러웠다……)

cyrus 2024-03-24 1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장쟝님, 제가 방금 노트북으로 알라딘 서재에 들어가서 공장쟝님의 글을 읽어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류가 발생했다는 알라딘 공지 창이 뜨네요. 그래서 지금 제 노트북으로 공장쟝님의 글을 볼 수 없어요. 그런데 제 폰으로 알라딘 어플과 북플 어플로 들어가면 공장쟝님의 글을 볼 수 있어요. 왜 그런 걸까요? 내일 알라딘 서재지기 게시판에 문의해 보세요. 오류 공지 창은 제가 캡처해서 저장했어요.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은 읽어볼게요. 책은 샀는데 펴보지 않았어요.. ^^;;

공쟝쟝 2024-03-24 20:31   좋아요 1 | URL
제 노트북도 비슷한 현상이 있어서 글 밑줄 오타 수정이 안되더라고요, 내일도 그러면 지기한테 물어보겠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감사합니다.
정말 제 취향의 글이라 호들갑떨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독한해초 2024-03-24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볼게요!!!^^

공쟝쟝 2024-03-26 22:13   좋아요 1 | URL
아앗 거칠게나마 리뷰한 보람이 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

달자 2024-03-25 0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주제를 차갑게 쓰는 글… 주제는 물론이거니와 스타일 마저도 제 스타일이니 읽지 않을 도리가 없네요,,, 거기가가 이제 공쟝쟝님 후기까지 읽으니 무조건 읽어야 하능,,,

공쟝쟝 2024-03-26 22:14   좋아요 0 | URL
후.. 달자님.. 댓글 퀄리티 무엇잉가요... 댓글이딱내슷하일!! 정확하십니다. 뜨거운 주제를 차갑게 쓴 글!

jungjy8989 2024-03-25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