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엄마는 오늘 낮 오전 경에 산책을 하시던 중, 깻잎만한 크기의 네잎클로버를 발견, 

딱 다섯개 (아빠꺼는 굳이 안찾았다고 합니다)만 찾아서 뜯어왔다고 한다. 
실물이 보고 싶어서 집에 오자마자 어디에 있냐고 했더니... 니 책 #가부장제의창조 에 꼽아놨대.. 
응? 엄마?? (잠시 주춤) 하고 많은 책 중에 왜 하필??ㅋㅋㅋㅋ ㅋㅋㅋㅋ

아무튼, 서재 친구 여러분 행운의 네잎클로바 보고 행운 가져가세요~! 
무려 가부장제 파헤친 책에 낀 클로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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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0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0-04-20 20:48   좋아요 0 | URL
행운 듬뿍 받으시라요 ㅎㅎ

다락방 2020-04-20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님 너무 센스 만점이세요! 🤗

공쟝쟝 2020-04-21 07:16   좋아요 0 | URL
🥰 요리센스는 백만점! 엄마밥 너무 좋아요 ㅠ

단발머리 2020-04-20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큰 행운을....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가부장제의 창조>에 끼워주시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했으니 이제 깻잎 한 장 행운은 제 꺼임)

공쟝쟝 2020-04-21 07:18   좋아요 0 | URL
가부장제의 창조에 깊숙히 들어간 깻잎(?)이 기꺼이 단발님께로 가 행운이 되겠다고 합미다 ㅋㅋ

북깨비 2020-04-21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깻잎만한 네잎클로버가 세상에 어딨어 하면서 내려가는데 진짜 깻잎 🍀 틀림없네요. ㅋㅋㅋㅋㅋㅋ 🤣

공쟝쟝 2020-04-21 07:19   좋아요 1 | URL
그쵸ㅋㅋㅋ 놀랍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클로버 크기만으로도 신기한데 ㅋㅋㅋ 네잎을 다섯개씩이나!!!
 
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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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기 작가님의 소설은 슬프지만 어딘가 든든했는 데, 이 연작 소설은 슬프고 든든한데 무언가 막막합니다. 이 막막함을 피로해하지 않는 독자로 살아갈게요. 계속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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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깜짝아! 공항동(김포공항 국내선타고 오는 엄마를 기다리며)에서 읽는 중인데 공항동 나와서 깜(짝)놀(람)😅
_

몇년째 나도 강서구와 양천구를 번갈아가며(3번 이사) 살고 있는 데, 익숙한 지명들이 눈에 띄어 반갑다. (그렇지만 별개로 소설 속 사연들은 너무 슬퍼서....) 이 동네는 비행기가 정말 낮게 난다(비행기의 배를 본 적도 몇번 있다). 거대한 소리를 내면서, 곧 땅에 내려 꽂힐 듯,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무섭고, 시끄럽고, 아무튼 굉장하다. 그리고 의외로 난 이 거대한 비행기의 모습을 보는 게 좋다.

_

황정은 작가님을 좋아한다.
언젠가 그녀가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작가님의 차분한 목소리는 나의 워너비) 강서구민임을 언급했을 때, 어쩌면 혹시(!) 생각보다 근처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동네 주민일수도 있어!! 하면서 얼마나 설렜는지. 그 날 이후로 가끔 자주 들르는 곳에 나타나는(?) 작가님을 상상한다. 내가 종종 장을 보곤 하는 시장에서 골똘히 오렌지나 사과 등등을 고심하며 고르는 모습이라던지- 내가 밥먹듯 이용하는 도서관의 성실 이용자일 것 같다(왠지)는 강한 추측과- 산책하신다던데, 지나가다 만나면 어떡하지??? 난 알아볼 수 있을까?? (정작 희미하게 나온 사진 정도로만 얼굴을 알고 있어서 못알아볼 확률 99%) 망상하면서 괜히 뿌듯했던 적도.

_

그러고 보니 오늘 투표하셨을라나, 혹시 저처럼 강서가 아니라 양천으로 옮기셨다면 같은 후보를 찍었을 수도 있겠네요.
하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혼자만 아는) 지연이라는 게...ㅋㅋㅋㅋㅋ

_

그나 저나 소설은.. 흐어..
뭔가 작가님....많이...쎄지신 듯해요.
그래서... 좋아요...ㅠㅠㅠㅠ...
좆나(황정은표 소설욕) 좋아요!
작가님! 작가님 우리 같이 늙어가요!
황정은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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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4-15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수경은 제 고등학교 때 친구 이름인데,,,,너무 오랜만에 보는 이름!!ㅎㅎㅎ
하지만 제 친구였던 (지금은 어찌 지내나도 모르니;;) 서수경은 무척 정적인 아이라 달리는 모습이 상상이 안 가는.ㅎㅎ

공쟝쟝 2020-04-16 00:17   좋아요 0 | URL
이렇게 소설에 현실 소환(대입)하기! 근래에 한국 소설을 읽는 맛인 듯 해요!! 그나저나 현실 서수경씨, 잘, 지내시나요? (아는 사람인양)

라로 2020-04-16 08:46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그나저나 서수경~~~ 우연이라도 소식을 듣고 싶구나!! 잘 지내~~~(왜 공쟝쟝 님 서재에 와서 친구에게 안부를~.ㅎㅎㅎㅎㅎㅎㅎㅎ)

공쟝쟝 2020-04-18 20: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수경아..ㅋㅋㅋ 저도 같은 이름의 성이 다른 제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ㅋㅋㅋ 수경아.... 이 서재에서 세상의 모든 수경들을 불러봅시다!!! ...

감은빛 2020-04-16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도림에서도 비행기 배를 자주 봤어요. 아마 비행기 항로가 신도림을 지나 김포공항을 가도록 정해져있나봐요.

가끔 무료한 주말에는 아이들과 옥상에 올라가 10분 동안 비행기가 몇 대나 지나가는지 세어보기도 했지요.

공쟝쟝 2020-04-18 20:07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비행기가 사라질때까지 막연히 올려다 보는 고즈넉한 주말의 옥상에서의 시간이 떠올라 미소지어져요. ^^

무식쟁이 2020-04-18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2동 505번지 B02호..
맵에 찍어서 로드뷰로 주위를 서성였다는.. ^^;;
여기가 어딘지 아실까요? 갑분퀴즈타임 ㅋ
(황작가님 좋아하신다니 반가워서여!! ^____^)

공쟝쟝 2020-04-19 12:38   좋아요 0 | URL
으악! 그런 방법이!!! 저듀 방금해봣어요!! (비록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저두 ^__________________ ^

무식쟁이 2020-04-19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와 dd가 잠시나마ㅣ행복하게 살았던 반지하 주소예요. 로드뷰를 보면서 저기에서 남은 d가 그렇게 아팠겠구나 하며 감정이입을... ㅎㅎ;;;

공쟝쟝 2020-04-19 16:18   좋아요 0 | URL
아 네네 ㅋㅋㅋ 알쥬알쥬 ㅋㅋㅋ당연히 ㅋㅋㅋ 현실 주소 검색해볼 생각을 못했고, 막상 찍어보니 제가 아는 동네는 아니었다는 ㅋㅋㅋㅋㅋ d ... 전 dd 갑자기 죽어서 그 뒤로 너무 괴로워서 못읽다가 다시...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반노동의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
케이시 윅스 지음, 제현주 옮김 / 동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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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의 일이다.
소주는 취하기 위해 마시고, 맥주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시던 (지금은 둘다 맛있어서 마심) 이십대의 초반이었다. 막 사회 초년생의 길에 진입한 선배가 술자리에 와서 ‘딱 한입짜리(중요하다)’로 쏘맥을 말아서 마시면서 말했다. “빨리먹고, 빨리취하게.” 어린 나는 그 쏘맥이 어쩐지 비윤리적으로 느껴졌다. 왜 빨리먹고 빨리 취해야 한단 말인가. 기왕이면 술자리를 오래오래 즐기고 취할거면 천천히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행복한 술자리를 왜 빨리 취해 급히 끝맺으려 한단 말인가!!!

지금와 생각해보면, 그 얼토당토 않은 윤리의식은 정말인지 젊었기 때문이다. 소비할 시간이 넘쳐흘렀기 때문이며, 모부님들께서 다달이 용돈을 줬기 때문이며, 쌩쌩 놀수 있는 체력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안다. “빨리먹고, 빨리취하”고 난 후 “빨리 집에가서/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나/ 빨리 일하러 가야한다” 뭐 그런 의무의 언어들이 생략되어 있었다는 것을.
그렇군요. 그 후딱 취해버리는(?) 딱 한입짜리 쏘맥은 압축적 근대화라는 한국의 현대사가 오롯이 담긴(!) 밀도 있는 한잔이었군요. (당시 술자리는 아마 근현대사 동아리 술자리 뒤풀이었던 것으로 기억...) 아아, 선배님. 오랜시간이 흘렀는 데, 당신의 간은 안녕하신지.

정말인지. 그 과학적 까닭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쏘맥은 빨리 취한다. 소주만 먹을 때보다, 맥주만 먹을 때 보다 세배 정도 빨리 취하는 것 같다. 특히 오래 전 그 선배가 말아마시던 쏘맥은 진짜 최고👍 마시는 과정 마저도 한입 탁~ 연거푸 석잔 정도면 뿅~ 여러모로 가성비 좋은 ‘압축 근대화 쏘맥’이렸다.

이후 그 압.근 쏘맥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수년 후 회식자리였다ㅋㅋㅋ 회식자리에서 나는 빨리 취하고 싶다. 어서어서 정신줄을 놓고, 취기에 딸려오는 희노애락을 즐긴다음, 그렇게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흘려보내고, 빠르고 진하게 술자리를 끝내고, 얼른 집에가서 발닦고 잠자고 싶은 것이다. 술마시는 시간도 아까워서 ‘빨리’ 취하기 까지 해야한다니. 이 얼마나 애잔한 월급쟁이의 삶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음. 이 책을 탁 덮는 순간 공교롭게도 난 그 쏘맥이 생각났다. (절대 술이 마시고 싶어서는 아니다.....) 그리고 취하는 시간도 아까워져버린 ‘일에 매인 삶’에 숙연해졌다.

나에게 탈노동- 일에서 벗어남-이란, 아주 천천히 취해도 되는 시간이 아닐까. 천천히 기울이는 술잔과, 꼭꼭 씹어먹는 안주와, 중간중간 끊겨도 어색하지 않은 대화 혹은 너무 열심히 읽을 필요는 없는 책, 스르르 이완되는 몸과, 도란도란 재잘재잘 시시콜콜 이야기를 느끼는 시간들. 음미하는 삶. 아, 여기 내 삶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를 감각할 수있는 여유.

요즘의 일상에선 쉽게 도모하기는 어려운 순간이고, 혹여 그런 여가(!)스러운 날이 온대도 한 이틀은 그저 잠만 잘 것 같지만. 어쨌든 취하고 싶다. 아주 아주 천천히. 편하게. 그리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나서도 일어나 또 취하고 싶다. 으하하. 그렇게 닷새 정신줄을 놓고 나면, 분명히 나는 생각할 거다.

이제 생산적(!)인 일을 하자.
그게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227) 우리는 우리가 이미 원하는 것을 하고자, 또는 원하는 존재가 되고자 기본 소득을 요구하는 게 아닐지 모른다. 기본소득은 다른 것을 원하고 행하고 다른 존재가 되는 사람, 다른 종류의 삶을 고려하고 실험할 수 있게 허락하기 때문이다.”
“(264) 기본소득 요구에 대한 많은 반발 역시 비용보다는 윤리를 중심에 두며, 노동시간 단축의 가능성도 비슷한 우려를 일으킨다. ... 늘어난 비노동시간에 우리가 무엇을 할까 뿐만 아니라 무엇이 될까를 걱정하는 것이다.”



노동단축과 기본소득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통상 임금으로 정리되는) 일하는 시간, 혹은 일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재생산의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일에서 나를 빼면 나에게서 일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당혹스러웠는 데, 불현듯 책을 읽고 있다는 게 떠올라 안도감 들었다.

아아, 다행이다. 삶에서 일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가 했더니, 책 읽는 내가 남는다.
요즘은 무려 함께 책읽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니까. 나, 정말. 필요해.
일을 제외한 삶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들이.



*

회사에서 종종 라디오를 켜놓을 때가 있는 데, 코로나19를 맞이한 요즘 낮시간 라디오의 가장 핫한 주제는 가족과의 시간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인 모양새다. 모부의 재생산 노동을 놀이로 대체하는 유리창 닦기 놀이와 집안일 놀이 등의 발명부터, 수백번을 저어야 한다는 달고나 커피함께 만들기까지.... 끝나지 않는 방학 때문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육아맘들은 육아맘들대로, 또 가족과의 시간을 늘려야하는 아버지들은 아버지들 대로 힘든 모양새다. 차라리 일하러 가고 싶다는 일상을 돌려달라는 사연들이 빗발친다.
관련해서 재밌는 일화가 책에 있었는 데, 뭔가 쓴웃음을 짓게 만든 부분이라 공유해온다.

“(244 ) 난제는 이랬다. “가족 친화적인” 포춘 500대 기업 한 곳에서 일하는 부모를 위해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도, 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직원은 왜 이렇게 적은가? 많은 직원이 일과 집안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한계치까지 혹사당한다고 느낀다고 답했으면서도 말이다. 회사 정책에 대한 연구와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혹실드는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인터뷰한 사람들은 일터가 점점 집같아지고 집이 점점 일터 같아지기 때문에 일터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시간을 덜보내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혹실드는 미국인들이 무급 육아노동의 가치는 점점 폄훼되고 돈 받는 일은 과대평가되어, 결국 가족보다는 일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지는 문화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혹실드는 이런 시간 구속은 부모들에게 당연히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을 지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특히 더 해롭다고 말한다.”

ㅋㅋㅋㅋㅋㅋㅋ기껏 저녁이 있는 삶 만들어줬더니 차라리 일터가 좋다는 모순.....ㅋㅋㅋㅋ 

코로나 시대의 우리네 삶ㅋㅋ

나 역시 내 생계를 내가 책임져야 하는 순간부터는 시간을 돈으로 계산하는 셈 방법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일하지 않는 시간 - 결국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 그 시간- 들은 버리는 시간이고, 버리는 시간들이 버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가끔은 휴일도 짬을 내 악착같이 알바를 하거나, 그게 아니면 조금이라도 가성비있는 소비를 하기 위해 분투했던 듯. 안그러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랄까. (가성비 찾다가 귀한 시간을 더 쓰기도 하는 모순) 혹실드가 불러내온 일화는, 돈받는 일을 과대평가하는 사회 속에서의 가정과 재생산 노동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볼 거리를 안겨준다.

“(253) 오늘날 사회적 재생산이 사유화되고 무급 가사노동의 젠더 분업이 여전한 것을 감안하면, 고용된 여성의 노동시간이 줄어든다 해도 그녀의 가정 내 노동 -집안일, 장보기, 육아, 노인돌봄-이 늘어나 추가 시간을 금새 채워버릴 수 있다. 현재의 가정 내노동이 조직화된 방식이 문제시 되지 않고, 고용주들이 사회적 재생산노동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로 노동자들을 계속해서 차별할 수 있다면, 모든 노동자를 위한 노동시간 단축을 얻어내지 못할 것이다. 결국 그저 긴 노동시간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던져 주는 것들 - 파트타임, 유연근무, 시간외근무, 복수의 불안정 노동 등의 증가-을 손에 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의 페미니즘적 노동시간 단축운동은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부족과 젠더 분업 문제 모두를 직면하고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259) 노동윤리와 가족윤리가 여전히 일체의 역사적‧정치적‧문화적 타래들로 한데 엮여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무급 재생산노동의 조직화와 분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임금노동의 시간제에 맞서는 시도는 언제나 근시안적인 것이 된다.”


중요한 지적이다.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의 착취와 소외를, 페미니즘은 자본주의가 은폐해온 재생산 노동과 노동의 위계(젠더화된 노동)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르크스와 페미니즘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나에게 이 이론들에 포섭되기 쉬운 또 다른이면 -노동윤리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일에 맞선 삶. 노동해방이 아닌, 노동(윤리)으로 부터의 해방.

단순히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읽기전 나의 오만이었다. 소득이나 재분배, 평등의 시각을 넘어 ‘일’과 ‘일의 윤리’에 대한 관점에서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분석은 꼭 필요한 작업이며, 어쩌면 이 세계의 변화를 위해 보다 근본적으로 논파되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지금의 노동윤리를 가능하게 하는 가족윤리(혹은 사회적 재생산의 사유화)/ 무급 재생산 노동 / 젠더분업화를 함께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193)델라코스타는 가족을 임금시스템과 연결지어 노동의 자본주의적 조직화를 이루는 한 축으로 설명함으로써 가족 제도가 노동 형태를 제공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국가와 자본에게 사회적 재생산 비용의 책임을 상당부분 면제해 주는 이데올로기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202) 여성이 요구하지 않는다면 가족은 계속해서 자본을 위해 기능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노동과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페미니즘이 너무도, 너무나도 절박하게 필요한 이유다.

일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서 울고 싶었던 요 몇달 동안, 꼼꼼히 읽었던 이 책에 대해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다. 언제나처럼 첨부하는 아래의 두 단락은 어떤 다짐들로.


***

“(181) 정치적 전망들은 깨지기 쉽다. 전망들은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진다. 한 세대에서 생겨난 사상은 다음 세대에서 흔히 잊히고, 또는 제지 당한다. 한 시대의 진보적 사상가에게 불가피하고 현실적으로 보였던 목표들을 이후에 온 이들은 공상적이라거나 유토피아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선반으로 치워버린다. 급진적 시도가 이루어지는 특정한 시기에는 목소리를 찾았던 열망이 다른 시기로 가면 사그라지거나 심지어 완전히 침묵한다. 모든 진보운동의 역사는 절반쯤 기억되는 그런 희망들과 실패한 꿈들로 어질러져있다. - 바버라 테일러 <이브와새로운 예루살렘>”

어질러진 실패한 꿈들 안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아내어 다시 이어 붙이는 것.

“(348) 아마도 더큰 위험은 우리가 너무 많이 원한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원하지 않는다는 것에 잇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페미니스트들은 덜이 아니라 더 요구하게 되기를 고려해야 한다.”

더 요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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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 아우또노미아총서 45
마리아 미즈 지음, 최재인 옮김 / 갈무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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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어떤 착취의 기반에서 구성되고 운영되고 있는 지를 뜯어보면, 부끄럽고 피하고 싶지만, 미안하고 감사하게 되기도 해서, 잘 살고 싶어진다. 덜 착취하는 삶. 불편함을 나눠갖는 삶으로. 소비 뿐 아니라 사적인 관계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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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0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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