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도전 (15주년 기념판, 양장)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1.2.3.4네 권의 책을 다 각각 맛보았다.

1. 내 기억에는 2010년? 가장 오래된 판본. 읽을 준비가 안되었던 거겠지. 세상이 젠더로 이루어졌다는 걸 똑바로 보기에 나는 너무도 (명예) 남성이었다. 20대 초반의 나는 잘난 척이 심각히 심해 여남 모두를 한심하게 느꼈다. 내가 선망하고 타협하여 일정 부분 누려왔던 것(그것이 계속 가능할 줄 알았던)이 가부장적 권력이었다는걸(여성의 20대 초반은 그런 부분이 있다)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지도. 할튼 그때는 제목조차 이해 못 했다. 왜 ‘의 도전’인지. 페미니즘이면 페미니즘이고 내가 그것에 도전하는 거면 ‘에 도전’인데. 걔가 도전을 받는다고? 얘가 도전을 한다고? 몇 페이지 읽다가 말고 어려워서 중간에 놓았던 기억. (페미니즘은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생김.)

2. 2017년. 개정 증보판. 핑크 표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 집에 꽂힌 동생의 공부가 이미 가득한 책을 빌려서 읽었고…. 책으로 온몸을 두드려 맞아서 아마도 앓았다. 6살 어린 동생을 경외했다. (2015년 무렵부터 동생은 언니들과의 대화를 아예 단절해 버리는 것으로 저항 중이었다ㅋㅋㅋ) 지대로 페미 각성한 그녀는 다른 세상을 보겠다며 책들을 남기고 워홀을 떠났고, 핑크 도전 책을 독차지해 읽다 보니 정들어서 동생이 돌아와도 내 집으로 챙겨가 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책 훔침ㅋㅋㅋ (정희진 책 2권 훔친 이력 있음. 다른 한 권은 영원히 내 책장에. 장발쟝)

3. 2020년 15주년 기념판. 훔친 동생의 책을 돌려주기 위해 나오자마자 사서 다시 읽었고. 1부까지만 읽고 2부는 읽지 못 했다. 페미니즘 공부가 사회운동이며, 통치의 방식은 담론이므로 해석이 곧 변혁이라는 기념판 서문에 밑줄을 그어두었다. 어떻게 해석할 건가. 그건 좀 어려웠으므로 언어가 쌓일 때까지 책을 읽었다. 방금 이걸 적어보려고 책 빼들었는데 지금의 나는 “(11) 타인의 말을 억압할 때, 그 억압에 저항하지 않을 때. 더 큰 고통을 맞게 된다” 선생님의 문장을 몸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고통. 어떤 말이 억압적인 말인가. 여기서 감정은 나의 지표다. 그걸 과거처럼 무시하면 안됨. 내 몸에 기입되어 있는 이 반응들을 때로는 나의 생각보다 더 믿어야 하는 까닭.도 난 좀 안다. 나는 내가 잘 살아왔다는 걸 감히 느낀다. 고통의 개별성. 몸의 개별성. 잘 살아야 한다. 자신을 살아야하며, 나는 그래도 된다.


4. 새로운 빨강 책은 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기념품이었고, 나는 샘의 팟캐스트를 구독하기 시작한 둘째 동생에게 선물로 주었다. 책 공포증을 앓고 있는 그녀는 얼마 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언니, 가만 보면 자기가 지식인인 줄 앎ㅋㅋ 그녀의 남친은 말했다. 너네, 언니 지식인 맞음! 지금 너만 모르고 있는 거. ㅋㅋㅋ


동생 남친이 인정한 지식인이 되기까지ㅋㅋㅋㅋ 왜 그렇게까지 읽었을까. 요즘 나는 내가 신기한 데.

그게. 좋았다. 그것만이 좋았다.

는 말 밖에는 못하겠다.

그리고 지금도. 좋음.


정희진의 글을 통해 이해받았다. 주위 사람들에게서는 받지 못했던 이해를. 내가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나는 책의 어떤 말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더 잘 이해하고 싶었다. 내게 이해를 준 사람에게 나도 이해라는 성실한 노력으로 대답하고 싶었나. 그게 어쩌면 독자와 저자 사이에 일어나는 어떤 우정일까.


어쨌든. 현 시점을 지나는 내게는 서로의 글을 읽어주는 종류의 우정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고, 그건 삶에 없던 종류의 우정이라서. 너무도 귀하고 소중했다. 소중하다. 내가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더 잘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 나는 그런 욕망을 느끼고. 있다.


서로의 오독을 정정하지 않는 과정에서의 배움도 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스스로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를 너무 많이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단호하게 헤어져야 하는 것도. 한 번에는 너무 당혹스럽고 고통스러우니까 매일 조금씩 이별하기. 천천히.

새로운 세상(인식)에 도전하기 위해서.
이별에 익숙해져야함을.
책을 통해 배웠다.

<교양인 인스타그램 오늘. 샘의 신간이 나올까? 기대하라는 문장에 내 맘은 두근두근.>

"이제까지 철학은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앞으로 철학은 세계를 변혁할 것이다." 한때 우리를 열광시켰던 이 말은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들에 의해 바로 반박되었다. 지금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자체가 변혁이라는 사실, 담론의 힘을 모르는 이는 없다. 여성주의는 이론과 실천, 물질과 언어의 이분법을 비판하고 *새로운 언어가 곧 사회 변화임을 보여줌으로써 인류의 앎과 삶에 혁명*을 가져왔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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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3-11-13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대의 욕망에 경이를. 나날이 더 깊어지시라. 나는 하양이로 읽어서 하양이가 제일 임팩트 있게 다가오오. 자타가 인정하는 지식인은 좀 많이 멋진 거 같습니다. 스스로만 인정하는 지식인이 제일 꼴불견이고. (앗 내 마음 삐죽)

공쟝쟝 2023-11-14 08:57   좋아요 0 | URL
하양이로 읽으신 분!!!! ㅋㅋㅋ 삐죽 그마음 욱하는 그마음을 잘 살펴보라 하셨다 ㅋㅋㅋ

persona 2023-11-13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그러고보니 저는 핑크색만 알고 있었는데요. 신기하네요. 이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있을… ㅎㅎㅎ

공쟝쟝 2023-11-14 08:58   좋아요 1 | URL
저도 가장 인상적으로 오래 남아있는 표지는 좀체로 다가서지 못했던 핑쿠 맞아요!!! 펄손님 우리는 동년배니까 ㅋㅋㅋ

건수하 2023-11-13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뭘까요..? 기대된다…

공쟝쟝 2023-11-14 08:58   좋아요 0 | URL
저두 기대돼요 ㅠㅠ 어떡하져? ㅠㅠㅠㅠ

잠자냥 2023-11-13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기 뭐야, 무슨 지식인이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말해.... 내공 부족이오. 더 수련하고 오시오. ㅋㅋㅋㅋㅋㅋ
난 하얀 걸로 읽고 갖고 있는데, 왜 최근에 빨간 게 또 생겼지??
어디서 얻은 거 같은데...(아 올해 1월 <정희진의 공부> 펀딩 최대 후원금 포함 상품이었구나)

공쟝쟝 2023-11-14 09:01   좋아요 1 | URL
저기 뭐야, 저기 푸바오 사육사님? 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밈 제조기 잠-바 커플!!! 셀프 지식인 보다 푸바오 사육사가 더
내공이 필요할 것 같아요 ㅋㅋㅋ!!!
개정판 낼 때마다 샘의 서문 글 덧붙여지는 데 그거 읽고 파서 계속 사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잠자냥 2023-11-14 09:19   좋아요 1 | URL
은바오 사육사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1-14 09:22   좋아요 1 | URL
ㅋㅋㅋ 모두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은바오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ㅋㅋㅋㅋ

달자 2023-11-13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이 나올 때 마다 읽었을 때의 기억과 느낌이 달라지는 걸 이렇게도 쓸 수 있군요 이런 체험형 독서와 글쓰기 너무 좋습니다 공쟝쟝지식인 멋져...

공쟝쟝 2023-11-14 09:03   좋아요 1 | URL
앗싸 달자님이 공쟝쟝지식인이라고 불러주셨고…. 나는 그렇게 그냥 지식인 우기기로 하였다… 원래 집에 책 500권 넘게 있음 지식인 되는 거여…라고ㅋㅋㅋㅋ!!! 생각합니다 ㅋㅋ 지식인 공쟝장인!!

난티나무 2023-11-16 0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고 삘 받아서 머리말 첫 페이지부터 다시 펼쳤어요. 얼마 전에 다시 읽기 1부까지 읽고 있었거든요. 나도 잘 읽는 사람 되고 시퍼...
그런데 머리말 왜 뭐 나 안 읽고 지나갔냐? ㅠㅠ 느리게 느리게 읽고 있어요.
아 나는 분홍색!

공쟝쟝 2023-11-16 09:33   좋아요 0 | URL
페미니즘의 도전이랑 정희진처럼 읽기는 정말 여러번 읽어서 제가 유난히 애착이 심해요. 그리고 서문이 진짜 명문이다. 느리게 느리게~ 느리게 읽어요. 저도 자주 느리게 읽습니다. 한문장 + 생각 + 한문장 + (잡)생각
그 과정이 좋아요. 이러려고 반백수됐다!
 

말이 쉽다. 어떤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것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생에 대한 의지 혹은 이렇게 꼭 살아야만 하겠다는 어떤 사랑에 대한 열망이 아니고서야.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는 것은. 그건 마음을 바꿔먹는 일임과 동시에 나를 구성하는 관계들을 변화시키는 일이며, 내 몸을 달라지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어쩌면 모든 것의 재배치. 재배열. 내 어떤 부분은 뜯겨져 나가고, 내 안에 쌓여있던 언어들을 또박 또박 해체해야 하며, 기약 없이. 이제까지의 생각들을 대롱대롱 흔들어보는 일. 은. 동시에 나를 이루고 있는 것과 계속해서 이별하는 일. 지반의 상실. 두려움. 애도. 부여잡음. 해석. 집중. 그리고 당신의 자리에 다시 나를 세워보는. 그러니까. 사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정말인지 어려운 일이다. 혼자서 해야하지만, 정말로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나는 내 해석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적은 없었다. 어차피 내 해석은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고. 다만 사는 방식을 바꾸는 데 부득불 딸려오는 과정의 난망한 어려움을 삶을 좀 길게 살아온 사람들은 으레 알고 있으리라. 여겼을지도…


지나고 나니. 정말로 내게 다행스러운 일은. 이해 여부와 상관 없이 그냥 여기에 있자고 하는 것. 스스럼없이 인정을 주는 것. 어색함, 부적절함을 느끼지 않게 배려해 주는 것. 목소리를 떨고 있는 사람에게 듣기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옆의 자리를 내어주는 것.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오래 전 함께 읽은 <사람, 장소, 환대>의 환대와 비슷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고. 


<신앙인과 시인(니체)의 영혼 만나러 가는 빨갱이 영혼을 지닌 자의 밑줄. 그렇다면 우리는... 반자본..읍읍>


읽고 쓰는 언니들을 만나서 나는 읽고 쓰는 사람이 되었다. 

더 좋은 글을 쓰고, 더 책을 잘 읽는 일은 앞으로의 나의 몫일 테지만. 여기 있어도 된다고 계속해서 함께 읽고 쓰자고 말해준 언니들의 다독임이 없었다면.

때때로 지난 삶들 때문에 너무도 화가 나고 무참하게 슬펐던 시간을 지나. 지금의 나를 좋아하기까지. 무거운 짐처럼. 엉뚱한 외계인처럼. 어떤 패배의 결과물처럼 느껴졌던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면서. 결국 오늘의 (좀 똑똑하고 꽤 씩씩한 있을 자리를 내가 만들어낸) 내가 되기까지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책이라는 것이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사람들. 

그런데 읽고 쓰는 몸을 가지기까지,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나를 비난하지 않기까지. 

나는 정말 어려웠어요.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 가는 일과 다르지 않았어요. 이제 나는 나를 퍽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이런 내가 되고 보니. 


그동안 내가 배우고 싶고 닮고 싶고 되고 싶었던 사람들이 언니들이라는 걸 알아요.


사는 방식에는 읽으며 사는 삶이라는 것도 존재한다는 것. 그 많은 책들을 게걸스럽게 또 내키는 대로 읽고, 읽다 말아버리는 광폭한 읽기와. 그보다 더 기력을 모으고 생각을 집중해야 하는 돈도 안되는 무용한 쓰기를 일상에 녹이면서, 스스로와 타인들을 돌보는 일을. 돌보고 헤아리고. 앎을 나누고 비우고 말을 섞는 기쁨을 알게 해준 사람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일단 가 보자. 일단 읽자. 

그리고 나는 언제부턴가 점점 더 알게 된다. 

이것을 읽을(이해할) 수 있게 되기까지 내가 삶을 바꿔온 것이란 걸. 

그런 읽기와 쓰기를 가능하게 해 준. 나의 첫 번째 독서 모임.


멀어진 사람들을 포함해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읽고 쓰는 것이 익숙해진 나를 제법 좋아합니다. 

그리고 알아요. 앞으로의 나는 더 잘 읽을 수 있게 될 거라는 걸.


<친구를 위해 읽는다고 하기엔 너무 수준이 높은 <호미바바>와 <신을 옹호하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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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1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화과 케이크다! ㅋ 북촌? 서촌? 안국동? 삼청동? ㅋㅋㅋㅋㅋ (오늘 이쪽 교통지옥이던데…)

공쟝쟝 2023-11-11 22:46   좋아요 1 | URL
아마도 안국동!! 교통지옥 맞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탄핵시위…ㅋㅋㅋ 무화과 케이크 맛있었어용💞💞

잠자냥 2023-11-11 22:58   좋아요 1 | URL
블루리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1-11 23:40   좋아요 0 | URL
북촌 로우루프!!!!!!

수이 2023-11-11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 지지리 안 읽는 이혼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1-11 23:37   좋아요 2 | URL
그토록 게걸스럽게 읽어대던 사람이 책을 안 읽으면서 삶을 바꿔버렸다고 한다…. 이 무슨 모순ㅋㅋㅋㅋ

수이 2023-11-11 23:42   좋아요 2 | URL
아 입 근질거려 손가락 근질거려 ㅋㅋㅋ 반성했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책 들고 나갑니다!!!!

hnine 2023-11-11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저도 해봤지만 이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참여해본 적이 없어요.
(좋겠다...부러워요.)

공쟝쟝 2023-11-11 23:5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제 복인가 싶어요! 첫 독서 모임이… 독서 습관들이는 모임이 아니라 이미 독서 너무 많이 하는 분들이셔서 허리가 휘었다는 것은… (그리고 직장마저 그만두었단 것은ㅋㅋㅋ) 제 비밀입니다… 광폭독서자들…

책읽는나무 2023-11-12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독서모임이었어요?
전 계속 운영되어져 온 줄 알았네요.
워낙 방대하게 읽고 쓰는 멤버들?이라...ㅋㅋㅋ
암튼 발대식을 성대하게 치뤘으니 앞으로 계속 더 무궁한 발전이 있길 기원합니다.^^
다독임...많은 책을 읽는 모임처럼 들립니다.ㅋㅋㅋ

공쟝쟝 2023-11-12 10:15   좋아요 1 | URL
아니용ㅋㅋㅋㅋ 책 읽다가 제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이고, 그 모임은 이제 없습니다…! 😆 좋은 친구들이 되어 곁에 남았네요. 발대식이라니 ㅋㅋㅋ 해체 모임이었을지도….

독서괭 2023-11-12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러브레터를 받은 언니들 완전 감동받았을 듯요!!😳

공쟝쟝 2023-11-12 18:48   좋아요 0 | URL
내가 받은 러브☺️에 비하면😆

2023-11-13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3-11-13 19:57   좋아요 0 | URL
🫰😍🫰 지적 자극 왕창받고 싶을 때 오다 보니 그냥 눌러 앉게 되었다!♥
 

올해 읽은 책은 약 80권…(완독기준.. 아마 읽다 만것까지하면 산 만큼 읽긴 했다고 쥬장하고 싶지만…)


내가 사랑한… 푸코… 푸코…. 푸…ㅂ..
푸바오라고 쓰진 않고. 푸코 사진이 좀 삐진 표정이네. 뭐시 불만이당가. 당신 논문 인용 세계 1위라네. 좋겠네. 지식-권력! 되셔서ㅋㅋㅋㅋ 

올 한해 나를 흔든 건 푸랑스 작가 언니들… 

그리고 왜 또 여기 있는 거죠?ㅋㅋㅋ 애증의 장강명!!!! (이젠 장강명을 좋아한다고 인정할 때가 된 것 같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럴 수 없다… 아 거기에 대해 글 쓰려고 했으나 결국 <재수사> 안 읽어서 못 씀)

내가 생물학적 남자 작가를 좋아하려면 적어도 미셸 푸코 허들 정도는 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ㅋㅋㅋ (자기 몸을 넘어서는 성찰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겸손해야 함, 물론 푸코는 겸손하지 않지만 지도와 달력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자제함. 문자의 세계에서 그것을 가진 계급 탈락자 남성은 억울해서 막 써도 되는 줄 알고 막 쓰고 창녀한테 위안 받음, 혹은 위안 안 해주면 다 창녀 됨… 그런 의식을 읽으면서 그들의 시각에 침윤되어있던 과거의 나는 페미니즘 만나 분노와 생기를 얻었다! 요즘엔 에그 ㅉㅉㅉ 이러면서 읽고 있음!)

포터. 친구들에게 선물 많이 한 5년 다이어리… 그리구…!!

카를로 로벨리 책들은 사두고 좀 읽다가 넘 좋아서 (물리학에 욕심나는 것이 두려운 중년) 더 읽지는 못했나이다…

여하튼 2023 푸콩쟝쟝도 젤리 곰 인증을 남기는 바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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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0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와중에 장강명 좀 비루해 보이긴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강명 비하는 아닙니다…. 다른 이들이 워낙 월등해서 ㅋㅋㅋ 포터 빼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1-10 20:13   좋아요 1 | URL
그치만 젝아 20대때부터 쭉 읽어온 작까라는 (읽으면서 싫어하며 계속 읽음ㅋㅋㅋㅋ) 그는 조신히 방청소 열심히 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져….

은오 2023-11-10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님은 어려운 책 많이 읽으니까 읽은 책 x 1.5배 해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1-10 20:51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염치불구하고… 엣헴!

잠자냥 2023-11-10 21:57   좋아요 2 | URL
그건 좀….

공쟝쟝 2023-11-10 23:04   좋아요 2 | URL
아니 은오야 왜 얼굴이 …

은오 2023-11-10 23:09   좋아요 1 | URL
http://bookple.aladin.co.kr/~r/feed/705895056

여기 쟝님....

유부만두 2023-11-10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쯤 되면 불어 공부하셔라! 더 찐한 l’amour 하시게. ㅎㅎㅎㅎ

공쟝쟝 2023-11-10 20:52   좋아요 0 | URL
아. 프랑스. 파리는 오줌 냄시 나던 곳인데. …. 하…

새파랑 2023-11-10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랑스 작가 언니하면 사강도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ㅋㅋ

공쟝쟝 2023-11-10 23:05   좋아요 1 | URL
문학알못인 저는 아직 사강을 접하지 못하였나이다!! 내년애는 사강에 도전하기를 ㅋㅋㅋ

독서괭 2023-11-10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지적냄새 폴폴 나는 작가명단이네요. 전 애들 책 작가가 대부분이라.. 물론 그림책 작가님들도 좋긴 하지만 아쉽 ㅠ

공쟝쟝 2023-11-10 23:06   좋아요 1 | URL
ㅋㅋㅋ 괭님 내년애는 괭님 아이디, 아가들 아이디 따로 파서 사는 것으로 도전해보아요 😎

책읽는나무 2023-11-12 07:19   좋아요 1 | URL
저도 왕년에 그림책 좀 사다 모았을 때 늘 아동 작가님이 상위에 있었어요.ㅋㅋ
지금도 가장 많이 구입한 책분야는 아동 그림책 분야가 당당히 1위.
올 해는 나의 1위 분야가 좀 바뀌었나? 하면서 늘 확인하는 중이죠.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12 0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적 작가님들 명단 쳐다보다 마지막 젤리곰 숫자에ㅋㅋㅋ
근데 뭔가 감이 팍팍 오네요.
247개면??ㅋㅋㅋ

공쟝쟝 2023-11-12 11:26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몇개인지 궁금!!!

책읽는나무 2023-11-12 12:22   좋아요 1 | URL
어디서 찾는지 몰라 한참 헤맴.ㅋㅋㅋ
찾아보니까 227개네요.^^
아깝다. 제가 20개나 모자라요.ㅜㅜ
 


작년  마리 루티를 알게 되면서 내 인생에 등장. 수업하면서 오르가슴 느끼는 징그러운 아재의 네임은 자크 라캉(그는 세미나 강의를 하면서 *나는 지금 말을 하고 있지 성행위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훨씬 더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종종 말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농담을 통해 라깡은 프로이트적 의미의 충동은 본능과는 다르며, 언어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 현대 프랑스 철학사 11장). 


나에게 그는 푸코에 비하면 정말인지 이해하기 쉽ㅋㅋㅋ다ㅋㅋㅋㅋ (망언)



각종 입문서들을 헤치면서 라캉 개념에 대한 이해의 밀도를 높이는 중인데 (맛쨩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프랑스 현대철학은 한 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수채화처럼 덧칠하라고.) 생각보다 책이 머시 겁나 많다. 그래서 내가 알게 된 점. 한국인들 라캉 많이 좋아하네. 동서남북 할 것 없이 팔루스🌶️ 좋아하는 한민족스럽다.


이 책 <라캉, 바디우, 들뢰즈의 세계관>이 알라딘 추천마법사에 뜨기에, 도서관 신청해서 받아 읽었다. 프랑스 현대 철학을 SF나 판타지 소설 속 세계관 읽는 것처럼 읽어보자는 제안. “(19)이 책에서는 철학자의 하나의 개념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세계관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오. 솔깃. 이러고 몇 페이지 안 넘겼는데 <반지의 제왕> 지도처럼 그림들 나오니까. 으아. 내 안의 단군, 홍익인간 정신 막 돋아나서. 널리 이롭게. 페이퍼 쓴다.


<여러분 얘 좀 보세요.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 그림에 있습니다!>


책 읽으면서, 도식화(시각화, 관계도)를 만들어 보는 걸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2D. 이 도식은 무려 3D다. 탁월하지 않은가? 


라캉 특유의 개념들을 마그마(현실계, 실재)딱딱하게 굳은 지각(상징계)*아직 다 굳어지지 못한 표면(대상a)*으로 도식화한 장용순 선생님, 제가 감동 받아 약력 읽었습니다. 건축과 짬바 뚝뚝 묻어나고요. 암튼 천재신가요. 내 생각엔 라캉보다 밀레보다 천재이시다. 쉽게 설명하는 천재. 


여기까지 쓰고 올리려고 했는데. 책이 이토록 친절한데, 그 책을 설명하는 나는 너무 불친절한 것 같다는 자의식이 올라와서. 쉽게 쓰기 내공이 부족한 공쟝쟝은 약간의 친절을 탑재해 프로이트와 차별화된 라캉 특유의 개념 “대상a”에 대해 이 책에서 설명해준 부분을 적어두고 가겠습니다. (상상-상징-실재계 까지는 입 아프니 패스하겠습니다. 검색하세요.) 


라캉의 27개 세미나에 골고루 등장하는 *지각의 아직 굳어지지 않은 부분*인 대상a는 라캉의 세미나 4권에서 등장해 23권쯤 가면 증상(생톰)과 섞여 사용되고요, 아래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불립니다.


- 잉여향락, 잉여향유, 상징계의 결여, 익숙한 낯섦, 불안의 대상, 실재계의 파편, 혼돈의 잔여물, 찌꺼기, 상징계로 포섭되지 않는 대상. 


왜 저러나 싶지만 저렇게 말하는 게 말로 표현 안되는 것들을 말하는 어려움인 걸로 양해해 줍시다. 라캉 아재는 저토록 비효율적인 말들로 표현했지만, 신자유주의적 생산성을 체화한 우리는 간단한 그림으로 정리. (저 글씨 예뻐요.. 이거 쓸 때 구찮았던 거 같음)




저 빨간 부분(마그마)이 무의식(실재계, 원초적상태)이면 저 파랑 부분이 상징계(의식, 언어, 문명, 굳어서 질서가 만들어진 부분)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신분석은 환자의 무의식(적 억압)을 다루면서 시작되었죠. 라캉과 프로이트 둘 다 자신의 내담자들과 상담을 하다가 알아버린 사실인데 “사람들은 증상을 앓고 있으면서 그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인간은 m 마조히스트다라는 진실ㅋㅋ 아, 그만ㅋㅋㅋㅋㅋㅋ) 뭐 그렇다고 합니다. 이걸 “(50)증상에 탐닉한다”고 말합니다. 대상a와 증상 모두 실재계의 파편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이 올라오는 것을 괴로워하면서도 즐깁니다. 약간 다르지만 같다. 도식을 생각해 주세요. 작은 구멍(대상a), 큰 구멍(증상).


기억할 것은 

“(74)대상a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이동을 합니다.* … 그것이 드러나는 방식은 실재계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환상을 통해서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라캉*하면 떠오르는 문장.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대상a = 아주 쉽게 ‘욕망’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74)저 에르메스 가방, 람보르기니, 저 사람이 나를 완전하게 만족시켜 줄 거야 하는 상상은 상상계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실재계가 상징계를 뚫고 올라올 대 동시에 상상계가 개입하기 때문에 라캉은 대상a가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가 겹치는 지점에 위치한다고 설명합니다.” 


*상상/상징/실재 가 겹쳐서 나타나는 욕망의 환상 : 대상a* 

이것은 근본적으로는 결여(움직인다)되어 있다.는 것이 인간이 처한 어떤 조건이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시겠습니다. 비어있어요. 그러나 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럴 때 에너지가 생기거든여. 본디 환상(빈 곳)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게 삶이다. 추구하되 그것이 비어있다는 건 알고 계시라,는. 과하게 추구해버리면 패가망신하니까 일상에서 적당히 하시라는 게. 제 피셜의 이해이자 마리 루티의 제안입니다. 


이건 제 욕망인 언어(글쓰기)로도 풀어볼 수 있어요. 나의 글은 실재에 완벽히 닿을 수가 없죠(결여). 그러나 자기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그런 욕망이 있다면요) 자체가 가치있죠. 타인의 글에 만족하지 못해서 글을 쓴다면 나의 글은 나에게만 보이는 걸 드러내는 거고. 내 현실의 상징계(언어)가 채 포섭하지 못하는 부분 일지도. 사회적 약자가 언어를 갖는 일은 그런 지점에서 윤리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합한 언어를 가지면 그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죠.) 어쨌든 의미의 여분은 언제나 남아요. 실재가 아니므로 본래도 그렇고, 나 아닌 다른 타자에게 오독 될테니 더욱 그렇고. 이런 여분을 참지 못하고 언어(상징계)로 꽉 채워버리려는 시도는 자칫 강박증(전체주의)적으로 흐르기도...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은 앞으로 더 구체화시켜 볼게요. 아니, 시간이. 이제 밥먹으러가겠습니다요. 뿅. 


반말로 다시 변신.


바디우랑 들뢰즈까지는 진도 안 나갔지만 책에 대한 소소한 불만 2가지. 


1. 라캉 등 프랑스 철학자에 대한 저자의 과도한 존대가 부담스럽다. 라캉 그분은 80세에 돌아가셨습니다. 라니. 🤔 음. 이건 나의 심리적 편향에서 기인하는 불편함. (그렇지만 무덤에서 라캉은 자신의 이미지에 덧 씌워진 과도한 권위를 흡족히 여기며 즐길 인물임이 분명하다. 푸코랑 다를 지점ㅋㅋㅋ)


2. 두 번째는 아마도 책의 그림이 올 컬러라 인쇄비 절감을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나 싶은데. 책 종이 지질이 뭔가 잘 구겨진다. 절반 읽었을 뿐인데… 다섯 번 읽은 책 같아짐. 이 책을 읽으실 우리 구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끙)


라캉 입문 한정 객관적인 난이도는 가타오카 이치타케의 책 <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가 시작하기 더 쉽다고 여겨진다. 내용에 대해 이치타케로 초벌구이한 후 도식으로 재정리하는 과정에서 <라캉, 바디우, 들뢰즈의 세계관>이 도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 <라캉, 바디우, 들뢰즈의 세계관>에서는 지젝의 개념들을 비롯해 약간의 예술론이 양념처럼 등장하기 때문에 그런 예술, 영화 비평에 대한 지식을 원한다면 먼저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고. 여하튼 지각(상징계) - 마그마(실재계, 현실계) 도식 놀라웠다. 일단은 라캉까지. 읽었다. 바디우와 들뢰즈는 기약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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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08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여긴 또 철학 공부네........
그나저나 팔루스 옆에 고추 그림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

공쟝쟝 2023-11-08 15:54   좋아요 0 | URL
프랑스에서는 고추🌶️로 표시 안하고 바게뜨라고 표시한다고 합니다 🥖
고추는 귀엽고 작고 맵고 한국의 남성성은 그것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3-11-08 16:42   좋아요 0 | URL
내가 애초에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고추는 안 좋아하지만...
바게트도 싫어질라고 하네...;; 음

공쟝쟝 2023-11-08 16:46   좋아요 1 | URL
남성적 edps는 싫어하는 고양이. 손가락 농담 땜에 내게 사랑을 느낀 은오는 좋아할 텐데.

바람돌이 2023-11-08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애들은 오르가즘 왜 그렇게 좋아해요? 아무데나 막 갖다붙여. 심지어 강의중에 저런 표현이라니....ㅎㅎ
예전에 프랑스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 읽는데 공산당 선언 읽으면서 막 오르가즘 느낀다는 표현이 나와요. 뭔 말도 안되는 하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또 그럴듯한거에요. ㅋㅋ 근데 그런 표현이 그 소설에서만 그런줄 알았더니 프랑스 애들이 막 아무데나 갖다 붙이면서 하는거 같음요.
나는 이제 철학공부하기 싫은데 쟝쟝님이 자꾸 막 부채질을 해요. 아 진짜 이런 글을 읽으면 괜히 라캉 막 읽어야 할 거 같은 그런 느낌 어쩌라고.....ㅠ.ㅠ

공쟝쟝 2023-11-08 16:40   좋아요 2 | URL
음, 확실히 오르가슴 어쩌고에는 라캉의 영향이 많이 있을 것 같고, 프랑스 언어 때문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라캉의 개념인 주이상스(향락)의 어원인 *주이흐*(영어로enjoy) 부분에도 즐긴다, 누린다, ˝성적으로 즐긴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프랑스 남성의 즐김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던 듯 보이고. 라캉의 모랄이 해자드한 것은 많은 일화들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는 라캉(팔루스)을 해체하는 불란서 언니들을 더 재밌게 읽고 싶어서 읽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아니 에르노 소설에서요, 프로이트를 공부한 ‘나‘가 거세하는 여자(ㅋㅋㅋ)가 되는 게 싫어서, 남편한테 찍 소리 못하는 장면들이 나와요. 여성의 언어들이 상징계 질서에 더 많이 기입된다면, 얼어붙은 여자와 같은 분열들은 차차 작아지겠지요. 그 전에 바뀌거나 반성하지 않은 남자들 때문에 지구 멸종이 좀 더 빠르겠지만.

왜곡된 가부장제 문화 속 언어에 의하면 저는 *거세하는 여자*입니다!ㅋㅋㅋ 메두사를 똑바로 봐야할 텐데요. 남자들은 제대로 못보죠. 그녀는 아름다운데.

은오 2023-11-08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징그러워요ㅠ 그래.. 그런 만족도 있을 수 있지..
처음읽는철학시리즈 그거 읽을때 라캉파트에서 하ㅅㅂ뭔소리야..했는데 쟝님은 역시!! ㅋㅋㅋㅋㅋ그래도 푸코에 비하면 라캉은 괜찮은가보군요
수태화처럼 덧칠해라 이 말 좋네요. 덧칠하다보면 정말 언젠간 이해에 가닿을날이..

공쟝쟝 2023-11-08 21:44   좋아요 1 | URL
무엇을 수태하시려고….ㅋㅋㅋㅋ
라캉이 더 어려울 분들도 있긴 할 듯한데, 전 왜인지 라캉이 수월해… 왤까…

은오 2023-11-09 13: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아나 수채요수채!!!!!!!!!

단발머리 2023-11-08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건 제 욕망인 언어(글쓰기)로도 풀어볼 수 있어요. 나의 글은 실재에 완벽히 닿을 수가 없죠(결여). 그러나 자기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그런 욕망이 있다면요) 자체가 가치있죠. 타인의 글에 만족하지 못해서 글을 쓴다면 나의 글은 나에게만 보이는 걸 드러내는 거고. 내 현실의 상징계(언어)가 채 포섭하지 못하는 부분 일지도. 사회적 약자가 언어를 갖는 일은 그런 지점에서 윤리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합한 언어를 가지면 그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죠.) 어쨌든 의미의 여분은 언제나 남아요. 실재가 아니므로 본래도 그렇고, 나 아닌 다른 타자에게 오독 될테니 더욱 그렇고. 이런 여분을 참지 못하고 언어(상징계)로 꽉 채워버리려는 시도는 자칫 강박증(전체주의)적으로 흐르기도...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은 앞으로 더 구체화시켜 볼게요. 아니, 시간이. 이제 밥먹으러가겠습니다요. 뿅.

이 문단 너무 좋네요. 계속 철학 공부하시고 글쓰기 하시고... 홍익인간 정신으로 샅샅이 노트 필기 좀 올려주시라!

더 알고 싶지만.... 잘 모르겠으니, 일단 일본남자의 하늘색 책 먼저 읽고 올게요. 난 읽어도 쟝님처럼 이해는 못할 거 같기는 함 🤪🤪🤪

공쟝쟝 2023-11-08 21:53   좋아요 2 | URL
아, 제 글인데 왜 잘썼지?ㅋㅋㅋㅋㅋㅋㅋ 철학이 아주 철철 흐르네요 ㅋㅋㅋㅋ 라캉은 끝까지 언어로 결을 보려고 한 사람이긴 하거든요. 정신의학에 반해 언어를 포기하지 않는 지점,이 맘에 들고… 정확히 푸코도 사회학적인 시선을 포기하지 않는 지점(?) 좋아요. (푸코가 논문 인용1위라죠. 그는 끝까지 사회학적인 사상가라는 생각.) 그러니까 둘다 인간을 취약하고 악한 부분을 포함해서 인간을 포기하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그들보다 사유를 치열하게 안하면서 인문학 위기 운운하지는 않을 것. (유시민 메롱) 물론 인류애는 없지만 ㅋㅋㅋㅋ
일개 시민이자 한가한 독자로서 그런 몫이 있다고 느낍니다.

2023-11-08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08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치년. 된장녀. 이제는 꼴페미. 웜퇘지. 페미 정신병. 광신도.(는 나다! 기꺼이!)

여성은 동질화하면서 남성은 싸잡으면 발작하는 데, 문화적으로 남성은 별개의 정체성으로 (기본값이므로) 동질화되지 않기 때문에 미러링이 같은 질량의 혐오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일은 원래 일어난다”라는 식의 공기 같은 폭력을 지적하는 것이 촌각을 다투는 이유는. 유해한 남성성과 언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17) 수많은 피학대 여성이 탄광에서 노래를 부르는 카나리아였는대 우리가 이들의 노래를 듣지 못했던 거라면? (중략)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여성혐오에 무감각해진 바람에 완전히 절정에 이른 위기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거라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혐오들이 세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소년들과 남성들. 이준석과 아이들. 히틀러의 유겐트. 이승만의 서북청년단.

언제나 있어왔고 언제나 위험했으며 가시화되면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없지 않고 있다. 박멸하자는 게 아니다. 그게 가능할리도 없다. 살만한 사람들부터라도 분석 틀을 갖추자는 거다. 여성주의적 인식.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해야 하는 까닭은 어느 쪽 일방만 극렬하게 불편한 상황을 견디게 할 이유가 없으니까다. 그게 싫다는 건 당신이 기득권이라는 소리다. 기득권이 나쁘냐고? 맥락적이다. 뭐든 누리려면, 적어도 염치는 있어야지. 당연해하지 말라는 소리. 가해의식 가지고 살아야할 사람들이 피해의식 가지는 게 소위 인셀들이 보고 배운거라면 어쩔래요?

이 책은 역시 역하다. 그러나 젠더를 알고 나서 나는 비위가 강해졌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 가장 비위가 강한 집단은 보이루~ 이년저년~ 말을 똥으로 배운 남자애들이랑 인터넷에서 온라인 게임을 겨루며 키배뜨는 십 대 소녀들일지도. 참 노고가 많고, 어른들이 잘못했어.



우리는 남자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위험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다른 유형의 사람들에 대해선 잘도 그러면서 백인 이성애자 남성을 동질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워하는 까닭은 이들에게는 별개의 정체성이라는 특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런남성들은 복잡하고, 영웅적이고, 개별적이다. 이들의 결정과 선택은 일단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들을 고유하고 독자적인 인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성을 하나의 집단으로, 여성을 상대로 자행되는 폭력은 놀라운 기현상으로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데는 거리낌이 없지만, 그 바탕에는 그런 일은 원래 그냥 일어난다는 식의 태도가 깔려 있다. - P11

남성성, 가부장제, 남성의 특권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하면 대화는 지나친 일반화와 편견이라는 비난 때문에 곧장 옆길로 새버린다. 어디서든 ‘모든 남자가 그런 건 아니다‘라는 외침이 튀어나온다. 지나치게 단순하고, 공격적이고, 너무 싸잡아서 하는 말이라고. (중략) 남성성을 나쁘게 말하는 것(현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문제적이라고 묘사하는 것)은 남성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남성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문제 삼는 것은 모든 남성에 대한공격으로 이해되고, 따라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실은 그와 정반대다. ‘유해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남성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하는 것이다. - P12

(어린 남학생들) 그들은 정치적 올바름이 광기를 부리고, 백인 남자들이 박해를 당하고, 여자들이 강간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사회에서 진짜 피해자는 남자들이라고내게 말했다. 스코틀랜드 농촌부터 런던 중심부까지 온갖 학교에서 나는 똑같은 주장을 듣기 시작했다. 서로 만나본 적도 없는 소년들이 정확히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똑같은 틀린 통계를 인용해서 자기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팔에 소름이 돋았다. 거의 같은 시기에 나는 유명 정치인과 주요 뉴스 매체의 권위자들이 똑같은 수사적 표현 (내가 페미니즘 활동가로서 한번씩 접하곤 했던 여성혐오 성향의 은밀한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하는것과 똑같은 표현)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되뇌는 것을 보았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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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1-07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똑같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우리의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 까지 닮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전 세계적인 현상인건지...
n번방도 그렇고 온라인 성범죄와 여성혐오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비위가 강해졌습니다. 아효...

공쟝쟝 2023-11-08 16:07   좋아요 1 | URL
전 세계적인 현상 맞다고 생각하고, 억울하고 위험한 남성성들이 연결이 강해지는 것과 동시에 거기에 저항하는 목소리도 탄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 책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11-07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천년 여성혐오의 역사는 한결 같죠. 아니, 어쩌면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에 그 양이 폭증했을수도 있겠네요.
전 이 책은 패쑤. 비위가 약합니다, 많이....

공쟝쟝 2023-11-08 16:12   좋아요 1 | URL
적어도 1년 평균 1400편의 곤조 포르노를 보면서 성을 배우고, 밖에서 노는 대신 그런 하위 문화를 피시방에서 게임(메타버스 공간)으로 익히고, 거기로 돈이 흘러가는 대단한 기술 발전의 구조에서는 폭증....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규범이고 정상성이더라고요. 저는 잘 몰랐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게 되었는 데. 덕분에 똑똑해져서 고맙다. 남자들아.

달자 2023-11-07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해한 남성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남성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하는 것이다‘ 이 문장에 무릎 두개를 탁탁 치고 갑니다.... 오늘도 짧지만 강한 리뷰 감사합니다 공쟝쟝님

공쟝쟝 2023-11-08 16:12   좋아요 1 | URL
달자님 안녕하세요. 그런데 왜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구제하는 일에는 이토록 더딘 것일까요? 유해한 남성성까지 공부해가면서 그들을 변호하는 여성들의 노고에 열심히 읽기로 연대하고자 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