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 3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아무래도 읽다 제쳐둔 푸코 다시 읽어야 할까보다. 그치만 푸코 너무 정떨어져버렸는데…?(소아성애강간이라니요. 아오.) 그치만 그래도 읽고 싶거든. 읽을까? 아니야.. 그거 말고 읽을 거 많은데.. 시간이 많으니 별걸로 다 번민한다…? 


오늘은 빛나고 날 선 장도에 흐르는 꿀을 빨아먹는 느낌으로 권력을 다루라는 희진샘의 글에 부비적 부비적 해본다. 일상에서 나의 권력 시험 장은 고양이와의 관계이다. (응?) 느무 귀여워서 이를 악물게 되는… 대체적으로 주무시는, 만지고 싶지만 만져서는 안되는, 만질 수 있지만 만지길 원하지 않는, 만져달라고 요구할 때는 꼭 내가 일할 때인, 그릉거리는 순간 내 모든 힘을 다해 꼭 안아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하아….. 


정희진 샘은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쓰신다는 데. 나는 치열하게 읽고 편협하게 쓰고 싶다. 


사실… 뭐라도 쓰자고 생각하며 컴터 앞에 앉았는데 드럽게 멍때리는 중… 술마시고 싶다… 달리기 대신 산책하고 왔는데 너무 너무 술 마시고 싶다… 내가 알콜 중독이 진짜 맞구나.. 고도 적응형 알코홀릭이 아니라.. 이쯤 되면 그냥 알콜중독이여… 술은 정말 아예 딱 끊어버려야 하는 건가…? 괴롭다… 괴로워… 



"내가 24시간 끼고 있는 렌즈(세계관)는 권력을 행사하든 권력에 희생당하든 ‘권력 앞에 선 인간의 선택’이다. 그 순간, 나의 선택. 그것이 내 인격이고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도취, 우월감, 비굴, 자신을 잊음, 도망, 회피, 공포, 저항, 민망함, 복수심……. 그래서 내가 쓰고 싶은 모든 글은 인간과 권력의 관계, 그리고 권력의 재개념화이다."
-🌝 페미니즘을 통해 권력을 이해하는 눈이 바뀌고부터는 내 인격이 참 많이 바뀐 것 같다. - P70

"미셸 푸코는 다르게 생각했다. 주권은 밑에서부터 ‘두려움을 지닌 사람의 의지’(강조는 필자)에 의해 형성되며, 권력 관계는 법이나 주권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배 구조 안에 널리 퍼진 수많은 관계 안에 있다고 보았다."
-🌝 수 많은 관계. - P73

"한마디로 소유로서 권력 개념이 인류의 역사를 자연의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으로서 약육 강식의 역사로 만들었다. 이것이 수많은 혁명이 실패한 이유다. 진정한 혁명은 권력의 탈환이 아니라 권력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 P74

"이런 권력의 유혹과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권력이 선사하는 쾌락을 거부하는 정신력은 마치 갑자기 중독을 멈추는 경지, 단 한 번의 사랑에서 남녀 모두 사정(射精)하지 않을 절제, 평생 절실히 원했던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순간의 긴 시간과 같은 것이다. 이 결정을 좌우하는 주제는 나와 상대방에 대한 사유다. 이때 사유하지 않음이 폭력이라는 한나 아렌트의 말은 정확하다. ... . 맞는 사람의 상태를 살피는 구타자는 없다. 외부 개입 없이 폭력이 중단되는 유일한 순간은 가해자가 지치거나 귀찮아질 때다. 대부분의 인간은 주어진 권력을 끝까지, 남김없이, 다 쓴 뒤에도 한계를 잊은 채 자기 엔진이 탈때까지 쓴다."
-🌝 아름다운 문장. 남김없이 쓰지 않음에 대한 이해. - P78

"인간은 인간이 만든 세상을 일상에서부터 다시만들 수 있다. 선한 권력자의 등장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권력의 재개념화다. 권력이 힘과 영향력과 통제력이 아니라 책임감과 보살핌 노동이라면 지금처럼 사람들이 권력을 원하겠는가. 이때 권력은 ‘귀찮은 노동’이다. 권력을 책임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리를 고사한다. 책임감으로서 권력일 때우리는 그것을 소명, 사명감이라고 부른다.
현대 사회의 권력은 ‘영향력 대 책임감’으로 이분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일 수도 있다. 이제 ‘고문자(좋은 경찰)’와 ‘고문자(나쁜 경찰)’가 바톤 터치를 하는시대가 아니라 ‘고문자’와 ‘피고문자’가 역할을 분담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모두 이 상황의 참여자가 되었다. 이것이 새로운 일상이다. "
-🌝 어떻게?의 답인 것 같다. 영향력이 아닌 책임감으로서의 권력. - P80

"권력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빛나고 날선 장도(長刀)에 흐르는 꿀을 빨아먹는 일과 같다. 조심스럽게 먹어야 혀를 보존할 수 있다. 그러려면 사회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이제 권력은 선악, 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권력의 행위자들(agents)이며, 정확한 사용(책임, 저항)을 통해 권력의 개념을 변화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촛불 시위는 좋은 권력자를 뽑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권력자가 되는 과정이었다. 그래야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다양한 억압(계급, 젠더, 인종, 나이, 성 정체성, 국적, 건강 약자……)을 드러낼 수 있다.
우리는 <얼음의 집>의 주인공처럼 권력을 정확히 사용하는 예술가를 만날 확률이 거의 없다. 우리 자신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
-🌝 좋은 나 자신이 되고 싶다. 관계에서 나의 권력을 인식할 것. - P81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04-29 0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에 부비적 부비적 너무 좋아욤~ 저도 갑자기 푸코 정뚝떨~ 한 권도 안 읽길 잘했어!(😳?)
술은 결국 드셨나요? 제가 아는 작가들은 다 술을 엄청 드시던데.. 공쟝쟝님 합격!!

공쟝쟝 2021-04-29 00:05   좋아요 2 | URL
아니요~~~~~~~~ 안 마셔요!! 저는 자주는 아닌데 마시면 못끊어요 ㅠㅠ... 이게 중독증상이래여...

scott 2021-04-29 0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장쟝님 푸코 정떼버리꼬!
공장쟝님만의 편협하게 읽은 이야기 올려주삼333

공쟝쟝 2021-04-29 23:51   좋아요 0 | URL
어머낫! 하지만 오늘은 읽지 않았다요!

수이 2021-04-29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흘 동안 와인 두 잔씩 마신 1인 알콜중독 초기 증상입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금주합니다. 술 한번 빠지면 술독에 들어가는 거라 가능하면 우리 매일 와인 한 잔만 합시다. 하지만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한 병 되니 그냥 만날 때만 마십시다;;;;

공쟝쟝 2021-04-29 23:52   좋아요 0 | URL
두잔씩만 마신거잖아요... ㅜㅜ 저는 그러지 모탑니다.... 이놈의 취하도록 먹는 습관 (그러나 엥간치 안취하는 주량..)... 요즘 제일 고민이예여... 아예 안마셔야하는 건가...

2021-05-15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8 0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08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게을렀다!! ㅜㅜ

오늘 일 다했다고 관대해져서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나니.... 왜 열시반?? 
황제님이 꾸짖으셔서 걍 뼈 맞고 있음. 네 정진토록 하겠습니다. 밤늦게까지 초 집중해서 읽어야지.



네가 3천 년, 아니 3만 년을 산다 해도, 아무도 지금 살고 있는삶 외에 다른 어떤 삶을 잃지 않으며, 지금 잃어버리는 삶 외에다른 어떤 삶을 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가장 긴 삶도 결과는 가장 짧은 삶과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시간은 만인에게 길이가 같고, 우리가 잃는 것은 우리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잃는것은 분명히 순간에 불과하다. 아무도 과거나 미래를 잃을 수없기 때문이다.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어떻게 빼앗길 수 있겠는가? 따라서 다음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만물은 태초부터 같은 생김새로 순환하고 있으며, 누가 같은 광경을 100년, 200년 또는 영원히 보느냐 하는 것은 아무런 차이도 없다. 둘째, 가장 오래 사는 사람이나 가장 단명한 사람이나 똑같은을 잃는다. 가진 것이 현재뿐이라면 현재만을 빼앗길 것이고,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잃지 않기 때문이다.

😂 아 나 오늘 뭐했지... 3만년을 오늘처럼 살면 안될 거 같으은데... 뭔가 이번주 내내 게을렀던 것 같아 반성중.. - P34

이제 더는 헤매지 마라. 너는 네 작은 비망록도, 고대 로마인들과 헬라스인들의 행적도, 노후에 읽겠다고 제쳐놓은 그들의저술 발췌본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목표를 향하여서둘러라. 헛된 희망을 버리고, 자신이 염려된다면 아직 그럴수 있을 때 너 자신을 돕도록 하라.

😞 평소 읽지 못한 것을 읽겠노라며 퇴사한 건 나였는데.. 왜 곁눈질(?)하는 거니, 나여... 앞으로 이만큼까지 읽을 시간이 없을 터인데.. 왜 책태기오는 거야... 목표를 향해 몰아쳐!!!! - P47

그러니 앞으로는 너 자신이라는 작은 영역으로 은신할 생각을 하라(...)네가 늘 가까이하며 마음에 새겨야 할 원칙에는 다음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첫째, 사물들은 네 혼을 장악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혼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불안은오직 우리 안에 있는 의견에서 기인한다. 둘째, 네가 보고 있는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변하여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너 자신이 이미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경험했는지 항상 명심하라.
"온 우주는 변화이고, 인생은 의견이다."

😐 어쨌든..! 다시 칩거모드.....!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부터 앓았던 알라딘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다시올리브 가 왔으니 올리브 키터리지 아껴둔거 읽고, 사회주의 페미니즘 언제 정리하지? 하는 사이에 #200년동안의거짓말 이 와버렸고 이젠 별 수 없이 4월의 책으로 넘어가야 하는가? 일단 앓았던 #편협하게읽고치열하게쓴다 를 편다. 치열은 안되지만 편협은 자신있다. 어쩐지 요즘 글이 너무 많이 보인다 싶었는데 희진샘 코로나 이후 강연이 많이 줄어들어 수입때문에라도 많이 쓰시는 듯? 독자로서는 즐거운 일이지만.. 손목 조심하세요 ㅠㅠ #엘렌식수 의 #메두사의웃음 은 갖춰만 놓았다. 저 책 역시 정희진 샘 때문에 샀는데.... 아 안되겠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어!!! 더 많이 읽고 싶어!!! 핡!!!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4-10 17: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 많아서 반가워요. ㅎㅎㅎ 난 정희진쌤 책 읽으면서 좋은데도 힘들어요. 우리 사회에서 글로 밥 먹고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정도의 필력과 통찰을 갖춘 사람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우하고 있나. 지식인으로서의 명예와 혜택을 대학교 정교수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그런 생각 말이지요.
좋은 주말 되세요! 댓글 아니라 편지 같나요? 🙄

공쟝쟝 2021-04-10 17:54   좋아요 4 | URL
이런 편지 너무 좋와요. 저희들에게야 정희진샘이 메인스트림 이지만 ㅠㅠ 사실 그의 생각을 따라가기는 벅찬 것도 사실 이잖아요? 희진샘 글 이해하며 읽기 위해 제가 얼마나 열심히 읽어왔게여...(ㅠㅠㅠㅠㅠㅠ 이런 호된 짝사랑이 다있어) ㅠㅠ

공쟝쟝 2021-04-10 17:57   좋아요 4 | URL
그치만 연예인도 내 최애가 국민 스타되면 열정이 식듯, 언젠가 희진샘도 그럴날이 오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겠죠?? (영원히 그녀가 변방에 남아 나의 최애이길 바라는 못난 팬심) 무튼 아무 득 없는 읽기를 열렬히 하며 독후활동을 나누는 우리 같은 독자들도 세상에 필요하다!!! 알라딘 서재마을 만세!!! 단발님두 좋은 주말 되세요 😍

미미 2021-04-10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메두사의 웃음> 희진쌤 때문에 사셨다면 이번 책 읽을 때 주의 하세요! 숙제가 쏟아집니다. 책 검색하고 제목 적다가 시간 훌쩍ㅋㅋㅋㅋ(이러고 바로 ‘메두사의 웃음‘도 끼워넣는 나😅)

공쟝쟝 2021-04-10 18:00   좋아요 4 | URL
하하! 이에 관해서는 메두사의 웃음을 읽은 후 꼭 페이퍼를 남기도록 하겠읍니다. 저도 각오 단단히 했어요. (이미 정희진처럼 쓰기 1.2권 읽고 약 20만원 쓴 사람 ㅋㅋㅋ)

미미 2021-04-10 18:01   좋아요 3 | URL
오옷!!!!!👍👍👍👍

수이 2021-04-10 1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 언니_ 왜 이렇게 좋은 책만 사셨어요. 다 읽고 페이퍼, 리뷰 주루루루룩 올라오는 겁니다?!

공쟝쟝 2021-04-12 00:13   좋아요 0 | URL
어머니 이 언니_ 제가 좋은 책을 산 건 알고 있지만.. 리뷰 주루룩은 신내림이 오지 않고서야 불가능해 😩 쓰기의 정령님는 저에게 자주 오지 않으세요!

다락방 2021-04-10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님 응원합니다 독서! 쭉쭉 뻗어나가요! 찬란하게!!

공쟝쟝 2021-04-12 00:14   좋아요 0 | URL
아~ 찬란하고 벅참이여! 저만 너무 즐겨서 어쩌죠? 빨리 코로나 물러가라! 다락방님에게 핫요가 여러달 살이를 허락하라!!

붕붕툐툐 2021-04-11 0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읽고 싶은 열정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쟝쟝님의 읽기를 마구마구 응원합니다!!

공쟝쟝 2021-04-12 00:14   좋아요 0 | URL
어제는 열정이었는 데, 오늘은 살짝 책태기 왔다...? ㅋㅋㅋ
 

이 에세이 읽는 거 너무 벅차요. 널리 박제라도 하고 싶은 문장들 투성이야, 단호하고, 단단하고, 너무 맞는 말인데, 또 거기까지 닿기까지 얼마나 삶과 생각을 다져넣었을까 싶고. 하, 아무튼. 너무 선명해. 너무 좋아. 😭 새로미님 여기 당신의 필력 첫문장에서 흠칫하고 50페이지에서 그냥 무릎 꿇고만 독자가 대뜸 만세를 부릅니다. 만세만세!! 혼자만 읽을 수 없다!!



언젠가는 당하지 않을 만큼 강해져야지, 보호자가 자원을 통제해서 나를 학대하는 방법을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해야지, 내 돈으로 먹고 노는 인간들을 벌줘야지, 나에게 속죄하게 해야지, 내 몸을 상하게 해서 나온 자식들이 나에게 보상하게 만들어야지, 내 몸을 상하게 해서 나온 내 자식의 돈을 쓰는 여자에게도 벌을 줘야지, 돈을 받지 못한다면 두려움과 존경을 얻어내야지.. 누구도 이런 것들을 견디면서 제정신으로 오래 생존하지는 못한다. 정말 많은 정상가족이 서로에게 분노하고 복수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사랑은 분명 어디에나 있고 아주 강력하지만, 여자를 조금씩 돌게 만들면서 진군하는 가족의 삶은 더 이상 사랑만으로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캐낸, 놀라운 사랑의 힘에 대한 맹신은 대체 무엇인가. 에너지 총량이일정하다는 준엄한 물리 세계에서도, 물이 증발하면 대기 중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현대 세계에서도 여자의 사랑과 헌신은 당연히 자연발생하는 것으로여겨진다. - P57

나는 내 보기에 꼴 같지도 않은 아들 가진 벼슬을하려고 시동 거는 엄마 옆에 붙어 "그래 걔가 고집이 좀있더라" 운운하며 천년 묵은 시누이 노릇에 심취하느니 아들 모부가 모인 명절의 집구석에 아무도 못 들어오도록, 그래서 아무도 희생당하지 않도록 바퀴벌레 연막탄을 치리라고 맹세한 사람이었다.
제대로 풀릴 리 없는 싸움 끝에 방에 들어와 낯선밤을 뒤척이고 그 아침이 밝았다. 사람을 긁어놨으면좀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할 텐데 또 그새를 못 참고 동정을 살피거나 항복을 얻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의성격대로 아침부터 갑자기 깎은 사과 접시를 들고 노크도 없이 내 방에 쳐들어올 때 파국은 예견되어 있었다.
나는 사과를 먹기 싫었다. 이 사과가 너 괜찮지? 괜찮잖아. 괜찮다고 말해. 너에게 침묵을 고수할 정도의 권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어. 빨리 다 잊었다고 말해’를강요하기 위한 일종의 은유라는 것을 나는 질리도록 겪어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엄마가 맨질맨질하게 깎아온 사과 한 쪽을 끝내 - P36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4-07 06: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준 사람은 한껏 잘난척을 합니다! 😌

공쟝쟝 2021-04-07 08:24   좋아요 1 | URL
잘난척을 허하노라!!!!!!!!! 근데 진짜 ㅠㅠㅠㅠ 제 스타일일거 어케 아는 거죠??? 딱 보면 딱? 책 도사님 😭

다락방 2021-04-07 08:26   좋아요 1 | URL
그렇죠. 느낌이 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나는 이 책 딱히 좋은 것도 아니었어. 그럼에도 그러나 쟝님은 좋아할 것이다 라는 느낌이 뽝!!!!!!!!

다락방 2021-04-07 08:26   좋아요 1 | URL
천재다.....................

공쟝쟝 2021-04-07 08:42   좋아요 1 | URL
하~~~ 천재다... 알라딘이 심은 ai.. 여기 한 명 더 있었다...

공쟝쟝 2021-04-07 08:42   좋아요 1 | URL
편집장의 추천보다. 타율이 높을 지도?
 

책이란 본디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기 위해 읽는 것이라지만, 집 앞에 도서관이 문을 열었으니.. 자제하자라고 했다가, 빌려읽을 책과 사서 읽을 책은 분명히 달라!! (빌려 읽는 책은 완독하고 노트에 정리하고 사서 읽는 책은 읽다 말고 팽개쳐둔다... 모순)라고 합리화하며 오전이 가기전에 구매버튼 클릭해서 받은 2월의 택배상자. 어쩜, 세권 다 디자인이 너무 아름다워🥰

연휴 내내 처묵처묵하고 둔너있다가 출근 오랜만이라 임파워링 되고싶어(?) 아침에 #정희진 의 #페미니즘의도전 15주년 개정판을 들고 나왔다. 우와, 다시 읽는데 나 좀 감동먹쟈냐.예전엔 이책 2/3을 못알아 먹었는 데 이젠 좀 알겠고, 희진샘이 서문에서 언급하고 인용한 페미니스트 저자들 #패트리샤힐콜린스 와 #도나해러웨이 를 알고 있다..? 2년 여간의 페미니즘 벽돌책 읽기의 고생이 헛된게 아니다. 왜냐면 적어도 무슨 페미니스트가 뭔 말했는지는 대충알게 되었어. 아 나를 칭찬하자! 이건 칭찬 받아야 마땅해!!

그나저나 오늘도 역싀 갓희진샘. 제대로 아는 분의 글은 다르다 달라 캬🥺~ 인용된 부분들 다시 읽어도 느무 좋아서 저는 바로 검색 들어가셨고요, (서문은 2005년, 아마 희진샘은 원문으로 읽고 인용하셨겠지만) 요즘의 페미니즘 물결에 힘입어 반갑게도 저자들의 책들이 근 몇년 사이에 번역되어 곱게 포장되어 나와있는 거라...

2020/2/20에 나온 #상호교차성 2019/7/15 초판 1쇄 #해러웨이선언문 앗 정말 정말 K-페미니즘 감덩이야 흑흑😭😭 더 많이 사서 더 출판을 시켜야해!! 내가 이러니 안 사고 배겨?😩 명분 만들었고 넘넘 사고싶어 드릉드릉하다가 오전에 땡투박고 당일 배송시켰더니 퇴근하자마자 딱 문앞에... 아 월요일의 시름이 다 잊혀지누나...

참, 눈여겨보는 #유유출판사 #말들시리즈 가 또 나왔다. 난 읽기의 말들과 쓰기의 말들을 갖고 있는 데, 사실 다른 말들은 좀 기대에 못 미쳤고... 이번에는 애정하는 #북튜버 #김겨울 님께서 무려 #책의말들 을 썼다고 해서 응원의 팬심을 발휘,소장용으로다가 함께 구매!! 하아! 알차, 알차다!!!! 다 읽기 위해 빨리 퇴사하고 싶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02-15 23: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갓희진 동감!! 빌려야 하는 책과 사야 하는 책이 다르다는 것도 공감!!🐰

공쟝쟝 2021-02-16 19:00   좋아요 1 | URL
하지만 산 책에는 소홀해지는 아이러니 🥲

미미 2021-02-15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희진쌤 글 넘나 좋아요! 양장 사두었음요ㅋ. 다른 책들 믿고 담아갑니당^^♡

공쟝쟝 2021-02-16 19:01   좋아요 2 | URL
크흐흐 아직 안읽었지만 두구두구 읽어가고 싶은 책들입니다 (뿌듯)

단발머리 2021-02-16 0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문장, 한 문장이 정말 주옥 같습니다. 저도 15주년 개정판 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시작 못했지만요. 정희진 마니아 빼앗길까 걱정되는 마음에 ㅋㅋㅋㅋㅋㅋ 나도 좀 달려볼까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쟝쟝님, 굿모닝!!!

해러웨이 선언문 진짜 전복적 사고의 결정판이에여. 난 끝까지 못 읽었어요. 다 읽고 쟝쟝님이 말해줘요! 🥰

다락방 2021-02-16 08:48   좋아요 3 | URL
저 해러웨이 선언문 안샀는데.. .사야 돼요? (그렁그렁)

단발머리 2021-02-16 08:51   좋아요 3 | URL
전 읽기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는데... 정희진쌤 애정 작가시고 해러웨이라는 이름 자체가 페미니즘 최전선 아니겠습니까. 사 두고 나중에 읽을것인가, 사자마자 읽을 것인가의 결정이 남아있겠죠^^

공쟝쟝 2021-02-16 19:0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어디서 봣는지 희진샘이 질루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러웨이가 ㅋㅋ 전 사이보그 나오는 영화 좋아해서도 너무 궁금하구 반려동물도 주제라기에 잔뜩 기대중입니다 ^.^
단발님, 제가 정희진 마니아가 한번 되어보렵니다!! 기다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 3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