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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최근에 알게된 지인들과 짧지는 않은 대화를 나눴다. 속상한 일이 있어하길래 달래주고 싶었는 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누군가를 평가하는 말을 하고 말았다. 내 의도와는 상관 없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타인을 얕잡아본다는 인상을 줄 수있는 말.

“그분은 사회성이 좀 부족하신 것 같던데요.”

지인들이 너무 돌직구라고 했는데, (돌직구라는 말 자체가 동의한다는 뜻이 아닌가요. 음..) 그 말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고 첨언했지만 나의 의도대로 전달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넌 꽤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보였는 데 그렇게 느끼는 지 몰랐다는 뉘앙스의 말이 돌아왔으니까.

사회성 부족하단 말은 칭찬은 아니지만 깎아내리는 발언도 아니었는데... 그냥 정말 건조하게, 물 흐르듯 사람들 사이에서 잘 섞이는 타입이 아니라는 뜻이었는 데...ㅜ_ㅜ 쩝.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었군요. 발언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절주절 설명하자니 나의 사람보는 방식까지 그분들이 알필요는 없을 듯 하여 덧붙이진 않았다.

다만, 여기에라도 항변(ㅋㅋ)하고 싶어 글을 적어보는 중이다.

사람이 많은 그룹안에서 (그 모임이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친구(혹은 유난히 겉도는 사람)를 챙기고 섬세하게 배려하는 것은 사실 피곤한 일이다. 내게 그건 그냥 ‘피곤’할 따름이지 그게 또 괴로운 종류의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괴로운 일은 배려가 없을 때 발생한다.)

솔직히 일대일의 관계에서 그런 류(한꺼번에 묶어서 분류하기는 싫지만 글을 쓰기 위해 임의로)의 사람들은 해롭지 않다. 오히려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그 사람에게 집중하기 위해 나 자신을 조절하는 기분. 조심스러워 지는 느낌. 머뭇거림. 보이지 않는 선을 더듬어 찾아가는 듯한. 어느 지점에서의 균형. 적으면서 명확해 진다. 나는 그런 류의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조율하는 감각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그렇대도 나에게 ‘사회성 부족’ 이라는 말은 나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의미가 아니다. 나 자신의 타고난 사회성이 그렇게 좋지 않기도 하고. (이게 본질...ㅋㅋㅋ)

반대로 난 사회성 높은 사람이 싫다. 사회성 좋은 사람,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 매력 자본을 듬뿍 가진 사람, 평판과 인기관리 잘하는 사람, 그러니까 어디다 내놔도 번듯하고 멀쩡한 사람............
싫다.
으.
별로다.ㅋㅋㅋㅋㅋㅋㅋ
왜냐고?
별로니까...ㅋㅋ
진짜..

사회성이 좋다는 것이 무엇인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사회에 잘 적응 했다는 뜻 아닌가? 그게 칭찬인가? 물론 어렸을 때는 그게 칭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뒤집어 바라보면 그거 실은 칭찬 아니잖아. ‘사회’야 말로. 썩었으니까. 거기서 적응을? 매우 잘? 별로인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 그거 별로라는 뜻 아닌가? 사회성 떨어진다는 말보다 욕같은 데 ㅋㅋㅋ

주류, 핵인싸, 평판 좋은 사람.
그러고 보면 항상 사회성 좋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았고 때로는 착취당했다. 잘 쓰이고 팽당하거나, 내 부적응이 드러났을 때 은근히 배제 당하기도 했던 듯. 어느 순간 그런 범주로 묶이는 사람들을 선망하지 않게 되었다. 이젠 핵인싸의 냄새가 나는 사람들 곁은 피하고 본다. 가까이에 핵인싸를 두는 경험... 인싸의 인싸가 된다는 건 무지 기빨리는 일이라는 걸 안다. 사회성 좋은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무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리하면 자기 자신이 병나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 드물게 아주아주우 나기를 핵인싸여서 훌륭한 사람도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현생에서 아직까지 난 만나본적 없음.

난 부족한 사회성을 열심히 연마해 왔다... 정말 노력 많이했지. (먼산을 바라보며 눈물 삼키는 중.) 그래도 잘하지는 못했다. 적당히 섞이는 것은 어떻게 저떻게 클리어했는 데, ‘핵’인싸는 어려웠다. 어떤 그룹 안에서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고 싶어 노력할 때의 내 모습..... 싫었다. 자아가 분리되는 느낌. 내 속의 많은 나들 중에 어떤 모습의 나는 계속 배제하고 왕따시키는 것 같았다. 자아 분열보다는 결핍된 자아로 살자! 번듯하고, 멀쩡하고, 사람 좋고 평판 좋은 ‘여러모로 훌륭한 사람’되기는 이번 생에서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이 너무 멀쩡하면 의심부터 한다. ㅋㅋㅋㅋㅋ

인정한다. 열등감일 수도 있다는 거!!
그래서 더 공식이 강화된다.
너무 멀쩡한 사람 =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 = 나에게'는' 안 좋은 사람

사회성 너무 좋은 사람 보단 굳이 사회생활 못해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 좋다.
그렇다고 안 번듯 하고, 안 멀쩡하고, 이상하고, 아예 못 섞이는 사람이 좋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음...

섞인 듯 못 섞이는 사람, 못 섞이는 듯 어느 새 섞여있는 사람, 멀쩡해 보였는 데 안 멀쩡한 사람이 좋다. 안 멀쩡해보였는 데 의외로 멀쩡한 구석이 있는 사람도 좋다. 또 이렇게 적고 보니 첫눈에 판단하기 보다는 모든 게 시간을 들여야 알 수 있는 특성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멀쩡한 척 살아가기 위해 ‘일단은 숨긴’ 과잉 혹은 결핍을 들켰을 때,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좋은 것 같다.
즉 용감한 사람이 좋다.

어떤 이가 가진 용감함은 바로 알아채기 어려운 종류의 성질 중의 하나다. 내가 만났던 용감한 사람. 그들은 대체로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난 뒤에서야, 어떤 뒷모습의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더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데...ㅋㅋ
쓰는 동안 밤이 깊어져서 자야하므로 성급히 결론을 내려보자..

좋아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

스쳐간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하나로 묶을 수 없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 이었는데, ‘사회생활 잘’하는 ’사회성 높은’ 부류의 사람들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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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0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쟝쟝 2019-07-03 13:48   좋아요 1 | URL
소위 사회생활 잘한다는 사람들은 ... 결국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점점 들어요 ㅎㅎㅎ
 

엊그제 읽은 단편소설 집 속 엄마는 세상이 가하는 거대한 고통에 당해 그것을 술로 풀고 아들에게 폭력으로 푼다. 고통은 전염된다. 어린 소년은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 뒤틀린다. 망가진다. 어쩌면 너무 단순한 고통의 순환. 폭력의 연결. 소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도가 달라 희미하게 느껴질 뿐.

기실 우린 모두 그렇지 않은가. 나의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폭력을 짜증과 화로 신경질로 - 가깝거나 약한 이에게 행사하면서, 이해해줘 오늘 내가 바깥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어.



사랑스런 나의 매기는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을 튕겨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저 고통에 ‘당’하지도 않는다. 그 고통의 절대량이 적어서는 결코 아닐 거다. (객관적으로 재혼한 남편의 전아이들 까지 케어하며 그를 먹여살리고 자기 아이도 키우며 일까지 하는 인생이 어떻게 사연없고 괴로움 없다고 할 수 있겠나..😱)

자책과 원망은 적당히. 휘적휘적 씩씩한 걸음걸이로.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딸려 오는 것들까지 책임지기. 그가 설령 남편의 전 부인이라도 공정하게 바라보고 존경할 부분은 존경하기.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않고 삶이 자아내는 문제로 대하며 가능한 선에서 더 망가지지 않기위해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

쉬운 방식으로 누군가를 탓하며 감정을 해소해 버리거나 (일시적으로 해소해 버리면 문제를 근본적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린 아이들에게 (자기의 화를 근거로) 분풀이 하지 않는 것도 그녀의 특징.

*

나는 고통과 힘든 것들이 보였는 데, 그녀는 삶을 보는 것 같았다. 고통을 튕겨내거나 고통에 당하는게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담담히 받아들인 삶에서의 고통이란 조심조심 풀어볼 수 있는 문제로도 대할 수 있구나. (계획대로 풀리지는 않겠지만)

그러던 그녀가 “내가 나로 사는 게 지긋지긋해요”라며 흘리듯 슬쩍 자기를 이야기했을 때, 너무 알 것 같고 너무 이해가 되서 서글펐다. 그럼에도 지긋지긋해 할 정도로 자신을 살아보려 애쓰는 매기에게 반하고 말았다.

‘자기 중심을 지닌 오지라퍼’라는 인종은 아직 지구에 존재하는 가? (당하기만 하는 오지라퍼와 통제욕구를 감춘 오지라퍼만 있는 줄 알았는 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화에는 존재한다. 이런 영화는 살아가는 데 힘을 준다. 고통에 잡아 먹힌 소설 속 개인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자기 개발서 속의 나도, 도식화되고 분류된 교양서 속의 그들 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고 때때로 춤을 추는 매기를 만나서 다행이다. 고통들을 마구마구 반사해 주고 싶은 어떤 날, 나는 그녀를 떠올리며 척척 걷고 춤 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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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보통 2019-05-25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기스플랜 최애

쟝쟝 2019-05-25 12:41   좋아요 0 | URL
나도 넘나 최애
 


주말 기념 모처럼의 노트정리. 세어보니 총 10권의 노트를 동시에(!) 쓰고 있었다. 
왜 이렇게 노트가 많아진 거지?
몇 년 전까지는 문구점에서 파는 3천원 짜리 양지노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적었다. 스케줄, 계획, 공부, 메모, 이따금 가끔 쓰는 일기까지도. 실용적인게 좋았다. 서른 이후부터 였나.. 좀 좋은 것을 사볼까? 하다가 만원 내외 하는 가죽재질의 노트들을 사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노트의 카테고리가 세분화 되는 거다.

_

기형도 필사노트가 생기면서 ‘시 분야’의 노트도 생겨버렸다. 
드디어 동시에 쓰고 있는 노트 10권 달성! (두둥) 주제별 분야별로 저마다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대표사연을 소개하자면 맨 아래부터 대략

*기형도 시집에 딸려온 필사노트 : 가 생겼으니 앞으로는 이 노트에 좋아하는 시들을 필사해 볼 생각이다. 첫번 째로 적을 시를 뭘로 할까 하다가 역시 ‘질투는 나의 힘’(은 내 인생의 모토 아니겠는가)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한숨을 쉰다. 두번째는 허은실 시인의 ‘이마’로 할까 싶다. 본인은 이처럼 양가적이다.

*앨리스 노트 : 소설 읽다가 좋아하는 구절 필사 + 왜 그 부분이 좋은지 간단하게 정리 해둠. 보자 (뒤적뒤적) 첫번째 구절이다. “전에 나는 거짓말 하는 남자들을 경멸했어.” ㅋㅋㅋㅋㅋ 아... 나여, 나여, 나여!!!

*책 읽는 마음노트 : 친구에게 선물 받은 독서록 컨셉의 양장 노트. 140권 책 목록이 들어가고 간략한 감상들을 적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올해는 이 노트를 꽉 채워보자 마음 먹었는 데, 이런! 잘쓰고 싶어했더니 안쓰고 말았네? (난 역시 뭔가 잘하고 싶은 마음을 먹으면 안된다..) 방금 깨달았다. 정말로 올해 안에 다쓰려면 한달에 열다섯권씩은 완독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것을... 잘 쓰는거 포기하고 일단 써야겠다. 하하.

*가운데 두꺼운 재생지 노트 : 17년 초봄에 구매한 것으로 500페이지 넘을 것 같은데 거의 다써간다. 고통노트(라고 쓰고 이불킥 노트라고 읽는다).
3년 전부터 괴로울 때 마다 썼다. 거의 배설이었다. 이 두꺼운 노트에 글을 휘갈기면, 아픔이 덜어지진 않았지만 상처가 정확해졌다. 신형철님은 정확한 사랑을 위해 쓰신다는 데, 난 정확한 고통을 위해 적었다. 아무리 많이 아파도 온몸이 다 아픈 건 아니었다. 이걸 쓰면서 고통의 원인이 되는 환부를 정확히 들여다 보는 노력을 해온 것 같다. 고통을 분해하면서 겨우겨우 고통에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아파서 부어서 비대해진 나에게서 조금씩 빠져 나왔다.
이 왕노트는 다시 읽어본 적 거의 없었는 데, 방금 쓰윽 훑어보니 인생어렵다는 이야기 30% 남욕 30% 돈걱정 30% 그리고 진짜 ‘욕설’이 10%네?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다 쓰고 불태우잨ㅋㅋㅋ

*분홍 다이어리 : 평소에 가방에 넣고 다니는 2019년 다이어리. 예쁘다.. 홉스가 이빨로 줄만 안 끊어놨다면 더 완벽했을 텐데... 올핸 그림좀 그려보려고 무지로 샀는 데 그림 한장도 못그렸고, 값을 돈/받을 돈/쓸 돈 그리고 지키지 못할 저축계획 등등 재무재표만 가득함.... 아앀ㅋㅋ 의미없엌ㅋㅋㅋ 이것도 불태우자.....ㅋㅋㅋㅋ

*심리학 공부 노트 : 재작년에 한참 심리학이랑 정신분석 꽂혔을 때 함께 모임하던 친구들이랑 공부하면서 개념정리하려고 산 건데, 페미니즘으로 관심사 바뀐 이후 어쩐지 프로이트 미워져서(ㅋㅋㅋ) 당분간 그에 대한 내 화가 풀리기 전까지는 공부 안할 것 같다. 응?? 내가 마지막으로 노트한 문장은 이러하다. “고통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거다. 왜 견딘거냐, 무엇을 이루려고????” 이 진리를 서른하나에 겨우 깨달았다.

*가장 많이 쓰는 노트(?):는 맨 위의 A4 이면지다. 보통은 필사/메모/책정리 다 그냥 저기에 하고 분리수거한다. 🙃 어린시절 할아버지께 더러움 정도별로 사용할 수 있는 휴지 칸수를 교육받아 실천해온 저로 말하자면 학창시절 A4용지가 너무 아까워 다단 8개, 폰트 4로 팬픽을 뽑아 읽었으며, 그때 버릇 개 못주고 대학시절에도 모든 프린트는 네쪽 모아찍기 양면으로.. 그리하여 a4 한 면에만 10pt로 써진 글은 지금도 읽기 어색해하며.... 때문에 사무실 등에서 버려진 이면지를 주워와 다시쓰는 지지리 궁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이글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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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10권의 노트가 사치 같아 보일 수 있겠지만 정말 좋아서 잊고 싶지 않은 부분들만 비싼 노트들에 적는단 이야기. 노트는 끝까지 쓴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진짜 좋아하는 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있다’는 요지의 이야길 나눴는데, 난 쓰는 걸 정말 좋아했나 보다. 사실 서른 살 전까지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좀 오글거리고, 사치같고, 자의식 과잉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좋아하니까 참지 못해서 썼다. 쓰고 지우고, 쓰고 버리고, 쓰고 삭제하고는 했다. 글은 남으니까. 남아서 나와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도 있으니까... ‘쓰면 안돼, 쓰지 말자!’라고 마음 먹으면서도 누군가의 글을 읽고 또 내 글을 쓰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마다 너무 자의식 과잉인 건 아닌가 자기검열을 했다. 무언가를 쓰지 않고 못배기는 나를 미워했다.

요즘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글쓰는 내가 좋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다. 스마트폰으로 sns용 글들을 적을 때도 좋지만, 공들여 고른 좋은 양장 노트에 날카롭게 깎은 연필이나 촉이 얇은 펜으로 서걱서걱 좋은 문장을 베껴쓰고, 그 구석에 내 느낌을 적는 기분은 행복이다. 노트에 쓰는 글들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내가 지금을 기억하기 위해 적는 것들이라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고.

이렇게 보니 서른 이후부터 적기 시작한 열권이 넘어가는 비싼 노트들은 서른 이전에는 없었던 ‘자기애’의 흔적 같다. 그렇다. 자기애가 생긴지 이제 겨우 만 3년이라는 소리다. 내가 나를 인식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한 일일 테지만, 그것을 모르고 매우 어려워하는 나같은 종류의 인간도 있다. ㅎㅎㅎㅎ 

_

남은 날들은 좋아하는 것들을 더 실컷하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나를 더 많이 좋아하고 싶다. 아직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보통 나는 무언가를 쓸 때 가장 강렬하게 내 존재를 느끼는 편이고 지금은 ‘나는 있다’는 감각 자체가 중요해서 당분간은 계속 쓸 것이다.

행복이 아니라 고통 노트가 모든 노트의 시작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 고통을 통해서야 겨우 나를 인식했다니 아픔이 새삼스럽다. 신기한 일이다.

상처와 더불어 행복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연마해야겠다. 열권의 노트에 아직 “행복노트”는 없다. 그래도 요즘은 #나의행복포인트 라는 태그로 인스타에 종종 짧은 글을 적는다. 행복은 아주 순간적으로 다가왔다 휘발되기 때문에, 남겨두지 않으면 기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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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04-21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말대로 행복은 순간 찾아오다 보니 저같은 경우엔 기억을 못할 때가 많아서 아쉬울 때가 있었거든요.
‘아 언제가 행복했더라...˝라고요.
저도 언젠가(응?) 한번 해봐야겠어요.

사실 뭔가 기록한다는 거 학교다닐때 노트에 쓴거 빼곤 어릴때 만화그린다고 끄쩍일때? 그정도였네요..
그나마 하는거라곤 독서기록 어플로 내가 읽었던 책 별점매기고 정리하고 한달에 얼마 일년에 얼마 읽었다 이런거 기록해두니 한번씩 보면서 재밌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이런게 기록의 재미일까요? 그래서 어플에 기록을 하기위해서라도 (많이는 읽지 않지만.;;)책을 손에 못 놓는 이유중에 하나지요.^^

쟝쟝 2019-04-21 17:44   좋아요 1 | URL
^_^ 그 나만 아는 뿌듯함! 이 계속해서 읽고 쓰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덧붙여 글과 책으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행복 포인트 인 것 같아요 :) ㅎ 겟타님의 댓글은 행복!

블랙겟타 2019-04-21 17:52   좋아요 1 | URL
(๑•̀ᴗ-)

AgalmA 2019-04-28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로잉 노트 굿즈로 나오면 안 살 수가 없더라고요ㅜㅜ

쟝쟝 2019-04-30 01:25   좋아요 1 | URL
아..... 저두... 좋아하는 책들과 함께나온 양장본 굿즈 노트들 몇개 샀어요.. ㅡㅜ 노트와 책 한정 지름신...

제발제발 2019-05-19 0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운데 두꺼운 재생지 노트 어디서 사셨나요? 어디서 구하셨나요..? ㅠㅠ 저노트 꼭 사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쟝쟝 2019-05-19 10:44   좋아요 0 | URL
광화문 교보문고 할인 노트 무더기 속에서 샀던 걸루 기억해요

쟝쟝 2019-05-19 10:46   좋아요 0 | URL
윽 바코드 사진 찍엇는데ㅜ안올려지네요 아트박스고 6500원 3-006003 이라고 무른 넘버가 적혀잇어요 ㅎㅎ

제발제발 2019-05-1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앗..감사합니다 교보쪽에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오버 더 펜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오다기리 죠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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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로 나오는 역할도 그렇고 아오이유우는 더욱 그렇고 오다기리조도 마찬가지.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겠으나 설명은 없는 채로 각자 뒤틀려 있는 인물들. 보는 내내 조금씩 불안했지만, 그 불안의 기류를 타고 이야기가 이어진다.

화낼 구실을 찾아 화를 폭발시키는 사람들. 그리고 어떤 역할을 연기하느라 자기의 진심이 뭔지도 모르는 허세꾼들(일본도 사회생활은 그렇게 하는 건가보다 쩝..). 일본 안의 다종다양한 혐오들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나오는 사람들이 다 별로고 아오이유우는 제일 별로다. 자기연민에 빠진 관종. 눈치를 보긴 하는 데, 자기 마음대로 눈치보는 사람.
근데 예쁨. 미워할 수는 없음. 그래도 친해지면 속이 시끄러움. 이런 캐릭터는 솔직히 여남 상관 없이 에지간한 멘탈 아니고는 감당하기 힘든 스타일 임을 알아서, 영화 중반이 넘도록 계속 외쳤지. 오다기리조 도망쳐. 그녀에게서 벗어나!! 하지만 사랑은 이성과 의지의 영역이 아니므로 둘은 잘 됩니다. (스포인가? 하지만 포스터만 딱봐도 둘이 연애하는 영화...)

모두가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는 유명 싯구처럼.
병든 사회에서 아프지 않은 사람이 더 병들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차라리 대놓고 아파보이는 모리나 유우가 더 나아보였고, 잘 적응한 척 괜찮은 척 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여혐을 한다)이 더 이상해보였다. 그렇지만 역시 대놓고 아픈 사람들을 사랑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 그 장한 일을 오다기리조는 하려고 하였으니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 역시 사랑! 은 농담이고. 그래도 살아야 하는 거니까. 독야청청 평생 혼자 지낼 수는 없는 거니까.

산다는 것은 깨끗하게 새로 리셋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먼지를 덕지덕지 묻힌채로 병든 누군가를 끌어 안는 일인 것 같다. 끌어안을 수 있다면(강조!) 말이다. 무물론~!!! 안지 않아도 된다. 좀 외롭겠지만. 외로운 게 싫어서 꼭 함께해야 한다면 더럽거나 아픈 것은 감안해야 할 듯..... (내 인류애 너무 암흑인거??)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도 누군가를 상처준 것 같다는 오다기리조의 연기가 버쩍 가슴에 남는다. (유우 말대로 다시 생각해보길 바람. 열심히 산사람일 수록 상처줌.. 좀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만 여주인공 말 다 맞음ㅋㅋ)
열심히 사느라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또 열심히산 곁들 때문에 지극히 상처 입은 나는
별 수 없다.
오다기리조 처럼 눈물을 흘리고
유혹의 타조춤? 백조춤을 춰야겠다.
오밤 중에 아오이유우처럼 백조댄스를 추고 잠들면
꿈 속에서 오다기리조가 뿅 나타나서 자전거를 태워주리라.
그리고 나는 말할거야.

당신은 왜 이렇게 잘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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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3-12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포스터에 나온 ‘이토록 이런 텅빈 나라도, 사랑해줄래요‘라는 문장 하나에 반해서 극장에서 봤는데요.
음음..... 정말 텅빈 사람들이 나오더군요. --;;;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그나마 영화관을 박차고 나가지 않고 끝까지 앉아있었네요. ^^;;

쟝쟝 2019-03-14 12:53   좋아요 1 | URL
아 ㅋㅋ 그런 문장이 포스터에 있었군요. 저는 두 배우 비주얼만 상상하였다가 생각보다 어두워서 놀랐어요. 중간 부분에 한버 끌 뻔 했지만 보다보니 인물들에 애정이 가더라구여 ^.^
 



설 이후 부터 식습관을 좀 바꿔 보고자..
적게 먹으면서 과일+야채 먹고,
뭐 안사먹고 집밥 열심히 해먹었다.
_
어제부터 머리가 너무 아파서
(당중독 때문인가?) 초콜렛을 먹었다 -> 아픔
(카페인이 부족해서?) 커피를 내렸다 -> 두잔 먹었는 데도 아픔.
_
설마....설마 하면서 (특단의 조치로)
면과 술을 함께 투입 -> 두통 씻은 듯 사라짐
😥😥😥
아... 내 몸아.... 나 자신이 널 이렇게 길들였구나..
미안해... ......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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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2-1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이 딱 맞아서.... 그래서 두통이 나은것 아닐까요? ㅎㅎㅎㅎ

쟝쟝 2019-02-12 21:17   좋아요 0 | URL
컵라면 맥주는 정말.... 🤓

단발머리 2019-02-12 21:18   좋아요 1 | URL
환상의 짝꿍^^

딸기홀릭 2019-02-12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ㅍㅎㅎㅎ
웃어도 되죠?

쟝쟝 2019-02-13 00:1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제가 웃겨서 쓴 글입니닼ㅋㅋㅋ

julie720919 2019-02-12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부터 대머리 될것처럼 머리가 빠져대서 빵 믹스커피 과자 안먹었는데 그저께 미칠것 같아서 몽숼 통통 6개 먹었어요ㅠㅠ

쟝쟝 2019-02-13 00:20   좋아요 0 | URL
몽쉘.....하아...냉동실에 얼렸다 살짝 녹여서...🤣🤣
다음 달엔 꾹 참구 세개만 드세요..ㅋㅋ

syo 2019-02-13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아이 표정은 언제 봐도 그 심오함이...
으이그 니가 그렇지 인간이여- 혹은 내는 안 볼란다- 이런 표정이 아닌지요😣

쟝쟝 2019-02-13 14:43   좋아요 0 | URL
저희 고양이 맘속에 들어왔다 나가신 것.! 이 아이는 표정이 좋죠?ㅋ 성격도 아주 사랑스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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