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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모른다. 그 시절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일들이 아주 천천히 스며들어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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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들을 아직 해석할 능력이 없던 나날들. 이미 벌어지고 있는 데도 현실감이 없었던 남의 기억같은 기억들. 아팠는 데 이게 아픈게 맞는지 누구에게라도 물어보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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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한 기억은 없는데, 몸에는 그 시절의 감정들이 안 빠진채로 남아 있었나보다. 이 섬세한 영화가 가져다주는 어떤 분위기로 인해, 깊은 수영장에 멋도 모르게 빠져 텀벙대며 코로 귀로 물을 먹는 사람처럼 엄청 다양한 감정들이 마구마구 밀려들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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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이론이, 경험이, 언어가, 관계가, 그러니까 이게 무슨일인지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꽤나 쌓였는 데도 여전히 나는 삶에 당한다. 나는 이렇게나 자랐는 데도, 세상 똑똑한 척은 다하는 데도,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현실은 불가해하다. 이해하려 하면 할 수록 이해할 수 없음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어떤 일은 청맹과니처럼 멍하게 지나가게 두다가 잠깐 울 것 같은 순간이 오면 아, 왜 이러지? 돌아보고 겨우 수습하거나 어쩔 수 없이 해석해 보거나. 이것도 살려고 노력하다보니 어찌어찌 생겨난 삶의 기술일 뿐, 대체적으로는 해석이 되지도 않거니와 이해해낸 것 같다 하더라도 후련한 건 아니다. 그래도 사건에 말과 글을 입히고 나면, 그 순간 만큼은 견딜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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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를 보면서 20년 전, 소녀시절의 무력감이 많이 생각났다. 함께 영화를 본 동생은 그때 너무 힘들었다고 지금이 더 낫긴 한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은 지금 대로 또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했다. 나 역시, 실감한다. 내가 커진 만큼 세상도 무거워졌다는 걸. 2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기억할 때도 오늘 처럼 슬퍼서 눈물이 나면 어떡하지? 아 인생은 원래 이렇게 슬픈건가요, 아니면 내가 우울증인가요...쿨쩍😿왤케 만날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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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관계가 무너지고, 어느 날은 다리가 무너지고, 이게 대체 무슨일이야 그럼에도 계속 견디고 사랑하려는 은희를 꼭 안아주고 싶었고, 영지샘 손도 꼭 잡아주고 싶었다. 적고보니 내가 나한테 해주고 싶은 거란걸 알겠다. 무기력한 소녀였던 나를 안아 일으켜주고 싶고, 잃어가면서도 남은게 많아 방향몰라하는 지금 나의 무력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싶다. 위로와 안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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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0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10-10 21:06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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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꿈이 있다면 ‘선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던 또래의 누군가를 만난 적이 있다. 어머, 혹시 bts의 아미세요? 라고 놀리듯 맞장구 쳤지만 그 진심을 담은 이쁜 말이 마음에 남았나보다.
영향력, 그리고 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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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구체적으로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바지런히 글을 읽고 또 쓰고, 어떤 이야기는 공개된 이런 곳(?)에 올리는 것을 보면 어쨌든 혼잣말만 계속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논쟁적인 부분은 피하고 싶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 - 요즘은 취향, 이라던가 취미, 라던가 일상- 물론 이러한 것들 역시 매우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누군가에 닿는 그부분이 어딘가를 찌르는 그부분이, 가벼운 류의 사색을 불러일으키거나 감응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다. 영향. 그러나 ‘력’의 형태는 아니었음 좋겠다. 영향은 있되 힘은 없었으면. 그저 흘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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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믿지 않는다. (물론 나는 칸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선’하다는 건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삶의 대부분기간동안 나는 선하다고 스스로를 포지셔닝해왔다. 누군가 못된 짓을 해도 그의 의도는 그렇지 않을거라 좋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따져보니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고약하게 굴었다면 그건 의도가 선하다는 강한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어떤 행위를 추동하는 강한 명분, 그 힘. ‘선’은 쉽게 왜곡되고 이용된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안타깝게도 많은 부정의는 자신이 ‘선’하다고 믿는 이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현대의 법이 의도가 아니라 행위만을 처벌하고 심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음, 무엇이 선한가를 논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행위의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선한 의도’를 변명삼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다짐을 한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는 말, 맘껏 미워하지도 못하게 하는 그런 거,, 비겁하잖아. 물론 누군가의 ‘선함’을 배배 꼬아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건 제쳐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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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에게 #선한 영향력 이란 게 있다면 그건 ‘선’에 대한 조심스러움 인 것 같고 아주 ‘최소한’의 영향(력)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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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다... 오늘 집에가면서 마시라고 동료에게서 4캔 만원 맥주 중 1캔을 받았는 데, 그게 그렇게 선한 영향력인 것 같은 거다.... 그리고, 만원버스에서 들고 있는 가방 이리달라는 아주머니의 세상 감사한 오지랖.. 뭐, 요런 아주 미미하고 작은 일상의 배려심... 이것이 선한 영향력이 아니면 무어란 말인가... !!! 덕분에 선한 의도 따위 훗- 하던 내가 문득 선해져버리고 싶어져버렸다는 것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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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9-10-05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한 영향력.. 이란 말이 왜 이리 뭉클하죠?
언젠가 중학생 조카에게 이모는 너가 공부를 잘 하는 사람보다 ‘선한 영향력‘ 을 지닌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저의 꿈도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였습니다

공쟝쟝 2019-10-07 19:25   좋아요 1 | URL
뉘집 조카인지 선한 영향력을 듬뿍 받고 그렇게 자라겠네요🤗🤗 저도 무심코 지나쳤던 말인데 마음에 자꾸 밟혀서 글을 써 보았어요! 나와,,님의 꿈⭐️은 이루어집니다! 이미 이루시고 계신 걸 지도요? ㅎㅎ
 


삐—— 머릿 속이, 아니 몸에서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야, 그거 아냐! 하고.
살다보니 나에게 뭐가 맞는지 아는 것보다 뭐가 안맞는 지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안맞는 것에 맞추려 할 때 내 몸에서 어떤 반응이 오는 지도.

몸은 머리보다 똑똑해서, 지금 상황이 위험상황인지 아주 여러 방식으로 알려준다. 내 경우는 명치에 힘을 꽉 주고 있어서 위라든가 십이지장이라든가 쓸개라든가 그런 부분이 딱딱해지는 느낌이랄까. (그것을 인식한 게 삼년 전이었다.)

여튼 3년 전부터ㅡ 이건 이렇게 피하고 저건 저렇게 튕겨내면서, 고난의 가시밭길을 요리조리 참 잘안밟아보려 세심하게 꼿발 디디며 지내보았다. 이른바 안전지향형 선택이랄까. 근데 아니, 내인생은 가시밭이 아니라 지뢰밭인가봄. 피해도 피해야 할 심각한 것들이 너무 많아. 가시면 아프고 말것을... 안피했다간 최소 이번 생은 망한 각ㅋㅋㅋ (이미 망해서 더 망할 수 엄따!!)

이렇게 아닌 걸 걸러내며 살았는 데도 아직도 거를 것이 많은 걸 보면, 참 오랜기간 면역력도 경계선도 없이 살아왔구나 싶고, 또 한편으로는 이 거르는 것을 통해 나라는 인간이 이제서야 조금씩 구성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에게는) 온갖 별로인 말과 태도와 행동과 인간과 관계와 사상과 느낌과 상황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뚝딱뚝딱 말뚝을 박는다. 거기는 넘어오지마. 넘어오면 물어버린다! 우왕~!! 😬 어렵사리 친 울타리가 단단해 질때 쯤엔 피하는 선택 말고 취하는 선택도 할 수 있으리라.

내 쪽에서 먼저 이건 아니다 싶어 선을 그어 밀어내면서, 그것이 나를 보호하는 것임에도 내가 너무 예민한가 혹시 그들을 너무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 영영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참 많이도 의심했더랬다.

그런데 거르고 걸러도 걸러낼거 투성이인거 보면. 아무리 걸러도 나는 적당히 적응하고 있으며, 어떤 불순물들은 정도와 독성에 따라서 이롭기도 한듯. 이건 아니구나 깨달을 수 있어 참 좋은 경험. 여튼, 덕분에 오늘도 또 배웠다. 음, 그건 정말 안일한 생각이었구나. 큰 일날뻔... 아, 역시 인생은 정반합이여 ㅎㅎ

최악을 피하는 선택, 차악을 걸러내는 선택, 언젠가 선택하라는 강요자체를 간파하는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기 위해 오늘도 나는 유심히 들여다 보며 일단 거른다. 이건 아니고요.
명치에 힘이 스르르 풀린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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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가 그랬다더라. 오늘의 아메리카노를 미루지 말라고. 지금 당장 여기서 소소하게 행복해지기를 멈추지 말자고.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행복이란 실체가 희미한 멀리있는 무지개같은 것이었다. 잡을 수 없는, 달려가면 좀 멀어져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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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여름이었다. 오늘처럼 더운 날이었고, 신고 있던 슬립온 아래에서 끓고 있는 아스팔트가 느껴질 정도였다. 내일 만나야 하는 사람, 오늘 정리해야하는 일들 때문에 언제나 머리가 산란했었다. 너무 더워서, 너무 지쳐서, 대중교통 안에서 부대끼는 사람들이 너무 지겨워서 할 수 만 있다면 내 몸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겨우 버스에서 내렸는데, 발바닥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뜨거운 땅의 감촉에 화들짝 놀랐었다. 갑자기 삶이 확 끼쳐오는 것 같았다. 10초 전까지 내 몸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안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아, 이건가? 살아있다는 거. 상황이 아니라 순간을, 지금의 기온을, 습도를, 여타의 감각들을 느끼는 것과 같은 건가?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여기, 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머리를 굴리는 것이나 체험으로 겪어내는 것과는 또 다른. 몸의 감각을 여는 것. 순간에 머무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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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터였나, 조금씩 달라졌던 것도 같다. 지금을 느끼기 위해서, 여기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좋은 상태에 머물러 있기 위해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곤 했었다.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언제 좋은 기분인지.

그전까지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전형적인 근대형 인간.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no pain no gain -내일의 행복, 승리의 그날,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오늘을 견디고 지금을 참으면서 노오력, 노력하는.
도대체 설계가 불가능한 신자유주의에 살면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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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주변의 상황과 여건, 나 자신의 능력과 상태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이 변했고 틈틈이 좋은 기분으로 있기 위해 이것저것을 한 것과는 별개로, 대체로 쉬지 않고 일을 했고 일을 하기 위한 일들을 계속했다.

‘지금/여기서/충분히/행복할 것’
같은 맥락의 글줄을 읽다가 울컥했다. 조금은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았다고 생각했는 데, 역부족이다. 도저히, 지금을, 충,분,히, 행복하게 여길 수는 없다. 아는 데, 행복은 강도보다는 빈도란거. 시시 때때 노력해야하는 거. 근데 그 빈도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밀도 있게 또 일상을 꾸려야 하고, 도저히 게으를틈이 틈이 없는 거다. 소소한 행복마저 노력 목록에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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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행복을 미래의 다가올 사태로 미뤄 놓는 습관은 여전히 고치지 못했다.

왜냐면 오늘이 너무 남루 하니까. 나는 도저히 지금에 만족할 수가 없다.

때때로 행복이 너무 먼 것 같아서, 현재의 기분 좋은 상태에라도 집중해보려 오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것들을 벌컥벌컥 마셔보지만, 그건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도처에 널린 고통을 잠시 망각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힘들고, 겨우겨우 노력해서, 고작 이만큼 행복해졌다.

예전보다는 행복한데, 이게 내가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의 최대치라고 생각하면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난다. 도망치고 발버둥 쳐서 고통에서 겨우겨우 벗어난 상태가 행복이라고? 게다가 발을 젓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고통이 금새 무릎에 영겨 붙는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법이다. 고통이 변수가 아니라 상수인 사람에게는 고통을 피하는 것 조차도 어마무시하게 노력을 해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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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는 행복하지 않다. 그럭저럭 괜찮은 데, 나빠지지 않으려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나빠봐서 안다. 관리하지 않으면 과거가 현재에게 복수한다는 것을. ) 미래에 대한 환상? 없다. 더 나아질거라는 보장 따위? 없다. 그저 하던 대로 해왔으므로 그냥 몸은 알아서 노력하고 있고, 관성처럼 내년엔 조금 더 괜찮아지지 않겠는가? 바래볼 뿐이다.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에 그렇게 데여 놓고도, 그것를 좀처럼 버릴 수가 없다. 어쨌든 오늘은 노오력 하면서, 너무 나를 몰아붙였다 싶으면, 잠깐은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의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그리고 또 노오오오오오력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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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나아져야 한다, 열심히해서, 성장해서, 노력해서 좀 더 괜찮아져야한다. 그러면 조금 더 살아갈 만해지지 않을까? 이렇게 최면을 걸어야 겨우 오늘을 버틸 수 있다.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겨우 이 만큼이 내 인생의 최대의 행복치라면, 아메리카노 정도로 충분해야만 한다면... 그러니까 지금이 영원하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나는 당장 죽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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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14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오늘의 아메리카노를 즐기지만, 그 아메리카노의 원두를 점점 고품질 고가의 것으로 바꾸어 나가는 삶 같은 것이 타협점이려나요.....

공쟝쟝 2019-08-14 23:54   좋아요 0 | URL
ㅋㅋ 쇼님 보니까 생각났어요. 기본소득 단체에 기부금 보내는 것... 돈 마니벌어서 좋은일 하는데 기부 마니 하고 싶다...

공쟝쟝 2019-08-14 23:55   좋아요 0 | URL
진짜 슬픈건 나만 이리 힘든 게 아니라 다들 힘들어 보여서 더 슬퍼요 ㅠㅠㅠㅠㅠㅠ

2019-08-15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08-15 00:53   좋아요 1 | URL
정말 힘들때는 힘든 걸 인식 조차 못했고, 조금씩 내려 놓고 나니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 지 이제 조금 알아요. 예전에 비하면 나 많이 좋아졌구나 토닥토닥 했는 데, 근데 이렇게 삶이 계속 된다면 이정도에서 쭉 이어진다면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아챘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노력해야 하는 걸까. 문득 내가 많이 지친 것을 알아챈 하루였어요. 뭐하러 이렇게 열심히 사나 싶은데 ㅠ 열심히 안살았음 이만큼도 못살았겠구나 싶구만요.. 반창고 딱 붙이고 쿨쿨자고 또 내일도 열심히 살겠지요? 저에겐 아메리카노 같은 것이 책읽기와 요 조그마한 폰으로 글쓰기 같아요 ㅎ 함께 읽고 써주어 고맙습니당 ㅎㅎ🌹
 

오후에 최근에 알게된 지인들과 짧지는 않은 대화를 나눴다. 속상한 일이 있어하길래 달래주고 싶었는 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누군가를 평가하는 말을 하고 말았다. 내 의도와는 상관 없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타인을 얕잡아본다는 인상을 줄 수있는 말.

“그분은 사회성이 좀 부족하신 것 같던데요.”

지인들이 너무 돌직구라고 했는데, (돌직구라는 말 자체가 동의한다는 뜻이 아닌가요. 음..) 그 말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고 첨언했지만 나의 의도대로 전달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넌 꽤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보였는 데 그렇게 느끼는 지 몰랐다는 뉘앙스의 말이 돌아왔으니까.

사회성 부족하단 말은 칭찬은 아니지만 깎아내리는 발언도 아니었는데... 그냥 정말 건조하게, 물 흐르듯 사람들 사이에서 잘 섞이는 타입이 아니라는 뜻이었는 데...ㅜ_ㅜ 쩝.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었군요. 발언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절주절 설명하자니 나의 사람보는 방식까지 그분들이 알필요는 없을 듯 하여 덧붙이진 않았다.

다만, 여기에라도 항변(ㅋㅋ)하고 싶어 글을 적어보는 중이다.

사람이 많은 그룹안에서 (그 모임이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친구(혹은 유난히 겉도는 사람)를 챙기고 섬세하게 배려하는 것은 사실 피곤한 일이다. 내게 그건 그냥 ‘피곤’할 따름이지 그게 또 괴로운 종류의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괴로운 일은 배려가 없을 때 발생한다.)

솔직히 일대일의 관계에서 그런 류(한꺼번에 묶어서 분류하기는 싫지만 글을 쓰기 위해 임의로)의 사람들은 해롭지 않다. 오히려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그 사람에게 집중하기 위해 나 자신을 조절하는 기분. 조심스러워 지는 느낌. 머뭇거림. 보이지 않는 선을 더듬어 찾아가는 듯한. 어느 지점에서의 균형. 적으면서 명확해 진다. 나는 그런 류의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조율하는 감각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그렇대도 나에게 ‘사회성 부족’ 이라는 말은 나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의미가 아니다. 나 자신의 타고난 사회성이 그렇게 좋지 않기도 하고. (이게 본질...ㅋㅋㅋ)

반대로 난 사회성 높은 사람이 싫다. 사회성 좋은 사람,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 매력 자본을 듬뿍 가진 사람, 평판과 인기관리 잘하는 사람, 그러니까 어디다 내놔도 번듯하고 멀쩡한 사람............
싫다.
으.
별로다.ㅋㅋㅋㅋㅋㅋㅋ
왜냐고?
별로니까...ㅋㅋ
진짜..

사회성이 좋다는 것이 무엇인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사회에 잘 적응 했다는 뜻 아닌가? 그게 칭찬인가? 물론 어렸을 때는 그게 칭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뒤집어 바라보면 그거 실은 칭찬 아니잖아. ‘사회’야 말로. 썩었으니까. 거기서 적응을? 매우 잘? 별로인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 그거 별로라는 뜻 아닌가? 사회성 떨어진다는 말보다 욕같은 데 ㅋㅋㅋ

주류, 핵인싸, 평판 좋은 사람.
그러고 보면 항상 사회성 좋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았고 때로는 착취당했다. 잘 쓰이고 팽당하거나, 내 부적응이 드러났을 때 은근히 배제 당하기도 했던 듯. 어느 순간 그런 범주로 묶이는 사람들을 선망하지 않게 되었다. 이젠 핵인싸의 냄새가 나는 사람들 곁은 피하고 본다. 가까이에 핵인싸를 두는 경험... 인싸의 인싸가 된다는 건 무지 기빨리는 일이라는 걸 안다. 사회성 좋은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무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리하면 자기 자신이 병나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 드물게 아주아주우 나기를 핵인싸여서 훌륭한 사람도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현생에서 아직까지 난 만나본적 없음.

난 부족한 사회성을 열심히 연마해 왔다... 정말 노력 많이했지. (먼산을 바라보며 눈물 삼키는 중.) 그래도 잘하지는 못했다. 적당히 섞이는 것은 어떻게 저떻게 클리어했는 데, ‘핵’인싸는 어려웠다. 어떤 그룹 안에서든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고 싶어 노력할 때의 내 모습..... 싫었다. 자아가 분리되는 느낌. 내 속의 많은 나들 중에 어떤 모습의 나는 계속 배제하고 왕따시키는 것 같았다. 자아 분열보다는 결핍된 자아로 살자! 번듯하고, 멀쩡하고, 사람 좋고 평판 좋은 ‘여러모로 훌륭한 사람’되기는 이번 생에서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사람이 너무 멀쩡하면 의심부터 한다. ㅋㅋㅋㅋㅋ

인정한다. 열등감일 수도 있다는 거!!
그래서 더 공식이 강화된다.
너무 멀쩡한 사람 =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 = 나에게'는' 안 좋은 사람

사회성 너무 좋은 사람 보단 굳이 사회생활 못해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 좋다.
그렇다고 안 번듯 하고, 안 멀쩡하고, 이상하고, 아예 못 섞이는 사람이 좋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음...

섞인 듯 못 섞이는 사람, 못 섞이는 듯 어느 새 섞여있는 사람, 멀쩡해 보였는 데 안 멀쩡한 사람이 좋다. 안 멀쩡해보였는 데 의외로 멀쩡한 구석이 있는 사람도 좋다. 또 이렇게 적고 보니 첫눈에 판단하기 보다는 모든 게 시간을 들여야 알 수 있는 특성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멀쩡한 척 살아가기 위해 ‘일단은 숨긴’ 과잉 혹은 결핍을 들켰을 때,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좋은 것 같다.
즉 용감한 사람이 좋다.

어떤 이가 가진 용감함은 바로 알아채기 어려운 종류의 성질 중의 하나다. 내가 만났던 용감한 사람. 그들은 대체로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난 뒤에서야, 어떤 뒷모습의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

더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데...ㅋㅋ
쓰는 동안 밤이 깊어져서 자야하므로 성급히 결론을 내려보자..

좋아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

스쳐간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하나로 묶을 수 없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 이었는데, ‘사회생활 잘’하는 ’사회성 높은’ 부류의 사람들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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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0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3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07-03 13:48   좋아요 1 | URL
소위 사회생활 잘한다는 사람들은 ... 결국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점점 들어요 ㅎㅎㅎ

블랙겟타 2019-07-17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기한게 사회성이 그다지 좋지 않으면서도 대학생시절에도 엠티는 다가고 모임같은데 가도 꼭 끝까지 있구요... 가면 듣기만 하는데요..하하하..;;;;

공쟝쟝 2019-07-17 22:12   좋아요 1 | URL
ㅋㅋㅋ앍ㅋㅋㅋㅋ 그런캐릭터 좋아요!!!! ㅋㅋ 끝까지 앉아있는데 다 듣고 혼자 웃고 있는ㅋㅋㅋㅋ 부끄럽게도 저는 그런 친구들에게 꼭 말을 시켜야만 하는 인싸병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물고기 2019-08-08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회성 좋은 사람,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 매력 자본을 듬뿍 가진 사람, 평판과 인기관리 잘하는 사람, 그러니까 어디다 내놔도 번듯하고 멀쩡한 사람

ㅋㅋㅋㅋ너무 재밌게 읽어썽요

공쟝쟝 2019-08-08 16:13   좋아요 0 | URL
여전히 번듯한 사람.... 싫어요 ㅋㅋㅋㅋ (아 타고 나기를 마이너 취향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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