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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에세이의 경우 떠나보내기 싫어서 오랜기간 붙잡고 있다) 출간되자마자 사서 틈틈히 두번세번 앞으로 돌아가며 읽다가 드디어 4부에서 도저히 못읽겠는 순간이 와버림ㅋㅋㅋ 

왓더... 너무 근지러.... 낭만적 이성애 따위.. 무시하고 싶지만 글 너무 따뜻해서 무시가 안되서 힘들다...ㅋㅋㅋ 
내 삶 느무 팍팍하게 느껴져.. 사랑 없는 삶ㅋㅋ 자기만 있는 삶ㅋㅋ

여튼 정말 재밌게 읽다가, 아예 못읽겠는 거 보면 내 마음이 샘나나 보다. 
4부 때매 완독은 불가능... 5부로 넘어갈 것인가 그냥 덮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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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0-30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 말고 증승스릅그스릉흡스드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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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의 이별이 지나간 뒤, 생각을 생각하는 나에게 동생이 지나가듯 이런 말을 했었다. 언니는 너무 의미부여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때 그 말을 삼키는 것이 어찌나 썼던지, 무지하게 초라해졌던 기분이 기억난다.

항상 ‘왜’라는 것은 중요했고, 이유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힘들었으니까. 힘든데 고생의 의미마저 없으면, 너무 고통이잖아. 눈 앞에 일어나는 사건과 상황에 길고 긴 해석과 주석을 달았다. 상황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의미를 입히는 것은 무력한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이었으므로. 그러나 모든 방어기제가 그렇듯 남용은 독이 되었다. 어떤 사건은 이미 다 끝난 일인 데도, 말마다 단어마다 각주를 다느라 스스로를 다시 상처입히곤 했다. 나는 가까이서 지켜 보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

덧없음이 덧없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은 최근의 일이다. 깨달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일 수도 있고, 덜 힘들어져서 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무언가를 (그것이무엇인지는 모르는 채) 포기해서 일지도.

어쨌든 요즘은 억지로 의미를 찾아내기 보다는 지금과 순간에 깊이 몰두해서 음미 할 수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생각이 나를 해치는 때는 생각을 멈추기. 대단할 것 없는 그 기술이면, 조금은 자신과 타인에게 덜 피곤하게 굴지 않을까하고.

물론, 지금도 나는 의미를 찾는다. 피로하고 어려웠던 일상을 지탱시키고 있는 것은, 조금은 더 자유로워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 훗날의 자유를 위해 존버(!)하는 거야(!)라는 의미부여가 오늘의 곤란함을 견딜만함으로 바꿔준다.

*

피로한 저녁, 침침한 눈으로, 졸음을 좇아가며 이 소설을 읽었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지닌 주인공의 조용한 삶이 무척이나 위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들 속에서 변주되는 성취와 실패,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이 대단하지 않은 인물의 아무럴 것 없는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의미가 없어서 아름답다니. . . .
근데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 그리고 느껴버렸다.
의미가 없으므로, 인생은 아름답구나..🌸🌸라는 걸!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나 역시 곁에 들추다가 만 어떤 책 한 권 이있으면 좋겠다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
윌리엄 스토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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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0-24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했던 책이에요. 그런데 다시 읽으면 그전처럼 좋을까.. 생각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공쟝쟝 2019-10-24 23: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이디스가 꽤나 납작하게 그러졌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건 스토너의 이야기이니까.. ㅋㅋ 언젠가 후대의 작가들이 김첨지 아내 입장에서 운수좋은 날을 다시 썼듯 ㅡ 이디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하튼 전 이디스도 너무나 이해되더라구요, 댓글을 적다보니 밀쳐둔 디아워스를 읽고 싶어지네요. ^.^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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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모르게 일상을 열심히 살아버리는 / 소심&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위안받을 수 밖에 없는 소설. 너무 좋아서 또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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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의 정치학 도란스 기획 총서 4
정희진 외 지음 / 교양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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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니 아주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안희정의 징역형을 진심으로 두팔벌려 환영하며, 다시한번 정독. 조만간 책이 싣지 못한 김지은씨의 글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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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IMF 키즈의 생애 - 안은별 인터뷰집
안은별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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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석 이후부터 출근러가 되었다. 고작 8개월만에 나의 멘탈이 프리랜서 생활을 견디기엔 아직 나약하단 걸 깨달았다. 도저히 불안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이 없을 때는 굶어죽을까봐 걱정되었고, 일이 있을 때는 일이 너무 많이 밀려와서 해치울 걱정하느라 바빴다. 시간이 많기는 한데, 도저히 내 일상이 조절 안되더라...

사무실 그만두면 자유롭고 시간이 넘칠 줄 알았는 데, 복세편살 빈둥대고 게으르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많은 시간을 불안해 하는 데에 다 쓴 듯.. 하아.. 내 멘탈무엇.. 😿

모르겠다, 모아둔 돈이 좀 있었으면 그 시간들이 덜 불안했으려나? 


*

어쨌든 일이 있는 날엔 일을 하면서 다음 일 수배하느라 불안하고, 그렇게 일 스케줄이 겹치면 무리하게 되니까 내 몸이 버텨줄까 불안하며, 일이 없을 때는 없으니까 또 불안했다. 한참 일없던 어느 날은 정말로 이대로 일이 없으면 나는 앞으로 어떡하나..... 걱정으로 잠이 안와서 뒤척이다 날을 샌 적도 있었다.😨

농노에서 노동자가 되는 것은 착취당할 자유라고... ㅋㅋㅋ 
그런데 imf이후의 한국 자본주의 산물인 나는 사회가 착취를 안해주니ㅋㅋㅋ 
농노도 노동자도 아닌 상태가 외롭고 버거워 불안해하느라 심리적 에너지를 다 사용하고 있더란다. 

물론 여러가지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책을 읽으며 멘탈을 잡아보려 초반엔 노력했다. 그러나 뭔가 읽을 수록 내가 아무 대책이 없이 때려쳤구나ㅠ싶어서 (하긴 대책 보다는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리고 역시 도망치기는 잘했다고 생각..후회는 없지만, 당장 월세가 넘나 걱정ㅠㅠㅠㅠ) 결국 열심히 잡코리아만 뒤지는 신세... 그걸 뒤질 수록 더 불안해졌다... 하지만 멈출수도 없었다. 그걸보며 불안해해야 뭐라도하는 것 같았으니까.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냥 나는 ‘불안’을 동력으로 인생을 굴리는 자였던 거다. 
막판에는 그냥 계속 이렇게 불안하기만 할까봐 그게 더 불안할 정도 였으니...


*

여튼 도저히 프리랜서 못하겠어!!!! 아무데나 받아주세요!!!회사에 뼈를 묻고 일하겠습니다!!! 모드로 구직. 요즘엔 새 직장, 새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다. 다크서클이 더욱더 진해지고 있음.. 그래도 따박따박 월급 들어올 생각하니 지난달 대비 불안의 총량이 50%는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실존적으로는 불안하며...(이 일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 몸이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지?), 일이란 무엇이든 힘을 들여야 하는 거니깐(그래야 고용주가 돈을 주니깐..) 집에오면 녹초가 되어 잠든다... 
내 인생 너무 어려워...



출퇴근 오명가명 길바닥에 하루 두시간 반씩 버리기 아까워, 이북 읽기 중인데 (이전 사무실은 출퇴근 버스가 널럴했는 데, 요즘다니는 코스는 신도림역 거치는 마의 코스라... 도저히 종이책을 펼칠 수 없다..)ㅡ 하필 출근 첫주에 읽은 책이 IMF키즈의 생애였다. 


나 역시 아이엠에프 키드이고, 사는 게 참 생존 같고, 피곤하고, 나만 힘든가 다들 어찌 살고 있나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 데.... ㅠㅠㅠㅠㅠㅠ 고작 일곱명 인터뷰인데도 .. 그냥 토닥토닥.. 다들 힘드셨쥬... 10대때는 아엠에프땜에 힘들고, 20대 내내 이명박그네랑 함께 보내느라 힘들고, 30대 됐는데 이룬게 아무것도 없는 데 일은 하기 싫죠... 힝... 어쩜좋니..... .... 우리 존재 홧팅이어요....ㅠㅠㅠ 쥬륵...


*

제일 와닿는 인터뷰이는 홍스시씨였다. 그냥 다 내 얘기 같았다. 그녀의 불안에 대한 문장이 참, 너무 내 마음 같았다. 안불안해 본적이 없어서 만약 불안하지 않는 상태면 그 상태가 끝날까봐 불안해할거라는 말... 일이 잘되서 대박이 나도 내 몸이 안 받쳐줄 것이 걱정된다는 말.... ㅠㅠㅠㅠ .....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살던 몇달동안 마음에 불안이 똬리를 틀고 앉아서 나갈 생각을 않는다는 걸 알아챘다. 항상 친구처럼 지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잠을 안재울 정도로 커진 모습을 보니 별 것 아닌 걸로 치부해선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잡아먹힐지도 모르겠어. 아니 이미 잡아먹혀 살아왔나.. 일단은 내 안의 이 어마무시하게 큰 불안을 알아챈 것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많이 무서웠으니까, 해결을 좀 해봐야겠다... 앞으로는 요놈을 잘 탐구해볼 요량이다.

근데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핸드폰으로 막 쓰다 보니 벌써 한시반... ㅠㅠ 퀭... 😴😴😴😴😴






진짜 아무 걱정이나 불안 없이 편안 하루를 느껴보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날이 오면 아마 그게 끝나는 것 때문에 또 불안해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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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9-10-14 0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되는 심리네요.
하던 일 그만두고 작은 일 하나 직접 시작했더니 그렇게 힘들지 몰랐다는..
새 직장생활 화이팅입니다

공쟝쟝 2019-10-14 07:45   좋아요 0 | URL
회사안은 전쟁터, 회사밖은 지옥이라는 말이생각나네요! 월요일 힘찬 하루 보내셔욥^.^

반유행열반인 2019-10-14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아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잠을 설치곤 합니다.
12년 a 공교육과정이 우리한테 체화한 게 뭐겠어요. 정해진 시간 요일에 특정 장소에 투신해야 보상 받고 아니면 박탈과 낙오라는 불안을 심어 그대로 이용하기 좋은 노동자로 만드는 것이었겠죠.
그래도 과감하게 프리랜서 도전도 해 보시고 다시 일자리도 구하셔서 자기 힘으로 사시는 일에 조금은 자부심을 느껴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휴직 중이지만) 지금 일을 그만두면 대체 절 받아줄 일자리가 있기나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에겐 구원과 위안의 독서와 글쓰기가 있잖아요. 일터가 그 바탕(경제적으로든 스트레스의 반동으로 부추기든)이 되고 있는 부분도 있으니 건강 해치시지 않게, 받는 만큼만 쉬엄쉬엄(?)하셔요. 나중 걱정은 나중에. 화이팅.

공쟝쟝 2019-10-14 19:5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우리에겐 위안의 독서와 글쓰기와 다정한 알라딘 서재 마을이 있네요! 이번생이 아예 망하지 않은 포인트 ^^ 나중걱정은 나중에할게요, 따뜻한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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