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마음 -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
제현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잘하는 것 한 가지만 있으면 대학간다’던 시절을 살았었다. 대학은 다들 잘가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이에 세상은 변해서 ‘n잡러’ 라는 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하나가지고 먹고 살기는 어려워진 그런 오늘이 되었다.

어떤 간판도, 전문성도, 자격증도 원천적으로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뚝뚝 잘려나가는 경력(단절)처럼, 삶도 툭툭 끊어져 버리는 것만 같다. 일은 어렵고, 잘해봤자 사장만 좋을 일 같고, 잠깐 정신 줄을 놓으면 내가 일인지 일이 난지 분간이 안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삶의 고삐를 일이 채어가게 내버려 두지 않으면서도, 막상 하는 일에서 무능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읽었다. 

“(10)경쟁이나 승자독식같은 말이 당연한 규칙이 되어버린 사회에서는 나의 치열함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일을 잘’하고 있는 저자가 조심스러우면서도 단단하게 일에 대해 여러 조언들을 해주었다. 대체로 끄덕끄덕 끄덕끄끄덕덕 하면서 읽었다. 

“(162)...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직종의 이름으로 전문성을 쌓는 방식은 하나의 자격 획득으로 경력 전체를 보장받을 수 있던 시대에나 유효한 것이다. ... 나는 전통적인 의미의 전문성을 어떻게 갖추느냐보다는 자신만의 탁월성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 크고 작은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우연히다음 단계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에 자신을 열어두는 것,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찾아가는 것. 전통적인 이름으로 담을 수 없는 파편적 경험들을 관통하는 이름을 붙이고말하는 것. 어쩌면 이런 조언들은 유동성이 불가피한 현실에 맞춰 진화한 자기계발의 복음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삶의 방식이 이틀에 걸쳐 논의되는 가운데, 기본소득을 주제로다루는 세션을 마련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몇가지 관통하는 단어가 있었는 데 이를테면 #디딤돌 이라거나 #탁월성 의외로 (짧게)등장하는 #기본소득 그리고 #이야기 (서사성)등등 이었다. 일하기 싫어~~~만 너무 생각하지 말고 (하지만 싫다고 해놓고 소처럼 일하는 나의 모순..) 나의 언어로 나의 ‘일’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갖춰야겠다는 나름 교훈(?)을 얻었다.


2.

자꾸자꾸 흩어지기만 하는 세상 속에서, 악착 같이 삶의 조각을 끌어 모아 ‘나의 서사’를 구축해 나갈 것. 
요즘 내가 관심있게 생각해보고 있는 부분이어서 인지, 책이 다루고 있는 많은 분야들 중에서 그쪽 조언이 가장 눈길이 많이 갔다. 세상은 자꾸 짧아지고 분절되고 잘려나가니까, 거기서 어떻게든 끊어지지 않아보려 하는 안간힘. 내 딴에는 그 안간힘이 나름의 투쟁(?)방식이다.

“(81)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서 누군가에게 말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의 이야기는 미래를 담는 그릇을 품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과거의 이야기는 스스로 바라는 남은 삶의 방식을 지시한다.”

인생이란거 계획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문득 떠오르는 기생충의 송강호..), 일이 일어난 후에라도 더듬어 이야기의 형태로 이어붙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러려면 오늘을 잘 기록해야하는 데... 일못러인 본인은 맨날 일에 치여 겨우 살기 바쁨...답답쓰.... (일 잘하고 싶다.. 엉엉)


3.

요즘 인생이 힘든 건지(아니다. 나는 원래 그랬던 것 같다... 울보..) 끄덕만 하면 코끝이 찡해지는 데, 이 책 읽다가 진짜 코끝 갑자기 와사비 먹은 사람처럼 방심했으면 울뻔 했던 부분 적어둔다. 196페이지 용달기사님 일화. 거칠게 줄이면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뭐 그런 미담(?)이었는 데. 갑자기 삶의 고단한 무게감이 확 끼쳐옴.

힘든 상황에서도 저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미련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좋아한다. 난 왜 이렇게 호구 같을까. 왜 오지랖을 부려서 손해보고 후회할까. 남 걱정하기 전에 나부터 걱정하자, 나부터 지키자 수시로 되뇌이는 데 잘안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열심히 자라서 나‘만’ 아는 으른이 될거다!!! 탕탕!) 천성인가 싶었는 데, 이번 명절에 확실이 알게 되었다. 이게 다 엄마, 아빠 때문이다. 오로지 착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방식. 꼼수나 머리 따위 굴리지 않고, 누가 손해봐야하는 상황에 닥치면 그저 본인들이 그냥 손해보고 마는 태도!!! (그게 본인 딸들한테는 폐가 되기도 한다.. 흐어..아부지...어무이..) 난 대체로 선량한 나의 부모님들을 사랑하지만, 그들의 약지 못함이 지금도 마음이 쓰리다.

작가는 그 책임감 강한 용달아저씨 때문에 결국 엉엉 울었다고 한다. 내 와사비 포인트도 거기에 있다. 
아니까. 아저씨의 방식으로 잘되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이 세계는 착실한 사람들이 착실해서 손해 보는 구조라는 걸. 물론 그 분들의 행복과 삶에서 느끼는 충만함은 매우 주관적이고 본인들만이 아는 것 일테다. 쉽게 안타까워하기도 무안한 부분이다. 결국 그들을 통해 나를 보는 거니까, 이 울고 싶은 마음은 그냥 내 마음인 거겠지. 난 아직 '손해 보면서도 착실하게 행복한 삶의 기술'은 터득하지 못했다. 조금은 약삭빠르게 나를 먼저 챙겨서 덜 억울하고 싶다.

그러니까. 세상은 더 좋아져야 한다.
용달아저씨 같은 분들을 앞에 세우지는 않더라도 뒤에 놓고 가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러면 나도 마음 놓고 두다리 뻗고 이리저리 재지 않고 착해질 수 있을 텐데... 아아 착하고 싶어..
뭔가 방법이 없을까. 답답쓰...


그리하여 다르게 살려면 유능해져야 한다.
- P10

-기본소득청소년 네트워크 BIYN, Basic Income Youth Network-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기특하거나 불쌍한 청년이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입니다. 그건 곧 자기 자신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지 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이 굳이 ‘기특’이나 ‘불쌍’같은 우회로를 선택할 이유는 없지요.˝
- P98

회사 밖이 지옥이 아니라고 믿을 수 있을 때만 회사 안도 전쟁터가 아닌 것이 된다. 그때야 비로소 모두가 불안을 무릅쓰지 않고도 ‘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 P144

우리는 서로 달라도 이해할 수 있다. 관계의 밑바탕에 동질감이 있을 때보다 가치 판단 없는 지적 이해가 있을 때, 나는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낀다. 동질감은 대체로 착각이거나, 진실이라 해도 쉬이 흩어질 수 있는 것인 반면, 지적인 이해는 시간과 함께 축적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이 나와 같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보일러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처럼, 나는 시간을 들여 공부함으로써 당신을 이해한다. 그런 이해를 통해 나는 당신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P2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튼, 피트니스 -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1
류은숙 지음 / 코난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튼 시리즈’의 001번. 나에게는 이제사 처음 읽어본 이 시리즈의 첫 책이기도 하다. 

도서관 책 반납하러 갔다가 집어왔는데, 아무튼- 유명한데에는 이유가 있는 듯.

예전엔 사회에 대한 지식량이 늘어남을 느낄 때 독서가 의미있다 생각했는데, 요즘엔 일상에 작은 통찰을 주는 글들을 만날 때 훨씬 재밌고 기분이 좋다. 요 에세이는 재미도 있었지만 의미도 놓치지 않았다. 몸이 고장나기 시작한 인권‘운동’movement가가 ‘운동’exercise으로 피트니스를 하면서 생긴 변화가 주요 골자다. 소소한 일상에 소금간처럼 살짝살짝 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이 배어있어 맛깔나게 읽었다.

머리를 쓰는 것이 더 익숙하던 ‘나’와 몸을 사용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트레이너 ‘나이스’의 우정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보니 만나게 되는 사람만 만나는 세상에서, 접점 없는 다른 종류의 사람을 겪을 수 있는 쉬운 공간은 ‘운동’하는 곳인 듯. 나도 얼마 전까지 체력좀 키워보겠다고 동네 체육관에서 복싱을 배웠는데, 거기서 초딩 중딩들과 아이스크림도 먹고 떡볶이도 쏘면서 말을 섞어볼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응??ㅋㅋ).

정말 다른 두 사람이 각자가 가진 삶의 노하우로 손바닥 짝 마주치 듯 같은 앎에 도달할 때, 혹은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을 존중하게 될 때, 나도 모르게 크으~하며 책끝을 접었다..(빌린 책인데.. 죄송..) 피트니스를 하면서 그런 관계, 그런 배움을 얻어내는 ‘나’의 모습, 진짜 운동(exercise, movement 둘다) 하는 사람 같아서 멋있었다.

작년에 읽었던 <마녀체력>이나 <여자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어떤부분, 요 <아무튼 피트니스>도 그렇고... 중년에 접어든 여성들이 운동하는 이야기를 읽으면 느끼는게 참 많다. 슬슬 의식적으로 몸 관리를 해야하는 나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인가.

주름이나 흰머리 보다는 약해지는 체력에서 ‘늙어가는 구나’ 느껴져 주눅들뻔했는데, 요 언니들의 글을 읽고 “늙어가면서도 체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나여, 그러나 희망과는 별개로 ‘운동을 해야’ 한단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난 이대로 막 살다가(=폭음과 폭식을 즐기다가) 혹시 병 걸려 죽을 것 같으면, 다 정리하고 여행을 떠날 거야, 이리저리 원 없이 떠돌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국에서 죽을 거야.”
그 계획을 듣고 다들 웃으며 ‘나도 나도’햇다. 나보다 연장자인 한 사람만 내 얘기에 심각하게 말했다.
“류! 병이란게 그런 식으로 오는 게 아녜요, 쌩쌩하게 활동하다가 한 번에 죽을 병이 오는 게 아니라구요.”
“네?”
“여기저기, 조금씩 조금씩 아파요, 만성적인 병이 늘어요. 병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거예요.”
그이 말이 맞았다. 나는 지금 당장 죽을병에 걸린 건 아니었다. 이 병과 죽을 때 까지 살아야 한다. 나는 ‘마지막 여행’ 대신, 살기로 했다.- P8

그런 그에게, 나는 굶으면서 하는 운동은 반대한다고, 샘은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운동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냥요.”
나이스는 그냥 그렇게 하는 거라고 했다. 그냥 되고 싶은 것, 그냥 그렇게 만들고 싶은 몸이 있다고 했다. 내 관점에는 맞지 않지만 나이스의 ‘그냥’을 그냥 존중하기로 했다.- P102

내가 운동을 열심히 병행하는 삶을 살면 건강할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렇다고 병이나 장애가 없을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어느 쪽 길에 들어서건, 그 길마다 나름의 삶이 있을 것이다. 건강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temporarily able-bodied‘라는 표 현을 쓰자는 운동이 있다. 건강은 일시적인 것이므로 아픈 사람이나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자는 뜻에서 제안된 말이다. (...) 운동을 해서 몸이 좀 좋아졌다고 ‘내가 해봐서아는데’ 또 다른 버전을 만들지 말자. 똑같은 산수로 서로 다른 생을 비교할 수 없다. 생애 주기에 따라서가 아니라 나에게 특화된 나의 몸과 활동이 있다. 늙지 않기를 바라는 대신 나이 듦과 더불어 살아가자. 운동을 하면서 ‘성공적인’ 나이듦 같은 건 생각하지도 말자. 노화는 질병이 아니라 삶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정신승리를 거부하자.- P151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갱지 2019-09-22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공쟝쟝 2019-09-22 17:37   좋아요 0 | URL
체력은 역시나! 화이팅 이지요~!

에곤 실례 2019-09-22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발레도(운동량 엄청 나겠더군요) 재미있고,
정말 재미를 따지자면 아무튼 술이 끝내주죠. ㅎㅎ

공쟝쟝 2019-09-22 17:41   좋아요 0 | URL
오호, 아무튼 시리즈 마니아 시군요🤭? 아무튼 술! 부터 한번 읽어보겠습니당!! ㅋㅋ

syo 2019-09-22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아무튼 시리즈 전반적으로 재밌다
2. 김혼비는 재밌다.
1 2 = 3. <아무튼, 술>은 짱이다.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공쟝쟝 2019-09-22 21:53   좋아요 0 | URL
김혼비작가님이라면 쇼님이 좋아하는 우아하고 호쾌한!!!!! ㅋㅋ (아직안읽음) 우아하고 호쾌한 먼저 읽어야짘ㅋㅋㅋ!!

블랙겟타 2019-09-22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핫한 아무튼 시리즈죠ㅋㅋㅋ
저도.. 이젠 몸 관리를 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어요. 너무 게으른게 크지만.. 하하하..;;;

저도 이 시리즈 몇 권 읽어봤는데 이 책도 읽어봐야겠구... 위의 syo님이 말하신 아무튼 술도 읽어봐야겠네요. ( •ᴗ•)

공쟝쟝 2019-09-22 21:55   좋아요 1 | URL
자자 우리는 아무튼을 읽으며 발레든 요가든 피트니스든 그게 무어든 불어나는 몸을 관리 하도록 합시다! 마침 북플이 독보적도 런칭했으니ㅋㅋㅋㅋ 다들 움직엿~~~~~!!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을 때, 그가 원하는 대로 나를 바꾸고 싶었지. 그래도 포기가 안되는 것들이 있었고, 너 자신을 찾으라고 책들은 말했지. 사랑을 위해서 나를 더 이상은 조절하거나 바꾸지 않겠다고 결심했을 때 사랑은 끝난 것일까. 사랑이 끝났기 때문에 더는 나를 바꾸고 싶지 않아졌던 것일까. 그것들의 인과관계는 잘 알 수 없지만 나는 종종 생각한다. “(p.148) 사과받고 싶다고. 딱 한번 이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난다 해도 나 자신이 변할 일은 없다.

*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 집에서 한 번, 그리고 이 연작 소설집에서 또 한 번.
<우럭한 점>은 총 두 번을 읽었는 데, 읽을 때 마다 같은 부분에서 목이 메인다.
˝(179) 그러니까 말이야, 엄마 있잖아, 단 한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도,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알지만, 나는 엄마를, 당신을, -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뭘? - 정말 미안한데, 아마도 영영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왜 <우럭한 점>이 ‘그’로 시작해 ‘엄마’로 끝나는 지, 무어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돌고 돌아 결국 ‘엄마’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내가 얼마나 비겁한지도 너무, 잘 알아.

*

읽는 동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이 생겼던, 만감이 교차하는 소설이었으나, 덮은 순간은 그 하고 싶던 많은 말들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개빻은 산부인과 의사의 조언에 병원의 자궁모형을 들고튀던 그녀 재희의 모습과, 정규직 전환을 꿈꾸던 비정규직의 쇼맨쉽으로 묻지 않은 자기소개를 자동반사적으로 예의바르게 떠들던 나와, 종종 길바닥에 드러누워 비오기전 우글거리는 질감의 하늘을 덮고 있었다는 규호는 이미지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남겨둘 예정이다.

*


여전히 나는 엉망진창이지만, 그런 나를 견딜 수 있어진 것은 다행이다.

겨우, 
정말인지 겨우.
여기까지. 

왔다.




재희의 말을 들은 의사는 피임과 정결한 삶의 중요성에 대해 20분도 넘게 일장 연설을 했다고 했다. 차트를 넘겨보며 주기적으로 방광염에 걸리는 것도 무분별한 성관계가 원인일 수 있다며 재희의 느슨한 순결 의식과 주색에 경도된 망나니 같은 삶 전반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재희는 벽에 걸린 십자가를 보며, 분노를 꾹꾹 삼키며, 말했다.
-저 같은 애도 있어야 선생님이 먹고 살죠.- P37

그리고 침묵. 당시의 나는 (정규직 전환을 꿈꿨던) 비정규직의 쇼매십을 온몸에 품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러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나서서 저는 대학생이고, 불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요즘 재밌게 본 드라마는 무엇입니다, 취미는 독서이고, 이 수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계속 하나 마나 한 말들을 떠들어댔다. - P84

도대체 뭐가 신선하다는 건지. 박근혜가 옛날 사람인 건 전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왜 나이든 꼰대들은 자기보다 어린 사람만 만나면 자기가 아는 사람의 이름을 백명쯤불러대고, 자신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어젠다를 천개쯤 대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걸까. 알아서 뭐 하게. 알면 뭐가 달라져. 비슷한 것을 알고 있고, 비슷한 생각을 하면 나이 차이가 줄어들기라도 해? 다른 생각을 하면 어쩌게. 역시 애 같은 생각을 하는 군, 내가 살아온 세월이 헛되지 않았군, 여기며 엉망진창이 된 얼굴이며 몸 같은 것들을 자위질해대려고?- P132

그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삶을 알아갈수록 그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했다. 애초에 그는 나와 뭔가를 맞출 생각이 없었고, 다만 아무도 없는 칠흑 같은 밤마다 순진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는 어린애인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고 나와 몸을 섞는 일을 즐거워했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바꾸고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여겼으나, 불행히도 나는 누군가에 의해 쉽게 바뀌는 성격이 아니었다. - P153

내가 놀부처럼 생기긴 했어도 또 남들이 하자는 대로 곧잘 하거든. 정규 교육과정을 무사히 이수한 한국인이거든. - P221

회사 입장에서도 내 입장에서도 (야근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정이라 할 만했으나 나는 매일 출처 없는 분노감을느꼈으며, 출근을 할 때면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하루를 끝낼 수 있기를 빌었다. - P259

혹시 한국어로 ‘즉페이칭사이‘가 무슨 뜻입니까?
네? 그게 무슨말씀이신지?
호텔밖에서 내내 그런 소리가 들려서요. 시위대가 외치는 말이었습니다. - P2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의 말도 안 되게 뒤집힌 신나는 인생!
박막례.김유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벼운 마음으로 빌려서 버스에서 쓱 훑어보다가 눈물샘 터져서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다. 첫페이지부터 너무 훅 치고 들어와서, 깜짝 놀랐음. 물론 초반의 짠함이 후반부의 신남으로 후련하게 상쇄되지만, 앞부분은 입술 깨물 각오 하고 읽어야 한다. 그녀의 젊은 시절이 너무 기구하니까. 그런데 기구하다라는 말도 참 덧없이 느껴지는 것이- 박막례님의 기구한삶이란 반세기 전의 너무도 평범한 한국 여성의 삶이기에

그 시절은 모두에게 다 기구한 삶을 선물했던 듯 하다. 어쩌면 별일 없이 평탄한 삶이 특별한 삶일 지도 모르겠다. (이건 누굴 탓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 현대사 정말 나빴다..라고 할 밖에....)

 

모든 것에서 기꺼이 용감한 박막례님이 유일하게 부끄러워하는 주제는 자신의 못배움이었다. 책에는 그녀가 글을 익히는 것 조차 탐탁치 않아하는 분위기들이 푸념처럼 섞여있는 데, 이게 실화냐 싶을 정도라서 한숨이 푹푹 난다. 비교적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그녀 역시 여자가 많이 배우면 집나간다는 근거로 공부를 안시켰다고 한다. (잠깐 뒷골 당겨서 말잇못...)

 

근데, 사실인 것 같다. 배운 여자, 똑똑한 여자들에게 결혼과 출산과 육아란?????? 배운 것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은 나도 직관적으로 알겠다. 현대의 여성이라면 뒷목잡고 쓰러질 이 속담은 사실 가부장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말이었던 것이다. 여자는 집 안에서만 기능해야 한다는 것. 집은 여성을 묶어두는 곳이라는 것. 공부는 집 밖의 세상을 알려준다는 것. 그리하여 공부한 여자는 집 안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는 것

집안에 여성을 묶어두면서 유지해 온 가부장적 질서는 여성이 집바깥의 삶을 건네다 보는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 질서와 싸우기 위해 우리는 악착같이 많이 배워서 집을 나가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까지 실컷, 실컷 나가있어야 한다. 당연히 돌아가지 않아도 좋다.

 


*

 


나에게는 몇가지 눈물 샘 코드(그 주제가 나올 낌새만 보여도 눈물 펑펑남)가 있는 데, 그 중에 하나가 엄마-가난-헌신-뒷바라지정도로 축약되는 자기 삶 없는 엄마라는 여성의 모습이다. 버스에서 참지 못한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고 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면서, 이 눈물의 의미는 뭘까 곰곰이 생각했다

감사와 미안함 40%, 안타까움 20%, 공포 20%, 기타의 감정 20% 정도로 구성되어있지 않나 싶다. 20%의 공포에 대해 추가설명 하자면, 나도 엄마처럼 살까봐 되시겠다. 엄마처럼 살기는 싫은 데, 나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나에겐 엄마가 필요하고. 그 오묘한 역설.

 

엊그제 유키즈온더블록이 틀어져 있어서 생각없이 보고 있는데, 출연자 중 한명이 영상편지를 보내면서 엄마, 이젠 제발 편하게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고 했다세상의 모든 딸들이 하고 싶은 말 아닐까. 그런데 정작 엄마는. 삶의 많은 시간을 누군가를 돌보느라 송두리째 써버린 엄마는

뭐가 하고 싶을까

하고 싶은 것이 있긴 할까.


 

*

 

70대의 유튜버가 되기 전까지 박막례님의 삶도 그러했다. 누군가의 밥을 해주기 위해서만 기능하는 삶. 도저히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는 삶. 이제 더는 밥을 안해도 된다는 은퇴를 앞두고, 할머니는 치매 위험진단을 받으신다.

 

“(56) 70평생을 아버지 때문에, 남편 때문에, 자식들 때문에 허리가 굽어라 일만하며 살다가 박막례 씨, 치매 올 가능성이 높네요.’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불쌍한 인생. 할머니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날, 내 나이 스물일곱이었고 인생은 진짜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나는 어떤 생각에 단단히 미쳐있었다. 우리 불쌍한 할머니,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62) 치매는 의미의 병입니다.

내 존재가 더 이상 큰 의미 없다고 판단할 때 뇌세포도 서서히 감소하게 되고, 그렇게 기억력을 잃어가는 병.... 그러니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 들 때 우울과 시련이 나를 잠식하면서 뇌세포가 하나 둘 손상되는 마음의 병.

그래, 애꿎은 두더지나 잡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할머니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당신 삶의 의미를 찾게 하자!”

 

어떤 사람에겐 자기 자신의 삶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겐 최소한의 자신을 확보하기 위해 누군가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다. 모두가 당신 자신의 삶을 찾으라고 너무 쉽게 말한다. 별 상관없는 사람에게 하는 으레의 조언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하는 어떤 조언이라면, 그것은 먼저 나 자신의 변화를 걸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김유라PD가 할머니 삶의 의미를 위해 사표를 낸 것처럼 말이다.

 

당신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고 싶었다는 손녀의 조력이 없었다면, 할머니 인생이 부침개처럼 뒤집힐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읽히기도 한다. 물론 나의 경우 요즘 뭘 읽든 뭘 보든 페미니즘 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는 터라, 할머니와 손녀의(자매들의) 멋진 연대로 읽었다.

 


*


 

후반부의 막례님 인생 2막 부분도 좋지만, 시간이 없다면 앞부분의 젊은 막례님의 이야기 정도만 읽어도 무방하다. 그녀의 열다섯, 스물다섯, 서른다섯의 삶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내가 살면서 만나온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그녀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 박막례님의 이야기는 엄마의 친구 이야기에서건, 더러 내비치는 본인의 이야기에서건, 목욕탕의 아주머니 수다들에서건 분명히 들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책에서 그녀들의 목소리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그녀들을 다룬책은 있었겠지만, 날것 그대로의 들이 담긴 책은 드물다. ‘이야기(드라마)’수다는 그녀들의 것이었지만 은 그녀들의 것이 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삶을 서사화하고 그것을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분명히 권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홀로 있을 수 없는 그녀들의 모든 서사는 드라마에 투사되고, 그러고도 남은 말들은 글이 아닌 수다로 쏟아졌을 것이다. 내가 아는 그녀들(혹은 나)- 눈을 감고 뜨면 내일이 와있고, 내 일들이 펼쳐져있었겠지.

 

그래서 귀했다. 밥만 했다’, ‘작년과 똑같이 살았다와 같은 무뚝뚝한 한 줄 짜리 구술. 일상에 삶이 잡아먹혀버린 사람이 쓸 수 있는 최선의 글이라고 여겨졌다. 한 줄을 제외한 나머지 페이지의 빈 공백이 사실은 그녀가 담고 있는 무수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


, 책 리뷰에 요즘 여자들이 힘들다고 징징대는 데, 할머니처럼 고생을 해봐야 페미니즘 어쩌고 하는 소리 못할거다라는 류의 댓글을 읽었다. 아니, 오독도 이런 오독이 없다. 박막례님은 다시 태어나면 남편과 결혼 안하고 기계랑 살 거라고 하셨다.ㅋㅋㅋ



내가 할머니처럼 70세 노인이었다면
다시 저 두려운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었을까?
아니, 나는 죽음이 두려워 가만히 앉아 있었을 거다.

그러니까 박막례의 인생 역전은 내가 옆에서 등 떠민게 아니라,
이날 다시 바다로 직접 그 두 발로 걸어 들어간 할머니의 용기에서 시작된 기적이었을 것이다- P92

한번은 할머니가 밥 먹으러 온 에버랜드 직원한테 “삼촌, 나도 에버랜드 구경 한번 시켜주면 안 돼?”라고 하니까 정말 구경을 시켜줬다. 그런데 들어가면 뭐하나, 아무것도 안 태워주는데.
박막례답게 ‘나도 더럽고 치사해서 안 탄다’고 웃어넘기고 집으로 왔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이 할머니에게 너무 박했던 것 같다. 본인 나이를 자각할 시간도 없이 쉬지 않고 일만 하며 살다가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돈 내고 놀이기구 좀 타볼랬더니 늦게 왔다고 뒤통수 맞은 거다.
인생, 진짜 뭘까?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아쉬운 게 없는 거야?
열심히 살아야 해서 열심히 살았는데도 그게 꼭 잘 산 게 아닌 것 같은 상황이 너무 쉽게 벌어진다.- P225

“귀신이고 나발이고 난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어. 다시 내 인생을 돌아다보기 싫어. 내 인생이 젤로 무섭지. 내 인생만치 무서운 게 어디 있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08-20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리뷰는.. 뭡니까. 할머니처럼 고생을 해봐야 페미니즘...
하아-
뇌 너무 투명해주시네요. 하아-

쟝쟝님 리뷰 써주니까 너무 좋다. 자주 오고 자주 좀 써줘요!

공쟝쟝 2019-08-20 09:20   좋아요 0 | URL
설마 그말 나올까 했는데 설마나왔음 ㅋㅋㅋ 뇌청순 ㅋㅋㅋ
그르게요.. 자주 좀 와야하는 데 ㅠㅠ 인생의 낙인데... 나 맨날 왤케 바쁨??? ㅠㅠ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이상의 도서관 41
고정갑희 외 지음, 한정숙 엮음 / 한길사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생 책장에서 발견한 뒤 작년부터 틈틈히 읽다가 포기하고는 했던 책. 혼자서는 못 읽겠다 싶어서 7월의 페미니즘책으로 내가 읽자고 제안해 놓고, 오늘 아침에서야 주디스버틀러까지 완독.

철학자마다 뚝뚝 따로 떼서 읽어도 상관없을 책이지만, 나는 재독을 삼독을 하더라도 한달 안에 처음부터 주루룩 다시 읽고 싶었다. 작년부터 내 맘대로 읽어왔던 페미니즘 책, 그리하여 머릿 속에서 뒤죽박죽 흩어져있던 여성주의적 개념들을 통사적으로 한번 정리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도와 꽤나 맞아떨어진 책이라 생각한다.

*


여성의 종속, 제2의 성, 성의 변증법 등등 페미니즘의 고전에 속하는 책의 주요 내용들 + 저자들의 삶과 그들이 한 여성운동 +때때로 현재의 한국에서 생각해볼 거리 등이 잘 구성되어있다. 



사진은 책의 뒷표지인데 왼쪽 위부터 옆으로 #베티프리단 #콜론타이 #이리가라이 #엥겔스 #파이어스톤 #보부아르 #베벨 #존스튜어트밀 #주디스버틀러 #울스턴크래프트 이다.

10명의 저자들 중 나의 픽!은 콜론타이와 파이어스톤, 그리고 (의외로) 밀이다.

여성주의를 도외시 할 수 없었던 사회주의 혁명가 콜론타이에겐 어쩐지 동일시가 되었다. 노동자로서 여성으로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노동운동에 나섰던 현대사 속 70-80년대 여공들의 서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 우리 그렇게 이어져있구나.

이름마저 불돌인 파이어스톤은 정말ㅠ너무ㅠ❤️좋았다. <성의 변증법>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읽다 포기 했는 데, 아- 요런 맥락이었군요. 불돌언니 꼭꼭 다시 도전해서 읽을게요, 당신의 급진, 당신의 과격, 그러니까 굳어있는 뇌를 죽비로 후려쳐 주시는 당신의 발본색원(?)적 저술!! 사랑합니다.

존스튜어트 밀의 경우는 좀 다른 맥락이다. 학부시절 철학 배울 때, 밀에 대한 인상은 ‘(공리주의 종결자 답게) 참 신중한 전략가이면서 실용주의자로군, 그래 니가 제일 똑똑하다 너 다 해먹어라, 이 나빼썅 (나빼고 다 썅놈)아.’ 였는데.. 요즘의 내가 현실에 너무 물들어서 인가. 진보적 이상과 현실 정치 안에서 끊임없이 균형 감각을 조율하면서 전체를 설득하는 어떤 집요함이 인상적이더라. 반대파를 더 잘 설득하기 위해서, 자신의 논리도 기꺼이 수정하고 절충해 버릴 수 있는 - 어떤 면에서는 철학자로서 엄밀하지 못한- 부분. 그대, 대인배시네요.. 이젠 밀이 좋다. 재수없지 않다.

이리가라이와 버틀러는 읽기만했지 당최 먼말인지.. 포스트페미니즘은 먼미래의 내가 읽겠지.. (먼산) 싶음.

*

개인적으로 징그럽게 바쁘고 으엄청 힘들었던 7월이었다. 새로이 시작하는 이번 달엔 7월을 상쇄시킬만큼 반드시 빈둥거리면서 밀린 독후감들을 쓸 것이다. 🥰
오늘이 토요일인 게 너무 좋다.
아.......
누워서 책 읽어야지.


*

덧, 다락방님이 페미니즘 책에 이쁘게 플래그 붙이는 것이 부러워서 나도 붙여보았다! (신경안쓰고 엄청 덕지 덕지 붙여서 놀림 받은 적도 있는 데) 흐흐. 이런 것도 하다보니 센스가 생기는 구나 ㅋㅋ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겟타 2019-10-06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같은 경우도 이 책 읽으면서 콜론타이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어요. ^^
책은 다 읽은지 꽤 되었는데도 글을 아직 안썼거든요..;;; 이제야 써볼려고 책에 밑줄 친 곳을 훑어보다가 쟝쟝님 서재에 다시 왔지 뭡니까.
게다가 콜론타이가 언급된 것을 보고 이렇게 글남기고 갑니다 :D

공쟝쟝 2019-10-07 19:22   좋아요 1 | URL
무럭무럭 따라 오고 계시는 군요?? 천천히 세심히 다 읽는 겟타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