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밀레니얼의 사랑과 섹스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 아니다.
관계(특히 젠더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학/피학적 역학에 대한 스케치다.

내게 이성애 섹스가 재미없고 피곤한 이유(나에게는 피곤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즐겁고 희열이며 지식이자 예술로도 다뤄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좀 하려고 하는 요즘이다)는 권력의 비대칭 혹은 낙차가 존재하며, 관계를 둘러싼 참조할 만한 다양한 각본들이 문화적으로 과잉 생산되어 있고, 그것을 재료 삼아 일종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섹텐. 섹슈얼텐션. 그러니까 텐션.

삶의 어느 시점부터 나는 지나치게 긴장을 하는 몸으로 변했고, 그래서 게임같은 관계에는 임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게 너무 보여서 일지도. 나는 솔로, 환승 연애 이런 프로그램 너무 끔찍하다.) 이런 생각 역시 내 머리가 좀 썩어서라는 걸 인정한다. 관계를 통해 생겨나는 순간들이 그저 힘의 작용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친밀하고자 하는, 보호하고자 하는, 다정한 동기로 이루어진 온기의 교환이기도 하단 걸 알고 있다. 알고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음. 말을 아끼겠다.

행위 혹은 말의 이면에 대한 곤두섬없이 관계를 내 좋을대로 낭만화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나의 비관적인 시선은 일견 타당하다. 염두에 둘 것은 ‘일견’이어야 한다는 것. 이견. 삼견. 사견. 인류애를 꽤 많이 잃어버린 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필요하다. 기왕이면 치열하게 골라진 시선이었음 해서 책을 읽는다.


*표제작 <캣 퍼슨>

극장에서 만난 20살 여자 아르바이트 생이 자신과 첫 경험일 거라 기대한 34살 뱃살 남의 웃픈… 섹스 이야기. 그냥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좀 잘 하지 좀… 아니다. 이것도 틀린 말 같다. 니가 뭘 아냐. 에그. 니가 뭘.

‘뭘 모르는 여자’를 좋아하고, 그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 그런 식으로 섹스 판타지를 구축하는 남성성에 대해 난 질문하고싶다. 동등한 관계, 평등한 관계는 끌리지 않나요? 그렇다면 그남들에게 대체 섹스는 뭐지? 물론 반대의 질문도 가능하다. 언젠가 마리 루티는 자신의 책에서 이런 종류의 말을 쓴 적이 있다. 여성은 복종을 성애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나쁜 아이>

섹스로 이것 저것 다 해볼 수 있는 시대(인지는 모르겠다)의 판타지란 이렇게 진부하다. 진부한 섹스의 진부한 폭력. 진부한….

나는 BDSM이 우려스럽다. 도대체 그게 쾌락이 되는 이유가… 알고 싶지 않다. 나는 물리적 폭력이 싫다. 정말 싫다. 어린시절에 경험한 물리적 학대는 근막에 남는다라는 말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폭력은 몸에 새겨진다. 사유는 머리로만 하는거라 믿고 싶은 데카르트스러운 사람들에겐 안타깝지만 현대의 신경과학-뇌과학이 부단히 해체하고 있는게 바로 머리(의식)와 몸(신체)의 이분법이다. 언어가 신체에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물리적 폭력은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에 법이 규제하는 것이다. 상추만 던져도 특수 폭행이 성립되는 게 현대의 법 체계인데 왜 섹스는 사적인 영역이라 법이 개입하면 안되는 거지? (그걸 하자는 것도 아니며 거기에 대해서 논할 건 아니다.)

BDSM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을 여전히 이해하고 싶지는 않지만)가 단순히 금지의 위반에 대한 쾌락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 디테일한 완급 조절에 대한 쾌감을 즐기는 것이라면… 스스로를 혹은 계약서를 과대평가하는 자아감이 우려스럽고, 그러한 성관계를 통한 무력감 혹은 통제감의 회복이 목적이라 항변한다면 섹스 말고 다른 관계부터.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어떻게 때리는 게, 지배하고 복종하는 게 사랑이 되냐. 그걸 못하게 세세하게 법률로 만들어온 인류와 문명이 폭력이냐? 그래 그게 폭력이라고 치자. 내가 또 너무 모르고 막 쓰는 것 같아서 지금 당장 좀 찔리니까 관련된 책을 읽어야... 에휴... 그래... 읽자...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책을 쓴다.

근데 아니, 이걸 왜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도 나는 모르겠는 데 (아, 페미니즘은 이토록 나를 과계몽시켜버렸도다. BDSM을 쿨내나는 힙으로 여기는 거에 진짜 포르노 문화가 없다고 할 건가? 쓰면서 점점 짜증이 올라와서 밥을 먹으러 다녀왔다. 그런데 이제 졸리네.🥱)

우리는 도를 넘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을 보면서 혀를 쯧쯧 찬다. 그들이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으며, 어떤 식으로 합리화하는지 살펴보고 싶다면 이 단편을 추천한다. 전형적임. 나는 꽤 오랜 시간 이 문제에 대해서 천착했고 이제는 힘을 휘두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로 흥미가 없다. (재미도 없고, 뻔하다.)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스스로 넘겨주는 사람에 대해 차라리 관심이 더 많고 그들의 ‘복잡함’을 어떤 의미로는 이해한다.

그렇다고 내가 이 소설 속의 남주에 이입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가져야 했다. 최소한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그런 의미에서 관계는 대칭적이다. 아니다. 방금 한 말은 취소, 취소다.

삶에 대한 통제권은 물론 신체에 대한 통제권까지 고스란히 반납하게 만드는 존재 내 결여…를 들여다보는 것 보다 나 자신을 아예 잊어 버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좀 알고 있다. 그것은 정도의 문제이며 삶과 사람이 그래서 컴플리케이트 한 거다.

그러므로 그러니까 그러지 말라는 거다. 그러지 말자는 거고. 운전대 꽉 잡아라. 자기 인생의 운전대는 자기가 잡고 가는 거고 가다가 실수로 사람을 치면… 보험이 있잖아요?은 헛소리고 암튼 운전대 옆 사람한테 내주지 말라는 소리다.


*<좋은 남자>

이 소설은 진짜 징그럽다. 솔직히 말하면 작가가 대단한데, 좋지 않은 의미로 대단하다. (그래서 난 이 책에 별 다섯을 쾅쾅쾅쾅쾅 박기로 한다) 어떤 종류의 인간이 가지는 지저분한 심연을 이렇게까지 알려주다니 감사합니다. 놀랍습니다. 놀랬고요. 막판에 단지 사랑받고 싶었다고 말하는 주인공에게 똥 싸고 있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사랑 뭐냐. 참내...


*<풀장의 소년>

“(307)그는 피뢰침 같은 존재다. 그뿐이다. 앞뒤 가리지 않는 거친 에너지를 받아내는 피뢰침. 욕망이 향하는 대상일 뿐, 욕망이 생겨나는 근원은 아니다”

욕망이 향하는 대상과 욕망이 생겨나는 근원이라는 미묘한 어감의 차이에 대해서. 아리까리 잘 모르겠어서. 생각해 봐야지. 요즘 나를 사로잡고 있는 욕망은 책 구매욕…인데. 대상이자 근원임.


*<겁먹다>

요 단편이 소설집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가학적인 권력’ 혹은 ‘권력의 도취’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듯. 크리스틴 루페니언이 특별히 이 문제에 천착하는 이유가 독자를 어떤 사유의 장으로 안내하기 위함이 아닌 정말로 이러한 권력‘관’에서 비롯된 스스로의 투명한 시선의 반영이라면 문득 난 정희진의 말을 좀 옮겨주고 싶다. 권력(힘)은 *영향력/책임감*이라고. 그것을 잘 다루는 것은 어렵지만 책임감으로 권력을 이해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존재한다고 말이다.


*<성냥갑 증후군>

오래 전 연애 경험이 떠올라서 현타왔다. 확실히 나는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 평생의 목표는 셀프 럽~이 되시겠다.


*<죽고 싶어 하는 여자>

고통이 자아의 경계를 결정짓는 자아감을 가늠하는 척도라면 오랫동안 고통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밀도 높은 폭력에만 자아감/존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때려달라고 한다고 때리지는 말자. 문득 생각나는 건 <노멀 피플>의 코넬인데… 코넬 정도만 되면 정말 훌륭한 이성애자 남성이구나 하게 되는 것이 서글프다. 이성애 여자들은 언제까지 남자 보는 눈을 낮춰야 하는가?


*

나는 미국의 젊은 소설가 크리스틴 루페니언이 아주 예리하게(그리고 무척이나 비관적이고 가학적인 방식으로) 사적인 관계 안에서의 역학 관계를 꿰뚫는 이야기를 썼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소설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내가 읽은 소설이 많지가 않아서, 이 책은 내게 별 다섯 개다. 다만 작가의 인간 혐오를 충분히 이해하는 동시에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나 역시 인간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어 버렸다. 알기 싫었는데. 투덜투덜. 그런데 이런 *면*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 책이 정말로 밀레니얼의 섹스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맞다면 그 까닭은 보편화된 포르노/이미지/판타지가 장치로 전제로 등장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젊은 사람들이 백신처럼 이런 소설을 읽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판단은 독자의 몫. (의외로 나이 지긋한 여성 독자들에게서 열광적인 공감의 메일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모든 단편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단편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읽어볼 만한 단편 몇 편만 추려서 휘리릭 썼다. 나중에 소설 집을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이 들어서 중고로 구매했고, 구매한 중고에는 섹쉬한 표지가 없어서 초금 서글펐다. 어쨌든 <82년생 김지영>처럼 읽는 사람이 할 말이 없으면서 많아지게 만드는 소설인 건 확실하다.

(이 리뷰를 읽고 마음이 동해 읽으신다면…. 읽고 난 뒤 꼭 트랙백 걸어주세요!)


(캣퍼슨)마고가 침대에 앉아 있는 동안 로버트가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발목 밑으로 내리다가 아직 신발을 신고 있었 다는 걸 깨닫고 허리를 숙여 신발 끈을 풀었다. 어정쩡하 게 몸을 숙인 자세, 털에 가려진 물렁하고 불룩한 배를 보며 마고는 생각했다. 아, 싫다. 그러나 그녀 자신이 발동을 걸어놓고 이제 와서 중단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이 요구 될까, 생각만 해도 까마득했다. 대단한 재치와 상냥스러움이 요구될 테지만 그녀로서는 도저히 그런 수준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의 의사에 반해 그가 억지로 그녀에게 뭔가를 시킬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모든 것을 주도해 놓고 이제 와서 그만두자니 마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놓고 정작 음식이 나오자 마음이 바뀌어 돌려보내는 꼴이다. 마고는 자신이 변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것처럼 비칠까 두려웠다. 그녀는 저항감을 억누르려고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 - P37

(좋은남자) 그는 그녀에게 진실을 말할 생각이었다.
앤절라가 흐느낌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를 때 테드가 말했다. "이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 당신도 알잖아" 침묵이 흘렀다. "뭐라고?" 앤절라가 말했다. "난 당신한테 늘 정직했어" 테드가 말했다.
"언제나, 이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처음부터 말했잖아. 내 말을 믿을 수도 있었는데 당신은 내 감정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안다고 판단했어. 내가 가벼운 관계를 원한다고 말 했을 때 당신도 같은 것을 원한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러고는 뭔가 특별한 관계로 만들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기 시작했지.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우리 둘의 관계를 진지한 관계로 만들고 싶어했고, 그러지 못하자 상처받았어. 알아. 하지만 당신한테 상처를 준 건 내가 아니야. 당신이 그런 거야, 내가 아니라. 나는, 나는 그저 당신 이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데 이용당한 도구일 뿐이야" 앤절라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작게 기침을 했다.
- P196

(좋은남자)
그는 절대로 털어놓지 않았지만 그 이유는 애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이다. 그저 충실하게 의무를 다하는 것 같은, 약을 먹고 있는 것 같은, 혹은 채소를 먹고 있는 것 같은 표정. 으음 내 삶은 완전히 엉망이 되었으니 차라리 테드와 섹스하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 P267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05-13 17: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좀 그랬(?)었는데 공쟝쟝님의 리뷰를 읽으니까 완전 흥미가 생기네요~!!
트랙백이 뭔지는 모르지만 새책을 구매한다면 땡투 하겠습니다~!!

공쟝쟝 2023-05-13 20:33   좋아요 2 | URL
단편마다 편차들이 있긴한 데, 제가 적어둔 단편들은 읽을만 합니다.

책먼지 2023-05-13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BDSM의 어디가 힙하고 쿨내..??? 쟝님 말씀처럼 세상은 넓고 책은 많지만.. 폭력이 대체 어떻게.. (말잇못) 인용해주신 37쪽은 진짜 미치겠네요. 마고야 나가! 제발 나가라고!! 음식도 맘에 안 들면 돌려보내고!!!
꼭 ‘변덕스럽고 제멋대로 구는 것처럼 비칠까’ 두려워서는 아니지만 뭔가 말도 안되는 어떤 두려움 때문에 훨씬 더 파괴적인 일을 그냥 감내하는 저 마음은 알 것 같기도 하면서요ㅠㅠ (거절 공포증 극복못하면 약혼 당할 수도 있다는 쟝님의 짧지만 강렬했던 감상평이 떠오르네요)

공쟝쟝 2023-05-14 21:44   좋아요 1 | URL
후….. 일단은 <그레이의 그림자>… 가 있고요… 넷플릭스에 <모럴센스> 라는 한국 영화가 있습죠. 막내 서현 나오길래(소녀시대 좋아함) 보다가 읭??잉?? ㅋㅋㅋ 그런데 끊을 수 없어서 다 보고 난 뒤…. 세상이 참 문제다 문제여… (꼰대 마인드 ㅋㅋㅋ) 내 안의 유교 걸… 아 어쩌란 말이냐….
사회의 정상성의 기준과 규범이 너무 높은 건 사실이고 문제인데, 왜 섹스는 비정상적인 섹스를 해야만 더 진보적으로 느끼는 걸까요? 그건 *남성사회 기준의 진보* 아닌감?ㅋㅋㅋ 안하는 게 젤루다가 급진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ㅋㅋ 그렇다고 딱히 제가 진보급진을 실천하고 있는 건 아니고요… 혼자가 편합니다…ㅋㅋㅋ

저는 마고도 딱히 이해는 안가지만 로버트씨… 쌤통입니다…ㅋㅋㅋ

persona 2023-05-14 0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캣퍼슨은 뉴요커에 대박 소설 있다고 입소문이 나서 그때 읽어보고 징글징글하다고 나가떨어졌었지요. 근데 ㅋㅋㅋ 번역서 나왔다고 반가운 마음만 가지고 저도 샀어요. 근데 아직 읽을 자신은 없어요. ㅠㅠ
루페니언이 대단한 작가이긴 한 것 같아요.

공쟝쟝 2023-05-14 21:47   좋아요 1 | URL
저는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인간사가 웬걸 다 권력관계로 보여가지고 (지금까지 30여년 살아온 나의 삶까지도) 공황+우울 상태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리고 고민이 더 깊어져 결국 푸코를 읽기로 했다) 여튼 쭉 더 더 더더 이러면서 새로 덧붙여진 시각에 생각을 후벼파다 보니… 지금은 그런 시선으로 봐도 세상이 그렇게까지 비관적이지는 않게 보이거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할 수 있는 삶과 관계들도 보이기 때문에 ^^

근데 분명히 루페니언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좀 있긴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그런 식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
여전히 인간에 대해 낙관보다는 비관적인 시선이 더 우세하긴 하지만 루페니언의 인간혐오ㅋㅋㅋ는 못따라가겠어요ㅋㅋ
그런 의미에서 별 다섯입니다!

은오 2023-05-14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환승연애 나는솔로 이런거 좋아하는데 다양한 인간군상 구경하고 관찰하는 재미로 봐요. 합숙 리얼리티 프로그램 너무 재밌는게 그 안에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거기 대처하는 인간들이 너무 찌질하고 추해지는거 보면 아 저러지 말아야지.... 반면교사 삼게 되기도 하고 그안에서도 매력적이고 잘 대처하는 사람이 보이면 신기하기도 하고 ㅋㅋㅋㅋ
글고 노멀피플 보고있는데 반갑네요!!! 얘네 이제 대학갔는데 아 코넬.... 얘 정신차리나요? 정신차리겠죠? 일단 다 보고 다시 얘기하는걸로 ㅋㅋㅋㅋ
이거 저도 땡투하겠습니다 쟝님!! 저도 마음이동함 너무재밌을거같음 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4 21:53   좋아요 1 | URL
아.. 보면 재밌겠죠? ㅋㅋㅋ (사실 재밌게 볼까봐 안보는 것도 있음) 안보는 채로 까서 좀 그렇긴 한데. 다른 건 모르겠고… 그걸 안보는 이유는… 그게 정상처럼 보인달까?….

저는 솔로가 더 정상(?)이고 연애 중 보다는 연애 안함이 더 디폴트고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데, 그런 식의 짝짓기 프로그램+로맨스까지도 일종의 게임으로 치면ㅋㅋㅋ 인연이 맺어지기 위해 달려가는… 그런 서사랄까요? ㅋㅋㅋㅋ
너는 내 운명.. 제 짝은 있다.. 짚신도 짝이 있다 ㅋㅋㅋ 만날 사람은 다 만나게 되어 있다… 뭐…. 그런 담론들이 몸에 새겨지는 것 같거든요.

은오님은 애긔애긔라 아직 모르겠지만, 삶의 어느 시기에 미친 듯이 청첩장을 받는 날이 와요. 그럴 때 나는 묻는 거죠. 내가 문제인가?? 내가 아무리 문제가 없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나를 하자있는 존재로 여겨요 ㅋㅋㅋ 저는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기 위해서 미친 사람(ㅋㅋㅋㅋ) 처럼 책을 읽었고요. 니들이 틀렸어! 결혼제도 엿바꿔먹어! (푸코 돋넼ㅋㅋ)

그래서요. 그냥 남들이 다 보고 남들이 다 저게 맞나보다… 그렇게 가던 삶에서 나를 비난하기 싫어서 어떤 것들을 안보기 시작하니까, 정말로 세계관이 더 이상해졌지만ㅋㅋㅋ 내 인생이잖아요ㅋㅋ? 그런 나 자신에 대해 지금은 매우 만족합니다.

코넬은… 아아. 코넬… 저는 코넬에 이입했어요…ㅋㅋ 다 읽고 제 <노멀피플>독후감 읽어주실거죠?
알라딘 서재 막 재미붙이던 시절의 귀요미 독후감일것입니다 ㅋㅋㅋ

얄라알라 2023-05-14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님께서 단편 하나하나 세심히 소개해주셔서 읽지 않고도 친근해지긴 했지만, 작년인가 알라딘 서재에서 제목을 기억해두었다가 [수영장 도서관] 읽었을 때의 정서적 충격이 생각나서 망설여지기도 하네요 ㅎ

게으른 저는 은오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땡투하시겠다니 이미 반은 읽으신 바와 같습니다 ^^

공쟝쟝 2023-05-14 21:21   좋아요 1 | URL
얄라님… 저는.. 부끄럽게도… <수영장 도서관>을 읽지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책은 걸드문트님과 잠자냥님이 좋다고 하셨는데요? 여름이고 도서관이고 수영도 하고 찐하다고(?)해서…. 도전했다 장렬하게 실패했음… 제가 거기까진… 아직…. 허허…..
그러므로 제 페이퍼를 읽고 정서적 충격을 받으신 얄라님이 승자! ㅋㅋ

2023-05-15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9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 읽기 시작했지만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해야하는 이유를 알게된 독서였다. 세상의 평균이 지나치게 높은 건 사실이지만 개인의 취약함이 착취적 관계의 방패가 되어선 안될테고, 삶은 치유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의 과정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젊고 힘있는 글이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3-05-13 1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설적이지만) 잘 설계된 현재의 의료시스템이 없었다면, 성과를 너무 강요하는 세상이 아니었다면, adhd는 개인에게 비정상의 증거가 아닌 재밌는 개성이었을 거다.(사실 나에겐 지금도 그렇다.) 이런 종류(정신질환의 경험을 다루고 있는)의 책이 그렇듯 읽다보니 나도 adhd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건 덤... 집중력 휘발의 문제는 병리적으로 다루기 전에 사회적으로도 다루는게 훨씬 유의미하다 싶어 다른 독서로 넘어가는 중..

잠자냥 2023-05-14 11:19   좋아요 6 | URL
이보게 리뷰를 그냥 쓰지…..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3 10:24   좋아요 4 | URL
백자평 연습중입니다 ---!

독서괭 2023-05-13 13:43   좋아요 2 | URL
백자평 썼지만 할말이 많아서 늘 댓글을 추가하는 쟝쟝님 ㅋㅋㅋ 백자평도 쓰고 리뷰도 쓰고 많이 쓰시면 좋죠!!

공쟝쟝 2023-05-13 20:33   좋아요 2 | URL
....ㅋㅋㅋ 할말이 많습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05-14 08:20   좋아요 3 | URL
쟝님은 그냥 할말이 많은 사람이라 계속 연습하는것보다 알라딘에 500자평 만들어달라고 건의하는게 빠를겁니다

단발머리 2023-05-13 11: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연습은 무슨 ㅋㅋㅋ 이미 백자평 맛집일세 ㅋㅋㅋㅋ 이제 그만 리뷰를 쓰게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3 20:34   좋아요 1 | URL
다른 책 리뷰를 썼슴당 ㅋㅋ

책읽는나무 2023-05-13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늘 공쟝 님만의 사유가 담긴 멋진 백자평!
백자평 달인은 바로 당신.
공쟝쟝 님 이십니다.^^
리뷰 쓰면 또 사유 깊어지겠구먼요ㅋㅋㅋ


2023-05-13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13 2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매몰비용의 오류
글 쓰는 딸들 -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소피 카르캥 지음, 임미경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부아르와 엄마의 관계가 궁금해서 읽었는데, 기억에 진하게 남은 것은 뒤라스 편이다. 소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읽으면서 느꼈던 ‘압도적인 엄마’가 실제 뒤라스 삶에서의 어떤 모습였는지 형체를 갖게 되니 마르그리트의 글쓰기가 아프게 느껴졌다. “(14) 글쓰기는 유일하게 어머니보다 힘이 센 것이었어요.”


편애하는 엄마, 아빠를 열렬히 사랑하는 엄마, 사랑받고 싶어하는 엄마. 아들밖에 모르는 엄마. (이 책의 소피 카르캥에 따르면) 그런 엄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뒤라스에게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아들을 낳고 난 후부터라고 한다. 나는 평생 엄마가 당하기만 하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엄마를 대신해서 말 하다 종종 얻어맞거나 유교적 풍이 강한 가족 내부의 공공의 적이 되곤 했는데, 페미니즘을 읽으면서는 엄마야말로 권력에 대한 열망이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한다. 아주 어릴 때 부터 내게 엄마는 피해자의 얼굴을 한 폭군 같았다. 어쩌면 나도 그런 엄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일기를 썼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제 막 겨우 엄마를 미워하면서 엄마 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엄마는 몸이 너무 아팠다. 미워하지도 못하게 아픈 엄마가 너무 밉다고 일기를 쓰면서, 돌이켜보면 엄마는 항상 그랬다고 나, 일기 썼었나? 


뒤라스는 글쓰기를 가리켜 “(14)글쓰기는 현실 옆에 놓인, 실선과 나란히 가는 점선 같은 삶”이라고 했다. 점선 같은 삶(일기쓰기)이 생겨나고, 엄마에게 하지 못한, 엄마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나 역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뭐 그런 원망을 쓰면서 난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또 내가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다시는 엄마처럼 사랑하지 않겠다는 다짐, 다짐, 또 다짐. 돌이켜보면 나는 관계가 아닌 권력 자체를 더 욕망할 줄 아는 똑똑한 아이였고, 이런 구조로 짜여진 세상에서 내가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관계에 몰두했던 것 같기도 해. 이 역시 사후적 해석이고 글을 쓰면서 정의하는 나 자신일 뿐. 쓴다는 것이, 내가 나 스스로를 정의한다는 것이. 어떤 힘을 갖게 된다는 것 역시도. 그것까지도.   


“(94)*글쓰기는 늘 복수에서 비롯돼요.* 글 쓰는 행위 뒤편에는 매번 하나의 재판이 있기 마련이죠. 모두가 이런 식으로 글을 써요. 그래서 묵은 셈을 청산하려는 거예요. 그러고는 물론 책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방향을 틀어 다른 길로 접어들기도 하죠.” 문학 작품에 대한 탁월한 정의가 아닌가! *‘방향을 튼다’는 말은 독자를, 타인을 고려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불행의 비밀 더미에서 빠져나와 보편적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문체, 형식, 감정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복수에서 시작했으나 점점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는 내 글쓰기 때문에 와 닿았고, 음 이 말도. 


“(96) 글쓰기는 대개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요구하기 마련이니까. 뒤라스가 털어놓았듯이 “글을 쓰면 사람들과 멀어진다.” 


결국 끄덕... 끄덕해버리게 되는 것을 보면. 푸하하. 나는. 또 이렇게 나를 뒤라스의 반열에 올려놓고 마는 것인가라고 쓰다가 다른 자아가 올라온다. 아, 이 짓도 이젠 못하겠다. 드디어.... 내 독후감이 타인을 고려하기 시작하는 건가 봉가...🥲🥲🤦‍♀️🤦‍♀️🤷‍♀️🤷‍♀️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읽기 시작했... . 


글을 쓴다는 자의식이 생기면 확실히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는 것 같다. 내 경우 정확히 말하면 주변을 구성하던 사람들이 별로 필요가 없어진다. 고 보는 게 더 맞는 말. 그리고 글을 읽고 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시청역 광장에서 돌담길로 진입하는 길쯤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저는 떠나온 사람이 향수병을 앓으면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결국 본질이 변해버렸음을 깨닫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하지만 다시 돌아가서 뿌리내려 살고 싶다는 욕망을 항상 가지고 있기도 해요. 그게 나의 미련한 지점인 것 같아요. 알면서도 자꾸 정착하고 싶은. 


언니는 사람들은 오고 가며 관계는 흔적을 남기고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다는 게 자유이며 뿌리내리지 않는 것이 세상이 넓다는 것이 그게 좋다고 했다. 

하지만 가능성, 역시 그게 좋지 않니? 


음. 가능성과 불안. 그 사이에서. 나는 그런 걸 써온 것 같기도 하다고.  


“(134) 그건 이 작가가 자신의 특이한 유년을 통해 이야기한 것이 보편적인 유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 강간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타인의 위협, 가난의 지긋지긋함, 폭군 오빠의 몸서리나는 횡포, 불의가 행사하는 폭력...... (중략) 그러나 뒤라스의 작품들에서 무엇보다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추방과 유배라는 주제이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이별을 경험하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내면에 버림받는 데 대한 강렬한 두려움을 품게 된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이 유배 감정, 떠나간 것에 대한 향수, 인도차이나에 대한 그리움을 가장 잘 표현해낸 작가이다. 또 고향, 자신이 몸담았던 대지와의 이별을 뒤라스보다 더 강렬하게 그려낸 작가가 누가 있을까.* 뒤라스에게 그 이별은 말하자면 어머니와의 이별이었다. ......(중략) 떠남은 본원적, 보편적 의미를 띤다. 이 보편적 분리 앞에서 인간은 영원히 고통스럽다. 아이가 겪는 어머니와의 분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뒤라스가 자신의 글에 흘려 넣은 떠나고 싶고 떠나지 못하는 양가적인 마음에 대해서. 그 압도적임과 차마 어찌할 수밖에 없는 지긋지긋한 사랑과 몰이해와 이별에 대해서. 나는 단 한편의 소설을 읽었을 뿐이지만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글 쓰는 딸들> 이 책에는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의 엄마들과 그녀들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사연들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내가 꼭 껴안고 싶었던 근사한 장면은 바로 아래 문장이다.❤️🙈 


“(17) 마르그리트는 시몬을 만나고, 시몬은 콜레트의 작품을 읽는다. 콜레트는 침대에서 라디오방송을 통해 뒤라스의 목소리를 듣고, 보부아르에게 헌정 받은 <제2의 성>을 훑어본다. 이런 연결을 통해 나는 여성의 연대를 환기하고 싶다.”


여성이 어머니에 대해서 품는 감정에 대한 글은 남성이 여성에 *대해서* 혹은 남성이 남성 자기 자신에 관해서 쓴 5천 년 치에 글에 비하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콜레트는 시도가 없었다면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며 시몬이 콜레트를 읽듯 아니 에르노는 시몬과 뒤라스를 읽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여자들의 글을 읽는다. 아들 작가들이 쓰는 병약하게 죽어가는 소녀, 혹은 영원히 불쌍한 어머니, 아니면 나의 구원을 기다리는 창녀들 말고. (물론 그렇지 않은 글들도 많지만ㅋㅋㅋㅋ 이런 글들이 대부분 아닝교. 남자 작가들이여, 그래도 잘 쓰면 읽는다. 잘쓰도록 하여라!) 딸들이 쓴 압도적인 엄마. 아들만 사랑하는 엄마. 사마귀 같은 엄마. 기생충 같은 엄마. 나를 조종하는 엄마. 내가 보호해야 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내 엄마니까 사랑하지만 결국 그런 엄마가 *될까 봐* 글을 써야만 하는 그녀들의 글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273) 시몬은 자신이 어머니를 진정으로 알지 못했다는 회한 때문에 운다. 벌써 어머니가 그리워서 운다. 어머니는 신념의 화신이었지만, 돌이켜보면 한 시대의 희생자이기에 운다. 자신이 글을 통해 어머니에게 고통을 가했다는걸. 시몬이 출간한 책들로 인해 어머니가 수모를 감당해야 했다는 걸 알기에 운다. 성인이 되면 어느 순간 부모 곁을 떠나기 마련이고, 그런 다음에는 부모가 자식 곁을 떠나는 게 자연의 이치라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시몬은 어머니를 버렸기 때문에 운다.*”​


그리고 아마도 나는 드디어 나는 엄마가 되지 않기로 한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그리트는 자신에게 고통을 준 어머니를 미친 듯이 사랑했다. 딸을 때리고, 딸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곁을 떠나 돌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뒤라스에게 모성은 늘 어떤 배반이다.
❤️뒤라스의 엄마 - P129

그런 식의 경직된 교육, 도덕을 내세워 육체의 약동에 철저히 재갈을 물리는 교육을 받게 되면, 몸의 감각은 미처 꽃피기도 전에 말살당한다. 시몬은 아주 명석한 아이지만, 자기 안의 세계를 해독하는 솜씨는 형편없다.
❤️보부아르의 엄마 - P221

이 글 속에서 미시가 읽어낸 건 콜레트가 글쓰기를 시작한 아이 때부터 30년 넘게 써온 것은 바로 콜레트 자신의 독립선언문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말은 그가 여전히 어머니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콜레트의 엄마 - P390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티나무 2023-04-29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공쟝쟝 2023-04-30 10:54   좋아요 1 | URL
배시시-------! 오래 고민했다고 합니다.

물감 2023-04-29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침 읽은 <루시>와 쟝쟝님이 넘나 겹쳐서 소름..........

저도 별다섯개만 주는 인간들한테 빡쳐서 비평을 쓰기 시작했으니,
글쓰기는 복수에서 비롯되는 게 맞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30 10:55   좋아요 1 | URL
킨케이드의 루시입니까? ㅋㅋㅋㅋ
저는 물감님의 올곧은(?) 심지있는(?) 별두개 비평에 감명 받아 친구 신청했어요!
(내용에 동의는 안하더라도 자세는 인정함)

2023-04-30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30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먼지 2023-04-30 1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님 이 페이퍼 진짜 너무 좋아요.. 이 소름 돋게 똑똑한 성장캐 같으니!!! 두 번 세 번 읽으려고요ㅠㅠ

공쟝쟝 2023-04-30 12:47   좋아요 3 | URL
그녀들이 쓴 엄마들이 또 모두 내 엄마… 모녀 사이의 지독한 감정의 골은 모자 사이의 그것 보다 더 많이 읽히고 쓰여질 필요가 있죠. ‘이제 아들은 어머니에 대해 말하기를 중단해야 한다.’라는 희진 샘의 문장이 갑자기 생각납니당 😆
 
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자들이 남자들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사용한 에너지를 지구를 구하는 데 썼다면 인류는 33개의 지구를 가질 수 있었을것. 점심먹으며 표제작만 보고 일단 별 다섯.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3-04-25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82년생 김지영보고 난리난 이 나라의 남성을 생각하니… 캣퍼슨을 보고 아무일도 없는 미국 남성들의 자아란… 하…. 크구나 커 ㅋㅋㅋ 개 하이퍼리얼리즘인데 남자들 읽으면 열등감 폭발 할 거 같음 ㅋㅋㅋㅋㅋ 참 ㅋㅋㅋ끊임없이 자신들끼리의 서열 경쟁하는 남자 삶도 힘들겠다 싶다 ㅋㅋㅋ그러게 왜 자신을 학대하는 포르노를 봅니까? ㅋㅋㅋ 남자여, 로맨스를 보세요…

난티나무 2023-04-25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자평 구구절절 공감!!!!!! ㅠㅠ
 
행복의 약속 - 불행한 자들을 위한 문화비평 딕테 시리즈 2
사라 아메드 지음, 성정혜.이경란 옮김 / 후마니타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이 가지는 ‘정향’은 너무 강력해서 지금도 종종 나를 의심하게 하지만 ‘단지’ 행복이 최종의 목적인telos으로 상정되는 세계는 행복에 대한 물음표를 삭제한다는 점에서 나를 행복하지 못하게 하므로ㅋㅋ 복잡한 불행을 껴안고 사는게 내 행복인듯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3-04-24 23: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라 아메드님 물음표 살인마로 인정하겠음…. 😆 제가 물음표 따라가다 지친 건 푸코 이후로 거의 처음 인 것 같..

햇살과함께 2023-04-25 09:51   좋아요 2 | URL
물음표 살인마 ㅋㅋㅋ
사라 아메드 책 더 읽고 싶으면서 읽고 싶지 않은 ㅋㅋㅋ

공쟝쟝 2023-04-25 21:55   좋아요 1 | URL
저와 같은 마음 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 지쳐버렸다 ㅋㅋㅋ

난티나무 2023-04-25 05: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날개에 보면 이 시리즈 중에 사라 아메드 책 한 권 더 나온대요. <고집스런 주체> . (보셨죠?)
나오면 그거도 읽고 시픔.ㅋㅋㅋ

단발머리 2023-04-25 06:21   좋아요 3 | URL
전 아니에요ㅋㅋㅋㅋ 물음표 살인마책은 한 권으로 족하다는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25 09:02   좋아요 2 | URL
난티//아악ㅋㅋㅋ 고집 ㅋㅋㅋㅋ 진짜 고집스럽게 파셨을 거 같어욬ㅋㅋㅋㅋ
단발님// 족해요? ㅋㅋㅋㅋㅋ 단발님도 우주적 초라함(?)에 대해서 더 심하게 할 수 있을 지도… 자기 관심분야에서 집요한 사람들 = 책읽는 사람들

다락방 2023-04-25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왓 벌써 다 읽은 거예요? 고생하셨습니다!! (아직 절반이상 남은 사람..)

공쟝쟝 2023-04-25 21:56   좋아요 0 | URL
꼬박 나흘을 반납했어요 ㅋㅋㅋㅋ 당분간 재밌는 거 읽고 싶어지는 지혜의 보고였습니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