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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기억하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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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비휴머니즘(실상은 반휴머니즘?)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나랏님이 부덕하여 역병이 창궐한다는 미신처럼, 인간이 잘못해서 지구가 벌을 내리는 것이라는 나름의 미신을 좀처럼 떨쳐내기 어렵다. 어느 때 보다 빠른 속도로 백신을 내놓아도,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에 옮아다니는 바이러스 앞에서 모두가 좀 더 겸손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겸손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딱히 가지고 있는 답은 없지만ㅋ, 내 경우 다소 터프한 어떤 정념(;;)이 확고해졌다. 인간이라는 ‘종’ 자체에는 별 기대를 하지말자. 이대로라면 우리는 얼마안가 멸종한다. 혹은 이대로 멸종한대도 지구님께 억울해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잘한 건 없으니깐요😬에 가까운 자세와 태도랄까… 물론 이 따위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몸짓을 가진 사람치고는 퍽이나 열심히 운동하고, 고기도 덜 먹고, 사회적 거리를 지나치게 두며, 플라스틱에 신경을 많이쓰지만… 에 또, 그거랑은 별개로 ㅎㅎㅎㅎ 


그런데 뭐 나만 그런 건 아닌건지 얼마전 넷플릭스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와서 우린 다 죽었고 곧 망한다고 정신 좀 차리라고 노래를 부르더라ㅋㅋㅋㅋ 아놔, 1월 1일에 보기에 매우 적절한 영화여서 보다가 빵터졌잖수. 지구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분명히 미국 놈들의 탓이 8할 이상인 것 같은 데… 그걸 자기 자신이 풍자하면서 고걸로 또 돈을 벌어들이는 이 미국 놈들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내가. 




어쨌든 ‘코로나19라는 대위기를 인류가 어떻게 힘을 모아 극복 할 것인가?! 지금은 힘들지만, 우리는 언제나 처럼 답을 찾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 하는게 아니라 ‘휴먼, 당신들 되게 중요한 종족인 줄 아는 것 같은 데, 너 자신이 너무 소중하다고 이렇게 민폐를 끼쳐야 되겠냐? 정신 좀 차려. 니들 그러다 진짜 X된다’라고 생각 중이던 인간 종의 개체1인 나는 <이토록 뜻 밖의 뇌과학>을 읽고 별 다섯개⭐️⭐️⭐️⭐️⭐️를 꽝꽝 박을 수 밖에 없었으니… 여러분 좀 읽으세요. *인류여, 우리 이걸 읽고 자기 객관화를 하자.*


그러니까 최신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쉽게 풀어쓴 이 책의 제목이 ‘이토록 뜻 밖’인 이유는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는 기관인 인간의 ‘두뇌’야 말로 진화의 최종 산물이며, 이 ‘두뇌’를 잘 굴리는 사람이 가장 ‘인간다운’ 훌륭한 사람이다.” 라는 종류의 믿음을 엿바꿔 먹으라고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 네. 그렇습니다. 제가 그런게 아니고요. 뇌과학의 최신 연구가 그렇다네요?🙄 과학자 말을 듣자, 여러분! ㅋㅋ



리사 펠드먼 배럿 교수는 본격 강의에 앞서 맨 먼저 인간 두뇌가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믿음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31) 뇌의 핵심 임무는 이성이 아니다. 감정도 아니다. 상상도 아니다. 창의성이나 공감도 아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

알로스타시스. 이 무슨 나는 생각하기에 존재한다며 인간 중심의 근대를 열어제낀 데카르트 아저씨가 관 뚜껑 열고 나와 호통칠 소리냐 싶겠지만… 인간의 ‘생각’이란 것은 이 알로스타시스(배럿의 용어를 풀어말하면 신체 예산 조절 능력)를 하는 데에 조금 더 도움될까 싶어 진화 과정에서 우연찮게(?) 만들어진 부산물 쯤에 불과하단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실이라면

“(50~51) 더욱이 다른 동물들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들을 진화시켜왔다. 우리는 날 수 있는 날개가 없다. 우리는 자기 체중보다 50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지 못한다. 우리는 절단된 신체 부위를 재생시킬 수 없다. 이러한 능력들은 우리에게 초인적인 힘으로 여겨지지만, 작은 생물들은 늘 해오던 일이다. 박테리아조차 당신의 장속이나 우주 공간과 같이 혹독하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 같은 특정과업들을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게 해낸다. … 자연선택은 우리를 향해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특정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특정 적응력을 갖춘 흥미로운 동물 한 종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동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다. 동물들은 각자 독특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한다. 당신의 뇌는 쥐나 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지구 상의 수많은 생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흥!🐯!! 자자, 생각하는 인간은 겸손해집시다. 니들 아무리 생각해봤자 박테리아와 다를 바가 없다구!! 


‘생각하는 뇌’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면 ‘종으로서의 나’와 ‘자아를 갖춘 나’ 모두는 더불어 겸손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나의 두뇌는 나의 본질이 아니지만, 굳이 몸의 부위 중 어떤 것을 본질로 삼아보자면, 그것은 심장보다는 두뇌일테고 두뇌를 선택한 까닭은 나의 기억과 감정과 생각(자아)이 들어있다고 믿어서기 때문인건 데… 정작 내 뇌의 주되는 사용처는 생각이나, 기억이 아니었다고 하면, 캬~ 이거 좀 반전이잖아ㅋㅋㅋㅋ 나만재밌나 또 나만 재밌어? 여~알라딘 소설파들아, 비문학 좀 읽어다오. 나랑 놀자~


이 사실이 놀랍거나 말거나 내 뇌🧠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씩씩🔥🔥 거리며 문단을 구성하는 데에 그 기운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신체🏃🏻‍♀️를 운영하고 조절하는 데 본인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살짝 또 바꿔서 생각하면? 그렇다면 내 몸이란, 내 뇌를 거의 다 써서 운영되고 있는 내 몸이란!!!! 그저 살아있기만 한 걸로도 얼마나 대단하고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밥도 잘 먹이고 잠도 잘 재우고, 운동도 좀 시키고 해야할 것 같았으므로… 지난 달 이 책을 완독한 저는 곧바로 쿨하게 필라테스 6개월을 현금 플랙스 하고 왔답니다(응?). 뇌의 수고로움을 좀 덜어주는 데는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진 주3회 잘 다니고 있어여….


여기까지😤!! 이 책의 도입부 만을 소개해 본 것인데, 이 후에도 뜻 밖의 뇌과학은 계속해서 펼쳐지므로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 맞다. 그런데 또 여기까지 쓰니까 제가 오늘치 뇌를 다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책을 통해 알아가시면 좋을 듯 하네요🥱. (졸려서 급하게 마무리) 


-- 다음 날 아침, 이어서 ---


지금 읽(다말)고 있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도 의식의 본질을 이야기하면서 뇌와 따로 떨어뜨리는 것이 불가능한 신경계와 몸 전체의 중요성을 대단히 강조한다. 똑 따로 떼어낸 두뇌라는 것이(있을 수도 없지만) 인간에게 그닥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될 때(뇌의 자기객관화ㅋㅋㅋ)… 이성(뇌-인간-남성-주체)과 감정(몸-자연-여성-타자)을 분리해내던 쉬운 이분법들은 그 설자리가 또 한번 희미해지는 듯도 하다는 말을 적고 싶었다. 


언젠가 김상욱이 양자물리가 등장하던 1920년대시기의 과학자들은 1차대전의 생존자들이었다며 인간 이성을 의심하는 급진성을 띌수 밖에 없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양자물리라는 급진적인 과학 이론을 내놨다고 말했던걸 들은 기억이 있다. 비슷한 느낌으로 최신의 뇌과학이 가리키는 방향이 인간중심주의와 이분법을 흔드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은 추세라면, 그를 기준으로 이 시대의 분위기를 추측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훗날의 인류는 코로나19 전후의 과학을 인간 중심주의에서 지구 중심주의(?)로라고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대세는 역시 비휴머니즘!!!;;;;;;;; 그 어느 때 보다 인류의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하기, 다락방의 2045 인류 영생론에 맞서 그전에 인류멸망 할거다를 여기서 또 주장하고 있는 나…)


또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도 재밌었다. 

“(115~6)하지만 군인의 뇌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의 뇌는 외부세계의 감각 데이터들이 있는데도 예측에 집착했다. 이런 일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날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뇌가 그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다. 당신의 뇌가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그 뇌는 당신의 현실을 만든다. 예측이 틀렸을 때도 뇌는 마찬가지로 현실을 만들어내며, *바라건대 그 실수를 통해 배운다.*그 군인의 동료가 그의 어깨를 두드려 상황을 다시 보게 해 뇌가 새로운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 상식을 위협하는 마지막 결정타를 살펴볼 것이다. 바로 이 모든 예측이 우리가 경험하는 방식과 ‘반대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무언가를 감지하고 그다음에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적을 보고 그 다음에 소총을 드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뇌에서는 감지가 사실상 두 번째에 해당한다. 뇌는 집게손가락을 방아쇠로 가져가고, 그 움직임을 지원하기 위해 신체 예산을 변경하는 것과 같이 행위에 먼저 대비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또한 뇌는 이러한 예측들을 감각계로 전송해 손가락 끝의 차가운 강철의 느낌과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을 예측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군인의 뇌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를 듣고, 손을 총으로 옮기고, 존재하지 않는 적을 보도록 이끌었다. *그렇다. 뇌는 당신이 인식하기 전에 행동들을 개시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이 역시 내 입말로 좀 더 풀자면 … 우리의 두뇌는 신체 예산 조절능력을 가장 효율화 하기 위해 항상 예측하고 있고, 생각을 한 후에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에 따른 행동을 두뇌-몸이 미리 하고 있다는 요지인데,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배럿 여사는 이러저러한 예시를 들어가며 이렇게 말해준다.   


“(123) *오늘의 행동은 내일 뇌가 내놓을 예측이 되며, 그 예측들은 자동으로 당신이 앞으로 할 행동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할 수 있을지 모두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든 어느 정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이 부분을 이러한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선택을 의심할 것.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 당한 것일 가능성이 높음.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지 않다는 것. 인식도 전에 몸은 이미 행동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 하더라도 한계 속에 엄연한 자유가 있으니, 당신 뇌의 배선을 더 신경써서 가꿔가기 위해 오늘을 살아갈 것. 바라건대, 당신이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기를.


“(118)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책임이 당신에게 있다.* 행동을 개시하는 예측들은 난데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손톱을 물어뜯지 않았다면 지금 물어뜯는 일도없을 것이다. 친구에게 던진 후회막심한 말들을 아예 배운 적이 없다면 지금도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콤달콤한 맛에 길들여지지 않았더라면 트위즐러를 그렇게 먹어치우지 않았을것이다. 뇌는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 마법처럼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오늘 당신의 뇌는 다르게 예측할 것이고 다르게 행동할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세상을 다르게 경험할 것이다.

*물론 과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조금 수고를 들이면 앞으로 뇌가 예측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약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울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오늘 배우는 모든 것은 내일을 다르게 예측하도록 뇌에 씨를 뿌려줄 것이다.” 


뇌과학을 ‘자기 계발서’처럼 읽는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뇌가 이렇게 저렇게 생겨 먹어 작동하니까, 당신의 뇌를 위해 바로 지금(!)부터라도 조금 다른 선택과 경험을 해보고, 새로운 것을 배워라~, 용기를 내라!는 종류의 권유들은 나에게 확확 와서 팍팍 꽂힌다. 그것은 내가 조금은 더 잘 살고 싶은 방향으로 내 뇌의 예측 배선을 변화시켜왔다는 걸까나. 응. 나는 노력했다. 


요즘의 나는 내가 노력해온 것들을 운이 좋아 수월하게 얻어낸 것 처럼 이야기하지 않기 위한 연습 중이다. 처한 환경과 조건 하에서 나를 먹여살리고, 사회에서 살아남는 데에 모든 알로스타시스를 쓰고 돌아와 미세하게 남은 여분의 뇌 역량으로 꾸준히 책을 읽었다. 그것 역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과거의 내 노력들이 자랑스럽다. 먹고 사는 데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당장 쓰일 곳도 없는 스펙(?)과는 무관한 책을 읽은 것. 그리하여 이제는 책을 읽는 종류의 인간이 된 것. 읽고 쓰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새벽 세시 스탠드를 켜놓고 예닐곱 권의 책을 번갈아가며 뒤적이다가 시간 가는 것을 아까워하는 나를 만날 때, 인류멸망주의자(?)는  2045년 인류 영생 쪽으로 아주 살짝 마음이 기운다. 아, 이 모든 것을 실컷 읽고 소화하려면 영원히 사는 쪽에 배팅해야하는 것일까나. 이토록 뜻 밖의 반전이라고? 


내 친구가 자주쓰는 말이 있다. 인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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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2-01-15 1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간중심주의나 이성-감정 이분법을 극복하도록 하는 방편 중 하나가 된다는 점이 특히 의미있는 것 같아요!! 근데 생각이 생존을 위한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산물로 설명된다면, 물질이란 실재에서 생각이란 관념이 발생된다는 논리적 비약이 발생하는데, 저자는 이러한 논리적 비약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신념을 위해 효율이나 생존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는 인간의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도 궁금하고요 ㅎㅎ

공쟝쟝 2022-01-15 10:46   좋아요 3 | URL
저는 거의 극단적인 유물론자라서 (인간 의식-관념 조차 물질이다) 라파엘님이랑 읽기의 접근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인간 뇌 자체는 신체를 유용하는 예측기계에 불과합니다. 관념은 그 기계의 예측을 더 잘하기 위해 여러 신체 반응처럼 고안된 부수적인 기능 중에 하나이고요. 신념은 해당 인간이 고유하게 고안해낸 예측방식이겠지요? 전 이렇게 건조하게 읽었지만 ㅋㅋ 그렇다고 배럿이 저처럼 막말을 하진 않아요 ㅋㅋ 대단히 인간 종을 사랑한다고 느꼈어요 ㅋㅋ
물질-관념에 대한 부분을 이슈로 두고 읽지는 않은데다 벌써 읽은지 한달이 넘어가서 ㅋㅋㅋㅋ 대답해드리기 어렵지만, 라파엘님의 접근 방식으로 이 책을 독해할 때는 어떤 식으로 읽힐지도 저는 궁금합니다. 짧고 얇고 쉬운 책이니 읽고 리뷰 하나 써주세요 ㅎㅎㅎㅎㅎㅎ 인간의 ‘의식’의 본질에 관한 뇌과학 책은 지금 읽고 있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어요 ㅋㅋㅋ 저는 읽을 건데 ㅋㅋㅋ 그 친구 자꾸 밀리네요 ㅋㅋㅋ 아 주말이 얼마 안남았다 ㅋㅋㅋ

라파엘 2022-01-15 10:57   좋아요 2 | URL
인간의 의식이나 관념조차 물질이라고 설명하려면 뇌과학만이 아니라 양자역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저도 조만간은 아니지만 나중에 뇌과학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쟝님 말씀대로 비문학도 정말 재밌어요!! ^^

공쟝쟝 2022-01-15 11:03   좋아요 2 | URL
적어 주신 첫 문장의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기에 그를 심오하게 톺지는 않아요. 말씀 주신 그 ‘공백’ 혹은 비약이 비약처럼 느껴지지가 않는 다능!! 그런데 종교를 갖고 계시는 단발님은 그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끝까지 파보실(?) 작정이신가 보더라고요 ㅋㅋ 그리고 그런 맥락으로 양자역학에서 신을 도출하고 계셔서 제가 놀랐던 페이퍼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당 ㅋㅋㅋ (저는 저를 놀라게 하는 책과 글과 말과 사람을 애정합니다)~~ 아 정말 인류는 싫은데 개별 각각의 인간은 재밌습니다. ㅎㅎㅎㅎ

라파엘 2022-01-15 12:35   좋아요 2 | URL
양자역학은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신존재의 근거도 될 수 있고 유물론의 근거도 될 수 있고요. 그러나 어느 쪽이든, 그것은 인간의 한계와 이 세계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시간 날 때 단발님 페이퍼도 찾아봐야겠네요 ㅎㅎ 쟝님 말씀대로 인간은 재밌고 또 사랑스럽기도 해요 ^^

psyche 2022-01-15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완전 끌려요!

공쟝쟝 2022-01-15 10:52   좋아요 1 | URL
오늘도 이렇게 영업에 성공하고 마는 알라딘 관계자도 출판 관계자도 하다 못해 넷플릭스 관계자나 뇌과학관계자도 아닌 저 자신 ㅋㅋㅋ

잠자냥 2022-01-15 14:34   좋아요 1 | URL
쟝쟝/ 홉스 관계자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5:01   좋아요 1 | URL
오로지 홉스랑만 관계자 ㅋㅋㅋ ㅋㅋㅋㅋ

sijifs 2022-01-15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아리아나 그란데 끌리네요.ㅋㅋㅋㅋ 노래가 뭔지 궁급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1:14   좋아요 1 | URL
소개가 늦었습니다. 영화는 <돈룩업>이고요 대 유잼이니 넷플릭스 구독자면 보시고요, 노래는 저스트 룩 업 인데요 ㅋㅋㅋ 진짜 가사에 맞게 아주 노래 너무 잘해버림 ㅋㅋㅋㅋ

Persona 2022-01-15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류는 더디게 발달하는 열등한 종입니다. 짝짓기 가능할 때까지 최소 12-18년을 키워야 하고 독립할 때까지 20년은 끼고 살아야하는 동물이 어딨습니까. 또 자유의지 그딴 거 없습니다. 자유 의지 발생하기 직전에 그 생각을 쏘아올리는 다른 뇌파가 있’읍’니다. 사실 내가 아니라 나를 구성하는 유전자가 널리 퍼지려는 방향으로 나를 이용하는 거죠. 그리고 정신 못차리고 이렇게 살다간 멸종합니다. 자기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다 지구 자체를 날려버릴 수도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행성과 박살이라도 나버려라… 지구가 절딴나지 않아도 우리에겐 곧 종말이 다가옵니다. 이상기온과 역병. 인간들은 지들끼리만 비극이라고 하지만 지구를 위해선 아주 굿초이스고 지구도 진화하니까(?) 자신이 생존 가능한 방향으로 상황이 선택되는 겁니다. 다른 생물종들을 위해서 인간이 사라지는 건 아주 해피한 현상입니다. 등등등 저도 그런 생각이 가득 차있었는데 양자물리 신경과학 진화학을 공부한 탓이죠. ㅋㅋㅋ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생물처럼 그냥 거대한 회로 기판이다!
이 지점에서 사회학과 종교가 필요한 거 같아 수혈하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맑고 뜨겁고 따뜻한 열정으로 구라를 쓰는 소설이 제일 좋아요. 제가 살려면 따땃한 게 필요해. 배운 거 다 쓸따리 없네요.

공쟝쟝 2022-01-15 12:36   좋아요 2 | URL
아놬ㅋㅋㅋ 펄손아님ㅋㅋㅋㅋ 지금 이 댓글 인티제 완전 돋아버린 것임 ㅋㅋㅋㅋㅋㅋㅋ 이 지독한 파괴욕망ㅋㅋㅋㅋ 뒤에 오는 잔잔한 가능성에 대한 희미한 바람 ㅋㅋㅋㅋ 나도요 ㅋㅋㅋ 나도 비슷해 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2-01-15 12:43   좋아요 2 | URL
인생과 인간들은 환멸나지만 그런 이유로 죽을 순 없고 저희에겐 고양이와 돌멩이가 있으니까 흥분하지 말고 참아야지. 어쨌거나 언젠가 심판 받을 때까지 삶은 일단 계속 돼야 하니까요. 삶과 죽음은 제 자유의지의 영역이 아닌건데, 납득은 가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곧죽어도 싫으니 죽음에도 자율성을 허하라 주의잡니다.
오늘은 마음을 정화해야겠어요. 🖤

공쟝쟝 2022-01-15 12:44   좋아요 2 | URL
죽음에 자율성과 고양이까지 ㅋㅋㅋ 개똑같아서 소름돋았당 ㅋㅋㅋㅋ 저는 스파이더맨 볼거야 ㅋㅋㅋㅋ 우하하하하 개싄나!!

Persona 2022-01-15 12:45   좋아요 2 | URL
전 고양이 없는 인티제. ㅋㅋㅋ 저는 반려 돌멩이들 데리고 산책 다녀올게요. 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2:48   좋아요 2 | URL
전 달리고 들어가는 중ㅋㅋㅋ 주말 잘 보내고요 ㅋㅋㅋ 암흑의 검은 하트 감사해요 🖤역시 내 심장의 색깔은 블랙 ㅋㅋㅋㅋㅋ 이거 레드 하트보다 좋은 거인거 난 알아본다 ㅋㅋㅋ

Persona 2022-01-15 12:52   좋아요 2 | URL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속이 씨꺼멓게 타들어가도/ 썩었어도 심장은 뛴다가 희망의 메시지라는 거. 알쥬? ㅋㅋㅋㅋ 좋은 주말 되세요!

난티나무 2022-01-15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쟝쟝님을 존경합니다. (존경은 이모티콘이 없네요…❤️‍🔥❤️‍🔥❤️‍🔥 불타오르네~^^)

공쟝쟝 2022-01-17 12:23   좋아요 0 | URL
퐈이어여어어어~~ 퐈이여어어어어~~ BTS의 비쥐엠이 깔리는 비주얼의 댓글!! ㅋㅋㅋ

단발머리 2022-01-15 2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 뇌의 제일 주요한 기능이라는 저자의 뜻은 알겠어요. 인간 중심주의 타파, 좀 더 겸손해지자는 맥락도 이해하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는 끈질긴 인간 중심주의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과 인간은 다르다는 그 ‘신념‘이 인간에게 혹은 인간에게만 ‘의식‘ 혹은 ‘영적인 영역‘이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 자리를 전 아직은 ‘뇌‘라고 생각하기에 그 흔적을 찾고 싶습니다.

118쪽의 내용은 자기계발서처럼 읽힌다기 보다는 너무 ‘자기계발서‘라서 좀 그러네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내일은 바꿀 수 있고, 그 변화는 오늘의 행동에서 비롯된다. 아, 뇌과학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이야.

이런저런 생각은 많은데 정리할 시간이 없네요. 요즘은 상반기의 책 <정치적으로 옳지 않은 페미니스트>에 푹 빠져있거든요. 거기에서도 생각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의 생각을 중심으로 이렇게 재미있고 진지하며 유익하고 지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내 친구라는 사실에 무한 기쁨을 느낍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쟝님이 아니라 쟝님의 뇌가 아닌가 싶어요. 굿나잇이요!!!

공쟝쟝 2022-01-17 12:31   좋아요 1 | URL
제 뇌 말고 절 좋아해주시면 안되요? (꺅-)

인간 중심주이가 우얘 나쁘겠습니까. 다만 시간이 흐르고 장점보다 단점이 더 두드러지는 현재... 인간 아닌 것들과의 공존이 그 휴머니즘 이라는 전제 안에서 필연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면, 언제나 인간이 그래왔듯이 판을 뒤집어서라도 다른 길을 모색할거라는 것. 이미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최신 과학 책과 최신 영화에서 그런 맥락들이 보이는 것도 같아서 리뷰를 써 보았습니다. 모처럼 쓰면서 신났음! 에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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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프로이트의 의자’를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랜만의 신간 소식에 허겁지겁 읽었다. 의자보다 못하네? 밀어뒀다가 어제 오늘 천천히 재독하는 데, ‘대한민국 최초 국제정신분석학자’ 내공 짬바가 갑자기 확 끼쳐왔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아주 어렵게 읽을 수도 있는 훌륭한 책이다. 지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서술적 진실로 다시 풀어 낼 수”는 있다. ‘인생의 판을 바꾼다’라는 부제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이야 말로 무의식이 가장 강하게 미치는 영역이기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행위야말로 인생의 판을 바꾸는 확실한 방법이지싶다. 진짜로 한 몫 단단히 잡아서 인생의 판을 바꾸실 분들 말고, 상담이나 정신분석이 궁금한 독자나 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각별히 좋은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요구가 없는 독자에게는 건강한 자기계발서로도 읽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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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6-1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로 한 몫 단단히 잡아서 인생의 판 바꾸고 싶은 사람이 읽을 책은요?!? 🙄🙄🙄알려줘봐봐봐봐요!!!

공쟝쟝 2021-06-10 18:14   좋아요 2 | URL
넥스트..머니…? ㅋㅋㅋ

단발머리 2021-06-10 18:35   좋아요 2 | URL
진짜요?!?! 😲😲😲😲😲

공쟝쟝 2021-06-10 18:53   좋아요 1 | URL
지금 장에서의 코인은이야 말로 폭망하거나 또 혹시 폭등..? 판바꾸기가 좋겠죠…??😅😅😅

난티나무 2021-06-10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출 예약 완료!!!

공쟝쟝 2021-06-10 18:53   좋아요 1 | URL
프로이트의 의자도 추천해용

난티나무 2021-06-10 18:59   좋아요 2 | URL
빌리는 중!!! ㅎㅎㅎ 감솨해요 ~^^

han22598 2021-06-1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이트‘,,‘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무의식‘ 이런 부담스러운 용어들로 겁이 좀 나지만, 공쟝쟝님이 추천해주시기에. 일단 ‘프로이트 의자‘ 먼저 장바구니에 넣어두겠습니다. ^^

공쟝쟝 2021-06-12 01:41   좋아요 0 | URL
겁이라니요~ 겁내지마용~~제 생각엔 가장 쉽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정신분석학 입문서가 정도언선생님의 저서들일거라 생각하옵니다^^

별빛마루 2021-06-19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공 짬바라는 말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글 재미있으면서도 쏙쏙 박히게 잘 쓰시네요 ^^

공쟝쟝 2021-06-20 11:52   좋아요 0 | URL
저도 동생이 쓰는 표현이라 알게된 용어 ㅋㅋㅋ 짬바… 짬에서 오는 바이브라니요 ㅎㅎㅎㅎ
 
[eBook] 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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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인과관계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타입인 나는 근래들어 의미와 개연성 찾기를 의식적으로 그만두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사실 정말로(우주의 생겨먹음조차 그러하다던데)도 세상이 인과관계로 돌아가지 않을 뿐더러, 인간사에 이유를 따져물어 서사를 만들어주는 노동 자체에 동력이 딸리기도 했고(인류애 바닥이랄까, 굳이 인간들을 이해하고 싶은 동기가 생기지 않았다), 모든 것에서 유의미한 의미를 찾아내려는 주변의 의미종자들에게 질려버렸기 때문인게 좀 컸다. 


이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야해! 모든 걸 의미화하는 그들은 음모론에 취약했고, 뭔가 중간이 삭제된 것 같은 그 음모론에 나는 도저히 동의가 안됐고, 하지만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의 인식론이 대체로 그렇듯 반박하려면 더 설득력있는 음모론을 가져와야 했고…. 논쟁하기 싫어서 아, 그렇군요?하다보면 나는 자꾸 뭘 제대로 모르는 애가 되어 들어줘야 했고… 때론 그게 빡쳐서 한번 붙자니 음모론(정치적 신념도 그렇지만, 신점ㆍ사주ㆍMBTI도 같은 맥락인 듯)에 설득 당하고 싶을 만큼 삶이 퍽퍽하기도 했을테지, 싶어 좀 짠했고- 뭐 이거저 다 떼고보면 나의 그 짠해함을 이용하기 위해 어째 이야기가 더욱더 극적이고 구슬퍼(?)지는… 인간사를 서사로 구축해 고통을 합리화하는… 속내들이 더는 보기 싫어졌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으으~ 듣기 싫어. 이유는 없어. 그냥 세상은 이유없이 원래 똥같은 거야!!! 


인간관계나 사회를 파악하는 데 있어 골싸매고 이유를 찾는 진지한 태도가 멋있어 보였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뭐랄까… 살수록.. 살아갈수록.. 그런 태도가 더 편협하고 본질적으로는 더 쉬운 방식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의심은 뇌과학(!)에 따르자면 나름 신빙성있는 의심이었다!!


“(74) 뇌에서 그 방 안의 수많은 대화를 걸러내고 당신의 안녕에 중요할 수 있는 대화를 알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뇌는 우리를 위해 이야기를 만든다. 우리를 둘러싼 혼란스러운 정보를 추려서 중요한 정보만 보여준다. 이처럼 서사를 이용해서 복잡한 내용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은 기억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기억은 ‘삽화적’(무질서한 과거를 인과관계가 있는 지극히 단순한 순서로 경험하는 경향)이고 ‘자전적’(이렇게 연결된 삽화에 사적이고 도덕적인 의미가 담기는 경향)이다.”
“(77) 인과관계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의 근간이며 뇌는 원인과 결과를 연결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자동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제 실험을 해보자. 바나나. 구토.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방금 전에 당신의 뇌에서 일어난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당신의 마음은 자동으로 시간의 순서를 전제하고 바나나와 구토라는 단어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상정하여 바나나가 구토를 일으키는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만든다.””


서사중독. 그러니까..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우리 뇌는 인과관계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인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사실. 흐음. 그렇군. 🤔 인과관계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부지런한게 아니라 게으른거였어..!! 여튼 그 방식이 되려 뇌에게 쉽다는 걸 안 것은 최근의 일이고, 나 스스로는 그런식의 마음씀이 꽤나 기운이 필요한 노동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머리를 굴려서 이해할 근거들을 찾아내고 마는 것도 노동이라면 노동이잖아? 두뇌의 노동!? 🧠


“(91) 우리의 편향과 오류와 편견에 관한 불길한 사실이 있다. 바로 미스터 B에게 그의 망상이 보이듯이 우리에게도 우리의 편향과 오류와 편견이 진실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남들은 다 ‘편견’에 치우치고 우리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처럼 느낀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순진한 사실주의’라고 부른다.”


난 불가해를 불안해하는 사람으로서 매사에 납득이 될만한 이유를 찾아보는 건 굳어져버린 성격같은거라, 어떤 식으로든 그래서 그랬던 거군, 사건의 원인을 찾아내고 내 방식대로 구축해놓은 매끄러운 편견 속에서 살아가기를 적극적으로 택하며 지내왔다. (한마디로 음모론에 취약한 의미종자라는 소리다.) 그게 맘이 편했다.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그래 그래서 그런걸 거야, 끄덕끄덕. 이 방식이 내 뇌피셜 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잘 알았다. 


최근에는 그게 mbti였는데, 어떻게 인간이 16가지가 있어? 그러면서도 성격유형 다 외워서 그래 쟤는 F니까 그랬을 지도 몰라...어쩌겠어, 이해하자..ㅋㅋㅋㅋ 😔 이렇게 살아왔다. 가끔은 이런 내가 피곤하고 소심한 것 같아 쪽팔렸다. 그치만 이해가 안되면 생각이 자꾸 생각나는걸?? 😩 


그래도 요즘엔 내가 지금 과몰입모드구나, 가까스로 자각에 닿아 그럭저럭 빠져나온다. 너무 진지해질 때 마다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나여, 이 편견왕, 편협왕, 편파왕이여. 너 지금 그거 다 니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거고 너무 에너지쓰고 있고 여기서 더 진지하면 징그러워지니까 머리 굴리기 때려쳐!!!! 스탑스탑. 현타가 오면 아, 의미가 없어지고 의미가 없어지면 순간적으로 아주~ 홀가분해진다. 과몰입 해제 버튼이랄까. 암튼 요 버튼을 작동법을 발견하고서 매사에 시큰둥해지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고 있을 때 쯤.


서울 온 좀비물 마니아 엄마가 이번엔 다른 것을 보아야 한다며 평소보다는 살짝 톤이 높아져 리모콘의 권리를 주장하셨다. “아니, 동네 사람들이 목욕탕에서 하도 재밌다고 난리난리가 났길래. 아빠있을 때 같이 보자고 틀었거든? 세상에 둘이서 시즌1을 밤을 새고 봤다야”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이야기다.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였으므로 나는 좀 피곤했다. 엄마가 틀어놓은 그 드라마는 등장인물 모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동단결하여 시종일관 악을 질렀다. 아니, 무슨 드라마가 악을 지르지 않으면 대화를 못해? (나 자신은 시끄럽지만 시끄러운 환경은 싫어하는 편) 투덜대며 엄마 옆에 앉았다. 그리고………… 뭐여. 왜. 죽어? 죽여? 죽…네? 엉? 뭐…여…  뭐? 쟤랑 쟤랑 부부였는 데 쟤랑 쟤랑 또 약혼을 했다고?? 그럼 애들은…?? 어..? 헐, 아빠를 죽였어?? 공중파가 저런다고..? 그대로... 시간 순삭. 이게 한 화에서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아니, 대체 어쩌려고 작가는?? 



네. 단 1명의 인물에게도 이입이 안되는 오로지 욕망 밖에 없는 인간들의 난투와 치정이 폭발하는 펜트하우스에 저는 5분만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엄마… 왜… 밤을 새고 봤는 지 알 것 같아…” 


“(39) 뇌 스캔을 해보면 호기심이 생길 때 뇌의 보상 체계가 약간 자극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우리가 이야기에서 답을 궁금해하거나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마약이나 섹스나 초콜릿을 갈망하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분 좋게 불쾌한 상태, 그러니까 확실히 답을 알게 될 거라는 기분 좋은 약속이 되어 있고, 감질나게 불편한 가운데 초조하게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유혹과 같다.”

그리고 피같은 주말 동안 차마 시즌1을 다 찾아 볼 수는 없었으므로, 유튜브를 통해 몰아보기로 펜트하우스를 습득하였고… 뭐여!(흥분하면 사투리) 뭔디 이러케 재밌는거여!!!!!!!!😱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하며!!! 저게 말이돼?!!!!! 그치만 말이 안돼서 더 재밌잖아!!이러면서 언제나처럼 엄마의 추천작을 한껏 즐겨버렸던 것이지요. 


내 황금같은 주말에 왜 주단테 따위를 검색하고 있는 거냐?라고 물으면서도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던 것입니다. 아니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전 몰두할 것이 필요했나봅니다. 워쩔껏이여. 이 몸 안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 온갖 것에 스토리를 입혀줘야 속 시원한 나는야 인생극장으로 삶을 익혀온 의지의 한국인. 그렇다! 막장에 과몰입해서 먹고사니즘의 시름을 잊는 내가 바로 과로사회로 유명한 K-노동자다!!!!!!!! 막장이여 오라!! 몰아쳐라!!!!! ㅎ ㅏ ㅎ ㅏ ㅎ ㅏ


예, 사건의 전말은 그러합니다. 물론 회사를 그만두고 세상의 모든 시름이 잊혀지자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의 존재는 이내 잊혀졌고… 시즌2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그 주말의 나는 천서진과 주단테의 몰락을 비는 데, 한사코, 꾸준히, 열정적으로 진심이었다…? 


“(197) 윌리엄 플레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악당을 미워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미워해봐야 의미가 없다. 우리는 악당의 정체가 그의 세계에서 드러나기를 바란다.”

(215) 모든 주인공은 반영웅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등장할 때는 대부분 결함이 있고 불완전한 인물이지만 변화를 견디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영웅이 된다. 주인공을 지지하는 이유를 한 가지만 꼽기는 어렵다. 공감을 얻는 비밀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핵심은 신경망에 있다. 이야기는 뇌의 여러 진화 체계에 작용하는데, 유능한 작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이런 신경망을 모두 발화시킨다. 여기에서는 도덕적 격분으로 떨리는 음을 조금 내고, 저기에서는 지위 게임의 팡파르를 울리고, 부족을 식별하는 방울소리와 우르릉거리며 위협적인 적대자의 소리를 내고, 위트의 나팔을 불고,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뱃고동 소리를 울리고, 부당한 골칫거리를 크레센도로 올리고, 씨실과 날실의 허밍을 하면서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극적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진다. 한마디로 독자의 뇌를 사로잡고 조작할 수 있는 악기를 총동원하는 것이다.”


킹순옥(펜트하우스 작가님 별칭이래요)언니. 그대 진정 유능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여!!


사실 저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기 시작했는 데 말이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왜 읽었냐면… 펜트하우스에 몰입해 주말을 다 써버린 저자신을 해명해보고자 읽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게 재밌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또 습관적으로 이유 찾고 있음ㅋㅋㅋㅋㅋ) 그리고 알게 되었지요! 책에 따르면 우리 킹순옥 갓순옥 작가님이 ‘도덕적 분노’와 ‘지위 게임’을 이용하는데 천재라는 사실을!!!! 아아 순옥 작가님, 그대 훌륭한 뇌 조련자.


“(185) 가장 성공적인 이야기에서는 초반에 도덕적 분노를 자극한다.”

“(190) 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의 부와 인기와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능력에 관해 읽게 하고 뇌를 스캔하자 통증을 지각하는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누군가가 불행에 처한 이야기를 읽히자 뇌의 보상중추가 활성화됐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누군가의 불행으로 보상중추를 활성화 시켜버리는 인간 뇌의 생겨먹음…!! 

어쩔꺼냐고!! ㅋㅋㅋㅋ 재밌는 예시는 또 있습니다.

 

“(119) 신경과학자 새러 김블 교수는 뇌 스캐너로 참가자들의 뇌를 관찰하면서 그들의 확고한 정치 신념이 틀렸다고 입증해주는 증거를 접할 때 뇌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았다.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숲속을 거닐다 곰을 만날 때 일어날 법한 반응과 상당히 유사했다.”

이런거 너무 재밌지 않나요? 정치적 신념이 부딪힐 때 뇌는 곰을 만난 것 같다니ㅋㅋㅋㅋ… 어쩐지 싸우고 싶더라.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의 뇌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곰을 만나는 가…. 정치적 신념을 갖는 일이란 얼마나 위험천만하고 고난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지우길 얼마나 다행인가. 위험했어. 정말인지, 현대인은 너무도 위험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 


“(128) 심리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한다. 도덕적 우월성은 사실 ‘유난히 강력하고 보편적인 긍정적 착각의 한 형태’다. ‘긍정적이고 도덕적인 자아상’을 보존하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혜택이 주어질 뿐 아니라 신체 건강도 좋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살인자와 가정폭력범조차 스스로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고 피해자들이 먼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을 도발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도 우리는 건강하게 살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자. 저 악마같은 주단테도 사는 데ㅋㅋㅋ 하면서 펜트하우스를 보자. 나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자.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자. 그게 좋은 것 같아. 뇌한테도 편한 것 같고.


“(147) 인간 조건에 관한 무섭고도 흥미로운 진실은 누구도 극적 질문의 답을 모른다는 점이다. 질문 자체가 우리 자신에게 속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 수 없다. 왜 우울한지 가설을 세우면서, 도덕적 신념을 정당화하면서, 음악이 감동을 주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우리의 자아 감각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전히 통제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누구인지 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그래서 인생이 그렇게 골치 아픈 싸움이 될 수 있고 우리가 수수께끼 같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스스로를 실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으면서 스스로도 충격받는다. 스스로를 질책하면서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라고 자문하고 체념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깨달을 날이 오기는 올지 의아해한다.이야기에서 극적 질문이 그렇게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주인공이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그리고 주인공은 답을 모르는 법이지. ㅎㅎㅎㅎㅎ


무튼 이 책 재미졌다. 사실 한동안 내 관심은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였고 늘 그렇듯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소설 읽는 법(ㅋㅋㅋ)을 찾아 읽게 되었는 데, 소설가들이 쓴 책과 평론가들이 쓴 책들 보다는 훨씬 내 타입이었다. 


아, 나 이런 책 좋아하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실들에 재밌는 예시 왕창 넣어서 이유 만들어 주는 책들. 특히 내 뇌가 그런 거였어? 내 호르몬이 그런거였어? 아 도파민 때문이었어?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 근거 만들어 줘버리면… 좀 나 자신한테 상냥해 질 수 있잖아? 좋다, 좋다!


개인적으로는 뇌과학ㆍ심리학 실험에 관한 예시들이 즐거웠지만,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독자들이라면 책에 나오는 소설들의 플롯 분석이 재밌을 것 같고, 영감을 찾는 창작자들이 읽으면 좋을 꽤 쏠쏠한 팁들도 담겨있다. 다만, 백자평에도 썼지만 이 책은 자꾸 침팬지를 가져온다. (윌스토씨 당신, 그게 바로 쉽게 생각하는 거라고.) 대부분의 진화심리학이 그렇듯 자연스럽게 의뭉스러운 성차별 요소는 들어있다. 그런 부분을 너그러이 용서할 수는 없어서 별을 빼긴 했지만- 3월에 읽은 비문학 중 제일 재밌어서 추천하고 싶었음. 라고 3월에 쓰다 말았던 글을… 4월 10일에 올립니다. 전 제 게으름에 관대하니까요 ㅋㅋㅋㅋ


그런데 펜트하우스2는 어떻게 끝났대요? ㅋㅋ 검색좀 해봐야겠다~! 뿅!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려움에 대한 치료법이 바로 이야기다. 뇌는 희망에 찬 목표로 삶을 가득 채우고 그 목표를 성취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삶의 냉혹한 진실에 직면하지 않게 해준다. 이야기는 우리의 존재에 의미가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서 삶의 혹독한 진실을 외면하게도 해준다. - P13

결국 뇌의 궁극적인 사명은 상대를 통제하는 일이다. 뇌는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과 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지각하고 그 사람들을 통제해야 한다. 세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 P31

영화 〈블레이드러너〉의 가장 유명한 장면이 그렇다. 복제인간 로이 배티가 죽기 직전에 릭 데커드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 인간들이 믿지 못할 것들을 봤어. 오리온자리의 어깨 위에서 포화를 내뿜는 공격함들, 탄호이저 게이트 근처의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C-광선을 봤지."
C-광선! 탄호이저 게이트! 이름만 언급해도 그 경이로움이 실재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낯선 것들은 무서운 공포소설의 괴물들처럼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모형을 생성해서 만들어진 상상의 결과일 때 작가의 상상보다 더 실제처럼 느껴진다. - P54

좋은 이야기는 인간 조건을 탐구한다. 극의 표면에서 벌어지는 사건보다 인물에 더 집중한다. 낯선 마음으로 떠나게 되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그 인물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극적인 싸움을 제공하는 이유는 그가 성공하고 매력적인 미소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가진 결함 때문이다. - P84

우리만 깨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만 갈등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만 음침한 생각과 씁쓸한 회한과 때때로 증오에 찬 자아에 사로잡히는 것도 아니며 우리만 두려운 것 또한 아니다. 이야기의 마법은 현실의 사랑이 범접하지 못할 방식으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준다. 이야기는 어두운 두개골 속에서 우리가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한다. - P266

당신은 이미 이 질문의 답을 알 수도 있다. 모른다면 이제는 알아야 할 때다. 근원적인 상처의 계기가 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인물이 갖게 된 신념은 이제껏 어떤 식으로든 그를 보호를 해왔을 것이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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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4-10 1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너무...졸렸어요 ㅋㅋㅋ

공쟝쟝 2021-04-10 17:0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알아요 ㅋㅋㅋ 리뷰봤어 ㅋㅋㅋ

새파랑 2021-04-10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트하우스가 재미있는 원인을 책에서 찾아내시다니^^
‘도덕적 분노‘와 ‘지위 게임‘이 드라마의 인기 이유라는데 납득이 갑니다. 전 이 드라마를 본적은 없지만ㅎㅎ 그리고 세상에는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게 더 많은거 같아요. 공쟝쟝님 말대로 세상은 원래 똥같은 것~! ㅋ

공쟝쟝 2021-04-10 17:05   좋아요 2 | URL
유명한 알라디너 한분이 말씀 하셨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똥(글)을 싸자...ㅋㅋㅋ

미미 2021-04-10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펜트하우스 후반 부 띄엄띄엄 봤는데 법정씬에서 너무 웃었어요. 엄기준의 악역은 충격 그 자체ㅋㅋ

공쟝쟝 2021-04-10 17:08   좋아요 2 | URL
반님은 졸렸대요 😔 엄기준이야 말로 악역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ㅋㅋㅋ 나 착한역은 본적 없는 것 같지 왜?

syo 2021-04-10 17: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과가 게으른 거였어?? 이래놓고 이 글 속에서 쟝님 대체 몇 개의 인과를 발견하고 안심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4-10 17:46   좋아요 0 | URL
게으른 거였어? 어쩐지! 😒 그럼 어쩔 수 없네... 게으르자! ㅋㅋㅋ 를 썼사옵나이다:

2021-04-12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3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3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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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함무라비를 정주행하던 중이다. (임바른 판사님 얼굴 정주행하는 것 같기도.) 너무 신파적이지만 그 오글+진지함이 포인트인 드라마다. 매 회 어려운 길 가시면서 꿋꿋한 박차오름 판사가 순진하던 (-.-)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해 찡해하면서. 그리고 생각하지. 아, 나 민폐였구나. 심지어 민폐를 눈치도 못채는 순진한 민폐!!!

드라마에 아주 잠깐 정의, 그리고 그를 실현할 힘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있다. (아직 덜 봐서 추후 전개는 모름) 모처럼 힘, 정의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샐쭉 웃음이 났다. 부끄러움인지 쓴 웃음인지 웃으면서도 오묘했다.

불의를 참지 못하겠던 시절 나는 힘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내게 가장 부족한 것은 권력의지이기도 했다. 어쩜 매번 관계의 눈치를 보느라 힘을 느끼기도 전에 겁부터 집어먹었더랬지. 여튼 정의롭기엔 너무 쫄보였던 나와는 다르게 당당하게 정의롭고 가진 힘을 잘 활용하는 이들이 멋져보였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다. 함께 지내며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적은 수의 훌륭한 이들을 제외하고 대개는 정의를 외치다 그 자신이 정의가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혹은 정의라는 큰 진영 안에서 헌신하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하거나. 이도저도 아닌 나는 기가 쪽-빨려서는 점점 그들과 멀어졌다. 그때를 생각하면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든다.

나와 훌륭한 이들과 정의가 되어버린 이들의 심리적 차이점을 엿볼 수 있을까 싶어서 제목을 보자마자 엄청 읽겠노라 별렀건만- 빌려보길 다행.. ‘정의’에 대한 논의도 그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없다.

책에서 말하는 ‘정의를 밀어붙이는 사람’이란 내가 궁금히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야말로 ‘이상한 정의감’을 가진 사람들 ㅡ 악플러들 혹은 꼰대들,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듣는)귀가 없는 사람들ㅡ이었다. 책에 나오는 용어로 정리하면 그들은 ‘인지복잡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게 책의 간단한 내용이다.

쯥... 굳이 이 제목이 아니어도, 굳이 풍부한 일본사례들이 아니어도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은 시중에 널렸다. 읽으면서 여기서 언급되는 사람들에게 과연 ‘정의’라는 단어를 붙여야 하나도 싶기도 했다.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한 사람” 정도가 더 적당하지 않나.

뭐 내용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젠더 영역에서 업데이트가 안된 학자의 글이었다는 것. 일본인 임을 감안해서 봐도 들고 있는 예시들이 쓸데 없이 후지다. 응? 정의고 뭐고 일단 저자 당신의 인지복잡성이 더 단순한 것 같으신데요?

누워서 폰으로 끄적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길게 썼는데.. 이렇게 길게 독후감 쓸 필요 없었지 싶지만... 빌리고 읽는 데 시간낭비한 것 같아서.. (보통 이런 책은 읽다 시간아까워서 덮는데 오늘 들고 나간 책 이거 한권이라거 읽을 게 없어 ㅠㅠㅠ 다 읽음)... 다른 사람은 저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정의로운 ㅋㅋ 마음에...

솔직히 별 아깝긴 한데...
제목을 저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댓글로 연예인 혼내는 것에 열올리는 이들의
심리구조가 궁금하신 분들에겐 훑을 만한 책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름의 인지 복잡성을 가지고 별을 하나 달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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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na 2021-07-06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고르는데 도움 많이 됐어요. 고마워요.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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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 읽는, 정혜신 선생님의 글. 그녀의 글을 읽으면 홀가분해지고, 따뜻해지고, 몸이 편안하게 이완된다. 또르르 눈물 한방울 흐를 때도 있다. 이번 책 역시 그랬다. 뭐랄까, 그냥 눈가는 대로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뿐인데, 나 자신이 조금은 선량해진 것 같은 느낌.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이용하거나, 자신을 드러내거나 내 상처 먼저 봐달라고 아우성치기 바쁜 요즈음의 세상에서 ‘존재에 주목’한다는 이야기야 말로 이데아처럼 들린다. ‘공감’이라는 단어도 ‘힐링’만큼이나 식상하고.

이 책은 다르다. 존재와 사람을 ‘제대로 귀중하게 대할 줄 아는’ “존재”가 세상에 있긴 있구나! 안심하게 된달까. 읽으면서 사그라들던 인류애가 바짝 불 당겨질 만큼 ‘정혜신’이라는 치유자가 고맙드라. 타인을 어루만질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정말로 모/처/럼 생각했다. (😒좋은 사람?? 이 헬조선에서 그게 가능해?? 냉소하길 어언 4년째.....)


*

섬세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선생님은 ‘공감’과 ‘치유’ 노하우를 대거 전수해주신다. 존재에 주목하는 방법, 존재의 과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화도중 해볼 수 있는 질문들, 공감/감정노동의 차이, 경계에 대한 인식까지. 그 원리와 예시를 모은 내용들임에도 ‘방법서’처럼 읽히지만은 않는다. 글에 깊이 감응할 수 있었던 것은 치유자 정혜신의 기술보다 ‘마음’ 그 자체, 태도 그 자체였다.

“(249) 다양하게 깎인 수많은 입체적인 면면들 때문에 빛이 드는 방향에 따라 빛깔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예각의 크리스탈 조각 같은 존재가 사람이다. 그런 존재를 집단적 정체성이라는 둔각으로 뭉개는 일은 자신에 대한 폭력인 동시에 자기 은폐나 억압,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무지다.”

그러니까 위와 같은 문장은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와 애정이 없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거라. 🤔 수많은 입체적인 면면들. 빛이 드는 방향에 따라 빛깔과 분위기가 달라지는..(크흡, 눈물 닦고..). 아, 사람이란 정말 그렇다. 나도 그러니까!!
그러니 뭉개지 말자. 뭉뚱그리지 말자. 쉽게 “(106)충조평판(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따위 하지말자.

“(295)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들이다. 그래서 계몽과 훈계의 본질은 폭력이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렇다.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이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나는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과장해서 한 만 배 쯤은 더 많이 봤다. 사실이다.


네네. 잘못했어요. 안하도록 노력할게요, 혜신쌤.ㅠㅠ (내가 바로 왕년에 바른 말 대장). 
마음의 영역에서 계몽이란 결국 폭력과 다름없다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

“(117) 공감과 관련해 일종의 클리셰가 있다. 공감은 누가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끊지 않고 토 달지 않고 한결같이 끄덕이며 긍정해주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전혀 잘못 짚었다. 그건 공감이 아니라 감정노동이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지친다.”

어쩐지.......대화가 힘들더라..... 나 자신아, 그 동안 공감을 빙자한 감정 노동 하느라 고생 많았다.

“(187) 누군가에게 공감자가 되려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공감하는 일의 전제는 공감 받는 일이다. 자전하며 동시에 공전하는 지구처럼 공감은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는 동시에 자기도 주목받고 공감 받는 행위다. 타인을 구심점으로 오롯이 집중하지만 동시에 자기 중심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야 가능하다.
공감은 본래 상호적이고 동시적인 것이다. 지구가 자전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공전을 멈추거나 공전을 하느라 힘이 빠져서 자전을 쉬면 자연의 모든 이치가 깨지듯 공감도 마찬가지다. 상호성과 동시성을 잃으면 공감도 없다.

자전과 공전원리에 입각한 ‘공감’ 해설. 넘나 적절하시다. 이해가 쏙쏙 되었다. 샘은 정말 최고 만렙힐러시다. 나같은 쪼렙은 ‘공감자’가 되기 이전에 내 상처부터 주목하기로 한다. 앗, 공전은 커녕 자전도 잘 안된다. 😨

자전할 에너지도 없다. 혜신샘에게 공감 받고 싶다. 어렵사리 벌려놓은 내면의 상처들을 평가, 구경 당했던 지난 날들이 떠오른다. 그러게 누울자리 보고 뻗었어야.... (다시 눈물 한 번 더 닦고) 그래 나야, 괜찮다. 가까운 이들에게 이 책을 읽혀서 나를 공감시키고, 내가 자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좀 받아야겠다. (이 극단적 이기주의 무엇..ㅋㅋ?!?)

*

요즘의 출판시장 트렌드는 ‘거리두기’‘포기하기’‘그만두기’등등 인 것 같다. 노오력과 자기착취를 독려하는 강박적 자기개발서들만 넘쳐나던 몇 년전의 모습보다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나는 좀 외로웠다. 물론 나를 괴롭히는 관계와 일들로부터 달아나는 것은 용기다. 그러나 상처에 겁먹어 거리두는 것에만 전전긍긍하고 싶지는 않았다. 관계에서 지혜롭게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어려워했던 관계들을 톺아보았다. 그랬구나, 나의 잘못도 많았지만 그들의 잘못도 없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 밖에. 속마음을 나누기 쉽지않는 세상이니까. 나 포함 우리 모두는 다시 배워야 한다.

옆에 있는 이들의 존재에 주목하고 싶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 섬세해지기를 마음먹었다. 책으로 배운 적정 심리학으로 나와 누군가를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한껏든 저녁!!이었는데.. 옆에는 인간이 아닌 고양이 두 마리만.. 똥치워달라고 냐옹하고 있었다....

인간 관계.. 책으로만 배우면.... 잘해주고 싶어도 잘해 줄 사람이 없...게 되는 건가.. (현실자각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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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0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참 좋았어요.
읽으면서 따뜻한 느낌도 들었고, 어렵지 않게 쓰여진 책이라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쟝쟝님, 오늘 설날입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 가득한 한 해 되세요.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공쟝쟝 2019-02-05 23:36   좋아요 1 | URL
따뜻한 이 책만큼 따뜻한 서니데이님, 황금 돼지의 해 복 많이 챙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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