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말들 -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배움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설흔 지음 / 유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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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서장훈(ㅋㅋㅋㅋ 왜 서장훈이지?)이 쫓아와서 나를 잡으려고 하는 꿈을 꿨다. 정말 무서워 뒤지는 줄 알았네. 그런데 꿈 속에서 계속 잡혔다… 두둥… 허우적 허우적… 그가 내 백팩을 잡아채면 그대로 딸려가고… 막 버둥대다 비집고 나오면 또 뒷덜미를 잡혀 딸려가고 그랬다 ㅋㅋㅋㅋ 어떻게든 벗어나서 달리고 싶고 자유롭고 싶은 데, 몸이 무슨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 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만 좀 쫓아와 개새키야. 꿈 막판에 극적으로 튀어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게 염정아가 도와 줬다…(정아언니, 고마워요? 근데 왜? 당신이죠?) 택시를 타고 뒤를 돌아다 보면서 아, 벗어났구나 라고 안도하고 꿈에서 깼다.


아무튼 서장훈 이 새키ㅋㅋㅋ 왜 그렇게 무섭게 날 쫓아오고 난 또 왤케 잡힌거여ㅋㅋㅋ 나는 생생한 꿈은 분명 무의식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깨면서 바로 분석해보곤 하는 데, 아😭뭐지 서장훈? 압도적인 피지컬이라서 내가 붙어보지도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어야 했나? 뭐 이러면서 침대에서 휘적 휘적 나왔는데. 드디어 전굴(몸 앞으로 숙이기)이 조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몇 달 째 끈끈하게 달라 붙어 주사도 약도 물리치료로도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나를 짜증스럽게 한 허리 통증에 차도가 생기려는 꿈 이었나보다!


‘서장훈 = 허리 통증’ 어쩐지. 지겹게 쫓아오고 나를 막 들어서 패대기 치더라니. 내 꿈의 메타포란 참으로. 음음. 참으로 꼬아서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직관적이랄까. 지난 주 부터 꾸준히 돈써가며 침 맞기를 넘 다행이다. 역시 근골격계질환에는 한방이 잘 듣는 것이여… 이렇게 내 몸을 또 배운다. 그렇다면 ‘약침=염정아’?ㅋㅋㅋㅋㅋㅋ 뭐죠? ㅋㅋㅋ 나의 무의식은….아 웃겨… 암튼.


8~9~10월의 나는 구석구석 돌아가며 온 몸이 다 아팠고, 나 스스로에게 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대체 어쩔려고 이래!!!!!


사실 내 몸은 정확하다. 내가 의식하고 있는 나보다, 글로 쓰는 나보다 더 정확하다. 마치 꿈 처럼 정확해. 몸이 나에게 무리하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면, 나는 뭔가를 포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미련하고 무식한 나의 머리 통은 도통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맹추처럼 굴기 때문에. 나는 몸의 반응을 따르면서 겸허해진다. 내가 또 무리했고만?🤷🏻‍♀️


포기할 것들의 목록을 뽑았었다. 밤에 글쓰기, 어려운 책 읽기, 페미니즘 과몰입, 읽고 쓰며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소통-연결에의 욕심. 대략 버무려 뭉뚱그리면 애초에 포기한 어떤 지적인 세계에 대한 허영이나 갈망 같은 것들이었다.


어떤 갈망이 커지면, 지금까지 도모해온 현실이 볼 품 없이 느껴진 것 같다, 나는. 내가 해온 것들을 보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보였다. 하고 싶은 것들을 왜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이 어떤 시샘이나 자책으로 번지지 않게 조심했었다.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으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무리하려고 들었던 데에는… 따라잡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분명 작용 했다. 구체적인 대상은 희미하지만. 그런 마음.


“013. 그대는 늘 조급하니 서두릅니다. 공부를 하면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 이황”

“(37) 필립로스는 정반대로 생각했다. 그는 글이 거침없이 써진다면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고, 그것은 ‘아무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라고 말했다. (중략) 이황은 독서를 예로 들며 필립 로스의 손을 들어 준다. 조급한 마음에 수십 권의 책을 서둘러 읽어 치우는 것은 한 권도 읽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글을 읽을 때는 푹 익게 하는 것이 으뜸이라고. 한 줄 한 줄 천천히 생각하며 읽으라는 뜻이리라.”


초조하고 조급했다.

어쩌면 계속 쌓아가기만 하는 책 탑이 그 조급함을 부추겼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무리했던 것 같다. 명품백에는 동하지 않는 허영심이 책의 세계에서 만큼은 고삐풀린 망아지 같았다. 백은 들고라도 다니지 책은 세 권 이상 들기는 어렵기도 하고… 그리고 쌓아만 두면 묘한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종류의 물성을 지닌 놈들이라…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계속 안절부절 못했다.


나 자신을 담담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 나를 다그치는 것. 그것은 무리로 쉽게 미끄러지고, 무리하지 않는 건 내가 염두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 나는 무리하는 것이 편하고, 집중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리고 그게 문제다. 그게 언제나 문제였고. 싫어하는 것에도 너무 집중하는 데 좋아하는 것에는 아주 집중하니까… 몸이 녹아나지.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는 나를 가만히 안두는 복잡한 인간인 것 이다. 사주팔자를 봐도 관살혼잡이라서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산다고 하고,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 여성이야 말로 분열되어 있는 존재라고 하고, 세상은 본캐와 부캐까지 만들어서 생산성을 높이라고 윽박지르고, 심리 상담 선생님 마저 자기에게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ㅜㅜ 아, 그래요?


“012.선비가 경전과 역사 책을 읽을 때는 세월을 두고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올해 서경을 읽었으면 내년에는 시경을 읽고 그다음 해에는 주역을 읽는 식으로. - 유만주”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나도 비슷하게 처방을 내렸었다. 조급증을 버리고 허리와 정신 치료에 매진하기로. 못 읽는 것은 과감하게 손 털고, 몸이 회복되면 오래오래 세월을 두고 차근차근 읽어나가기로. 근데 뭐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사람이 바로 딱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 내려 놓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제가 걷기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책도 좀 끊었고요 ㅋㅋㅋㅋ 푸코 딱 끊었는 데, 가끔 다른 책 읽다보면 미련이… 응? 복세편살이 안되게 생겨 먹은 나는 이토록 잘 내려 놓는 방법을 몰라… 술이라도 마시면서 정신줄을 놓으려 했으나… 이제 그것도 하면 안되는 거 같아😭 나도 모르게 자꾸 정신줄을 씨게 붙잡기 시작하자… 맨 정신인 내내 무리를… (크헉!!) 잠을 많이 잔다. 많이 자야지.


응… 암튼, 다른 건 끊는 걸 거의 성공 했는 데… 술은 끊는 데 부작용이 있어서, 술은 즐기며 마시기로 했는 데… 도통 계속 몸이 아파서 그것도 똑디 못하고 있다…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이 다여. 아, 적시고 싶다. 졸라 퍼먹고 숙취에 몸부림 치고싶ㅇ…


“005.밤은 낮의 나머지 시간이다. 비 오는 날은 맑은 날의,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 시간이다. 나머지 시간에는 일이 뜸하므로 공부에 힘을 쏟을 수 있다. - 허균”

“019.공부를 꼭 고생스럽게 해야만 하는 걸까요? 때론 한가하게 쉴 필요도 있습니다. - 이황”


그렇다. 나머지의 시간에…. 공부에 힘쏟아 보려고 했는 데…. 그래 나머지….

허균 이 시키… 나는 허균인 것인가. 허균처럼 살다 망한 것인가. 허균 말년이 안좋았지 아마? 이황으로 하자. 이황은 천원에도 있다. 이황은 낮져밤이라고(나는 왜 이런 걸 알고 있는 것이냨ㅋㅋㅋㅋㅋ) 했다. 오케이 당분간 이황이다.


아니 근데 <공부의 말들> 의외로 이 책 좋다. 뭐지? 이 선비들? ㅋㅋㅋㅋㅋ

아, 진짜 선비 인생 졸라 부럽네…(-_-) 내가 뫄. 500년전에 태어났으면 향·소·부곡 민출신에 여자인데 말이지(여자 노비다ㅋㅋㅋㅋ), 그럴리 없겠지만 혹시라도 남자 선비로 태어났으면… 상상이 안가네. 상상력이 없다. 그냥 난 지금 태어나서 페미하기 다행 이여.


암튼, 서장훈의 폭격 앞에서 무리하지 않기를 다짐하면서… 아침부터 글썼다.


그렇다 하더라도…

읽고 써야 한다.

삶에서 생겨나는 내 안의 질문을 삭제해버리면, 그들과 같이 된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 다르고 싶다.


과거에는 선비들만 그렇게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나 같은 사람도 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나 저나 이 책에 등장하는 선비가 체질에 맞아서 유명 선비 되신 분들에 대한 ㅋㅋㅋㅋㅋㅋ 이 지독한 양가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싶다.


이거 써 놓고 나니 점심 먹고 침이나 맞으러 갈 시간이 되었다.

하루는 너무 빨라….라라라라라라라…….

필립 로스는 정반대로 생각했다. 그는 글이 거침없이 써진다면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고, 그것은 ‘아무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라고 말했다.
필립 로스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꼭 어둠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처럼 어려울 때 비로소 글쓰기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고 했다. …. 그러나 나는 필립 로스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안다. 고민 없이 써 내려간 글에는 매력이 없으므로 굳이 읽을 필요 또한 없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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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1-1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장훈 염정아 허균 항소부곡민 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2:31   좋아요 1 | URL
웃긴 포인트만 잘 뽑으셨네요 ㅋㅋㅋ 이황 낮져밤이는 ㅋㅋㅋㅋ??

서곡 2022-11-16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허균 뒤에 이황 ㄷㄷㄷ

공쟝쟝 2022-11-16 12:40   좋아요 1 | URL
조선시대의 절륜남이라고 소문이 자자했어요 ㅋㅋㅋㅋㅋ 퇴계 ㅋㅋㅋㅋㅋ 검색해보세요 ㅋㅋㅋㅋㅋ “이황 낮져밤이”ㅋㅋㅋ

물감 2022-11-16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글 오랜만에 읽는데, 음 스타일이 변한 듯 하네요.
뭐랄까 엄청 긴 댓글을 보는 기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16 12:5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이여 칭찬이여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11-16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묘하게 끌리는데요?ㅎㅎㅎㅎㅎ 저도 저를 심하게 못살게 구는 스타일이라 무리하면 안되는데 항상 무리하고 뒷탈이 나곤 합니다. 포기해야 하는데 포기가 안되는 타입. 저도 참... 고쳐야 하는데 말이죠^^;
침 잘 맞고 남은 하루도 빠샤!!!

공쟝쟝 2022-11-16 18:25   좋아요 0 | URL
ㅠㅠㅠ 화가님 엠비티아이가? ㅋㅋㅋㅋㅋ ㅋㅋㅋ

바람돌이 2022-11-16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서장훈이 뭘 잘못했다고 쟝쟝님 글에서 이렇게 핍박을 받아야 합니까? 네????? ㅋㅋㅋㅋ
이 글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건 바로 저 책에 대한 허영심. 읽지 않은 책이 쌓이고 쌓여도 계속 책을 사대는 허영심과 그래서 어떤 때는 오로지 읽어야만 한다는 이상한 부심으로 읽은 책 권수를 막 늘리는데 주력하는 부심도 있죠. 에고 다 제 얘기인듯합니다. 그래서 그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잠자는걸 아끼다보니 어느 날 아픈 내가 있더군요. 다른건 모르겠고 우리 몸의 밸런스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몇십년간 그 밸런스를 무시하고 지맘대로 몸 굴리다가 걸리는 병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저는 결론을 냈어요. 이게 여성들의 경우 완경기에 많이 나타나는데 나타나는게 그 때인거지 사실은 오랫동안 몸을 혹사한 결과더군요. 그리고 이 병 역시 무수히 많은 당뇨, 고혈압 이런것처럼 치료약이 없습니다. 그저 내몸을 소중히 소중히 해주시어요. 그래야 꿈에서 서장훈한테 안 쫒깁니다. ^^

공쟝쟝 2022-11-16 18:28   좋아요 1 | URL
몸 만한 지성이 없습니다. 언제나 똑똑해요 내 몸은!! ㅠㅠㅜㅜㅜㅠㅠㅠ
서장훈은 그냥 무섭게 생겨서? 크고? ㅋㅋㅋㅋ 염정아는 그냥 독하게 생겨서? 얇고? ㅋㅋㅋㅋㅋㅋ 내 꿈 너무 웃김 ㅋㅋㅋㅋ

2022-11-16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7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7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2-11-17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의 매일 악몽을 꾸다가 깨서 그 꿈의 의미를 분석하느라 쓸데없는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저로서는 무척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글이네요. 여기저기 몸이 아프시다고 하시니 더욱 공감이 가지만, 그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공감하면 안 되겠지요. 부디 되도록 아프지 않고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도 공쟝쟝님 꿈에는 유명인들이 나와서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예전에 제 꿈에는 주로 제 지인들이 나왔는데, 요즘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나와요. 꿈에서 깨면 그게 누구였더라? 분명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하고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거죠. 제가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라 아는 사람인데도 기억을 못하는 건가 하고 또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고요.

며칠 전에는 오래 전에 자주 꾸곤 했던 악몽을 오랜만에 다시 겪었어요. 일본 경찰에 쫓기다 동지와 몰래 접선하고 다시 동지와 함께 쫓기다 죽을 위기에 처하는 꿈이요. 그 동지는 실제 독립운동가이셨던 분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누군지 모르겠는데 뭔가 익숙한 혹은 그리운 느낌의 사람이었습니다.

공쟝쟝 2022-11-17 08:50   좋아요 0 | URL
저런~ 꿈에서 나오는 기호들을 분석하는 걸보다 꿈에서 느낀 감정들이 내가 현실에서 진짜로 느꼈던 감정인 경우가 많아요. 제 경우는 공포와 안도 였던 거죠?!
감은빛님이 그리워하는 감정을 지닌 상태가 누군가와 쫓기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 정도의 스트레스이셨나 봄 ㅋㅋㅋ 정도로 해석하면 될라나요. 그게 맞는 것 같다면, 제가 용한 건 아니고 제 상담샘이 용하신 거!
 
집에서 혼자 죽자 (재택사를 권함ㅋㅋ)
[eBook]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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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고다이 포스가 폴폴 풍기는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은 ‘사리사욕’을 위해 연구를 하신다는 데, 참으로 세상에 이득이 되는 사리사욕이 아닐 수 없다. 몇 권 읽지는 않았지만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면 연구자로서 뾰족하게 지적하는 부분들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가족’을 여전히 기준에 두고 있는 일본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 촉구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보니 혼자 살고 있고, 혼자 사는 게 나쁘지 않은 나로서는 '혼자 사는 여성'인 그의 글을 읽는 것이 꽤나 임파워링 되는 데, 사회가 겁주던 것에 비해 혼자가 되는 것도, 나이를 먹는 것도 그렇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살 수록 살아갈 수록 점점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태가 아닐 때는 두려웠으나, 두려움의 상태가 곧 내 상태가 되고 보니 응? 이거였어? 이렇게 된다는. 뭐. 그렇다. 나는 숨막히게 자유롭다ㅋㅋㅋㅋ 가끔 이 모든 자유가 버거워서 차라리 속박 당하고 싶을 정도로ㅋㅋㅋㅋㅋ 숨막히게 압도적인 자유. 이것이 실존의 조건이 되어버린 시대에는 그놈의 자유를ㅜ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보다 한발 먼저 가 있는 일본 사회를 예로 삼아 근미래의 한국 사회를 생각해볼 만한 지점들이 나와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의 말들에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로 동의 한다. 그리고 좋으나 싫으나 *이게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더 이상 ‘정상 가족’이 국가의 복지 시스템의 기본 단위 값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왜냐면 정상 가족을 만드는 게 너무도 어려워져버린 사회니까. 개인을 사회가 책임지지 않고 ‘가족’이 책임지게 ‘내버려 두는’ 동안 ‘가족’이 그 안에서 얼마나 썩어 문드러져 왔는 지를 (그런데… 가족이 썩어 문드러진게 아니라 이 글의 인용에 따르면 며느리의 돌봄…이 썩어 문드러진거 아닐까? 원래 썩어 있었는 데, 며느리들이 밖에 나가서 일하게 되면서, 썩은 부분이 더 잘 보이게 된 게 아닐까요?ㅋㅋ 띠용?ㅋㅋ) 우리는 좀 아니까. 이렇게 된 김에 가족을 다 해체해버리자...는 아니고요 ㅋㅋㅋㅋ 개인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요. 개인들도 자기 앞가림 좀 더 잘하고요.

정상 가족이야 말로 미디어가 유포한 환상이라는 것에 대해 나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림 같은 가족, 좋지. (속내야 모르지만 보기는... 참 좋더라) 하지만 나는 이번 생에서는 텄다. 생각 좀 해봤는 데, (환생이 있었다면) 이전 생에서도 전전 생에서도 이후의 생에서도 튼 사람이 난 것 같다. 평범해지는 것이 목표가 되는 삶이란 평범함에도 들 수 없는 삶들을 타개해야지 도달할 수 있을텐데, 평범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깨달음을 일찍이 아주 어려서부터 깨달은 사람이 이 몸이라서. (제인 오스틴 소설에 1도 감정 이입이 안되는 나,는 역시 사교계…에 데뷔하기 보단 그 옆에서 시중들던 시녀 였을 것 같고…ㅋㅋㅋ 500년 전에 태어났으면 우리 동네는 향,소,부곡이어서 나야 말로 천민이었다는 걸 중학교 때 부터 알고 있었던 지라…🤔 정리하면, 사회가 제시하는 높은 기준에 합당한 인재가 되긴 글러먹은 반골 인성. 그것이 바로 나.) 그러니까... 그래도 난 정상 가족에서 자랐으니 그거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 데... 가족을 만드는 것도 이젠 확실히 내 길은 아닌 것 같아... 엄마,아빠 미안해요. 

하여튼 인간의 기본 설정 값이 ‘남성-백인-중산층’이 아니어야 하는 것 처럼 사회 보장 제도의 기본 값도 ‘가족’이어서는 안되는 시대가 점차 도래하고 있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나에겐 좋은일이기 땜시 ㅋㅋㅋㅋ 그런 사회로 점차 가야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현실에 대한 의식개선*이 이뤄져야 할텐 데… 오늘 지하철에서 제일 많이 본 광고는 우째 *결혼해 듀오*란 말인가. (꼴배기 싫어 죽는 줄. 배아파, 퉷퉷)

여튼 그 의식 개선을 똑바로 안하니까 남자 청년들은 여자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뺏긴 것 같아서 억울하고, 남자 중년들은 여자 중년들이 돌봄을 안해줘서 억울하고, 남자 노년들은 나이 먹으면 거뜬히 따라올 줄 알았던 사회의 인정이 안따라와 줘서 억울하고, 사회 전체는 ‘으른다운 으른’이 없어서 또 다 같이 억울하고. 그런거 아니겠나요. 이것은 뭐랄까 온 사회가 “호의가 지속되자 권리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덕택에 호의를 빼앗겨 버리자 엄하게 여자들(과 약자들)에게 덤태기써서 억울함을 방사하는 그런…응? 이러니, 내가 페미를 안하고 배겨? 🤷🏻‍♀️

아, 그러니까 신자유주의 나도 안하고 싶은데요, 이미 세상이 이렇게 되버린 걸 어쩌겠어요. 이렇게 된 김에… 혹독하게 살아 남아 자기 밥 그릇 하나는 잘 챙기고 자기 돌봄은 자기가 하는 그런 개인들이 되십시다. 가족 챙기지 말고 자기 자신 잘 챙기고요.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으면 더욱더 사회를 좋게 만드시는데 힘써주시고요. 나 챙기는 것 조차 싫어서 남에게 의탁하고 싶으면 그 만큼 돈을 많이 벌던가. (돈이면 다 되니까요?) 그러나 그게 쉽냐고요. 어려우니까 투표라도 잘하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투표를 잘했다 하더라도 그게 완전 맘에 쏙 들게끔 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머리에 구두약 바르고 외국 정상들이랑 펜팔하는 것에 힘쓰느라 사회보장제도는 아이고 나는 모르겄다, 하나마나한 소리 같고.

암튼, 재밌게 읽었음.
죽음에 대한 선택지가 몇개 더 늘어났고, 그냥 이 상태로 살면 되겠다 싶어짐. 
불행과 불운은 닥치면 그때가서 해결하는 것으로. 
혼자 사는 게 비참한가? 이 역시 생각하기 나름. 혼자 죽는게 비참한가? 
음.... 혼자 사는 게 당연했으면 죽을 때도 혼자인 게 당연하지 싶음...
자연사 기왕이면 재택사.
간병 보험 안되면 존엄사 적금.
나 하나 잘.
젊을 때 돌봄은 셀프. 그게 되면 늙어서도 걱정 안해도 됨.
돌봄은 무료가 아님. 돈을 내세요.

여러분, 가족에게 돌봄 받고 싶으세요?
가족 안에서의 사회성을 연마하세요.
여자는 잘 되는 데, 남자는 잘 안된 대.
근데 여자라고 언제부터 잘되었겠나요?
미래의 고독사가 두렵다면, 지금 부터 자기 돌봄과 가족과의 소통을 연습하세요. 학습하세요.

인간은 평생 배우는 존재! 우리는 100% 죽고, 운좋으면 늙어서 죽습니다. 


삶이란 먹고, 싸고, 청결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게 식사, 배설, 목욕이라는 간병의 3대 기본 조건이다. 이 3종 세트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살아갈 수 있다. 오늘 하루도 눈을 뜨고 기분 좋게 하루를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도와줄 전문가들이 있다. 간병 보험 덕분에 치매에 걸려도 도움을 받으며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 된다.

🤔간병의 3대 기본 조건. 그렇군.

안락사는 적극적인 자살 방조, 존엄사는 임종기의 의료 억제라고 말한다. 전자는 의료가 개입하여 죽음을 앞당기고 후자는 의료의 개입을 억제한다지만 안락사와 존엄사 사이에는 ‘미끄러지기 쉬운 언덕’이 존재한다. 게다가 유럽에서는 존엄사라는 말을 안락사로도 사용한다. (중략) 또한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가 "생식을 끝낸 아줌마가 살아가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한 말도 떠오른다.
사회에 공헌할 수 없으면 살아 있을 가치가 없을까? 삶의 보람, 일의 보람이 사라지면 과연 인생을 살아갈 의미가 없을까?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생명’과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생명’을 구별하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안락사협회를 설립한 오타 덴레이 씨가 주장한 *우생 사상 그 자체*다.

🤔 존엄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막연한 긍정을 재고 해보아야겠다. 하지만 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싶다.

그런데다 아버지는 절망하고 나약해진 암 환자였다. 어떤 날은 하루라도 빨리 죽게 해달라고 애원하더니 다음 날에는 재활 병원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이 온 사방을 뒤져 재활 병원을 찾아오면 그때는 또 "이제 됐다"며 변덕을 부렸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흔들리는 마음에 실컷 휘둘렸다.
간병 선배였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훌륭한 사람이 훌륭하게 죽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감동적이기는 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소심한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발버둥을 치며 죽는 모습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각오도 할 수 있었다. 죽어가는 사람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그 기복에 휘둘리는 게 가족의 역할이다.
아버지의 간병 이후로 나는 건강할 때 써둔 본인 의사 같은 것은 믿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일단 결정한 것은 끝까지 관철하는 게 훌륭하다는 생각도 버리게 되었다.

🤔 상황은 바뀐다. 내가 믿는 나 자신도 바뀐다. 내 생각은 바뀐다. 건강은 유한하지 않다. 내 상태도 언제나 지금 같지는 않다.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필요가 없다고 두렵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일본의 간병 보험 제도가 완성되었을 때 나는 ‘가족 혁명’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한계가 있기는 해도 "간병은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간병의 사회화’를 향해 한 발짝 내디뎠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후를 맡길 가족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간병을 남에게 맡겨도 된다니, 그야말로 나를 위한 제도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가웠다.

🤔 간병의 사회화, 돌봄의 사회화… 사회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미약하게 나마 믿을 수 있으려면….

또한 그때까지는 무료였던 며느리의 간병 대신 타인을 들이기 위해 10%나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저항감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간병이 필요한데도 간병 보험을 이용하지 않고 가족이 간병할 때는 그 노동력에 보수를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언뜻 보면 타당해 보였다. 현금으로 받으려면 공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히구치 씨와 동료들은 서비스 이용료보다 훨씬 낮은 금액의 현금을 받고 ‘며느리의 간병’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히구치 씨는 그동안 간병을 여자의 일, 혹은 며느리의 무료 노동으로 여기면서 각 지방 자치 단체에서 진행했던 ‘간병 며느리 표창 제도’를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해왔다.

🤔 ‘가사노동에 임금을‘이라는 이탈리아 페미니스트들의 운동이 한계에 맞닥뜨렸던 것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좋을 지점.

많은 사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인데, 간병 보험이 불러일으킨 큰 변화 중 하나는 *돌봄 노동이 무료가 아니라는 상식*을 널리 정착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간병은 여자의 무임금 노동이었다. 나는 이를 ‘감사 없는, 평가 없는, 대가 없는 노동’이라고 불렀다. 특히 며느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강제 노동’이었다. 어느 해외 문헌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간병은 강제 노동’이라는 글을 보고 무릎을 쳤다. "그렇구나. 강제 노동은 강제 수용소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했다. 자기 집에서 시부모를 간병하면 대가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집에서 다른 사람의 부모를 간병하면 대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서로 간병할 상대를 바꾸면 되지 않나?(웃음). 그런 생각까지 든다.

🤔 며느리 노동... 하말넘많... 일본과 한국에서 며느리란 그러라고 있는 것이었던것인가...

간병의 사회화를 다른 말로 하면 ‘탈가족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간병 보험이 ‘후퇴’하면 다시 간병의 ‘재가족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는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간병 보험 시행 후 20년 사이에 가족은 크게 바뀌었다. ‘재가족화’라고는 해도 이미 현재의 가족은 간병할 여력이 사라지고 있다. 간병 보험 20년 사이에 2인 이상의 고령자 가구와 1인 고령자 가구는 모두 합쳐 50%를 넘었고 이제 재택 간병이라는 말이 곧 가족의 간병 능력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

🤔 가족-국가-사회/ 우에노 지즈코는 줄곧 일본의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가족’을 겨냥해 특유의 현실적인 담론을 생산해 온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녀는 중산층 지식인이겠지만…)

늙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사망률은 100%이다. 5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린다고 한다. 간병 없이 살겠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치매를 예방한다고 두뇌 체조에 매달리기보다는 간병이 필요해져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안심하고 치매에 걸릴 수 있는 사회, 장애가 있어도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나 많다.
당신도 함께 싸워준다면 기쁘겠다.

🤔 100%죽는다. 혼자 살면, 혼자 죽는다. 가족은 이제 제 기능을 (한적이나 있냐만은, 하는 게 맞는 거냐만은) 할 수 없고, 기업과 ai와 사회가 그 기능을 나눠서 져야 하겠지. 나빠질까, 좋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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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을 수 없는가 - 인문학자들의 문장을 돌아보다 메멘토 문고·나의 독법 1
지비원 지음 / 메멘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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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다가 조금(진짜 조금) 울었다. 책 앞에서 종종 엄두가 안나는 내 마음을 이해 받은 것 같아서. 

그게 어느 일방의 잘못이 아닌 아주 근본적인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고마웠다. 


희진샘은 *앎을 비워내는 것이 공부*라고 말했는 데…

나는 내가 안다고 스스로 착각하지 않으면, 공부를 이어갈 동력이 생겨나지 않았었다. 

이건 내 처지에 과계몽이다.라는 말들이 내 안에서 계속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아야 해!! 알아야지 나를 지킬 수 있어!!! 그러면서 읽고 썼다. 알라딘에 독후감을 열심히 올렸다. 좀 순진한 마음 고생인데 그러다가도 쪽팔렸다. 모르는 걸 들키는 건 좀 쪽팔리니까. 누가 너 잘못 이해하고 있어… 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싶다가도… 막상 그렇게 말해주면 억울할 것 같았다. 나에겐 오독할 권리가 있다구!! 이 만큼 읽어온 것도 잘한 거야!!! 사실은 모르는 게 당연하다구!!!!


게다가 내게 안다는 것은 상처 받는 일이기도 해서…

내가 더 안다는 것으로 상처 주고 싶은 대상이 분명히 있는 나는…


지난 달 쯤엔가 동네 친구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다. 

누나가 나한테 페미니즘 책을 추천 받아 읽기 시작하고 4년 만에 처음으로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말했다고.

그리고 또 2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확실히 나보다 많이 아는 것 같다고. 

아니, 나는 이제 더 몰라지는 단계인데?   

난 계속해서 커지기만 하는 가진 지적/언어적 열망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친구는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책 앞에서 계속 무너지는 경험을 하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초조하다는 말을 하는 데… 나한테 조심하라고 말하면 나는 좀 억울한 데? 그래도 누나는 이제 언어를 가졌잖아요. 그날은 좀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그 해명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뭔지 몰라서 버둥대면서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나의 괴로움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었고, 그게 미러링이든 페미니즘이든 이제는 어떤 ‘언어’가 있고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좀 사는 방법(주경야독)을 알 것 같아졌을 뿐인데… 그걸 너에게 권력이 생긴 것이라고 친구가 돌려 말해준 것임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자기 검열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데 다른 자기 검열을 또 하라는 소리? 아니아니요. 누나처럼 공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말.


그러고 나니 <페미니즘의 도전>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문장들이 기억났다.


“(10) 지금은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것 자체가 변혁이라는 사실, 담론의 힘을 모르는 이가 없다.” 

“(11) 페미니즘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사회운동이다. 더구나 신자유주의 시대의 빈부양극화는 지성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모든 양극화 현실 자체가 비가시화 되어 우리는 이 사실을 알기조차 어렵다.”


나 이제 지성인이야? 영어 한마디 못해도? ㅋㅋㅋㅋ 네. 

그렇구나. 나에게 어떤 해석 할 수 있는 시선과 언어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권력이구나. 

그런것들을 곰곰 생각했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잠자냥님한테 이런 댓글을 달았지. 


“저는 pc를 자기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있느냐 없느냐로봐요. (그 정도의 인식에 가 닿기 위한 노력을 부정하진 않고요) 그리고 언제나 자기의 언어를 가진 사람들은 그걸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도 사용하지만 때로는 공격의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죠. 저의 경우 제 지적/언어적 열망은 어떤 권력에의 욕망과 다름 아니라는 걸 스스로는 인식하고 있고, 그걸 갖추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제 권력을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정희진의 (이것도 정희진이 푸코 해석한 글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 같은 데) 문장에 동의해요. 즉 저는 저를 설명할 수 있는 쾌감을 제공하는 어떤 언어/권력을 갖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인식하고 점점 더 인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튼 자기의 말에 책임감을 느끼고 그걸 감당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밖에 답이 없다는 생각예요. 언어가 없는 사람들은 언어를 만들어야겠지만요.”  https://blog.aladin.co.kr/socker/13990081


그걸 적고 나서 내가 나를 더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의 언어를 갖춘 이후에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거구나.

다른 언어들과 만나서…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거구나.

언어를 갖추고 난 후에는 그런 어려움이 생겨나는 것이구나. 


내게 어떤 언어가 생겼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걸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소통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지나는 와중에 만나게 된 책이었다. 모르고 덤벼들었던 책들이 무서워지는 경험을 하면서 답답해 하다가… 동시에 나 역시 나를 위해서 만 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글(독후감)들이 누군가를 향해서 쓰고 있는 글들로 그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그런 자각. 여전히 나는 미래의 나를 위해 쓰겠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나에겐 이런 질문처럼 느껴졌다.

왜 소통할 수 없는가. 

그건 또 나에게 이런 문장으로 돌아온다. 
나는 소통하고 싶었구나. 

.
.

왜?

?



독서란, 그것에 대해 고담준론을 늘어 놓는 지식인들의 자력갱생한 경험과는 달리,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매우 특별하고 특수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체험이다. - P11

쉽고 얄팍해 보이는 프로그램이나 책이 인기를 얻는 현상은 사람들의 지식욕을 이해하지 못하면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일반인들의 지식욕이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구사하는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문장에는 접근할 길을 찾지 못하는 것뿐이다. … 독자들이 이러한 글을 쉽게 읽을 만한 환경에 놓여 있거나 있었을까?
- P20

그러나 동시에 대학 ‘안’에 있는 이들은 대학 ‘밖’에 있는 이들이 무엇을 읽고 어떻게 쓰는지 ‘저어엉말’모른다는 고백이기도하다. 그러니 일반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글을 쓰고 싶어도 어떤 식으로 자신이 지닌 전문지식을 전달해야할지 쉽게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분명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런 이들이 위에서 본 ‘어려운 문장’에 다가가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3

만약 인문학 연구자들이 이런 ‘언어 내 번역’을 ‘언어 간 번역’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고 좀 더 의식적으로 한다면 어떨까? 그런 의식은 어떻게 갖게 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의 언어만큼 ‘언어 내 번역’을 완고하게 거부하는 언어도 드문 것 같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완고함의 근원에는 결국 ‘그 언어가 유래한 뿌리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P98

그런데 일본에서 들어온 말 가운데 가장 강고하며 고치자는 어떤 사회적인 움직임도 거의 보이지 않는 말들이 바로 인문사회계 학술 용어 같다. ... 사고, 사상, 관념, 인식, 비평, 토론, 문예, 논리, 공화, 문학, 주의, 과학, 명제, 의미, 진보
대체로 추상적인 개념어이며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아도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들도 많다. 고치려해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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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0-10 1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해석할 수 있는 시선과 언어 뿐 아니라 권력마저 가지게 된 쟝쟝님의 내일과 미래를 더욱 응원합니다.
전 ‘왜 읽을 수 없는가’ 보다 ‘나는 왜 읽으려 하는가’가 제 고민의 주인공이었는데 난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ㅋㅋㅋㅋㅋ
페미니즘을 인식하고 공부하는 것 자체가 사회운동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깊이 동의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설렁설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잘 읽었어요, 쟝쟝님! 항상 자극이 됩니다.
특히 주경야독 그런 부분이요! 😘

공쟝쟝 2022-10-10 11:45   좋아요 3 | URL
*나는 왜 읽으려 하는가* 제 경우엔.. 확실해요. 권력을 갖고 싶어요!! 내 입을 틀어막았던 나쁜 놈들 혼내주려고... 니 말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후려쳤던 자식들 다 언어로 패줄려고. 읽어서. 세상에 복수하고 싶어요. (화르르륵!!!) 사회에 대한 분노... 빡칠 수록 더 읽음.... 그런데............. 이제 그러면 안된대요..... 니가 더 아는 걸로 사람들 후려치는 태도로 계속 읽고 쓰면 그 사람들이랑 다를 바가 없대요.... ㅠㅠㅠ 아직 자기 언어를 발견하지도 못한 사람들 입을 더 틀어막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럼 내 분노는 어디로 가야함?.....
이게 억울해서 남은 한해는 주경야독 안하려고요.... ㅋㅋㅋㅋ 그냥 좀 쉴래여 ㅋㅋ

scott 2022-10-10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입틀막한 놈들 ! 함께 복수 합시돠! 근데 장쟝님 숙면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요 며칠 넘 무리!ㅎㅎ 건강 잘 챙겨요 !

공쟝쟝 2022-10-10 11:4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전 낮잠자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네네!!! 건강건강!!!

미미 2022-10-10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좀 얇아서 아쉬웠어요. (즉 내용면에서 더 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 저자도 그런 말을 했지만
저 역시도 ‘이런 고민, 의문 나만 한게 아니었구나‘하는 반가움도 있었고요 편집자이자 번역자여서 그런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예시들어 설명해주어서 좋았어요. ‘자기검열‘ 저도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곧 리뷰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제3자인 듯이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10 12:18   좋아요 2 | URL
이놈의 자기 검열... 내가 여자 여서 하는 검열은 엥간하면 안하려고 하는 데, 그냥 태도에 굳어져있긴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왜 한남들은 자기 검열을 안하는 걸까요... 암튼.. 좋은 책였죠? ㅋㅋㅋ 저도 구체적인 예시가 특별히 더 기분이 좋았음 ㅋㅋㅋㅋ 3자 미미. 3자 대면합시다.

잠자냥 2022-10-10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쟝쟝한테 페미니즘 책 추천한 사람이 남자에요?? 그게 이 포스팅의 가장 큰 놀라운 지점. 그리고 요즘 나 자주 소환하는데 영광입니다.

공쟝쟝 2022-10-10 12:25   좋아요 4 | URL
네..... 그렇습니다. 전 남자한테 페미니즘 배운 한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주변이 그렇게 후졌었습니다ㅋ (동생들이 있었는데 물어보면 화만내고 ㅋㅋㅋㅋㅋ) 뭔가를 읽고 이야기 나눠줄 친구가 그 친구 뿐이었어요. 슬프게도....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아니죠. 잠자냥 픽 가장 훌륭한 페미니스트인 잠자냥도 이웃으로 있고요. ㅋㅋㅋㅋ ㅋㅋㅋ 성공한 인생입니다 ㅋㅋ

수이 2022-10-10 1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지 마요, 울지 말고 이야기를 좀 들려줘요. 그리고 주경야독 심하게 하면 몸 망가져요. 그러니까 하다 안 하다 좀 템포를 맞춰서 하도록 해요. 그리고 저는 배움에 대한 쟝쟝님의 강렬한 마음이 느껴져서 그게 참 좋은데 그걸 꼭 분노로 화할 필요가 있는건가 가끔 이런 의문점에 사로잡히거든요. 그래서 좀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물론 분노는 참 좋은 것이라고 저 역시 여기지만. 지금 낮잠 자고 있으려나 흠흠. 쟝쟝님 추천해주신 책이니 저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2022-10-10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0-10 1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때로는 알고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를 더 안다는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또는 신경써야 하는일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거든요. 일상조차도 그러한데 공부에서야 말해 무엇하겠어요.
하지만 모른다는 것은 내가 내 자신으로 있기 힘들다는, 그래서 타인의 언어로 나를 규정짓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계속 나의 언어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학문이 도움이 아니라 패배감을 줄 때가 더 많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말입니다.
저는 정희진샘의 글이 정말 좋아요. 그분의 글이 좋은건 내용때문인건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읽을 수 있어서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책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문장은 없는 그분의 문장이 좋아요. 어려운 것은 생각의 깊이 때문이지 말이 어려워서가 아닌것도 너무 좋고요. 전 패미니즘 책들이 좀 더 쉬운 말로 알아듣기 쉽게 말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이걸 내가 읽는다고 뭘 알수 있을까 싶을때가 많아서요. 그걸 나의 무지로 계속 돌려야 할지, 학자들의 자만으로 돌려야 할지도 아직 잘 모르겟고요. 하여튼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언제든 이런 질문에 부닥치는 것이고 공쟝쟝님의 고민들이 저에게도 고민으로 다가오네요. 물론 우리의 공부에 차이가 있는 만큼 고민의 깊이도 역시 차이가 있겠지만요. ^^;;

공쟝쟝 2022-10-10 20:18   좋아요 2 | URL
우리의
바람
돌이
님의 단단한 감응의 댓글에 감사 인사를 ~^^
비슷한 결의 고민인 것 같아요. 희진샘이 말하는 인식의 어려움은 생각하는 방식(생각하지 않음) 자체를 깨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지만, 건조하게 글 자체가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곱씹을 수록 정말 어려운 사상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실 저는 처음에 *젠더* 라는 말부터가 너무 어려워가지고...ㅋㅋㅋㅋ 정말 낑낑댔던 것 같거든요. 지금도 그래요. 제가 자주 쓰는 말인데... 젠더화된 공감. 젠더화된 이해력. 또 여성의 빈곤화. 빈곤의 여성화. 이런 말들 너무 어렵 잖아요 ㅜㅜ?? 다르게 생각하기를 요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단어 자체가 어려운 것을 어째야 하나....(이건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오지랖...) 여튼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읽을 수 있게 된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긴 하지만... 더 많이 읽고 싶어지는 욕망의 농도를 조절하기가 힘들어서...... 과유불급..... 스스로를 다스리는 중이랍니다! 정말 책은 읽을 수록 글을 쓸 수록 더욱더 어려워지는 세계인 것 같아요.

2022-10-10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0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2-10-11 04: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문장에 공감을 날립니다~

그런데 말이죠,
˝
그걸 적고 나서 내가 나를 더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의 언어를 갖춘 이후에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거구나.
다른 언어들과 만나서…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거구나.
언어를 갖추고 난 후에는 그런 어려움이 생겨나는 것이구나.
˝

이렇게 줄 맞추기 있기 없기? ㅎㅎㅎ

˝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읽을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왜 쓸 수 없는가,˝

-> 혹시 이것도 줄맞추고 싶지 않으셨쎄요?^^
컴터로 띄워 보고 이런 깔맞춤 아니 열/줄맞춤에 감동받았어요.ㅎㅎㅎ

이렇게 보관함에 책은 또 추가되고...
(하 진지하고 지적인 글에 뻘댓글...ㅠㅠ)

얄라알라 2022-10-14 14: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클래식 소품곡 연주가 끝나자, 갑자기 노래방 100점 빵빠레 울리는 그런 느낌 ㅋㅋㅋ

진지하게 흘러가다가 난티나무님께서 ‘줄 맞추기 있기 없기?‘ㅋㅋㅋㅋ 여기 너무 재밌어요 ㅎ

저 지금 마침 왼쪽 손목 아래 [페미니즘의 도전]을 두고 있어서, 페이지 펴볼 각입니다

공쟝쟝 2022-10-16 13: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이런 거 찾아내는 사람이 난티님인 것은 왠지 나를 안심하게 하는 도다 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다락방님 글에서 불안-강박 이야기 읽어서 뜨끔하지만,
아름다운 열맞춤을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푸하하.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독서괭 2022-11-0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당^^

thkang1001 2022-11-09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요걸로 또 재벌에 한걸음 훅 다가가시길요. 저는 재벌 친구가 가지고 싶어요. ^^
 
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 큰딸로 태어난 여자들의 성장과 치유의 심리학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비스 엔트호번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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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님 지금 아프잖아. 쟝님, 쟝님 먼저 챙겨요.”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안다(아주 조금) 나는 조력자 증후군을 앓고 있고, 내 인생의 7할은 그놈의 동정심(연민) 때문에 개고생을 한 삶이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 보다 악독한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세상에는 그런 걸 겪는 여자들이 있다. 부족한 자기애의 충족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으로 방어하다가, 결국에는 자기를 해치는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

나는 내가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를 돌보는 일, 내 욕구와 감정을 먼저 살피는 일을 의식적으로 노력해왔다. 그래도 뭐든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돌보는 것은 나의 기본 값이라…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꾸 다 맞춰주고 싶어했다. 그러니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연민/미안함을 자극하는 상황인데, 최근 내 신변에 어떤 이슈가 있어서 나의 첫째 딸이지만 줏대있는 ENFP와 ESFP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둘 다 “아니야, 너 아직 아파!”라고 했고, 비행기 위급 상황에서 산소 호흡기는 무조건 보호자가 먼저 써야 하는 거야! 애한테 먼저 씌우면 둘다 죽어. 절대,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에게 오지랖 부리는 것 안돼!라고 예시까지 들어가며 내 그릇된 연민에 대못을 딱딱 박아주었다. 난 내가 좀 괜찮아진 상태라고 생각 했는데, 그 생각이 안 괜찮다는 거라고. 하아. 나는 수긍했고, 어떤 인연은 아주 없던 일처럼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그것과는 또 다른 측면이긴 하지만 괜히 나를 잡아 채는 것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짜증스러움과 불편함들… 그것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경고라는 것도 알았다. 드디어 나는 불편해진 것이다!!! 넌 또 ‘괜히 그래야 할 것 같은 상황’의 덫에 빠진 거야! 그러니까 자꾸 찜찜해지는 거라고. 그렇다면 드디어 나에게도 나를 보호하는 촉이 생긴건가? 안도의 내적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저 줏대 곧은 나의 EXFP 여자 친구들은 이걸 어떻게 아는 걸까. 나는 꼬치꼬치 캐물었는 데, mbti 말고도 여러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어 너무 신기했다. 이들은 사람과 여행,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세상은 너무 재밌고 흥분되는 일들로 가득한 것 같기 때문에 영원히 살고 싶고, 그래서 인류가 멸망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 하잖아요!라고 진짜로(!) 눈 반짝이면서 말하는 이들은 지구는 좀 걱정하는 데 남 걱정은 안 한다. 그리고 살다 보니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했다. 아, 난 진짜 그거 없는데. 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언니, 그걸 왜 몰라? 보면 알아. 아, 처음엔 모르지. 그런데 지내다 보면 쎄-해! 쎄! 촉이야, 촉. 촉은 과학이라니까. 


사람에만 촉이 있는 게 아니다. 상황도 잘 알아 맞춘다. 대충 딱 듣더니 각을 재고 그거 아니야? 한다. 맞아요, 맞아! 그건 뭐죠? 나도 모르겠는 데, 이런 걸 신기가 있다고 하는 거야. 훗!

아. 나는 앞으로의 생에서 발달 시켜야 하는 식스센스가 있나보다. 아직…. 덜 된 인간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나는 nt라서 그른가… 식스센스가 아니라 그 식스센스의 형성 조건이 넘나뤼 궁금해져 벌인 것이다. 이. 끝을 모르는 지독한 호기심… 또 물음표 살인마가 되어 그걸 어떻게 알아? 넌 언제부터 그랬어? 어떻게 그런게 된 거야? 바로 아픈 사람이 보여? 안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치고. 사람이 아프다고 하는 데, 어떻게 지나가? 그래도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안생겨?라고 10초에 한 번씩 캐물었더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여…😌”라고 깨달은 자는 말했다.

*

물에 빠진 놈을 구해 놨더니 보따리를 내 놓으래 (겪어 보셨나요?)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 인줄 알아 (알고 계신가요?)
라는 말의 이면.

그러니까. 나의 호의와 도움 주려는 마음 이면에는 부족한 자기애를 보충하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걸 꿰뚫는 경고의 말로 스스로에게 돌려줘야 하는 속담은 아닌지. 난, 좀 그런 생각을 했다. 도움을 주고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싶었던 맘이 없다고는 말을 못하겠는 것도, 그건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있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도 보였다. 좀 소름 끼쳤고, 이건 계속 경계해야 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 상황을 일반화 할 필요는 없다. 이건 내 특수한 심리 구조다. *나의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누군가를 돕거나 돌보고 싶어하는 이면 뒤에는 일종의 구원자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코 타인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일, 그들이 성장하는 일을 막는 나쁜 행위라는 것도 이번에 좀 깨지면서 알았다. 겪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그런 것들을 예의주시 했었다. (자신의 취약점을 글로 배워 아는 사람은 바로 나)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에이 별로다 별로~ 라고 해놓고… 현실에서는 또 그러려고 했…지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마음을 잘 돌보고 추스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하나 더 써 놔야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겨 먹은 인간이라고 해서 타인의 호의에 비뚤어진 나를 투사해서 오지랖으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이것도 까먹지 말아야겠다.(처절하다 처절해 촉 없는 자의 사회화 ㅜ_ㅜ)

*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러니까 어느 순간에 정말로 나를 회복 시키는 것은 나 자신이 될 수 밖에 없다. 돌이켜 보니 내가 그랬다. 가장 아팠을 때의 나는 가깝고 쉬운 주위의 도움이 아니라 전문가를 찾아갔다. 어쩌면 스스로를 돕기 위해, 자기애적 도움들을 거부하기 위해, 이토록 나를 고립시켜야 했던 건 아닐까. 과정이야 지난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를 회복 시킨 것은 나다, 나를 치유한 것도 나고, 나를 돌본 것도 나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 난 오늘 아침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했고, 아직은 내가 아픈 상태란 것도 직시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책에 나와 있었다. 난 그걸 다 읽었고. 

이제는 겪어야 한다. 안해 본 것들을 하고, 안 살아본 삶도 살아봐야 한다. 그것은 모험이고, 아마 혼자하는 모험은 아닐 것이다. 나에겐 좋은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으니까.

로맨스를 싫어하는 나는 성장 서사를 좋아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성장 서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데, 다시 생각해보니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함이 건강함을 알아본 것 같다. 살려고. 잘 살고 싶어서.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도운 것이다. 내 직관에 의하면 이것은 어떤 원칙이다. 

여전히 관계에 서툴다. (먹고 살기 위한 사회생활을 예외로 하자. 그건 잘함. 살려고ㅋㅋㅋㅋ) 그런 나에게 내가 묻지 않으면 절대 조언을 하지 않는 나의 친구들(ㅋㅋㅋ 이것이 어른인 것 같다. 내 주변엔 나보다 나이 어린 어른들이 참 많다…ㅋ),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단아한 반짝임을 나는 사랑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돕고 싶어서 다가온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내가 좋아해서 곁에 남겨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도움은 오래 전의 과거에 내가 맺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그걸 느낄 수 있어서 조금 행복해졌다. 나는 내가 읽었던 책들이 시키는 대로 내 고통을 먼저 바라본다. 나의 이 훌륭한 공감 능력을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쓰기로 한다.

천천히 세상과 만날 것이다. 인류애를 회복하고 (과연…) 나도 영원히 살고 싶어지고 싶다.

요즘 <아티스트 웨이>를 읽다가 꽂혀서 모닝 페이지(아침에 쓰는 일기)를 쓰고 있는데, 기분이 참 좋다. 문제는 쓰다 보면 오전을 다 쓰고 ㅋㅋㅋㅋ 오후와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게 된다는 건데. 그냥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루의 시작에 제일 먼저 하니까 이것도 좋다. 아침에 운동가기 싫어하면서 겨우 일어 났는데, 모닝 페이지 쓰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게 된다. 아침에 글을 쓰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제 아침에 쓰는 인간이 되어볼까?


맏딸들은 이끄는 사람 혹은 돌보는 사람으로 종종 분류된다. 이끄는 사람은 책임을 즐긴다. 돌보는 사람은 늘 남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쓴다. 실제 사례들을 보면 맏딸들이 동시에 두 가지 역할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상의 고통에 책임감을 느끼는 리더가 되어 돌보는 역할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 동시에 두 가지 역할 하다가 번 아웃 올때 까지 무리 햇던 삶… 나다. - P64

돌봐주는 사람으로서 당신은 분위기는 깨는 사람이 되기 싫은 마음에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떠맡고 만다. 당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이가 되는 셈이다. 이 유형의 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일 먼저 돌봐야할 존재가 자기 자신이라는 깨달음이다.
🥲글로는 깨달았는 데 살면서 좀 더 다져야 할 것 같습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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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21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티스트웨이 좋은데 참 좋은데 ㅋㅋ

공쟝쟝 2022-06-21 13:23   좋아요 1 | URL
오래전 1은 모르고 ㅋㅋ 2가 나와서 읽고 있는 데, 읽기도 전에 실천 중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6-21 1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맏딸도 맏딸 나름인 것 같아요. 저는 책임감은 큰 것 같지만 그렇다고 돌보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보면 뭐 살려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공쟝쟝 2022-06-21 13:27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ㅋ 케바케이고 저는 두가지가 섞어있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저를 알기가 까다로웠습니다… 화가님 여자는 이기적인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 이기적일 수록 좋습니다! 절대 남자 첫째와 같은 방식으로 양육되었을리없으니까요. 자신의 이기심에 훌륭한 자기보호능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세요!

잠자냥 2022-06-21 1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쟝님 평쟝공주였구나! ㅎ 돌이켜보니 저도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한테 약해지던 시기가 있었는데, 몸 아픈 사람은 아픈 거 나으면 그렇지 않지만 마음 아픈 사람은 같이 있으면 나까지 병 드는 느낌이더라거요. 그러니까 나를 위해 구원자 콤플렉스는 벗어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아니 나도 로맨스는 싫어해도 성장서사(소설)는 진짜 좋아하는데! ㅋㅋㅋ

공쟝쟝 2022-06-21 13:33   좋아요 3 | URL
내 친구 정확하게 둘다 그렇게 말했어요. 마음이 아픈 사람은 자기가 스스로를 치유하게 냅두는 게 맞다고. 괜히 옆에 있으면 나도 아파진다고…
아 저는 지금까지 그걸 몰랐던 것 같아요. 맘 한켠엔… 그래도… 내게 능력이나 자질이 있다면 그걸 써야하지 않을까? 이 물음표가 지워지진 않았거든요.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하는 기회를 빼앗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이건 제가 고독에서 스스로 알아낸 경험이 없었음 몰랏을 지도요) 그게 콤플렉스 였단 것도 새삼 다시 보였어요!

즉, 자냥님도 내 친구들도 스스로 돕는 경험이 있는 자들 이었나 봅니다. 😌

단발머리 2022-06-21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째이기는 한데... 맏딸 컴플렉스가 없는 맏딸이라서... 아무리 찾아도 내 안에는 없어. 왜 그런지 오래 생각해봤는데.
나는 성격 & 성향이 아빠 판박이인데, 아빠가 5남매 셋째 아들이라서 자유로운 영혼. 이게 내가 찾은 이유 중 가장 설득력 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먼저 생각합시다. (나는 다짐 안 해도 되는데, 쟝님은 큰 소리로 외쳐야 되니까) 나를 먼저 생각하자!!! 복창 세 번 하시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1 20:10   좋아요 2 | URL
저는 성향은 아빠인데 아빠가 돈벌러 나가셔서 거의 부재했어요ㅋㅋ 제가 엄마에겐 딸이면서 아빠였던 것 같기도? 자칫 심한 꼰대가 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선량하게 자란 건 엄마의 영향이 크긴 한 것 같아요. 엄마가 그러시거든요. 되게 따뜻하심. (저희 아빤 무뚝뚝 장남~ㅋㅋ)

엊그제 유튜브 틀어놓고 일하는 데 세바시 강연에서 정신과 의사가 채식주의자, 82년생 김지영의 공통점이 둘째 딸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들 낳기 위해 낳은. 얼마전에 동생 주려고 읽은 차녀 힙합!도 그렇고... 음.. 장녀도 장녀지만 차녀들의 고통도 힘겨워보였고, (역시 인간은 위치마다 다른 고통이 있는 법..) 무엇보다 모든 생존의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겼던 한국현대사와 한국 특유의 가부장제가 제 마음의 병의 원인이라는 걸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저는 저를 잘 생각하는 게 저 만을 위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딸들아 자신을 생각하자! ㅋㅋㅋ

12N5 2022-06-21 14: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편찮으실때마다 차출되는 K-장녀라 너무 공감되네요 ㅜㅜ

공쟝쟝 2022-06-21 20:11   좋아요 2 | URL
동생들과 꼭 그 고충을 나누기를 추천 드립니다.. ㅜ_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됨.. ㅜㅜ

미미 2022-06-21 15: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쟝쟝님에게있는 평강공주 증후군을 살려서(더 쓰고 더 영상찍고 해서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트리거만 있음
되는 사람들에게) 트리거가 되어주어야한다고 봅니다.
글을 읽고 영상 찾아보는 사람은
한탄만하고 마는 사람보다 적극적이니까요. 알라딘에 쟝쟝님 유튭 구독자(저 포함)도
쟝쟝님따라 왔잖아요?(분명 더
있을것!!)
그런 쟝쟝님의 성향도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각하는것보다
잠재된 것들이 그 안에 꽃피우길 기다리고 있다고요.
타깃을 잘못잡았던것 뿐이라고요.
쟝쟝님이 꽃피우길 기대하며🌷

공쟝쟝 2022-06-21 20:14   좋아요 3 | URL
평강공주 증후군이라고 하니까 무슨 바보 온달 키운 사람 같은 데... 말이 그렇다는 거지 ㅋㅋㅋㅋ
그냥 좀 착한 딸였던 걸로...? 근데 그렇게 살기가 싫더라고요.
저의 성향이 재능이라고 해주신 말씀 잘 접수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 인 것 같고, 언제나 처럼 읽고 쓰며 조금씩 꽃에 물을 주십시다 ^^

mini74 2022-06-21 1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국 무슨 논문에서 발표했다는데 대부분의 부모는 맏이를 가장 사랑한다네요 ㅎㅎㅎ 믿거나 말거나지만 ㅠㅠ 전 가장 어리다고 매번 온갖 잡일에 동원되는 막내, 바라만봐도 흐뭇하고 귀여운 막내따윈 거리가 먼 저예요 ㅋㅋ 쟝쟝님도 충분히 반짝이십니다. 아이 눈부셔 ! ㅎㅎ

공쟝쟝 2022-06-21 20:16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알아요. 제가 가장 사랑 받고 자란 거. 그래서 참 삶이 무겁고 그래서 제가 사랑을 안믿습니...(.........)
눈이 부시죵~ 너무나 아름답죠~ 응(?) 미니님은 그렇게 말하셔도 천진한 귀여움이 막 느껴지세요 ㅋㅋㅋ ~ 막내 포지션 유지해주세용!

singri 2022-06-21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용해먹는거 뻔히 아는데도 또 이상하게 마음이 쓰이고 그래서 이용당해줄때가 있었는데 최근 나편한데까지만 받아주자 그러는걸로 정리했습니다. 불편하다 느끼기 시작하니 끝이 없어지는.
가족간에 문제는 또 다른 얘기긴합니다.ㅡㅡ

공쟝쟝 2022-06-21 20:17   좋아요 3 | URL
제 경우는 언제나 그 선을 사후에 느끼는 것이 문제니까 촉을 좀 발달 시켜야할 거 같습니다.^^
가족은 또 다르죠. 그래서 제가 가족을 안만듭니.......(...)

그레이스 2022-06-22 0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nt이고 맏딸이지만 오히려 조력자 기질이 부족함을 절감할 때가 많습니다.^^

공쟝쟝 2022-06-22 10:43   좋아요 3 | URL
헤헤, 저는 두가지 모습 다 공존합니다 ㅋㅋㅋ 대상에 대한 관심을 저 자신에게 돌리니 자의식 과잉의 과몰입러가 되었지만 ㅋㅋㅋㅋ 제가 좀 귀엽고 똑똑하고 좋습니다 ㅋㅋㅋ 이런 나를 괴롭혔던 세상은 밉습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06-22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참 좋은 친구들을 두셨어요! 저는 둘째이고.. SF라 그런지(?) 말씀하신 것 같은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했는데요. 흠, 미미님 말씀대로 쟝쟝님 나름의 장점일 수도 있는데, 말려주는 친구들 곁에 두시고 적절히 꽃피우시면 좋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저도 로판을 성장서사 때문에 봐요 ㅋㅋㅋㅋ 로맨스는 부차적이고, 여주성장물이 많아서^^ 하지만 애초에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는 쟝쟝님이 웹소를 좋아할 리 없지.. 안 보셔도 됩니다 ㅋ 저의 현 과제는 쟝쟝님이 좋아할 만한 *소설*을 찾아내어 선물하는 것이예요..

공쟝쟝 2022-06-23 21:58   좋아요 2 | URL
이상주의자인 저는 주변에 *현실주의자* 친구들을 사귀면서 스스로의 시야를 조절하는 그런 사람인 것 입니다. 저는 제가 부족한 걸 계속 극복하고 싶어하는 사람인가봐요 ㅠㅠ 근데 결국은 극복안하는 거 보면 고집 드럽게 쎄 ㅋㅋㅋ 저는 음… 솔직히 소설은 힘들어요! (싫은게 아님 ㅋㅋㅋㅋ) 그리고 읽으면서 확 빠져들지 않고 뭔가 훈계조나 뭔가 요상한게(?) 느껴져버리면 바로 윽… 이렇게 되거든요? 잘 골라주세요!! 그리고 진짜 이제 소설 볼래요…. 나 너무 정치적이어서 안되겟어 ㅠㅠㅠ

바람돌이 2022-06-22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아프고 난 이후 왜 내가 아플까를 좀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몸의 면역체계가 무너진거니까 뭔가 나의 생활태도다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있겠다 싶어서요. 근데 진짜 공쟝쟝님 말하는 저 조력자 증후군요. 그거 비슷해요. 제가.... 역시 큰딸이라서 그런걸까요? 거기다 더해 직장에서는 유능해야 해요. 무능한거 참을 수 없어요. 그러니까 딱 병걸려요. ㅎㅎ
그래서 지금은 마음보를 고쳐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

공쟝쟝 2022-06-23 22:0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기준은 높은 데, 기준이 사람이 되면 그게 뭐랄까… 끝없이 자기를 학대하는… ㅠㅠ <무력한 조력자>라는 책이 있어요. 번역은 엉망이지만, 제게는 인생책 입니다! 마음을 고치는게 아니라 초자아에서 자아가 되라라고 처방하더라고요. 말이 쉽지 …. 뭔지 모르겠어서… 전.. 직종을 전환 했어요 ㅠㅠㅠㅠㅠㅠ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만… 일을 사랑할 수 없는 것은 함정! 분명 각자의 한계 안에서 각자의 해답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님! 지금입니다. 언제나 지금…^^ 지금 가장 평안하시면 좋겠네요!
 
혐오스러운 동기가 있는 편이 아무 이유도 없을 때 보다 견디기 쉬운 것도 아닌데
사랑은 왜이렇게 어려운가
이분법 탈피와 빨대
터프 이너프 - 진실을 직시하는 강인함에 관하여
데보라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책세상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자리에 앉자마자 왜 한나 아렌트에 빠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각자의 치임 포인트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이데거 쓰레기!를 도합 열 번 씩은 외치고… 벤야민 이야기를 하다 갑작스럽게 도나 해러웨이로 대화의 주제가 이어지면서 우리 앞에 구워지고 있는 것이 삼겹살이라는 사실에 잠시 아이러니를 느끼다가… 또… 에 … 그러니까 도나의 심오함은 너무도 심오해서 <육식의 성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입장과는 핀트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지 알 것 같은 상태를 내맘 알쥬? 우리 같은 맘이쥬? (…🤷🏻‍♀️) 퉁치고, 후식으로 누룽지를 먹으면서는 평소 내가 느꼈던 소통의 어려움과(…왜 어려움을 느꼈는지 니 글만 봐도 알 것 같다고 생각한 당신 정답!…) 푸코에 대해 신나서 떠들다보니 나만 떠들고 있네?… 점점 더 소통이 어려워졌고…ㅋㅋㅋㅋ 우리들의 대화는 미친듯이 고급스러워져서 급기야는 21세기의 신유물론과 양자물리학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던 것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이규리 시 <많은 물>

“삶에 지적인 대화를 원했지만 이토록 심한 지적임은 아니었다” 다락방님 말씀 ㅋㅋㅋ


아… 이 가슴이 다 웅장해지는 심하게 지적인 나 자신의 우정을 조금 자랑하면서, 

*한나 아렌트와 메리 매카시의 우정*에 대해 호들갑 떨고 싶어서 이 페이퍼를 써보려 한다. 잘쓸 수 있을까?


일찍이 아렌트 대모님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발표하시고 “너는 유대인인데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냐, 이 심장도 없는 무정한 녀자야!”라는 (남자) 평론가들의 말에 아래와 같은 띵언으로 일침을 놓으셨다. 


“(130)선생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저는 이런 종류의 ‘사랑’에는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저는 한 번도 어떤 민족이나 집단을 ‘사랑’한 적이 없습니다. 독일인도 프랑스인도 미국인도 노동계급도, 아니 이런 종류의 그 어떤 집단도 사랑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오로지’ 친구들을 사랑하며 내가 알고 믿는 유일한 종류의 사랑은 개인에 대한 사랑*입니다.”


저는 여기에 밑줄을 그으며 눈물을 훔치며…🥲 와. 아렌트 친구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좀 짱이잖아. 민족이나 인류보다 친구를 사랑한대. 아… 이 우정 진짜 짱인데? 하지만 이제 와서 아렌트님과 친구가 되기엔 임은 이미 가신 분이시니… 우리 천국에선 꼭 친구해요 아쉬운대로 현생에서는 한나 아렌트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아렌트 성님을 좀 베껴서 사랑해보는 것으로. (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 왜냐면 아렌트 해도 심한 독고다이…)


아렌트 성림이 페미니스트여서 “여성에겐 조국이 없습니다”라는 뜻으로 이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철저한 단독자로서 사유를 했으므로 집단으로서의 여성도 사랑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자신의 철학대로 살다보니 결론적으로는 어떤 페미보다 페미낭낭한 삶을 살아버리신 분!!이라 할 수 있겠는 데 솔직히 한나 아렌트가 너무 페미 거부하셔서 쫌 서운한 맘이 없던 건 아니었으나, 저는 대국적인 k-페미로서 그런 언니를 사랑합니다. 언니가 이런 저를 싫어하시면 저도 페미 정체성을 버릴 수 있…(을지는 두고보겠습니다. 아무튼 사랑해요. 아렌트 짱!) 


자, 집단에 대한 사랑을 완강히 거부하는 단독자 아렌트의 사유를 읽어보자. 

 

“(131)아렌트에게 무정의 화두는 사람이든 사실이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표상하는 구체성에 헌신하는 문제*다. 민족에 대한 사랑은 범주로서의 개념을 내포하기 때문에 관념에 불과하며, 관념과 의도적인 감정적 관계를 맺는다면 그건 실제 감정일 수가 없다. 모든 구체적 문제가 그러하듯 개인에 대한 사랑은 접촉으로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특정한 성질에서 나온다. 아렌트는 정서적 감각이 현실을 감정의 관할에 할당한다고 암시하고 있다. *정서적 감각은 청자가 상상하는 감정에 먼저 주목한 후 눈앞의 현실에 이차적으로 주목하게 해 현실이 오히려 가상의 감정에 봉사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정은 독자를 향한 아렌트의 근본적 질타, 즉 현실을 직시하라는 요구의 핵심이다.”

이건 인용하니까 더 어려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내가 공부하기 위해서 쓰는 거니까 상관없다. 


음… 아리까리 하므로 메리 매카시와 한나 아렌트가 ‘연대’와 ‘소속감’이 아닌 ‘고독’을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으로 선택했던 이유를 조금 더 가져와야겠다. (두 사람의 기이한 우정과 정치적 입장을 *2인 정당*이라 말한 사람들은 그러면서도 둘은 ‘같은 편에 *홀로*’ 있었다고 표현한다ㅋㅋ 끝까지 홀로인 개쎈 단독자 녀성들의 우정 <터프 이너프>를 통해 만나보시줘! 🤨)


“(191) 국가적 소속감은 개인을 대중사회의 고독과 소외로부터 보호해준다. 이데올로기적 연대가 제공하는 미래의 서사와 경험에 대한 일관된 이론은 대체로 황당무계하지만 달콤한 위로를 준다. 그리고 아렌트의 용어대로 *파리아* (pariah 배척당한 사람)로의 연대감이야말로 그중 가장 유혹적이다. 현대사회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강렬한 사교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렌트는 파리아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는 그런 집단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거의 신체적 현상에 가까운 인간관계의 온기를 창출한다. 물론 박해받는 사람들의 온기가 훌륭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면 그런 온기는 다른 방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불꽃을 피우고 순수한 선에 도달할 수 있다. 활력의 원천이 되어주거나 살아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결국 삶은, 세속적인 의미에서, 모욕당하고 상처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온전한 형태에 다다른다는 암시를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활력은 말도 안 되게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바로 무세계성*이다.”


아렌트는 나치하의 유대인이라는 파리아였고, 수용소 생활도 경험했다. 그의 삶의 궤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저 문장을 읽는다면 이이가 얼마나 독한 인간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거다. 그르니까 내가 치이는 거다. 졸라 너무 쎄니까 멋짐 폭발 오져버리는 거다. 어이 당신, 그러쿤~ 하고 음미하듯 읽지마라 ㅜㅜ 그냥 나온 사유가 아니다. 뼈를 우려낸!!! 고통에서 건져 올린!! 사유란 말이다. 무릎 꿇어. (쒹쒹)


아렌트가 말하는 ‘무세계성’을 슬그머니 짐작해본다. 같은 아픔을 겪었기에 더욱 끔찍하게 아꼈던 지금은 이별한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들과 분리되는 고통을 겪기 싫어서 삶의 어떤 부분을 직면하지 않고 유보하고 또 유보했다. 그만큼 내 삶도 유보되고 또 유보되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의 자아가 가난했으므로 그리 비싸진 않았지만 분명 어떤 대가를 치렀던 것 같다. 이건 이 시점의 해석인 거고, 무슨 대가를 치르던 상관없이 그 온기와 활력감에 머무르고 싶기도 했었어서. 


그러니까, 아렌트의 말을 내 언어로 조금 더 풀자면 소속감을 가진 집단—그것이 이념이든 공통의 상처든, 특히 파리아의 경험이 있는 집단이라면 더욱더, 유난한 가족이나 지독한 연애도 포함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안에서의 끈끈하고 긍.휼.한 연대감이란 현실직시(전체 세계에 대한 인식)를 못하게 하는 마취제로서 기능한다는 거다. (이게 정치가 되면 좀 심각해지는 데… 애석하게도 현대의 인류는 항상 목도하고 있단말이쥐.) 


자신과 닮은 사람들 속에서만 있고 그 안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세계에 대한 인지를 교정하고 수정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그러므로 “파리아에게 파리아의 집단이 제공하는 친밀한 사교에서 한발 물러서서 거리를 유지하라는 충고를 할 때, 아렌트는 자족이 아니라 복수성을 권유한다. 즉, 인지 주체로서 자아는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 있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타자와 접촉해야 한다. 그렇다면 복수성과 공통감의 정치학은 *사실의 미학*을 요구하며 이는 *재현의 실천인 동시에 인지의 수양*이다.”


파리아/복수성/공통감 과 같은 개념들에 대해서는 아렌트를 읽으면서 다시 공부하기 위해 밀쳐둔다. 다만 아렌트가 전체주의 이후의 세상 —“전체주의적 해결책들은 전체주의 정권의 몰락 이후에도 언제든 다시 나타날 강한 유혹물의 형태로 살아남을 것이다”—을 살아가기 위해 개인들에게 요구하는 태도가 *고통스러운 현실직시/인지의 ‘수양’*에 해당하는 것이며, 그녀야 말로 사유와 삶을 통해 부단하게 이를 수양해 온 사람이라는 것 만큼은 매우 알겠다.


그러므로 자기가 아는 유일한 종류의 사랑이 있다면 그건 친구들에 대한 개인적 사랑💕이라는 이 불세출의 20세기 정치 사상가의 말을 우리는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하여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런 사상가의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본 후, 이 사상가가 말과 삶이 일치하는 찐 철학자였구나라고 쾅쾅 도장을 찍고, 아렌트 진짜 너무 좋아 개 멋져 사랑에 빠졌어!라는 호들갑을 떨고 있는 필자(ㅋㅋㅋ 이거 쓰지 말랬는뎈ㅋㅋㅋㅋ)랑 서재 이웃인 것을 감사한줄로 아세요. (응????ㅋㅋㅋㅋㅋ) 


돌아와서 ㅋㅋ

아렌트의 편집자이며 짱친으로서 지적인 우정을 즐겼고 그 자신도 미국의 저명한 비평가, 소설가였던 *메리 매카시*를 살펴보자.


“(204) 어떤 면에서 사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도발하면서 매카시가 독려하는 “용기”는 역설적이다. 직시하는 자는 사실에 항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항복은 수동성과 등치될 수 없다. *오히려 항복은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대하는 고통스러운 행위다.* 매카시는 지식인과 자유주의 기자들에게 사실을 막는 방어기제를 버리라고 요구한다. 지식인은 총기와 재기를 과시하는 대신 자신의 사유에 당혹스러운 의문과 불완전성이 틈입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확실성의 수사 대신 가설과 추정의 수사를 써야 한다. 자유주의 지식인은 안정된 위상에 안주하기보다는 잠재적으로 전복적인 사실이 논쟁에 들어오는 걸 허락함으로써 남들에게 불충해 보일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용기의 필요성을 토로하는 매카시의 진지한 태도는 그런 제안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방어기제를 버리는 용기! ㅋㅋㅋ 직시하는 자는 사실에 항복해야한다. 여러분 항복합시다. 고통스럽지만 인정합시다. 졌어요. 응? 우린 맨날 지지. 우리라니 그냥 나야 말로 현실에서 맨날 패배하지. 하하하하하하!!! 그래도 직시해야해!!! 무엇을?!! 현실을!! 현실을 직시하란 말이다!!! 자, 고통받아ㅜㅜ 막 후벼파ㅜㅜㅜㅜ 인생에 안도란 없어ㅜㅜㅜㅜ 


여튼 저 문장들 뒤에 매카시님이 쓴 “<자본론>을 한사발 거나하게 들이킨” 지식인 저널리스트 풍자소설(《The Company She Keeps》에 수록된 단편 ‘예일 대학을 졸업한 지식인의 초상’)이 인용되는 데, 살짝만 읽었는 데도 진짜 칼보다 강한 펜으로 팩트 폭행 오졌음 (쪼 아래 밑줄긋기 참조)… 읽고 싶다…😩 누가 좀 번역해주세요…로 새면 안되고, 그러니까 아렌트 머모님의 짱친 메리 매카시 성림 역시 ‘현실 직시’를 요구하는 강인한 ‘인지적 수양’을 하고 계신 분이셨던 것. 그것도 소설로. 미학적으로다가.


아… 여기서 또 정재승 박사님의 띵언을 불러와야겠다. 똑똑한 사람들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똑똑한 사람과 친구가 되는 능력이다…. 진리였구나. 진짜였어. 그렇다면 아, 진짜. 나 똑똑해서 어쩔꺼야ㅜㅜ 소주 마시면서 벤야민 죽는 이야기하는 우리 이제 어뜩하냐고…ㅜㅜ



사실은 아래의 문장들을 인용해 오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글인데…. 뭘 이렇게 많이 써서 또 5천자가 넘었다. 

메리 매카시가 쓴 한나 아렌트에 대한 추도사다. 한나 아렌트의 발목☺️ 이야기를 하던 매카시는 갑자기 


“(234)아렌트가 그녀를 방문하기로 했던 어느 날 친구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매카시는 아침 식사를 대접할 요량으로 작은 안초비 페이스트 튜브를 샀다. 아렌트는 그 안초비 페이스트 튜브를 보고, 그게 뭔지 모르는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매카시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친구를 기쁘게 해주려고 애쓰다가 뭔가 잘못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나는 남이 자신을 ‘아는’ 걸 원치 않았어요. 이상할 정도로 단호하고, 뭐랄까, 환원적인reductive방식으로 그런 고집을 피웠지요. 그런데 나는 한나를 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안초비 페이스트를 샀던 거예요. 언제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그건 사랑의 증표였죠. 그래서 결국 최후로 내린 분석은, *내가 한나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겁*니다.”(OP, 42) 추도사를 이처럼 순간적으로 저지른 실수로 마무리하며 매카시는 특유의 자기반성과 자책의 제스처를 취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이렇게까지 거리두기를 하는ㅋㅋㅋㅋㅋㅋ 25년 지기의 친구 사이였다는 것이지요. (아렌트여… 아놔 이 지독한 사람아….)

선. 선. 선을 지켜야 합니다. 저는 아렌트를 사랑하지만ㅜㅜㅜㅜ 그러므로 선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러타. 그들 사이의 그것은 우정이 아니라 무정이었다.ㅋㅋㅋ


“(236) 무정은 공적 생활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일 뿐 아니라 *우정의 방부제*이기도 하다고. 우정, 정치, 미학에 똑같이 적용되는 엄격한 법칙으로서 무정은 불감이나 둔감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아렌트와 매카시가 수양한 고독은 감각을 탈피하는desensitizing것이 아니라 감각을 재건resensitizing해서 세계의 사실에 더 활짝 열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다. 그러나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이런 상태는 타자에게, 친구들과 대화 상대들에게 깊이 반응하지 못하게 금한다. 사실의 미학은, 타자와 공존하는 상태에서 실천하되 친밀감은 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연대가 아니라 고독으로만 성취할 수 있는, 괴팍스러우리만큼 엄혹한 재현과 주목의 수양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생활과 개별성에 대한 존중. 각자의 고독에 대한 존중. 그녀들이 추구한 스타일의 우정은 심오하기도 하고 기이한 괴벽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이 연마한 고독이 어떤 감각을 ‘탈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감각을 재건(!)하기 위해서라는 문장에서 난 숨을 조금씩 나눠서 뱉었다. 그렇다. 어떤 감각은 연대가 아닌 고독으로만 성취할 수 있다. 


판막, 친구는 판막이라고 했다. 다른 친구는 오래 전에 방문을 닫고 들어가는 시간이라고 이야기 했었고. 나는, 내 표현은, 자꾸 휩쓸리는 마음에 방파제를 단단히 쌓는 것이라고 했었다. 모두 같은 말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알고는 있다. 자기만의 방이 오랫동안 없었던 나는, 나는, 여전히 판막이 얇고, 방문 닫는 것을 자주 깜빡한다. 그래서 아렌트와 매카시가 너무 멋있고 진짜 부러웠던 거다. 그래도 가끔 눈물 찔끔 나도록 감사한 것은, 지금의 내가 어떠한 수양의 결과로 고독 없이 사는 것을 연대 없이 사는 것 만큼 어려워하는 인간으로 바뀌었다는 거고, 이런 나의 친구들은 내 방문이 열렸다고, 내 판막을 더 두껍게 하라고 조곤조곤 알려주는 이미 고독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아. 그리고. 과음도 못하게 하고, 아렌트도 알고, 양자역학도 안다. 그렇다. 


사실 나만 더!!! 쎄지면 된다. 하지만 당장 쎈건 좀 부족하니까 더 똑똑해지는 걸로 보답하겠음. 

후... 현실을 직시한 우정이란🤷🏻‍♀️ 이토록 지적으로 충만하고, 참으로 어려워.


전체주의적 이상주의의 양극단—무사유로 표상되는 유아독존과 경계가 없이 흘러넘치는 혁명적 공감—사이에 선 현실주의자는 반드시 심리적고뇌의 양태를 관용하고, 심지어 포용해야 한다. 현실주의자는 아무리 극단적이라도 현실의 고통을 수용하고 의혹을 견뎌내고 갈등을 환영하고 예측불가능성에 동의하며 의식적 파리아의 소외와 격리를 떠안고 미래에 대한 통제를 양도해야 한다. *현실주의자가 되는 단 한 가지 길은 어떤 형태로든 지적·심리적 위안을 발견하면 일단 의심을 품는 것*이다. 그리고 아렌트는 우리가 함께 생존하려면 우리가 모두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믿었다. 아렌트는 인간 존재의 끔찍한 면면들에 대한 환상을 증오했고, *그녀 자신과 세계를 "함께 건설하는 동지들"이 기꺼이 인간 존재가 가하는 상처를 받아들이길 원했다. 수난이 아렌트의 사유 개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아렌트는 인간은 고통을 느낄 때 비로소 자기가 세계를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믿었다.*
☺️ - P178

냉전 시대의 진보적 사회운동들은 하나같이 내밀하리만큼 친밀한 유대감과 집단동질감을 옹호했고, 이 기간에 걸쳐 아렌트와 매카시의 평판 역시 형성되었다. 따라서 실천은 물론이고 이론적으로도 유대감과 집단동질성을 거부한 두 여성은 그들의 지지를 당연히 예상했던 집단들로부터 파리아로 낙인찍혔다. 20세기 후반의 사회운동들이 공감능력의 치유력을 연대성의 접착제이자 진보 정치학의 연료로 권장할 때, 아렌트와 매카시는 소스라쳐 움츠러들었다. 사회 정의라는 목표가 아니라 그리로 가는 길이 탐탁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략) 공감능력이 없는 윤리학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기에, 아렌트와 매카시는 전제가 다를 뿐 도덕적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기보다는 단순히 심리적으로 냉정한 인간들로 비쳐왔다.
☺️ 2인 정당 ㅋㅋ - P184

이 단편의 처음부터 끝까지 짐은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꼼꼼히 계산하는데, 바로 이 때문에 신념에 투신하지도 못하고 사실을 제대로 평가하지도 못한다. 하찮은 자신의 고통을 늘 수난으로 착각하면서 짐은 원칙을 고수하는 데 실패한다. "평균적인 지식인"의 놀랍도록 생생한 초상으로서, 짐에게 현실의 척도는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다. 자기 경험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잘 봐줘야 입증이 불가한 것으로 생각하고, 심지어 타인의 망상인 것으로 치부하기도 일쑤다. 그 무엇도 짐을 관통하고 침투할 수 없으므로 짐은 결코 흔들리거나 변화하지 않는다. 짐의 변화불가능성을 통해, 매카시는 터프함의 자기기만적 양태를 또한 풍자한다. 짐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자기가 사실에 직면하고 신념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믿지만, 고작해야 미미한 불편을 진정한 수난으로 착각할 뿐이다.
☺️ 메리 매카시 이 소설 너무 궁금함ㅋㅋ 하찮은 좌파 지식인의 짐의 너무도 하찮은 수난ㅋㅋ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는 신념ㅋ풍자 꿀잼각ㅋㅋ

아버스는 인간 작인의 실패를 양식화하여 이를 트라우마도, 특별히 의미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하면서도 가시적인 것으로 만든다. 이런 식으로, 실패는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자신의 의도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자기실현self-realization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유일무이하므로 실패가 특별한 것으로 남는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아버스의 작품은 작인과 그 한계에 관한 이야기다.
☺️ 작인, 행위자(Agent)와 행위 사이의 인과 관계. 인과적 힘. ‘작인‘(agency) 다른 번역은 없나? 어렵네... - P328

그러나 결국 디디온은 자기연민을 피하는 이상은 불가능하지만, 금욕주의는 우리를 위로하는 자기망상의 일환이라는 결론으로 타협한다. "우리는 이상화된 야생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복잡성으로 인해 실패를 거듭하는 불완전한 필멸의 인간이고, 필멸의 운명을 밀어내면서도 항상 의식하고 있다. 이 필멸은 우리 안에 깊이 새겨져 있어 상실을 슬퍼할 때 우리는 또한, 좋든 나쁘든, 우리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다. 과거의 우리 자신 말이다. 이제는 없는 우리 자신 말이다. 다시는 될 수 없는 우리 자신 말이다."
☺️ 자기연민/금욕주의. 조앤 디디온 너무 특이해서 킵 해놓음. - P403

어떤 남성 지식인에 비교해도 ‘터프함’에서 뒤지지 않았던 이들은, *온정과 연민이란 수난자가 아니라 불행한 수난자들의 시련에 공감하는 자신의 도덕성에 심취하는 허영심에 불과하다*고 믿었기에, 무력한 감상주의를 거부하고 환상 없는 현실 직시에 근거한 유효한 정치적 비전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이들의 "차가움" 나아가 "비정함"은 현실을 대하는 감정의 온도라기보다는 잘 계산된 "지적 스타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진짜로 바뀌길 원한다면 다른 인간이 되어야 한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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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6-07 0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캬!!!!!!! 이웃인 것에 감사합니다!!!!!! ❤️❤️❤️❤️❤️❤️❤️
공쟝쟝님 페이퍼로 아렌트 엿보기 늠 재밌고 좋아요~~~~~^^

공쟝쟝 2022-06-07 02:21   좋아요 2 | URL
확실히 쓰면서 공부가 되긴 하거덩요 ㅋㅋㅋ 🫡 열공하겠습니다! 원래 후다닥 쓰고 난티님한테 댓글 달려고 했는데 이제 자야게쒀요 ㅠㅠㅠ

종이달 2022-06-07 0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공쟝쟝 2022-06-07 10:1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2-06-07 09: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 그 세권짜리 셋트.. 품절인데 중고가 막 9만원 넘네요. -.-

공쟝쟝 2022-06-07 10:09   좋아요 2 | URL
전 안도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그거 있었으면 텅장됨 ㅋㅋㅋㅋㅋㅋ 아 ㅠㅠ 혁명론 읽고 싶어요. 다 뿌수고 싶다 ㅠㅠㅠ 아렌트 신 접선해서 한국 정치 개박살 내버리고 싶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6-07 12:32   좋아요 1 | URL
한길사에서 나온 거.. 그거 저 가지고 있지롱요.. 안 읽었지만..

공쟝쟝 2022-06-07 12:3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괭님 ㅋㅋㅋㅋ 한달에 두권 사는 분이 된데엔 이유가 있었군욬ㅋㅋㅋㅋㅋㅋ 이제라도 ㅋㅋㅋ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야..,,,,

독서괭 2022-06-07 12:50   좋아요 1 | URL
네 과거의 죄를 청산하기 위해 이러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2-06-07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고 저 두 친구분은 분명 v님과 공쟝쟝님일 것이다, 했는데 맞군요 ㅋㅋ 재밌게 읽다가 -단독자 아렌트의 사유를 들어보자. 인용문... 에 잠깐 단 커피를 준비하러 다녀올게요.. 어렵다..

독서괭 2022-06-07 12:22   좋아요 1 | URL
일단 아렌트의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바꿔 말해주는 공쟝쟝님을 서재친구로 두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ㅎㅎㅎ
근데 이 사상, ‘정‘을 강조하고 니편 내편 감정적인 문제로 엄청 옭아매는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 정말 어렵겠는걸요. 저부터도 어려울 것 같고. 아렌트라고 쉽지는 않았을텐데, 그래서 더 대단해 보입니다. 그리고 삼겹살에 소주 마시면서 아렌트에서 시작해 양자역학으로 끝맺는 대화를 하는 여러분도 멋있어요♥

공쟝쟝 2022-06-07 13:08   좋아요 2 | URL
그렇죠… 너무 어렵겠죠… ㅠㅠ 그런데 그래서 너무 문제죠… 다들 지들이 파리아인 줄 아는 자기연민에 빠져버린 집단들이 정치를 한다면서 끌어다 쓰는 정념과 감정과 확증편향의 정치에 (이건 좌우 막론하고 페미니즘도 마찬가집니다…) 휘둘리는 먹고사느라 바빠 생각하는 게 버거운(근데 버거운거 맞아요? ㅋㅋㅋ 먹고는 살아서 생각 안하는거야?)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 대환장파티…
열려있어야 합니다. 자기 고통에 매몰되어 현실을 부정하면 안됩니다. 소중한 준거 집단을 옹호하느라 눈과 귀를 막아선 안됩니다. 알고리즘으로 취향마저 변하기 힘들어진 세상에서 아렌트의 가르침이 점점 더 중요해질거 같아요. 괭님아, 하지만 우리에겐 근사한 우정이 있습니다! 읽고 또 만납시다! ㅋㅋ (그 한길사 그걸 꺼내서 읽으세요!!)

단발머리 2022-06-07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에 지적인 대화를 원했지만 이토록 심한 지적임은 아니었다” 다락방님 말씀

˝아렌트 페이퍼를 원했지만 이토록 심오한 페이퍼는 아니었다˝ 단발머리 생각...

독서괭 2022-06-07 12:2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한분은 단발머리님이셨군요!

단발머리 2022-06-07 12:27   좋아요 2 | URL
토끼 귀에 얼굴에 수염 달고 빨간 안경테 쓰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 사진의 주인공은 페페로니 피자라서 우리 인간들은 셋 다 우스꽝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ㅋㅋㅋㅋㅋㅋ 한 장 보내 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07 12:30   좋아요 2 | URL
그런 사진은 올려주셔야죠 단발님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6-07 12:3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입니다. 댓글로는 사진을 올릴 수가 없네요. 넘넘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07 12:4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제목만 심오하지 ㅋㅋㅋㅋ 내용은 ㅋㅋㅋ 사실 이이의 심오한 정치사상을 이보다 더 쉽게 쓸 수 없지 않아요? ㅋㅋㅋ 단발님 양자역학 쉽게 써보라고욬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6-07 12:50   좋아요 2 | URL
더 쉽게 쓰라고요!! 그게 내가 쟝쟝님께 요청하는 바 한 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자역학 두 번 설명하면 지나가는 사람도 밀게 생겼어요. 우리 일단 오늘은 ㅋㅋㅋㅋㅋㅋㅋ 미시 세계 관심 접고 이 거시 세계를 살아갑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07 13:26   좋아요 2 | URL
이 책에서 제가 냄새 맡은 아렌트의 정치사상은 내 고통에만 매몰되지 말고 나와 삶과 경험의 지평이 다른 친구를 만나 세상을 짓는 일에도 용기를 내겠지만 중요한 건 연대 전에 고독할 줄 알아야 한다.. 함축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아 근데 이거 너무 후려치는 거 같아 싫은데..ㅋㅋ 생각의 방식을 따라 읽어야지 아렌트적 사유의 고통을 알 수 있지 않겠나요?ㅋㅋㅋ 쉽게 터득하지 맙시다 ㅋㅋ아렌트 신께 예의를..)

단발머리 2022-06-07 13:00   좋아요 2 | URL
👍🏼👍🏼👍🏼 연대 전에 고독! 난 왜 요점 정리에 집착하는가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07 13:03   좋아요 2 | URL
공부잘하는 사람들은 그러더라 ㅋㅋㅋ ㅋㅋ 연대 전과 후에 고독 인 것 같습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전 후에 고독을 꼭꼭 낑겨넣어 사유하지 않으면 편한대로 사유하다 현실직시 못하고 유겐트된대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02-03 11:57   좋아요 2 | URL
나만 읽기에 아까운 (아, 쟝쟝님 유명하지요?) 댓글들 모아 댓글 모음집 냅시다 ㅋㅋㅋㅋ 진심임 ㅋㅋㅋㅋ 우리 사이의 우정을 근거로한 권유임 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2-06-07 1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삭신이 쑤시고 아무한테나 치근덕거리고 앵기고 싶은 날이라 ㅋㅋㅋ 저 단단하고 깡깡한 게 좀 무서운데요. 근데 내가 단단하고 깡깡할 땐 저런 우정 괜찮은 것 같아요.

공쟝쟝 2022-06-07 15:55   좋아요 2 | URL
인누와요 귀욤이 펄도사님 ㅋㅋㅋ (치근덕 추군덕) ㅋㅋㅋㅋ 아 근데 좀 덥고 습도가 높네요 ㅋㅋㅋㅋ 저리가요 ㅋㅋㅋㅋ

persona 2022-06-07 18:3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다행히도(?) 물리적으로는 치근덕대거나 앵기지 않아요. ㅋㅋㅋ 즐거운 저녁 되세요!

바람돌이 2022-06-07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아렌트의 저 용기. 그 시절에 유대인의 비극앞에서 대놓고 민족이나 집단을 사랑한 적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너무 멋있어서 넘사벽이네요.
게다가 이렇게 멋진 페이퍼를 쓰다니 공쟝쟝님도 저에게 넘사벽인 분이 될 것 같아 미리 슬퍼하고 있어요. ㅠ.ㅠ

공쟝쟝 2022-06-07 23:47   좋아요 2 | URL
아렌트의 멋있음에 공감하는 바람돌이님이 있어 보람된 오늘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왜 왜 슬퍼요… ㅠㅠ 설마 제가 아렌트좀 좋아한다고 정치에 입문하기라도 할까봐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

mini74 2022-07-08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ㅎㅎ 댓글도 넘 재미있었던 글이네요. 축하드려요 공쟝쟝님 *^^*

거리의화가 2022-07-08 17: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댓글은 달지 못했지만 재미나게 읽었던 글이었어요. 이렇게나 유쾌하게 지적인 대화를^^ 멋지신 분들!ㅎㅎㅎ

새파랑 2022-07-08 18: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간장공쟝공쟝쟝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적립금으로 필립로스 구매 추천합니다~!!

그레이스 2022-07-08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공쟝쟝님 ~

러블리땡 2022-07-09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thkang1001 2022-07-10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독서괭 2022-07-1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이 책 읽어보고 싶어요!

2022-12-07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7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08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