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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노르웨이 숲도 그렇고.. 
삶이 불가피하게 제기하는 상실, 혹은 이별을 함께 견디는 애도동맹, 치유의 연대 같은 것을 담는 작품이 유난히 눈에 밟혔던 이유는

그것들에 고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몇년 전 부터 겪고 있는 지리멸렬할 정도로 긴 이별이 지독하게 외롭다. 
가끔은 도망쳐버리고 싶고 사라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될 리도 없고 되지도 않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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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특유의 단아한 발성과 정적인 연기가 좋은 데, 
영화 감상후 찾아 읽은 그녀의 인터뷰를 보고나서는 
임수정 이라는 인간자체가 좋아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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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5-27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애도.. 상실.. 이별.. 치유.. 에 몰입했던 적이 있었어요
나중에는 눈물에 내 자신이 질식되는 것 같더라구요..

공쟝쟝 2018-05-27 22:35   좋아요 0 | URL
함께 이별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서사가 그립습니다
 
카를 마르크스 범우문고 266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 레닌 지음, 김승일 옮김 / 범우사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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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청년마르크스



청년시기 마르크스의 삶을 복원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한 라울펙의 영화. 
수염이 그렇게까지(!)풍성하지 않은 스물여섯의 썽썽한 마르크스를 만날 수 있었다. 
더하여 영원한 동지 엥겔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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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는 만나자 마자 영혼을 적시면서 술을 퍼붓는다. 격렬한 오바이트 도중 마르크스가 한마디 한다. 
“야야, 나 방금 좋은 생각이 났어. 지금까지의 철학은 세계를 모두 해석했을 뿐.. 
중요한건 세상을 변혁하는 거야.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 11번)
뭐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공산당 선언을 집필하고,공산당을 만들고, 발표하기 까지의 이야기.

영화의 대부분은 의외로 so 스윗한 남편인 마르크스가 경제생활이 벅차서 괴로워하는 내용이고, 중간중간 당대의 철학적-실천적 논쟁이 펼쳐진다.(책을 미리 보지 않고 갔으면 조금 졸렸을 지도)

영화를 통해 새로 알 게된 이야기는 브루주아 엥겔스와 그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던 메리번스의 연애.(역시, 청년은 사랑이죱. -ㅅ- 재벌2세와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니다... 그걸 미러링같기도..!!)

여하튼 200년전의 사회주의자+페미니스트의 연애관계를 유추해볼 수 있었다.

마르크스의 결핍을 아주 잘 알고 
그 마저 인정해줄 것을 엥겔스에게 당부하는 ‘예니’의 사랑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끝무렵, (1848년 혁명이 목전이지만 아직은 모르는 상황) 조직건설과 혁명에 정력을 다 쏟았던 두 친구가 지친표정으로 주절주절 신세한탄을 늘어놓는다.

“너만 힘들어? 나도 힘들어!” 

그러니까 혁명가의 삶이란 무시무시한 공안탄압이 주가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가족과의 관계문제(엥겔스)-경제생활문제(마르크스)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였다. ㄷ ㄷ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혁명, 동지, 술, 그리고 투쟁. 모처럼 두근두근 했음. 
또봐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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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카를마르크스


영화를 보기전에 간단하게 읽으려고 (얇아서) 집어 들었는데 하루 내내 읽게됨.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에 대한 무려 ‘레닌’의 논문이다.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 체계를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다. 말그대로 ‘정리’만 한 것이라서, 주관적 문장은 거의 없다 시피 하지만, 이 부분이 재밌다.

"(p. 14-15)
망명자 생활의 사정은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이에 오고간 왕복 서간에서 특히 자주 나타나고 있듯이 매우 곤란했다. 궁핍은 마르크스와 그 가족들을 실로 질식시킬 뿐이었다. 만일 엥겔스의 헌신적인 경제적 지원이 없었다면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성취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못했을 뿐만이 아니라, 의심할 것도 없이 물질적 궁핍에 억압되어 파멸했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고 마르크스는 소부르주아적인 사회주의의 유력한 제 학설 및 모든 조류에 의해서 끝없이 가차없는 투쟁을 계속했고, 그러는 가운데 매우 화가 나게 됐으며, 또 아주 바보스럽게도 대인적인 공격에 대한 방어를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망명자들의 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마르크스는 그 힘을 주로 경제학 연구에 계속적으로 쏟을 수가 있어서 일련의 역사적인 모든 역작을 쓸 수 있었고, 또한 그의 유물론적인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마르크스가 일련의 (당시에는 지금까지의 모든) 사상과 역사에 관한 사상투쟁을 전개하느라 매우 화가 나게 되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코멘트. 그리고 그 덕에 오히려 자본론을 비롯한 역작들이 만들어 졌다는 아이러니.

주변에 글은 참 잘쓰는 데, 분노 조절장애가 있어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다면,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시길. 혹시 아나, 엥겔스적 역할을 하게 될지.

천재는 재능이나 영감 같은 것이 많이 주어진 사람일 것 같지만, 어쩌면 ‘결핍’이 그의 동기일지도 모르겠다. 그 결핍을 메꾸기 위한 인고의 노력이 더 위대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듯.
그리하여 꼭 천재가 아니라 하더라도 ‘결핍’을 사랑하기로 하자. 멋진 변화의 에너지로 작용할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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