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낙관
로런 벌랜트 지음, 박미선.윤조원 옮김 / 후마니타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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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욕망, 애착이 사실 불가능한 환상의 투사이며 되려 삶을 훼손하는 기능을 할 때 낙관은 잔인해진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게 일상이 위기인 시절의 주체들을 지탱하고 일상을 습관적으로 재생산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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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8-24 0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기 안하고 완.독. 정말 힘든 책이었음…. 읽겠다고 설친 까오가 있지 ㅋㅋㅋ

내일부턴 읽다만 사사키와 읽고 싶어진 우치다 센세를… 일본 특유의 간명한 설명체를 읽고 싶어진 것은 한글로 옮기기엔 빠듯했음이 뻔한 #로런벌랜트 의 문체 때문이지 싶음.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괜히 남다르고 유려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건 새로운 감각중추 개발하셔야 하는 오장육부 개념 공격 때문인거라. 초반에 읽기 정말 고통스러웠다.

이미 망한 세상에서도 적응하려 몸부림치는 (그게 더 문제) 인류들을 애처로워하는 로런의 마음만은 느껴졌음. 나만 안망하면 될 것 같지만 결국 그것도 아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규범(아메드 식으로 행복의 약속)을 보는 시선,을 갖추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에 대한 환상과 애착을 끊어낼 때. (현실직시?) 부서진 정치적 전망들을 수습할 수 있는 아주아주 가느다란 희망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또 답없는 쟈니난 낙관을… 품으며 책 덮음.

단발머리 2024-08-24 10:17   좋아요 2 | URL
아.... 쟈니난 낙관 진짜 잔인하네요. 스카의 적극적인 협조(어디 스카에서 협찬 안 들어왔나요?) 없었으면 읽기 힘들었을 이 어려운 책 완독 축하드립니다. 전, 초반에 이것이 번역의 문제인지 나의 문제인지의 의문에 빠져 ㅋㅋㅋㅋㅋㅋ 빠져버림요 그 물음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알고보니 쟈니한 분이셨다, 쟝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8-24 13:10   좋아요 2 | URL
네… 저는 로런 벌랜트의 문제라고 정리하였습니다. 위태성(워매)의 시절에 맞게 창조, 발견되어야했던ㅋㅋ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는 개념들을 만들어내고자하는 사유… 그러므로 역자는 잘못이 없다. 입니다. 일상에 의해 마모되는 우리의 신경 촉수 감정 하나하나를 언어화하기 위한 갖은 노력 ㅠㅜ 정!동! 이른바 너낌적인 너낌ㅋㅋㅋ
저한테 읽으라고 쓴 건 아님이 분명함 ㅋㅋㅋ

청아 2024-08-24 08: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치다 센세..의 책을 언젠가 (아득한 말이지만..) 모조리 다 읽고 싶어요! 100자평 매섭게 쓰다. 하지만 약이다. 하며 책 담아갑니다. ^^

공쟝쟝 2024-08-24 09:45   좋아요 3 | URL
저는 우치다 꽤 즐거이 읽었는 데 ㅋㅋㅋㅋ 솔직히 꼰대 냄새 ㅋㅋㅋㅋ 이럽니다 ㅋㅋㅋ
 
나르시시즘의 고통 - 우리는 왜 경쟁적인 사회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가
이졸데 카림 지음, 신동화 옮김 / 민음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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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QIA+… 끝내 닿을 수 없는 구체성의 정체화라니… ) 초자아의 규제가 아닌 ‘자아이상’에 몰두하는 나르시시즘적 ‘도덕’으로 작동하는 후기자본주의에서 사회적 권위나 규정은 거부되고, ‘타자’란 그저 관객or동의자로만 존재할 뿐이다. (진보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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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7-18 1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덧, 이 책은 쌩 철학책이다. 유행하는 유튜브들에 이끌려 성격장애 유형의 나르시시스트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ㅋㅋㅋ 선택한다면 기대와 다른… 진한 맛의 프로이트 ‘나르시시즘’ 개념들과 신자유주의를 설명하는 순살뼈 발라진 알튀세르의 호명과 후기 푸코와 책의 논지를 보강하는 수준에서 적절한 참조점을 주는 스피노자, 헤겔(띠용ㅋㅋ)을 만나볼 수 있다. … (즐거웠지만 기대한 건 아니었다.)

나를 반사하는 거울로만 타자를 판단, 평가, 규정하고 경쟁/혐오/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일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현대 사회라는 조건에서 나르시시즘이나 ‘자아’가 없으면… 그건 그것대로 고통이니까. 반면교사, 타산지석 좋은 말 이지만. 그렇게 조심조심 가꿔야하는 ‘자아 중심성’은 결국 인간을 (불가능한) 고립에 닿게 만든다. 스스로가 준거가 되지만, 준거의 형식으로서 타자라는 관객이 필요한 나르시시즘의 사회에서도 타자와 관계는 (오직 그 용도일지라도…) 필요한 법. 그리하여 책의 결론은 어딘가의 폐색에 닿아버렸고, 그것이 내가 사는 민낯의 현실임을 마주 보게 되었다.

저자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전반적 호명을 ‘우리는’으로 한다는 것이 인상적였다. ‘자아’이기가 버거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 우리는.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는 늘 잘못 이해되기 일쑤인 호명 ‘우리는’. 나는 어떤 긴장 속에서 ‘나는’을 사용하도록 한다. 아직은 ‘나는’이라는 셀프 규정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다만 피할 수 없다면… 관객의 시선이 따뜻했으면. 하는 바람은 좀 있다. 나도 그런 관객이길 바라고.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불안한 당신에게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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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이 남긴 유산은 삶에 기여한다. 애도는 잃어버린 사랑의 흔적을 미래로 가져가라고 우리를 독려한다. 우리의 인성은 상실을 거듭 겪으면서 축적된 포기한 인물들의 보고이다.” 사랑학 강의가 아니라 끝내주는 이별학 강의. 그래서 사랑이 두렵지 않아졌다는 아이러니. 고마워요. 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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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7-02 0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별은 사랑에 있어서 필수 조건이 아님. 그냥 무수한 조건들 중의 하나임. 한 번의 사랑으로 한 번의 이별로 온세상을 두려운 시선으로 보는 건 그닥. 끝은 또다른 시작. 마리 루티 언니 글은 항상 그 지점들을 포착시켜줌.

공쟝쟝 2024-07-02 08:58   좋아요 2 | URL
책은 여남 이성애 한정이지만 사랑은 이를테면 종교나 오랜동안 노력해온 꿈이나 이상에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사랑만이 우리를 스스로 변하게 한다는. 깊은 배움! 읽기를 너무너무 다행인 책였어요!!! 이 책을 만나고 라깡으로 전진!!!
 
친밀한 적 - 식민주의하의 자아 상실과 회복, 개정번역판
아시스 난디 지음, 이옥순.이정진 옮김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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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주의를 정치경제학이 아닌 식민-피식민자의 심리 게임으로 다루고 있는 이 탁월한 책은 ˝(28)오로지 희생자에 대해서만 말한다. 간혹 승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승자는 궁극적으로는 승자로 위장한 희생자, 그것도 심리적 부패가 더 진전된 단계의 희생자임이 드러˝난다. 재밌고 매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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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7-02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서 패스하고 싶은 마음인데 제목이 너무 끌린다는.

공쟝쟝 2024-07-02 08:59   좋아요 2 | URL
어려워요. … 사실 서구화된 지식들을 좀 흔들어야해서 더 어려웠어요 ㅠㅠ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 - 비판 없는 시대의 철학 프리즘 총서 33
진태원 지음 / 그린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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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미국 학계를 경유해 한국에 수입된 이른바 ‘포스트 담론’의 여정 혹은 계보. post가 여기 와서 고생이 많다야ㅋㅋㅋ 그러나 이 모든 게 내게 너무도 남의 일이었다는 것이 한국의 지성의 한계이자 가능성이지 않은가 하게 됨. 거! 포스트 좋은 거 인제 나도 좀 압시다. 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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