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쓰기의 쾌락.
텍스트가 나를 노려보고. 나는 텍스트를 째려보고.
설거지를 하고. 기억과 경험이 몸을 통과하고. 멍을 때리고.
읽기와 쓰기를 반복하고. 다른 관점을 몸에 들이고.
삶의 크고 작은 연결, 친구들과의 대화, 나를 잡아두는 뉘앙스, 그러다가 산책. 생각의 병목이 뚫리는 순간.
을 선생님은 알고 계시는군요.

내가 덧붙이고 싶은 양념들은.
때때로 찾아오는 우울, 졸림, 외로움, 무용함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를 짓는 기분으로 텍스트를 탐한다)는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내게 맞는 언어를 찾아가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감사함. 내 읽고 쓰기가 주는 병은 남이 읽고 쓴 것들을 읽으며 치유된다.

일 년에 오십 권 여든이면 고작 사천 권.
고작. 그래서 올라오는 미운 마음을 노려보며.
내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 인공지능을 부러워하며.

#김성우 #인공지능은나의읽기쓰기를어떻게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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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4-09-07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쟝님의 엮기 작업이 너무 좋아요. 제가 할 수 없어서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 엮이 사유와 그걸 글로 풀어내는 작업이 얼마나 무용하지 않은지 알죠. 감정은 지나갑니다. 저도 이 책 읽어볼래요.

공쟝쟝 2024-09-07 18:14   좋아요 0 | URL
감정은 지나갑니다 :) 이 책의 키워드가 궁극적으로는 읽고 쓰기가 아닌 “엮기”라는 걸 바로 알아보시는, 리터러시 여왕님!

독서괭 2024-09-07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나이들수록 읽기 속도 떨어질 거라는 거 ㅜㅜ 눈이 일단 힘드니까요. 젊을 때 더 열심히 읽어보아요~

공쟝쟝 2024-09-07 18:15   좋아요 0 | URL
헤헤 궁극적으로는 ‘읽기’가 필요없어지는 열반을 꿈꿉니다.. 우리는 젊다. 괭님은 젊다. 읽기는 속도가 아니다 🙄 방향이다! 라고 쓰지만 (나야 말로 조급증ㅋㅋㅋ)

단발머리 2024-09-07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읽기와 쓰기에 대한 경의를 경계합니다. 사사키의 말처럼 제 안의 아주 깊은 곳에서 읽기가 가장 거룩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려 하지만, 쟝님 글을 읽으면 읽고 쓴다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돼요. 소중한 그 일을 더 소중히 대해야겠다 그런 결심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9-07 18:23   좋아요 1 | URL
ㅋㅋㅋ 달리 할 일이 없기에 읽기에 집중!!! ㅋㅋㅋ 저는 사사키의 그 말이 좋아요. 달리 할 일이 있나요? ㅋㅋㅋ
너무도 거룩해서 거룩하게 여기는 자신을 삼가는 단발님의 마음에 경의를 표하며…

저는 오래전 ‘유튜브~’책에서 부터 김성우 저자님을 좋아하는 데요. 읽고 쓰는 일이 (‘일 이나 도구’) 아닌 ‘언어’를 인간 특유의 ‘최초의 매개-기술-중재-어쩌면 존재 방식? 관계’로 다루고 있기 때문여서 였구나 라고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기능 도구가 아닌 관계맺기 자체. 꼭 읽고 쓰기가 아니어도 되는 거죠. 비인간 사물과도 가능. ㅋㅋㅋ 그리고 혹은 그러나 거기에 언어를 입혀줘야 인식하는 인간 존재의 한계와 가능성들을 생각해보는 독서였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