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헤어지는 것을 잘 못한다. 매번 익숙해지지 않는다.
애도를 할 줄 몰라서 잔뜩 화가 나 있었다. 나를 포함 전 세계를 미워했다.
상실이 삶을 이루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이별의 고통이라는 건 사랑의 대가라는 걸 심각하게 이해할 때까지.
그러니까 내가 많이 사랑한 게 문제였다는 걸. 아니 그건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걸.
한 풀이하듯 읽고 썼다. 그게 내 애도방식이었다.
그냥 그랬다. 그랬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 영상은. 그걸 그것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마리 루티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고마워요 루티. 정말로.
진지한 독자와 성실한 저자 사이에는 특별한 우정이 존재한다고.
이제 와서야. 겨우. 생각한다.
잘 헤어지려면, 먼저는 사랑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 그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