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는 것에 대하여,『읽는 인간』
제겐 의외의 집중력을 선사하는 만족스러운 독서 스팟이 있는 데, 그건 코인 빨래방입니다.
“(49)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얻는 것과 같은 레벨이 아닙니다(이 역시 살아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죽은 지식의 집적을 말합니다. 대형 대학 강의실에서 열리는 지루한 개론 강의를 떠올려 주십시오). 책을 읽음으로써 책을 쓴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 인간이 생각한다는 건 그 정신이 어떻게 작용한다는 것인지 알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사람은 발견을 합니다. 지금 내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는지 깨닫고, 결국은 진정한 나 자신과 만나는 것이 가능해지지요. 그런 기회를 움켜쥘 독서법이 있다는 것을, 사이드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 안에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 정신의 움직임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그곳에 발을 들였다. 이 사람이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고 쓸 때 나도 글쓴이의 옆에서 그의 마음이, 그의 정신이, 둘도 없이 소중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순간에 함께하고 있으며 그와 보조를 맞춰 전체적인 정신의 움직임을 경험하고 있다고 사이드는 말하고 싶은 겁니다.
우리는 책 전체를 읽으며 실제로 방금 사이드가 말한 예를 잇달아 만나게 됩니다. 사이드의 정신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계속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마치 뭔가 새로운 극장으로 이끌리듯 자신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정신이 되어 사이드와 함께 있는 경험을 합니다. 그러한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을 읽는 행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훌륭한 지성과 두뇌를 동기화하기 매우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죠.
오에와 사이드는 근사한 읽기 친구이며, 나 역시 #읽는인간 인 친구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아주 뒤늦게 만나거나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토록 지독하게 읽는 사람을 만나고 나면 나도 못지않게 지독해지고 싶어지는 데… 아마도 친구가 말릴 것 같으니 일단 비밀🤔
내가 읽는 것은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친구가 읽는 것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리하여 내 읽기가 친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런 선순환.
종족으로서의 ‘읽는 인간’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어떤 훈련의 시점을 지나 읽기가 정말로 중요해지기 시작하면 읽는 것 외의 다른 것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진다는 것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