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진실을 향한 가학적 욕구의 화신

양자오를 잊어버린 단발머리님께 찾아가는 서비스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의 페이퍼(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463886)에 엮인 글 쓰려고 나 굳이 책장에서 이 책 다 빼오는 수고와 노동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나한테도 프로이트 있다. 여기서 추천하는 책이 굳이 있다면? 정도언 아저씨의 책(프로이트의 의자)정도 인 것 같고, 여기서 퀴즈. 여기서 제가 가장 뽑아오기 싫었던 책은? ㅋㅋㅋ


향후 맞이(?)하게 될 수많은 정신 분석 지식, 무의식, 상징계 등을 다루는 페미니스트들의 이론을 더듬더듬 읽어보기 위해 양자오 선생님의 프로이트 설명을 한번 더 가져와서 가까운 전의식에 담아 두는 게 좋겠습니다.  


한 문장 요약 : 프로이트는 인간이 자신과 맺는 관계를 변화 시켰다. 

(참고로 마르크스는 인간과 인간이 맺는 관계를 변화시켰다고 함ㅋㅋㅋ)  


"(26~27) 그렇다면 프로이트는? *프로이트는 인간과 인간 자신의 관계를 변화시켰다.*프로이트 이후 인간은 하릴없이 겸손해졌다.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잘 안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프로이트 이전과 프로이트 이후, 인간의 자아 인식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전에는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자아는 모든 것의 근원이자 하나의 주체로서 일체의 대상을 탐구하는 필연의 원점이었다. 데카르트의 논증에 따르면, 모든 것을 회의하더라도 최후까지 결코 회의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지금 회의 한다‘라는 바로 그 사실이다. 이것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지닌 본래 의미다. 여기서 ‘생각‘은 ‘Cogito’(코기토)의 번역어로 강력한 회의를 의미한다. ˝나는 회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회의하는 주체인 자신을 부정하거나 의심하면, 세상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그러나 프로이트에 이르면 무엇을 회의하는 행위는 더 이상 하나의 원점이 아니다. *회의라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이면의 동기를 내포한다. 우리는 뒤에서 이 동기를 조작하는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자각하지 못하며, 우리가 이 사실을 잘 모를수록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리고 중요하기에 비로소 억압 된다.*

인간과 자아 사이에는 이처럼 기괴하고 기묘한 관계가 설정된다.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는 모든 것은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스스로를 매우 감정적인 사람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런 성향은 실제로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순정파라고 여긴다면, 그에게 그런 인식이 생기는 순간, 그 판단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된다. 프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이 자신을 순정파로 의식하는 것은 대부분 바람둥이 기질이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감히‘ 바람둥이가 될 수는 없기에 차라리 순정파가 된다. 

참으로 가혹하지만 자아에 대한 어떤 이해도 우리가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아님을 증명할 뿐이다. 우리가 이런 분석을 당한 뒤에도, 예전처럼 자기 자신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프로이트 이후 인간의 자아는 무시무시한 전쟁터가 되었다."

그렇습니다. 저의 무의식을 알고 저 역시 삶이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양자오의 책에는 매우 중요한 문장들이 많이 있으나, 생활에서는 이걸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47) 그러므로 사람이 미치는 것은 실연으로 인한 충격 때문이 아니라, 실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런 충격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미칠 위험에서는 도리어 멀어질 수 있다."


제 용어로는 미치기 싫으면 너무 노력하지 말자 되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그래서 제가 지금 일하다 말고 떠들고 있.... 양자오 책 다시 읽어야 겠다. 



자 그리고 단발님의 최애 필리스 체슬러 가져올게요. 

"(46)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0.)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 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여성과 광기>


마지막으로 정희진은 프로이트에 대한 존경심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79)무의식은 인격의 핵심이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무의식이 건강한 사람 1%를 지향하는 공쟝쟝 되겠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과 인간 자신의 관계를 변화시켰다. 프로이트 이후 인간은 하릴없이 겸손해졌다.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잘 안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없게 되었다. - P26

그러므로 사람이 미치는 것은 실연으로 인한 충격 때문이 아니라, 실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런 충격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미칠 위험에서는 도리어 멀어질 수 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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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자오 대신 애덤, 무의식 대신 섹스 : 주도권이라는 측면에서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3-30 22:15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참 좋았다. 여러 번 읽었고 오디오북으로도 여러 번 들었는데, 이번에 번역본으로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띄엄띄엄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다시 보니 좋은 상황이 아니라 슬픈 상황이다). 새로운 이야기처럼 읽혀서 좋았다. 사건의 주도권이 올리브에게 있어서 좋았다. 로맨스의 기본 규칙, fake-relationship이 이루어질 때, 관계를 시작한 사람(다짜고짜 키스)이 올리브였고, 그 관계를 끝낸 사람이 올리브여서 좋았다.
 
 
난티나무 2023-03-30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의 불평? ㅋㅋㅋㅋ

공쟝쟝 2023-03-30 15:18   좋아요 0 | URL
딩.동.댕!
이유까지 맞춰주세요@!

난티나무 2023-03-30 15:26   좋아요 1 | URL
아니 제가 저기 있는 책들 하나도 읽은 게 없는데 이유를 대라고요?@@ 음음 그게 뭘까나… 찍어보자…. 일단 소설이고! 필립 로스라는 인간에 대한 애증???? 얘를 여기 끼워야 하나???@@ 아님 프로이트가 놓친(연구 안 한?) 여성에 대한 프로이트식 탐구?가 맘에 안 들어서????
모르겠다, 포기한다…..
누군가 이유를 알려주시겠죠????

공쟝쟝 2023-03-30 15:28   좋아요 1 | URL
맞추셨어요. 포트노이의 불평을 재밌게 읽다가 읽다 만 기억을 무의식에 억압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안읽은 책 잊어버리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 목록 하나 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3-30 15: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천재가 늠 많으셔서 따라가기 벅차지만 천재 좋아요!!!!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는 모든 것은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공쟝쟝 2023-03-30 15:20   좋아요 2 | URL
난티님은 내 퀴즈 천재다...

난티나무 2023-03-30 15:27   좋아요 1 | URL
찍기 천재!!! ㅠㅠ

잠자냥 2023-03-30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


벌써
맞힌 사람이….

공쟝쟝 2023-03-30 15:39   좋아요 2 | URL
네… 늦었…
좀 쓰잘데기 없이 디테일한 말이 많더라고요 포트노이자식ㅋㅋㅋㅋ 니 x의 무으식을내가왜들어야하냨ㅋㅋㅋㅋ

우끼 2023-03-30 15: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 재미는 있나요..?

공쟝쟝 2023-03-30 15:55   좋아요 2 | URL
재미가 없겠습니까? x의 불평인데... 안그래도 남혐이 극에 달했는 데 더 혐오하다간 현생불가라서 읽다 만 것으로... 봄이 되어 기분이 좋으니 천천히 다시 읽....... 아... 그래요....

우끼 2023-03-30 15:56   좋아요 1 | URL
읔….. ㅠㅠ 전 아직 감당안되는걸로..

단발머리 2023-03-30 16: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사진을 보고나서 ㅋㅋㅋㅋ 내가 <프로이트 콤플렉스>를 무려 사서 읽었다는 걸 기억해 냈으며 ㅋㅋㅋㅋㅋㅋ근데 읽은 거 까먹었ㅋㅋㅋㅋㅋ 글은 아직 안 읽었어요. 이따 다시 오겠으요

난티나무 2023-03-30 16:02   좋아요 3 | URL
악 이제 보니 저도 그거 읽었잖아요! 저는 심지어 하나도 읽은 책 없다고 위에 썼…@@ 울자. 단발머리님 댓글 보고 아 나도 읽었지 하는 나야.

공쟝쟝 2023-03-30 16:02   좋아요 3 | URL
ㅋㅋㅋ 덕분에 한동안 잊었던 프로이트 되살렸으요. 내 안에 프로이트 있다.

건수하 2023-03-30 16: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 나도 맞출 수 있었는데...
(퀴즈 맞추는 거 좋아함)

다락방님은 필립 로스 좋아하시지만 저는 별로...


아,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럭저럭 살고 있구나... ㅋㅋㅋ

공쟝쟝 2023-03-30 16:1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는 드럽게 잘쓰는 미국남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신자유주의 페미인 저는 착한 가부장(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다)에 대한 향수를 아직 버리지 못했기엨ㅋㅋ 필립로스를ㅋㅋㅋ 으읔ㅋㅋㅋㅋ 암튼 잘쓰면 욕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지점에서... 잘쓰고 싶다..... 매문하고 싶다... (유행어로 밀어볼까?ㅋㅋㅋ)

건수하 2023-03-30 16:21   좋아요 2 | URL
사실 <에브리맨> 좋았는데요… 잘 쓰지만, 그냥 더 알고 싶지 않아요.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드아…

잠자냥 2023-03-30 16:46   좋아요 3 | URL
수하 저 사람 요즘 퀴즈에 맛들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30 18:08   좋아요 2 | URL
저사람 수하 ㅋㅋㅋ
잠자냥 그 에코에 에은 죄와벌을 보고 난 안나카레니나를 사기로 햇어요 ㅋㅋㅋ 왠지 3권은 안나 카레니나 필이잖음? ㅋㅋㅋㅋ 심지어 나 그 고전 안 읽음 ㅋㅋㅋ

건수하 2023-03-30 19:01   좋아요 3 | URL
쟝님 죄와벌 살 줄 알았는데… 근데 죄와 벌 색이… 죄와 벌과 좀 안 어울리지 않나요;;

안나 카레니나 전 읽고 팔았…

공쟝쟝 2023-03-30 19: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죄와벌은 역시 검빨에 금박이죠 ㅋㅋㅋㅋ (성경이냐 ㅋㅋㅋ)

건수하 2023-03-30 19:49   좋아요 1 | URL
어쨌든 그 애매한 색깔은 영… 😔 저는 안 땡기더라고요 ㅎ

단발머리 2023-03-30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프로이트가 공부하는데 여자 형제가 피아노 쳤더니 프로이트 엄마가 피아노 치워버렸다는 ㅋㅋㅋ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죠, 프로이트가. 엄마가 아빠보다 20살 어리고. 젊고 어린 엄마를 너무 사랑하였고, 그만큼 아빠가 무서웠다. 남근선망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모두 다 자기 이야기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가끔 택배도 다른 데로 가는데 잊어버린 기억을 찾아주는 ‘찾아오는 서비스‘ ㅋㅋㅋ 쟝쟝님 근사한 엮인 글 덕분에 프로이트에 대해서 1 정도 더 생각했고요. 프로이트가 고발한 섹스의 문제를 진지하게 ㅋㅋㅋㅋ고민해 보았습니다.
겸사겸사 양자오 다른 책들도 읽어볼까 싶어요. 이북 10년 대여했는데, 몇 년 남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31 00:4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프로이트 왈 :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환자는 나 자신이었다. ㅋㅋㅋ
전 꿈의 해석을 언젠가 좀 볼까 싶은데….. 여하튼 무의식의 발견은 근대적 주체의 해체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게 포인트 인 것 같아여. 이 정도만 체크~! 해두고 실은 마지막 정희진 문장 가지고 오고 싶어서 쓴 글임ㅋㅋㅋㅋㅋㅋ 무의식이 인격이다!!!
프로이트 지못미…

단발머리 2023-03-30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트노이의 불평>에 대해서는, 나는 진짜 그 책이 너무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 부모님도 더 연구해 보고 싶고요. 부모님의 모습 일부는 부모님이 아닌, 이혼 안 해 주면서 평생 로스를 괴롭혔던(?) 전 부인에게서 온 듯 하다고, 제가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사실들> 읽어보니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 필립 로스도 한 권 더 읽을까? ㅎㅎ

공쟝쟝 2023-03-31 00:44   좋아요 1 | URL
포트노이 불평 ㅋㅋㅋㅋ 외면하고 싶었는 데 읽을 때가 온 것인가 ㅜㅜ 저 요즘 독서의욕 떨어져서 ㅋㅋㅋ 암튼 ㅋㅋㅋ 대화에 끼고 싶으니 읽을 것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