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빠진 소설이랑 안맞는 이유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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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 여섯 살의 소년이다. 나는 막 인기 있는 라디오 드라마에서 ‘링컨’을 연기하며, 부자 동네에 살면서도 노동 계급을 위하는 건강한 사상을 지녔고, 풍채 당당한 신체와 성적 매력으로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남자 ‘아이라 린골드’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이 있은 후, 나는 어쩐지 아버지와 멀어졌다. 아이라는 나와의 우정을 허락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다.


“(184)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는 순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나에게 상처 받을 수 있고, 이제 내가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아버지가 나를 더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 또 내가 실제로 아버지를 두렵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짓뭉갤*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뭐랄까, 이런 깨달음은 평상시 효의 관념과 너무 어긋나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다가온다. … 늘 양자로 삼기에 좋은 아이가 되려 했던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새로운 아버지를 찾으려는 시도에서 오는 죄책감을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아이라나 다른 누구 앞에서 아버지를 비난하고 값싼 이득을 얻으려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내게 주어진 자유를 누리는 과정에서 다른 누군가를 얻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내팽개친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감정이 들었다. 차라리 아버지를 미워했다면 쉬웠을 것이다.”


방금 가져온 문장은 이 소설을 통틀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장이나 장면이 전혀 아니다. 그래도 책을 덮는 순간 탁 떠오르는 것을 보니… 어쩐지 내겐 이 부분이 소설의 중심부처럼 느껴지나 보다. <공산주의…>는 미국의 이야기다. 매카시즘 광풍의 전후를 다루고 있으므로 한국전쟁도 살짝 언급된다. 주인공은 ‘아이라 린골드’ 라는 공산주의 신념을 가진 사나이고, ‘나(네이선)’와 아이라의 형이 함께 그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그를 파괴한 것은 과연 신념이었을까요?ㅋㅋㅋ) 


읽기에 따라서는 이렇게도 읽힌다. ‘나’라는 문학 소년이 청소년기에 만난 정신적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 아이라 린골드, 머리 린골드, 조니 오데이, 리오 글럭스먼 … 외에도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일단은 이 정도. 모두가 개성적이면서도 어찌 보면 전형적 인물들이라 (살면서 한 두 번은 만났던 것 같은…? 라고 말하면 내 인생 굴곡진 거 너무 티납니까?ㅋㅋㅋ) 어느 부분에서 네이선이 매료되었는지도 확 알겠다.


그런데 이런 남자들의 이쁨(?)을 듬뿍 받으면서 신나게 성장한 작가 ‘나’가 이런 글을 쓰는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은 거야. 와… 미국 현대사의 정중앙에 놓여 인생 찐하게 살아본 남자 사람들의 이런 경험과 통찰과 이야기들을 아주 그냥 다 쭉쭉 흡수해서 걍 씀. 오류 투성이의 욕망 종자들이 아주 처덕처덕 발라져있음. ‘나’는 사실 작가 본인일 테니…. 진짜… 필립 로스… 나에게 남성 연대란 이런 것임을 알려줘버림. 끌어주고 믿어주고 함께 여자를 혐오하고 수치심을 공유하며 비밀을 덮어주고 나이 아흔이 되어서도 우리는 우리만 이해할 수 있지…하는 진심의 의리를 보여줘 벌임.


그런데 그건 그러타 치고… 진짜… 그 와중에 막 역사 사회적 사건 이데올로기 막 개입하고 막 그것들이 화학 반응해서 이때다 복수하고 파멸 시키고 배신 당하고… 인간 심리 취약함 막 폭발하고… 감정은 복잡하고 인간도 복잡하고… 아, 잘 쓴다 잘 써…. 이러고 있는 데 뭐?! 문학 작파하고 좌익 사상에 빠져 노동 운동에 이 한 몸 바칠까 고민하던 네이선에게 어디선가 리오가 나타나서 글쓰기 팁을 알려줌. 그리고 난 또 이걸 받아 적네?


“(370) 기숙사 방으로 데려간 목적은, 나 역시 대중을 미워하게 만들어 내 산문을 파멸에서 구하기 위해서였다.”

“(374) 네가 예술가라면 뉘앙스는 너의 과제야. 너의 과제는 단순화가 아니라고. 네가 아무리 단순하게 헤밍웨이풍으로 쓰겠다고 작정해도 너의 과제는 뉘앙스를 전하는 거다, 복잡하게 얽힌 걸 명료하게 하고 모순을 수용하는 것. 모순을 지우고 모순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 모순 안에 놓여 있는 고통 받는 인간을 보는 것이야. 혼돈을 허용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 *반드시* 그걸 받아들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선전이 돼버려. 정당을 위한 게, 정치 운동을 위한 게 아니라면 인생 자체를 위한 멍청한 선전이 되겠지. 선전하고 싶은 인생이 있다면 말이지만.”

“(375) 특수성의 본질은 규범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거다. *고통을 일반화 하는 것, 그게 공산주의고, 고통을 특수화하는 것, 그게 문학이야.* 그 대립에서 적대성이 나와,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는 세계에서 특수한 것을 살려내는 행위, 바로 여기서 교전이 벌어지는 거야. 공산주의를 정당화하려고 글을 쓰면 안 돼.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려고도 글을 써서도 안 되고. 어느 쪽에든 발을 들이면 안 돼. … 너는 이 세계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주 다른 방식으로 다루는 사람이야. 정치 투사는 세계를 변화 시킬 신념을, 강한 믿음을 소개하고, 예술가는 이 세계에 들어설 자리가 없는 창작물을 소개하지. 그 창작물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예술가는, 진지한 작가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걸 소개하는 거야.”


문제는… 필립 로스는 저 꿀팁을 진짜 자기 소설에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을 일반화해서 삶의 동력으로 삼아버린 아이라 린골드를 비롯 아주 인간들이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솔직히 소설 내내 여혐이 낭낭한데 다 있을 것 같은 여자들이긴 하다. 즉, 이 아재는 어떤 의미에서는 여자 연구도 끝나신 분인 듯ㅋㅋㅋ (여자에 대해서 1도 고민 안하고 다 아는 것처럼 쓴 동양남작가들같은 여혐은 아니다) 암튼 고통을 특수화하는 문학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알고 싶다? 이 소설을 읽으세요. 띠용. (하지만 작가가 너무 미국 역사 덕후라 초반에 좀 힘이 많이듬)


아이라 린골드. 아이언맨…. 지나치게 허술한데 넘나리 뜨거운 공산주의자…. 아니 혁명가가 가장 갖고 싶은 게 가정과 자기의 아이인 게 말이 되나요…?ㅋㅋㅋㅋㅋ 하지만 말이 되지. 필립 로스니까. 그리고 인간은 원래 말이 안돼지. 푸하하하하.🤣🤣🤣🤣 문제는 인간이 모순 적 인거랑 상관 없이 인생은 더 엉망진창이라는 거야. 크허허 크하하 ㅜㅜㅜ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고, 엉성한 인간들이 만든 세상은 별 시덥 잖은 것을 크게 부풀려서 주인공들을 막 후두려 패고, 너무 처 맞은 인물들은 복수하고 싶은 데 멍청하고, 알고 보면 다 지가 싼 똥이고, 여차 저차 지혜로워지고 나면 이미 늙고 병들어서 곧 죽어버리지…ㅜㅜ (소설은 이런 내용이 아닙니다…)


그런데 진짜 재밌는 게 뭐냐면, 모순 왕 아이언맨이 모순없는 조니 오데이보다 천 만배는 인간적이면서 매력적이라는 거고… 그런 ‘나’가 머리 좀 컸다고 모순왕에 실망하면서, 모순없는 인간에 확 매료되면서도 결국 ‘나’ 자신은 모순인 것을 알고 자기한테 실망해 화자가 울어버리는 그 지점… 그 지점에서 와~ 나는 박수를 치는 데, 또 그 와중에 다른 정신적인 아버지 등장인물이 우는 ‘나’를 조롱하고 앉아 있네ㅋㅋ?ㅋㅋㅋㅋ 대체 네이선의 아버지는 몇 명인거냐…ㅋㅋㅋ 로스옹은 아버지가 많아서 글을 이렇게 잘 쓴 건가? 그런 건가요? 궁금하네요. 말 좀 해주세요.


아무튼 책을 읽는 우리는 모두 시종일관 아이언 맨 왜저뤠… 이런 시선으로 보다가 진짜 빨갱이 인 것만 빼면 넘나 형편없는 쓰레기라 ㅋㅋㅋㅋ 근데 빨갱이가 이 인간의 코어임ㅋㅋㅋ 하지만 빨갱이가 그러면 안되지 않나?ㅋㅋㅋ 그런 걸 다 하는 빨갱이라 매력적인 빨갱이라고요 ㅋㅋㅋㅋ 여튼 읽다 보면 독자는 계속 왜 저뤠… 하는 나 자신이 더 엄청난 모순(내 앞가림 못함)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요? ……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완전히 하…. (나한테는 반전이었지만 남들한테는 반전 아닐 수 있음.) 이걸 이렇게 쓴다고요? 


와.. 거장한테 이런 말 하면 안될 거 같은 데… 필립로스 옹… 이 아메리칸 girl 여우같은 girl 🦊 365일 춤만출래…. 나 지금 뭐 쓰고 있냨ㅋㅋ(흥분했음)ㅋㅋㅋㅋ 에이쒸….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일반화하고 싶은 건 내 욕망이다. 그렇게 하면 삶이 편해질 것 같았냐? 그렇지도 않고, 미학적이지도 않은 것 같다. 뒤메질, 뒤메질 처럼 살아야지… 그래야 관대해진다….


언젠가 잠자냥님이 나이 들면서 점점 사회 과학 읽는 병 탈출하고 문학 읽는 독서가로 정착했다고 했는 데….

아… 알고는 있었지만 잠자냥님 진짜 깨달으신 분이셨고요… 그리고 질 좋은 문학 한편은 이렇게 사람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사람 참 초라해진다….)


“(366)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그렇다면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 쓰는 거야.”


네. 로스옹의 이 불한당 같은 가르침. 뼈에 새기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상한 독후감은… 단발머리님께 헌정 하는 데요… 이 책은 단발머리님이 나한테 선물한 책 이거덩요… 근데 단발님 <공산주의…> 보셨어요? 이거 정도면 중간 맛이라는 데… 매운 맛은 어떡해? 읽고 싶은 데…ㅜㅜ 겁이 난다. 좋아하기 싫은 데…. 매운 맛 읽고 필립 로스 너무 좋아하게 되버릴까봐… 아… 내가 바로 미국 남자못잃어였어… 나라는 페미니스트…ㅋㅋㅋㅋㅋ 정말 끔찍하다ㅋㅋㅋ 


난 정치를 하면 안되고 예술을 해야 하는 몸인가 봄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어저께 좋은 것 가장 좋은 것을 ‘별’로 박아놓고 추구하겠다고 써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아 참, 그런데 이 소설 이렇게 끝난다.


“(538) 별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모든 사람은 우울에 빠지는 성향을 타고나지만, 일부만이 우울을 습관화한다. 어떻게 습관이 되는 걸까? …. 배신을 당하면 그 습관이 생기는 거야. 정답은 배신이었어.

🦊 나는 여기서 어떤 질문을 하게 되는 데.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역시 믿지 않는 것이 최선 아닐까 하는. 그러나 매번 배신이 두려워 믿지 않겠다고 몸부림쳐도, 결국 믿고 싶은 대로 믿어야지 그나마 숨쉴 틈이 생기는 것 아닌가. 배신에 익숙해질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 이것은 같은 말인가, 다른 말인가.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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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08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공쟝쟝님도 필립 로스 팬이군요 ^^ 여자 연구 끝낸 필립 로스라고 평가하시다니 ㅋ 전 필립 로스가 너무 남성(?)적이어서 이렇게 써도 돼? 이런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ㅎㅎ
주커먼 시리즈도 괘않지만 후반기 4부작(죽어가는 짐승 등) 정말 좋습니다~!!

공쟝쟝 2022-07-08 11:12   좋아요 2 | URL
팬 하기 싫었는 데. 매운맛 중심으로 찾아 읽으려고요.... 일단 <공산주의자...>만 읽었기 때문에 작가의 여성관에 대해서는 알았다고 보기 힘들지만... 전 읽는 내내 좀 복잡한 마음이 듭디다. 등장하는 남성 인물들의 깨달음(?)과 쾌락을 위해 수월하게 등장하고 또 사라지는 여자들이지만, 단 한 명도 개성 없지 않았어요.

히스테릭하 건 창녀 건 삶에서 터득한 고유한 욕망과 고유한 지혜를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어서 (저는 자신의 위로 받고 싶은 욕망을 투사 해서 자아 없는 여자들을 그리는 남자 작가들 작품이 역겨운데요... 로스의 여성들은 적어도 자아는 있습니다. 뒤틀려서 문제지 ㅋㅋㅋ) 이해가 갔고... 그녀들의 몸이 성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성의 몸이라는 것 빼고는(그것을 자원화 하고 있다는 지점?) 로스의 소설에 나오는 다른 남성 인물들과 똑같이 입체적이고 고약했어요. 그러니까 필립 로스가 여성혐오적이라기 보다는 필립 로스가 이해한 인간과 사회가 여성 혐오적인 거다?

게다가 이 책의 경우는 야하지 않았습니다. 야한 장면 없던 데? 있었나? 있었을 수도.. 그런데 안 야하게 느껴진걸로 봐서는... (이건 순전히 내 문제 일 수 있음..) 여튼 좀 더 생각해볼게요. 하.. 복잡한 마음이고요. 그래서 더 약올랐던 문장입니다.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그렇다면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쓰면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만해. 본받는다 내가. 저거.

새파랑 2022-07-08 11:55   좋아요 2 | URL
야한걸 찾으신다면 <죽어가는 짐승> 추천합니다 ㅋ 필립 로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평범하지 않은거 같아요. 다 공쟝쟝님 처럼 개성 넘칩니다~!!

공쟝쟝 2022-07-08 12:46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처럼…. 아 저번에 누구 보고 공쟝쟝님 처럼 이라고 또 해서 진짜 화났는 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나카레니나였낰ㅋㅋㅋㅋㅋㅋ 저 도덕적인 사람예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7-08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은 이 책 읽으셨을 걸요?
필립 로스 매니아시잖아요.^^
저는 휴먼 스테인 1 권 조금 읽고, 애브리맨 단편 읽었었는데, 애브리맨 읽고 헉!! 했었던 기억이...굉장히 야한데, 읽고 나니까 인간 심리 묘사가 굉장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더이다. 이게 뭘까? 싶었죠.
이 책 단발님 극찬한 책 아녔던가요?
눈여겨 보곤 있었는데 공쟝님도 인정한 듯한 느낌이군요?^^

공쟝쟝 2022-07-08 11:14   좋아요 2 | URL
이거 진짜 대작이라... 두껍고 초반에 뭔가 장황해서 진입 장벽 힘들었는 데, 인물들에 공감하는 순간... 아 맞아 인간이 이래.. 인간이 이렇지.. 흑 인간이 이래요.. 이러면서 읽게 됩니다. (내 인간관 어쩔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는 데.. 이 정도면 중간 맛이라고 해서 어디 한 번 보자 이러면서 더 읽어보려고요. 치명적인 미국 꼰대의 맛. 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8 17:02   좋아요 3 | URL
책나무님 / 단발머리는 이 책을 읽었답니다. 내가 무슨 책 읽었는지도 아는 세상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은 진짜 원더플 유니버스, 마이 파라다이스!! 전 필립 로스를 매우 애정하고 사랑합니다. 아, 간만에 한 권 읽어야겠네요.

쟝쟝님 / 로스는 읽으면 읽을수록 깔게 나옵니다. 치명적인 미국 꼰대의 맛, 맘껏 느끼시구요.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얼굴에 ‘나 유대인‘ 써있어요. 그 시대,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이민자로서의 시선, 어려움을 쪼금 생각해주시기 바라구요. 아, 로스 이야기하니까 왜케 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9 00:12   좋아요 2 | URL
저 읽을 건데 필립로스를 사서 읽지는 않으려는 ㅋㅋㅋㅋㅋㅋㅋ 치졸한 복수계획 세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근데 이미 집에 두 권 있음ㅋㅋㅋ)

잠자냥 2022-07-08 1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필립 로스 <포트노이의 불평> 읽으면 확 싫어질 거야.
내가 코넬 싫어하는 수준으로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1:38   좋아요 3 | URL
아이코 그럼 정뗄때는 그거 읽고 당분간은 좀 즐기자 ㅋㅋㅋㅋ 휴먼스테인 아니면 네메시스 ㅋㅋㅋㅋ 고고싱 ㅋㅋㅋㅋㅋㅋ 그전에 죄와벌 봐야함 ㅋㅋㅋㅋ (행복하다 행복해 ㅋㅋㅋㅋ)
그리고 잠자냥님아 나 코넬 좋아해 ㅋㅋㅋㅋㅋ 잠자냥 바보!!!!

잠자냥 2022-07-08 11:48   좋아요 3 | URL
알아요! 쟝쟝이 코넬 좋아하는 거!
내가 코넬 싫어한다고 단발머리랑!!! ㅋㅋㅋㅋㅋㅋㅋ
나 바보 아님 오줌싸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1:50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당발머리님은 포트노이의 불평이 최애 작품인 사람이야 ㅋㅋㅋ 인간이 이렇게 모순덩어리 라고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필립 로스는 대작가가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 모순 절 정 단 발 머 리 !!

새파랑 2022-07-08 11:56   좋아요 3 | URL
<포트노이의 불평>은 정말 비추입니다 ㅋ

잠자냥 2022-07-08 12:40   좋아요 4 | URL
근데 단발머리 님 페미니스트임.......
나 그래서 내 안의 혼돈 뚜껑 열렸었음..
아...아니, 필립 로스를 그래요, 좋아할 수는 있지요, 그의 작품도 좋아할 수 있지요. 그런데!!! 다른 작품도 아니고 어떻게 <포트노이>가 최애가??!!! 코넬도 싫어(용서 못)하면서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8 12:4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그쵸?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잘쓰면 됩니다 ㅋㅋㅋㅋ 잘쓰면 ㅋㅋㅋㅋ 아 필립 로스여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잘쓰면 돼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화난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08 13:59   좋아요 5 | URL
저는 포트노이의 불평 재미도 없고 기억나는 것도 없거든요?(다시 읽어봐야겠어요) 근데 <휴먼스테인> 있잖아요. 이거 읽으면 필립 로스가 막 싫으면서 싫어할 수 없는.. 막 그런게 있어요. 쟝님이 말한것처럼 굳이 이따위로 페미니스트를 까야 했나 싶으면서도 또 그 여성의 마음도 막 손에 잡혀. 환장하겠다니까. 인간의 모순 이랄까 내면이랄까 이걸 기가 막히게 잘 그려요. 진짜 천잰가 싶을 만큼. 그래서 싫어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너무 싫어! 막 이렇게 할 수도 없고, 누가 좋아하는 작가냐고 물으면 거기에도 답할 수 없는 작가인데 그런데 작품들을 다 읽어보고 싶어요. 대환장 지점이라니까. 저는 휴먼스테인이 싫으면서 천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제가 필립 로스의 책 몇 권 읽으면서(에브리맨,울분,휴먼스테인,포트노이의 불평,죽어가는 짐승, 유령퇴장,네메시스) 감탄해서 무릎 꿇은 건 <네메시스> 였어요..... 하아- 어쩐지 분하지만.. 네메시스가 너무 좋아요 ㅠㅠ 단발님은 로스의 포트노이의 불평 좋아하시고 저는 네메시스.....

공쟝쟝 2022-07-08 15:10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분해하지마요! 다락방님은 잘쓰잖아요? 잘쓰면 돼요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저는 여자들 보라고 쓰는 데요ㅋㅋㅋㅋ 진짜 잘쓰는 글은 남자들도 보겠지요 ㅋㅋㅋ (그 지점에선 사람 눈 다 똑같음)ㅋㅋㅋㅋ 다락방님 글은 남자들도 볼걸요?ㅋㅋㅋㅋ 왜? 잘쓰니까 ㅋㅋㅋ 잘쓰면됩니닼ㅋㅋㅋㅋㅋㅋㅋ 그 지점에서 다락방님한테 좋아요 못누르면서 읽고 있는 남자들 많을 걸요ㅋㅋ?ㅋㅋㅋ 잘쓰세요 그럼 인정해드립니다.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08 16:52   좋아요 3 | URL
여러분~~~~~~~~
저 독서모임 언니님들 두 달만에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이런 아름다운 페이퍼가 올라왔다고 누가 알려줬어요.(진짜 찾아오는 서비스) 저 너무너무너무 읽고 싶은데 언니님들이랑 헤어지고 집에 뛰어와서 씻고 이제야 자리에 앉았어요. 필립 로스 이야기 나랑 할 사람 누구에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필립 로스를 좋아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게 필립 로스는 완벽한 길티 플레저이고 ㅋㅋㅋㅋㅋㅋ 페미니즘과 연관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2014년과 2015년에 그의 소설을 10권 정도 읽었습니다. 페미니즘 공부는 2015년 하반기에 시작했구요. 전, 필립 로스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읽었습니다. 지금은 물론 다른 감상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애정합니다. 쟝쟝님이 뭘 몰라서 그러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저의 로스 최애작은 <유령 퇴장>입니다. 예전에 골드문트님이 안 써야 할 작품이라고 하셔서 제 맘을 아프게 하셨던 작품입니다. 코넬 미움으로 단결된 우리 마음.... 놓칠 수 없어요. 가지 마요, 잠자냥님!!

새파랑님 / <포트노이의 불평> 별로라 하신 마음 이해합니다. 저는 그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포트노이의 불평> 우리집 아이들 앉혀놓고 밥상머리에서 읽어줬던 거는 모르시지요? 로스는 그렇게도 읽힐 수 있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ㅋㅋㅋㅋㅋ (유대인) 부모의 사랑과 음식에 대한 강박이 제게는 정말 크나큰 충격과 기쁨이었거든요. 그나저나, 제 기억에 제가 필립 로스 매니아 2번째였고 로쟈님이 1번째인줄 알았는데, 저 3번째네요? 새파랑님이 1번째 마니아시더라구요? 언제 다 읽으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 전 진짜 다락방님 댓글이 다 제 마음이라서 ㅋㅋㅋㅋㅋ 그냥 그대로 제 마음이에요. 로스가 극렬한 프로이트주의자라는 걸 최근에는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근데 심리를 파고드는 글솜씨와 문체... (사실 영어라 잘은 모르지만요) 천재의 반열이라고 생각합니다. 난데없이 저의 로스 순위표 놓고 가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령 퇴장 > 휴먼 스테인 > 포트노이의 불평 > 에브리맨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네메시스 > 울분 > 굿바이, 콜럼버스 > 미국의 목가 > 죽어가는 짐승

공쟝쟝님 /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유령 퇴장>을 젤 좋아하고요. 위에 표 보니까 포트노이는 3위네요. 상당히 높은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쟝쟝님 페이퍼 읽는데 책 내용이 정말 가물가물해서 (2014년이니까 8년 전, 그 때의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음) 읽었나 싶기는 한데, 쟝쟝님의 페이퍼 읽는 것만으로도 넘넘 좋아요. 필립 로스 좀 더 읽어봐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7-08 18:59   좋아요 1 | URL
앗 ㅋ 단발머리님 <포트노이의 불평>을 읽어주셨다니 놀랍습니다 ㅋ 전 다른(?) 부분 때문에 좀 충격적이더라구요~!

전 <에브리맨>과 <휴먼스테인> 두 작품 꼽아봅니다~!!
제가 1번째 마니아라니 충격이네요 ㅎ 저는 필립 로스 열세권 읽은거 같습니다~!!

공쟝쟝 2022-07-09 00:09   좋아요 2 | URL
단발님이 <포트노이의 불평>을 보면서 사람마다 어두운 부분이 있는 데 단발님의 어두운 부분이라고 그걸 사주시려고 교보에 갔는데 절판이라 아쉬운대로 <공산주의>를 들려주셨지요..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책이 포트노이일줄 알았지 뭐예요? 팩트 정정 인정하겠스미다. // 필립 로스가 프로이트주의에 영향을 받았군요. 그렇다면 제가 크으-한 데에는 그 부분이 작용을 할 것도 같아요. 그런데, 저는 ‘경험‘요. 그가 만난 세상과 세상과 치고 박고 싸운 많은 남자들의 경험담. 그게 로스옹의 글 솜씨와 만난 부분이 분명있다 싶어요. 강렬한 체험은 강렬한 글을 쓸 수밖에 없게 하는 동력이 되죠. 여자들의 경험치가 더 넓어질 수록 좋은 글은 더 많이 나올거고, 그 때 즈음은 필립로스 따위 진짜 빠이짜이지엔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 했어요. 여자들이여, 모험과 여행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ㅋㅋ 뿅!

반유행열반인 2022-07-08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누가 새버스의 극장 읽고 리뷰를
잘 안 써줘서…거기야말로 빻음의 결정체 동서고금 통틀어 콩콩 빻음 그런데 또 그게 악한도 아니고 엄청 흔남 흔한 말년 맞이한 남성의 전형 같은 변태가 하나 나오는데…저는 필립 로스 아끼느라 몇 개 안 봤지만 그게 제일 매웠어요…저런 말년일까 매우 두렵고 ㅋㅋㅋㅋㅋㅋ공산주의자 모셔놓고 오래 안 봤는데 봐야겠네요 한 12월쯤….(6월 완독 도서 단 한 권 현우진의 뉴런1…얘도 개빻았는데 버티다 결국 메가스터디에 돈 갖다 바침…ㅋㅋㅋㅋㅋㅋㅋ왜 소설가도 심지어 강사 나부랭이도 특정 분야 우수한 애들은 콩콩 빻은 걸까요…)

공쟝쟝 2022-07-09 00:11   좋아요 3 | URL
세상이 빻았으니까요 ㅋㅋㅋ 세상에 적응 잘한 남자들일 수록 빻음이 체화되어있겠죠? ㅋㅋㅋ 냅둬요. 고쳐서 못써요. 나나 잘 고칩시다 ㅋㅋ (그래도 잘쓰는 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