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버라드*
행위적 실재론 혹은 신유물론 페미니즘
물리학자. 양자 물리학의 철학적 함의를 본격적으로 논하면서 버틀러와 푸코를 통해 보어를 독해하심 ㅋㅋㅋ 

(엥? 그런데 유물론??) 페미니즘이 과학과 맺는 새로운 방식 제시. 현재 한국에 번역된 책은 없는 듯.
하지만
양자물리 좋아하는 단발머리님이 좋아할 것 같은 사람이라 밑줄 그어둠. 윤리-존재-인식의 분리불가능성..
해러웨이랑 친하신 분인 듯🫢


버라드에게 낙태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이 현상 속에서 특정한 내부 작용이 낙태를 태아 대 임신한 여성의 문제로 뚝 잘라 냈을 뿐 태아와 여성이 원래부터 대립적 존재로 실재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내부 작용, 특정한 장치, 특정한 자름을 통해 만들어진 태아 대 여성은 존재의 문제이자 인식의 문제이며, 또한 무엇보다 윤리의 문제다. 낙태와 관련된 윤리는 태아와 임신 여성이라는 물(物)에 나중에 더해지는 관심사가 아니라 이들 존재가 물(物)이 되는 과정에 이미 내재해 있다. 버라드는 이 윤리와 존재, 그리고 *존재에 대한 앎의 분리 불가능성을 ‘윤리-존재-인식-론(ethico-onto-epistem-ology)’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어떤 윤리를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은 너무 늦다. 그 대신 태아 대 여성이라는 경계를 만든 내부 작용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낙태라는 현상으로부터 이 두 존재를 잘라 냄으로써 어떤 결정이 가능해졌고 어떤 존재가 배제되었는지를 해명하고 이 현상에 어떤 실천, 기술, 정책, 제도 등이 얽혀 있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여성은 낙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유일한 존재일 수 없다. 낙태의 책임은 태아를 독립적 생명체로 시각화하는 기술적 실천에도 있고, 보건 정책이나 의료 체계에도 있고, 빈곤을 재생산하는 사회 구조에도 있다. 우리가 이들 중 무엇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가는 그 자체로 윤리적 선택이자 새로운 지식과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낙태는 이 반복되는 내부 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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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분법 탈피와 빨대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06 15:58 
    캐런 버라드에 대해 임소연이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읽고 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 철학의 대가 미셸 푸코와 알콩달콩 6일째인 쟝쟝님이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떠올린 이유를 133쪽에서 찾았다. 버라드의 독특한 철학은 닐스 보어의 양자 물리학을 근간으로 한다. 보어는 관측 대상과 관측 장치의 분리 불가능성 및 얽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133쪽) 양자역학을 읽으며 나를 생각하다니
 
 
단발머리 2022-05-29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자물리 좋아하는 단발머리가 좋아할 만한 책이고 밑줄도 감사한데....
이렇게 어려워서야.... 대략난감🙄🙄🙄

라파엘 2022-05-30 00:09   좋아요 3 | URL
해당 분야의 고전이어서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양자역학의 철학적 함의에 관해 좀 더 쉽고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으로는 (페미니즘 관련 서적은 아니지만)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이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2-05-30 07:15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 감사합니다. 해당 분양의 고전이지만 첨 듣는 제목이에요. ㅎㅎㅎㅎ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이렇게 저는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되고 배우게 됩니다!!

공쟝쟝 2022-05-30 11:23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의 대천사이미지와 프로필사진의 한자(ㅋㅋㅋㅋ)와 동양사상에 현대 물리학의 만남... 어울리네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공쟝쟝 2022-05-30 12:06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 버틀러가 본질주의 싫어하면서 담론적 실천/수행을 주장한 게 <젠더 트러블>이고 제가 잘은 모르지만... 90년대 2000년대를 풍미한 것(?) 같은 데.. 그러다보니 여성없는 여성주의ㅋㅋ 해버렸잖아요. 저는 그거야 말로 언어/이론에 현실을 맞추는(?) 극단적 관념론 처럼 느껴져서 답답했는 데(그렇지만 수긍하는 지점도 많았고요, 제가 버틀러를 오해하는 걸 수도 있고요, 사실 현실에서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젤로 큼) 일단 이걸 크게 대 괄호 치고~ / ----- / 양자역학은 언어로 설명이 안되는 거라 어려운 건데 그걸 버틀러!!!(이분 언어, 담론 중요하신 분) 로 독해 한다니까 제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을 구성하는 담론 중의 하나가 신유물론이래요.~ 이 신유물론자 중엔 신을 믿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해가지고 ㅋㅋㅋ 단발님이랑 라파엘님 생각났어요ㅋㅋ 저도 너무 어려운 데.. 음... 뭔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뭔지 아직 모르겠음 ㅋㅋ

난티나무 2022-05-30 0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은 많이 없으나 밑줄 올려주신 부분 가장 강렬하고 적확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제가 안 읽은 책 늠 많아서 그런 걸지도….^^;;;
보관함 슝 ~~~~~~~

공쟝쟝 2022-05-30 11:33   좋아요 1 | URL
네. 뭐 저렇게 어렵게 말 안해도... 무엇을 보느냐 어디에 서 있기에 무엇이 더 잘 보이느냐,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어떻게 살아가느냐랑 다르지 않다... 그게 내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ㅋㅋㅋㅋㅋㅋ 우리 훌륭한 알라디너 여성주의 독서모임은 이미 다 그러고 살고 있잖아요? 좀 고급진 말들 가져와서 아는 척 하기 좋은 그런 책입니닷!

다락방 2022-05-30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용문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런데 대략 맥락적으로 이해는 되는바,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슝~

공쟝쟝 2022-05-30 11:31   좋아요 1 | URL
인간중심주의적 이분법 경계하는 해러웨이 류(?)의 사상가들이 지금 시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이라고 하네요... (지구를 구하잣!) 흥미로워보이는 사상가들 중심으로 발췌독하였는 데 캐런 버라드와 버섯의 사상가(ㅋㅋㅋ 제가 버섯을 좋아합니다 아시죠?) 에나 칭이 기억에 남네요 ~ 나머지는 슬렁슬렁 읽었는 데 이름도 기억이 안나..~ㅋㅋㅋ

2022-05-30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0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