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어서 닳아 헤진 다 알 것 같은 진부한 책이라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시선을 준다. 내가 획득한 삶 만큼이 또 다시 읽히기 때문이다. 삶을 투하해서 써낸 책들을 내가 감히 평가할 수 있었나 싶다. 동시에 얄팍한 생활 기술을 우려서 만드는 삶과는 상관없는 책들도 많다. 더는 그런 책들에 심취할 수 없어진 것이 (읽을 수는 있다) 와따시의 비극이다. 역시… 시간 빈곤러에게 확실히 독서란 위험한 취미다.
‘자신이 쓴 글에 심취되어 밤을 지새울 수 없다면 그 글은 결코 다른 누군가의 밤을 지새우게 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마찬가지로, 이 글이 진정 우리를 울게 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을 것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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