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기억하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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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비휴머니즘(실상은 반휴머니즘?)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나랏님이 부덕하여 역병이 창궐한다는 미신처럼, 인간이 잘못해서 지구가 벌을 내리는 것이라는 나름의 미신을 좀처럼 떨쳐내기 어렵다. 어느 때 보다 빠른 속도로 백신을 내놓아도,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에 옮아다니는 바이러스 앞에서 모두가 좀 더 겸손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겸손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딱히 가지고 있는 답은 없지만ㅋ, 내 경우 다소 터프한 어떤 정념(;;)이 확고해졌다. 인간이라는 ‘종’ 자체에는 별 기대를 하지말자. 이대로라면 우리는 얼마안가 멸종한다. 혹은 이대로 멸종한대도 지구님께 억울해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잘한 건 없으니깐요😬에 가까운 자세와 태도랄까… 물론 이 따위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몸짓을 가진 사람치고는 퍽이나 열심히 운동하고, 고기도 덜 먹고, 사회적 거리를 지나치게 두며, 플라스틱에 신경을 많이쓰지만… 에 또, 그거랑은 별개로 ㅎㅎㅎㅎ 


그런데 뭐 나만 그런 건 아닌건지 얼마전 넷플릭스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와서 우린 다 죽었고 곧 망한다고 정신 좀 차리라고 노래를 부르더라ㅋㅋㅋㅋ 아놔, 1월 1일에 보기에 매우 적절한 영화여서 보다가 빵터졌잖수. 지구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분명히 미국 놈들의 탓이 8할 이상인 것 같은 데… 그걸 자기 자신이 풍자하면서 고걸로 또 돈을 벌어들이는 이 미국 놈들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내가. 




어쨌든 ‘코로나19라는 대위기를 인류가 어떻게 힘을 모아 극복 할 것인가?! 지금은 힘들지만, 우리는 언제나 처럼 답을 찾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 하는게 아니라 ‘휴먼, 당신들 되게 중요한 종족인 줄 아는 것 같은 데, 너 자신이 너무 소중하다고 이렇게 민폐를 끼쳐야 되겠냐? 정신 좀 차려. 니들 그러다 진짜 X된다’라고 생각 중이던 인간 종의 개체1인 나는 <이토록 뜻 밖의 뇌과학>을 읽고 별 다섯개⭐️⭐️⭐️⭐️⭐️를 꽝꽝 박을 수 밖에 없었으니… 여러분 좀 읽으세요. *인류여, 우리 이걸 읽고 자기 객관화를 하자.*


그러니까 최신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쉽게 풀어쓴 이 책의 제목이 ‘이토록 뜻 밖’인 이유는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하는 기관인 인간의 ‘두뇌’야 말로 진화의 최종 산물이며, 이 ‘두뇌’를 잘 굴리는 사람이 가장 ‘인간다운’ 훌륭한 사람이다.” 라는 종류의 믿음을 엿바꿔 먹으라고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 네. 그렇습니다. 제가 그런게 아니고요. 뇌과학의 최신 연구가 그렇다네요?🙄 과학자 말을 듣자, 여러분! ㅋㅋ



리사 펠드먼 배럿 교수는 본격 강의에 앞서 맨 먼저 인간 두뇌가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믿음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31) 뇌의 핵심 임무는 이성이 아니다. 감정도 아니다. 상상도 아니다. 창의성이나 공감도 아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

알로스타시스. 이 무슨 나는 생각하기에 존재한다며 인간 중심의 근대를 열어제낀 데카르트 아저씨가 관 뚜껑 열고 나와 호통칠 소리냐 싶겠지만… 인간의 ‘생각’이란 것은 이 알로스타시스(배럿의 용어를 풀어말하면 신체 예산 조절 능력)를 하는 데에 조금 더 도움될까 싶어 진화 과정에서 우연찮게(?) 만들어진 부산물 쯤에 불과하단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실이라면

“(50~51) 더욱이 다른 동물들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들을 진화시켜왔다. 우리는 날 수 있는 날개가 없다. 우리는 자기 체중보다 50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지 못한다. 우리는 절단된 신체 부위를 재생시킬 수 없다. 이러한 능력들은 우리에게 초인적인 힘으로 여겨지지만, 작은 생물들은 늘 해오던 일이다. 박테리아조차 당신의 장속이나 우주 공간과 같이 혹독하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 같은 특정과업들을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게 해낸다. … 자연선택은 우리를 향해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특정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특정 적응력을 갖춘 흥미로운 동물 한 종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동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다. 동물들은 각자 독특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한다. 당신의 뇌는 쥐나 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지구 상의 수많은 생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흥!🐯!! 자자, 생각하는 인간은 겸손해집시다. 니들 아무리 생각해봤자 박테리아와 다를 바가 없다구!! 


‘생각하는 뇌’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면 ‘종으로서의 나’와 ‘자아를 갖춘 나’ 모두는 더불어 겸손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물론 나의 두뇌는 나의 본질이 아니지만, 굳이 몸의 부위 중 어떤 것을 본질로 삼아보자면, 그것은 심장보다는 두뇌일테고 두뇌를 선택한 까닭은 나의 기억과 감정과 생각(자아)이 들어있다고 믿어서기 때문인건 데… 정작 내 뇌의 주되는 사용처는 생각이나, 기억이 아니었다고 하면, 캬~ 이거 좀 반전이잖아ㅋㅋㅋㅋ 나만재밌나 또 나만 재밌어? 여~알라딘 소설파들아, 비문학 좀 읽어다오. 나랑 놀자~


이 사실이 놀랍거나 말거나 내 뇌🧠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씩씩🔥🔥 거리며 문단을 구성하는 데에 그 기운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신체🏃🏻‍♀️를 운영하고 조절하는 데 본인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살짝 또 바꿔서 생각하면? 그렇다면 내 몸이란, 내 뇌를 거의 다 써서 운영되고 있는 내 몸이란!!!! 그저 살아있기만 한 걸로도 얼마나 대단하고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밥도 잘 먹이고 잠도 잘 재우고, 운동도 좀 시키고 해야할 것 같았으므로… 지난 달 이 책을 완독한 저는 곧바로 쿨하게 필라테스 6개월을 현금 플랙스 하고 왔답니다(응?). 뇌의 수고로움을 좀 덜어주는 데는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진 주3회 잘 다니고 있어여….


여기까지😤!! 이 책의 도입부 만을 소개해 본 것인데, 이 후에도 뜻 밖의 뇌과학은 계속해서 펼쳐지므로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 맞다. 그런데 또 여기까지 쓰니까 제가 오늘치 뇌를 다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책을 통해 알아가시면 좋을 듯 하네요🥱. (졸려서 급하게 마무리) 


-- 다음 날 아침, 이어서 ---


지금 읽(다말)고 있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도 의식의 본질을 이야기하면서 뇌와 따로 떨어뜨리는 것이 불가능한 신경계와 몸 전체의 중요성을 대단히 강조한다. 똑 따로 떼어낸 두뇌라는 것이(있을 수도 없지만) 인간에게 그닥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될 때(뇌의 자기객관화ㅋㅋㅋ)… 이성(뇌-인간-남성-주체)과 감정(몸-자연-여성-타자)을 분리해내던 쉬운 이분법들은 그 설자리가 또 한번 희미해지는 듯도 하다는 말을 적고 싶었다. 


언젠가 김상욱이 양자물리가 등장하던 1920년대시기의 과학자들은 1차대전의 생존자들이었다며 인간 이성을 의심하는 급진성을 띌수 밖에 없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양자물리라는 급진적인 과학 이론을 내놨다고 말했던걸 들은 기억이 있다. 비슷한 느낌으로 최신의 뇌과학이 가리키는 방향이 인간중심주의와 이분법을 흔드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은 추세라면, 그를 기준으로 이 시대의 분위기를 추측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훗날의 인류는 코로나19 전후의 과학을 인간 중심주의에서 지구 중심주의(?)로라고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대세는 역시 비휴머니즘!!!;;;;;;;; 그 어느 때 보다 인류의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하기, 다락방의 2045 인류 영생론에 맞서 그전에 인류멸망 할거다를 여기서 또 주장하고 있는 나…)


또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도 재밌었다. 

“(115~6)하지만 군인의 뇌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의 뇌는 외부세계의 감각 데이터들이 있는데도 예측에 집착했다. 이런 일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날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뇌가 그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다. 당신의 뇌가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그 뇌는 당신의 현실을 만든다. 예측이 틀렸을 때도 뇌는 마찬가지로 현실을 만들어내며, *바라건대 그 실수를 통해 배운다.*그 군인의 동료가 그의 어깨를 두드려 상황을 다시 보게 해 뇌가 새로운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 상식을 위협하는 마지막 결정타를 살펴볼 것이다. 바로 이 모든 예측이 우리가 경험하는 방식과 ‘반대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무언가를 감지하고 그다음에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적을 보고 그 다음에 소총을 드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뇌에서는 감지가 사실상 두 번째에 해당한다. 뇌는 집게손가락을 방아쇠로 가져가고, 그 움직임을 지원하기 위해 신체 예산을 변경하는 것과 같이 행위에 먼저 대비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또한 뇌는 이러한 예측들을 감각계로 전송해 손가락 끝의 차가운 강철의 느낌과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을 예측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군인의 뇌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를 듣고, 손을 총으로 옮기고, 존재하지 않는 적을 보도록 이끌었다. *그렇다. 뇌는 당신이 인식하기 전에 행동들을 개시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이 역시 내 입말로 좀 더 풀자면 … 우리의 두뇌는 신체 예산 조절능력을 가장 효율화 하기 위해 항상 예측하고 있고, 생각을 한 후에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에 따른 행동을 두뇌-몸이 미리 하고 있다는 요지인데,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배럿 여사는 이러저러한 예시를 들어가며 이렇게 말해준다.   


“(123) *오늘의 행동은 내일 뇌가 내놓을 예측이 되며, 그 예측들은 자동으로 당신이 앞으로 할 행동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할 수 있을지 모두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든 어느 정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이 부분을 이러한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선택을 의심할 것.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 당한 것일 가능성이 높음.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지 않다는 것. 인식도 전에 몸은 이미 행동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 하더라도 한계 속에 엄연한 자유가 있으니, 당신 뇌의 배선을 더 신경써서 가꿔가기 위해 오늘을 살아갈 것. 바라건대, 당신이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기를.


“(118)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책임이 당신에게 있다.* 행동을 개시하는 예측들은 난데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손톱을 물어뜯지 않았다면 지금 물어뜯는 일도없을 것이다. 친구에게 던진 후회막심한 말들을 아예 배운 적이 없다면 지금도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 새콤달콤한 맛에 길들여지지 않았더라면 트위즐러를 그렇게 먹어치우지 않았을것이다. 뇌는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 마법처럼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오늘 당신의 뇌는 다르게 예측할 것이고 다르게 행동할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세상을 다르게 경험할 것이다.

*물론 과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조금 수고를 들이면 앞으로 뇌가 예측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약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울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오늘 배우는 모든 것은 내일을 다르게 예측하도록 뇌에 씨를 뿌려줄 것이다.” 


뇌과학을 ‘자기 계발서’처럼 읽는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뇌가 이렇게 저렇게 생겨 먹어 작동하니까, 당신의 뇌를 위해 바로 지금(!)부터라도 조금 다른 선택과 경험을 해보고, 새로운 것을 배워라~, 용기를 내라!는 종류의 권유들은 나에게 확확 와서 팍팍 꽂힌다. 그것은 내가 조금은 더 잘 살고 싶은 방향으로 내 뇌의 예측 배선을 변화시켜왔다는 걸까나. 응. 나는 노력했다. 


요즘의 나는 내가 노력해온 것들을 운이 좋아 수월하게 얻어낸 것 처럼 이야기하지 않기 위한 연습 중이다. 처한 환경과 조건 하에서 나를 먹여살리고, 사회에서 살아남는 데에 모든 알로스타시스를 쓰고 돌아와 미세하게 남은 여분의 뇌 역량으로 꾸준히 책을 읽었다. 그것 역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과거의 내 노력들이 자랑스럽다. 먹고 사는 데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당장 쓰일 곳도 없는 스펙(?)과는 무관한 책을 읽은 것. 그리하여 이제는 책을 읽는 종류의 인간이 된 것. 읽고 쓰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새벽 세시 스탠드를 켜놓고 예닐곱 권의 책을 번갈아가며 뒤적이다가 시간 가는 것을 아까워하는 나를 만날 때, 인류멸망주의자(?)는  2045년 인류 영생 쪽으로 아주 살짝 마음이 기운다. 아, 이 모든 것을 실컷 읽고 소화하려면 영원히 사는 쪽에 배팅해야하는 것일까나. 이토록 뜻 밖의 반전이라고? 


내 친구가 자주쓰는 말이 있다. 인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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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2-01-15 1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간중심주의나 이성-감정 이분법을 극복하도록 하는 방편 중 하나가 된다는 점이 특히 의미있는 것 같아요!! 근데 생각이 생존을 위한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산물로 설명된다면, 물질이란 실재에서 생각이란 관념이 발생된다는 논리적 비약이 발생하는데, 저자는 이러한 논리적 비약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신념을 위해 효율이나 생존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는 인간의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도 궁금하고요 ㅎㅎ

공쟝쟝 2022-01-15 10:46   좋아요 3 | URL
저는 거의 극단적인 유물론자라서 (인간 의식-관념 조차 물질이다) 라파엘님이랑 읽기의 접근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인간 뇌 자체는 신체를 유용하는 예측기계에 불과합니다. 관념은 그 기계의 예측을 더 잘하기 위해 여러 신체 반응처럼 고안된 부수적인 기능 중에 하나이고요. 신념은 해당 인간이 고유하게 고안해낸 예측방식이겠지요? 전 이렇게 건조하게 읽었지만 ㅋㅋ 그렇다고 배럿이 저처럼 막말을 하진 않아요 ㅋㅋ 대단히 인간 종을 사랑한다고 느꼈어요 ㅋㅋ
물질-관념에 대한 부분을 이슈로 두고 읽지는 않은데다 벌써 읽은지 한달이 넘어가서 ㅋㅋㅋㅋ 대답해드리기 어렵지만, 라파엘님의 접근 방식으로 이 책을 독해할 때는 어떤 식으로 읽힐지도 저는 궁금합니다. 짧고 얇고 쉬운 책이니 읽고 리뷰 하나 써주세요 ㅎㅎㅎㅎㅎㅎ 인간의 ‘의식’의 본질에 관한 뇌과학 책은 지금 읽고 있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어요 ㅋㅋㅋ 저는 읽을 건데 ㅋㅋㅋ 그 친구 자꾸 밀리네요 ㅋㅋㅋ 아 주말이 얼마 안남았다 ㅋㅋㅋ

라파엘 2022-01-15 10:57   좋아요 2 | URL
인간의 의식이나 관념조차 물질이라고 설명하려면 뇌과학만이 아니라 양자역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저도 조만간은 아니지만 나중에 뇌과학 책들을 제대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쟝님 말씀대로 비문학도 정말 재밌어요!! ^^

공쟝쟝 2022-01-15 11:03   좋아요 2 | URL
적어 주신 첫 문장의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기에 그를 심오하게 톺지는 않아요. 말씀 주신 그 ‘공백’ 혹은 비약이 비약처럼 느껴지지가 않는 다능!! 그런데 종교를 갖고 계시는 단발님은 그 부분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끝까지 파보실(?) 작정이신가 보더라고요 ㅋㅋ 그리고 그런 맥락으로 양자역학에서 신을 도출하고 계셔서 제가 놀랐던 페이퍼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당 ㅋㅋㅋ (저는 저를 놀라게 하는 책과 글과 말과 사람을 애정합니다)~~ 아 정말 인류는 싫은데 개별 각각의 인간은 재밌습니다. ㅎㅎㅎㅎ

라파엘 2022-01-15 12:35   좋아요 2 | URL
양자역학은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신존재의 근거도 될 수 있고 유물론의 근거도 될 수 있고요. 그러나 어느 쪽이든, 그것은 인간의 한계와 이 세계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시간 날 때 단발님 페이퍼도 찾아봐야겠네요 ㅎㅎ 쟝님 말씀대로 인간은 재밌고 또 사랑스럽기도 해요 ^^

psyche 2022-01-15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완전 끌려요!

공쟝쟝 2022-01-15 10:52   좋아요 1 | URL
오늘도 이렇게 영업에 성공하고 마는 알라딘 관계자도 출판 관계자도 하다 못해 넷플릭스 관계자나 뇌과학관계자도 아닌 저 자신 ㅋㅋㅋ

잠자냥 2022-01-15 14:34   좋아요 1 | URL
쟝쟝/ 홉스 관계자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5:01   좋아요 1 | URL
오로지 홉스랑만 관계자 ㅋㅋㅋ ㅋㅋㅋㅋ

sijifs 2022-01-15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아리아나 그란데 끌리네요.ㅋㅋㅋㅋ 노래가 뭔지 궁급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1:14   좋아요 1 | URL
소개가 늦었습니다. 영화는 <돈룩업>이고요 대 유잼이니 넷플릭스 구독자면 보시고요, 노래는 저스트 룩 업 인데요 ㅋㅋㅋ 진짜 가사에 맞게 아주 노래 너무 잘해버림 ㅋㅋㅋㅋ

persona 2022-01-15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류는 더디게 발달하는 열등한 종입니다. 짝짓기 가능할 때까지 최소 12-18년을 키워야 하고 독립할 때까지 20년은 끼고 살아야하는 동물이 어딨습니까. 또 자유의지 그딴 거 없습니다. 자유 의지 발생하기 직전에 그 생각을 쏘아올리는 다른 뇌파가 있’읍’니다. 사실 내가 아니라 나를 구성하는 유전자가 널리 퍼지려는 방향으로 나를 이용하는 거죠. 그리고 정신 못차리고 이렇게 살다간 멸종합니다. 자기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다 지구 자체를 날려버릴 수도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행성과 박살이라도 나버려라… 지구가 절딴나지 않아도 우리에겐 곧 종말이 다가옵니다. 이상기온과 역병. 인간들은 지들끼리만 비극이라고 하지만 지구를 위해선 아주 굿초이스고 지구도 진화하니까(?) 자신이 생존 가능한 방향으로 상황이 선택되는 겁니다. 다른 생물종들을 위해서 인간이 사라지는 건 아주 해피한 현상입니다. 등등등 저도 그런 생각이 가득 차있었는데 양자물리 신경과학 진화학을 공부한 탓이죠. ㅋㅋㅋ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생물처럼 그냥 거대한 회로 기판이다!
이 지점에서 사회학과 종교가 필요한 거 같아 수혈하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맑고 뜨겁고 따뜻한 열정으로 구라를 쓰는 소설이 제일 좋아요. 제가 살려면 따땃한 게 필요해. 배운 거 다 쓸따리 없네요.

공쟝쟝 2022-01-15 12:36   좋아요 2 | URL
아놬ㅋㅋㅋ 펄손아님ㅋㅋㅋㅋ 지금 이 댓글 인티제 완전 돋아버린 것임 ㅋㅋㅋㅋㅋㅋㅋ 이 지독한 파괴욕망ㅋㅋㅋㅋ 뒤에 오는 잔잔한 가능성에 대한 희미한 바람 ㅋㅋㅋㅋ 나도요 ㅋㅋㅋ 나도 비슷해 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2-01-15 12:43   좋아요 2 | URL
인생과 인간들은 환멸나지만 그런 이유로 죽을 순 없고 저희에겐 고양이와 돌멩이가 있으니까 흥분하지 말고 참아야지. 어쨌거나 언젠가 심판 받을 때까지 삶은 일단 계속 돼야 하니까요. 삶과 죽음은 제 자유의지의 영역이 아닌건데, 납득은 가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곧죽어도 싫으니 죽음에도 자율성을 허하라 주의잡니다.
오늘은 마음을 정화해야겠어요. 🖤

공쟝쟝 2022-01-15 12:44   좋아요 2 | URL
죽음에 자율성과 고양이까지 ㅋㅋㅋ 개똑같아서 소름돋았당 ㅋㅋㅋㅋ 저는 스파이더맨 볼거야 ㅋㅋㅋㅋ 우하하하하 개싄나!!

persona 2022-01-15 12:45   좋아요 2 | URL
전 고양이 없는 인티제. ㅋㅋㅋ 저는 반려 돌멩이들 데리고 산책 다녀올게요. 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2:48   좋아요 2 | URL
전 달리고 들어가는 중ㅋㅋㅋ 주말 잘 보내고요 ㅋㅋㅋ 암흑의 검은 하트 감사해요 🖤역시 내 심장의 색깔은 블랙 ㅋㅋㅋㅋㅋ 이거 레드 하트보다 좋은 거인거 난 알아본다 ㅋㅋㅋ

persona 2022-01-15 12:52   좋아요 2 | URL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속이 씨꺼멓게 타들어가도/ 썩었어도 심장은 뛴다가 희망의 메시지라는 거. 알쥬? ㅋㅋㅋㅋ 좋은 주말 되세요!

난티나무 2022-01-15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쟝쟝님을 존경합니다. (존경은 이모티콘이 없네요…❤️‍🔥❤️‍🔥❤️‍🔥 불타오르네~^^)

공쟝쟝 2022-01-17 12:23   좋아요 0 | URL
퐈이어여어어어~~ 퐈이여어어어어~~ BTS의 비쥐엠이 깔리는 비주얼의 댓글!! ㅋㅋㅋ

단발머리 2022-01-15 2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 뇌의 제일 주요한 기능이라는 저자의 뜻은 알겠어요. 인간 중심주의 타파, 좀 더 겸손해지자는 맥락도 이해하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는 끈질긴 인간 중심주의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과 인간은 다르다는 그 ‘신념‘이 인간에게 혹은 인간에게만 ‘의식‘ 혹은 ‘영적인 영역‘이 가능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 자리를 전 아직은 ‘뇌‘라고 생각하기에 그 흔적을 찾고 싶습니다.

118쪽의 내용은 자기계발서처럼 읽힌다기 보다는 너무 ‘자기계발서‘라서 좀 그러네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내일은 바꿀 수 있고, 그 변화는 오늘의 행동에서 비롯된다. 아, 뇌과학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이야.

이런저런 생각은 많은데 정리할 시간이 없네요. 요즘은 상반기의 책 <정치적으로 옳지 않은 페미니스트>에 푹 빠져있거든요. 거기에서도 생각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의 생각을 중심으로 이렇게 재미있고 진지하며 유익하고 지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내 친구라는 사실에 무한 기쁨을 느낍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쟝님이 아니라 쟝님의 뇌가 아닌가 싶어요. 굿나잇이요!!!

공쟝쟝 2022-01-17 12:31   좋아요 1 | URL
제 뇌 말고 절 좋아해주시면 안되요? (꺅-)

인간 중심주이가 우얘 나쁘겠습니까. 다만 시간이 흐르고 장점보다 단점이 더 두드러지는 현재... 인간 아닌 것들과의 공존이 그 휴머니즘 이라는 전제 안에서 필연적으로 배제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면, 언제나 인간이 그래왔듯이 판을 뒤집어서라도 다른 길을 모색할거라는 것. 이미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최신 과학 책과 최신 영화에서 그런 맥락들이 보이는 것도 같아서 리뷰를 써 보았습니다. 모처럼 쓰면서 신났음! 에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