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전의 단편 집에서도 느꼈지만, 이번의 장편을 읽으니 확실히 알겠다. 나는 장류진 소설 속 자기객관화가 특별히 잘 되어 있는 또래 여성 캐릭터들이 좋다. 그녀들은 현실적이고 똑똑하고 야무지며 기꺼이 영악하다. 뭇 사람들이 ‘영악하다’는 말에 섞어쓰는 은근한 째림의 시선을 담대하게 받아친다. 어쩌라고? 나에게 참으라고 하지마. 

“(309) 언니가 투정하듯 말했다.

“저 사람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했단 말이야.”

“무슨 말?”

“나한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 너한테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 난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역시, 그것 때문이었구나. 은상 언니가 목소리를 낮춘 채 이어 말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을 정말로 싫어한다고. 그렇게 사람을 아래로 보면서 하는 말이 어디 있느냐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정도’라는 말 앞에 ‘나한테는 아니지만’이 생략된 것 같다고 했다. 나한테 아니지만 너한테는 그 정도면 족하지. 그 정도면 감사해야지, 그런 말들. 기만적이라고 했다. 그런 종류의 말을 하는 사람의 면면을 잘 봐두라고 했다. 그게 정말로 자신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모자람 없이 넉넉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 인지를.”

자신의 욕망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소설 속 캐릭터들이 좋았다. 내 욕망이 니 욕망 니 욕망이 내 욕망인 채로 양육되거나, 모든 욕망을 싸그리 나쁜 걸로 눙쳐 억압해버리는 한국 사회에서 다해, 은상, 지송 같은 친구를 만나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욕망’이라는 퀘스트를 통과한 그녀들은 자신들의 능력/무능력에 대해서도 잘알고 있는 것 같다. 이것도 그냥 알아지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열정 페이라는 이름의 착취 두 스푼, 사회에서 그 정도 열심으로는 살아남지 못해 꼰대들의 후려침 네 스푼, 무능력자들의 공 가로채기 두 스푼 정도를 넣고 휙휙 잘 저은 뒤 앙금처럼 맺혀 가라앉을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기간의 지속 - 혼탁해진 내 세계가 본연의 투명한 빛깔이 찾아질 때 즈음에야 내 능력은 나에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진실을 알게 되는 법이나니. 


이 후에는 적절한 운용이 필요하다. 너무 능력이 없어보여서도 안되지만, 내 온전한 능력치가 간파당하는 순간 피곤할 일들이 생겨나므로 잘 숨겼다 필요한 곳에서 안들키게 사용해야한다. 주인공 다해는 그걸 잘 아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나도 쫌 그건 아는 편이다. 혹시 몰라 팁처럼 적어두는 데- 내 능력을 잘 사용하게되는 과정에서 내 무능력에 대한 허심한 인정 역시 필수다. 대다수의 흙수저들은 능력이 생기기 전에 무능력과 한계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지만 억세게 운이 좋거나 자존감이 과도해 잘 모르는 경우도 가아끔 있긴 하더라. 


다시 돌아가서, 나를 사로잡은 캐릭터의 이야기를 더 하자면. 그녀들의 자아가 누군가(특히 남자)에게 의존하거나 타인의 덕을 볼 생각이 없다는 점이 내 치임의 포인트였따.. (스읍- 🤤침닦자) 잘돼도 내가 잘되는 거고, 망해도 내가 망하는 거. 정확한 경계선이 있는 똑똑한 욕망들은 ‘계급에서 탈출하려거든 가진자원을 잘 가꾸어 백마탄 왕자한테 시집이나 가’라는 온 사회의 노래와 같은 주문을 상냥하게 거절한다. 그러니까… 역시 백마탄 왕자 보다는 이더리움을 탄달까. ㅋㅋㅋ

“(98) 나는 그냥 부스터같은 걸 달아서 한번에 치솟고 싶었다. 점프하고 싶었다. 뛰어오르고 싶었다. 그야말로 고공 행진이라는 걸 해보고싶었다. 내 인생에서 한번도 없던 일이었고, 상상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조차 염원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지금, 그것이 내 눈앞에 번쩍이며 펼쳐져 있었다.

J.

마주하는 순간 내가 그것을 원해왔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이들은 일생 일대의 기회를 알아볼 만큼 지혜롭고, 거기에 배팅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며(빚투라니 레버리지라니… 와우)… 함께 곤궁한 전우-친구들을 챙기는 센스하며… 아 …  진심, 사랑해요. 은상언니. 혹시 만나면 싸인 좀 부탁드려요. 언니가 이더리움 쏴줄 때, 캡틴 마블 보는 것 처럼 제 가슴 웅장해졌어요. 가즈아~ 가즈아~ 언니라면 달을 넘어 북극성까지 갑니다. ㅠㅠㅠ 또르르… 자기 능력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한 현실적 욕망을 찰지게 조절하는 생생한 캐릭터들. 아오, 야무져. 아오, 오져. 현생에서 만난다면 악착같이 내 친구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달까지 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서로를 위해 외치는 거지. “달까지 가자! 가즈아~!🌝” 그것은 주문이 되고 응원이 되어 감당 가능한 만큼의 행운으로 우리 옆에 안착할 것이다. 우리들은 행운을 행운으로 인식할거고 행여나 그것을 자기 능력인 척 스리슬쩍 포장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엔?

“(164) 유기농 목장의 우유를 사 먹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그때그때 그날 파는 가장 싼 우유를 샀다. 그러다보면 경영방식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회사의 제품을 살 때도 있었다. 같은 식품 업계이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속속들이 다 사실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랬다. 뭐랄까, 그게 내 소비의 기본 모드였다. 최저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코드가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처럼 항상 제일 싼 것만을 골랐다. 이제 더는 아니었다. *처음 먹어본 유기농 목장의 우유는 맛도 물론 좋았지만, 그걸 고르는 나 자신이 비로소 건전한 시민이되었다는 충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로고가 그려진 유기농 우유를 유유히 집어 장바구니에 넣는 동안, 내 머릿속에서 악덕 기업의 사장은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권좌에서 내려와 어쩐지 수갑을 찬 채 촘촘한 창살 안에 들어가 있었고, 그 위로는 우리에 갇혀 있지 않고 너른 풀밭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젖소들과 밀짚모자를 쓴 선한 농부의 땀과 미소가 오버랩되었다. *그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소비 경험이었다.*

나와 세상에 조금 더 다정하고 관대한 소비를 ㅎㅎㅎ ㅎㅎㅎ 

암튼 나도 앞으로는 돈 많이 벌어서 생필품도 ESG 우수 기업 이용하고, 생태계 친화적인 유기농 우유도 사먹어야지!! 불끈!!


소설 중간에 세 친구가 신세대(!) 무당을 찾아가는 장면 읽는데, 작년 가을에 동생들과(우리는 세자매다) A대학 최고의 유물론자가 소개시켜 준(ㅋㅋㅋ)용하다는 선녀님을 찾아갔던 기억 떠올랐다. 사주카페는 가봤지만 사주+신점은 처음이어서 설렜다. 각자 직장운과 연애운과 사업운 등등 궁금한 게 참으로 많아 다 물어 봤는 데, 심리상담을 받는 것 못지 않는 치유와 정화 효과가 있었다! 그때의 나에게 특별히 큰 용기를 준 것은 미래의 안녕에 대한 장담보다는 성격 진단이었는 데.. “그런데, 제가 욕심이 없어가지고요…”라고 말끝을 애매하게 흐리자마자 선녀님 왈, “무슨 소리? 왜 욕심이 없어? 자기야, 자기 사주에 욕심없다고 안나와. 이것도 부족한 것 같고, 저것도 좀 부족한 것 같고 그렇지? 진짜 욕심없는 사람은 안 그래. 자기야! 너 욕심 없는 거 아니야!!”  바로 인정하고 그자리에서 감사합니다. 절할 뻔 했다. 까스 활명수 먹고 속이 다 화해지는 기분. 


순간 바로 알아챘었다. 나 자신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인식은 엄마의 것이었다는 걸. 한편으로는 큰딸로서 ‘양보의 미덕’을 설파당하고 또 한편으로는 코피가 터지도록 공부한다는 엄친딸과 비교당하며 ‘너는 (왜 성적에 대한) 욕심이 없느냐’는 핀잔을 들었다. 누군가의 욕망에 마주서면 양보가 더 수월했고,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잘몰라 이따금 무기력했던 것은 욕심이 없는게 아니었다. 그날 선녀님이 툭 치듯 알려준 덕분에 나 자신에 대한 편견하나가 확 깨졌다. 난 사회나 엄마가 말하는 성공에 대한 욕심이 없을 뿐이다. 


생각해보니 이미 오랜기간 인정욕구의 노예였고, 식욕과 수면욕과 지식욕은 언제나 많았으며, 드립 하나를 꼭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개그 욕심까지… 공부와 물욕은 조금 덜했을 지언정 총체적으로 뜯어보면 남부럽지 않은 욕망의 화신이 나였다. 내 안 깊숙한 곳에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는 욕심을 알아채는 순간 갑자기 삶의 의욕이 돋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욕심을 욕심내야지! 하고 싶었던 거 다 할꺼야~! 난 욕심쟁이닷!!! 우하하하하!!!

“(95) 왜 인지 짤랑거리는 소리가들리는 것 같은 기분,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돈벼락을 맞은 기분. 그런 기분들에 나는 꼼짝없이 휩싸였다. 그제야 비로소 알아차렸다. *내가 깊이 바라왔던 게 있다는 것을 J. 이거였다.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 그래서 내가 기다려왔던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이런 모양, 이런 곡선이었다는 진실을 그 순간 섬광처럼 깨달았다.* 나는 매일매일 모래알처럼 작고 약한 걸 그러모아 알알이 쌓아올리고 있었지만 그걸 쌓고 쌓아서 어딘가에 도달하리라는 기대도 희망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행위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그런 동작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태껏 쌓은 건 지나가는 누군가의 콧김 같은 것에도 쉽게 부스러져내릴 수있다는 사실은 구태여 직시하지 않을 뿐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부터 였나… 메모 덕후 답게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가기 시작했던 게. 이번에 쉬면서는 각 잡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순식간에 오십개가 찼다. 하려고 보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야, 나 코로나 끝나면 아이언맨이 조깅하던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달리기 할래. 졸라 뉴요커처럼, 맥북들고 가서 잔디에서 책 읽다가 글 쓸래!! 겁나 멋있겠지? 근데 그 모습 사진을 누가 찍어줘야할 것 같으니까 너 나랑 센트럴 파크 같이 가야할 듯. 친구에게 후다다닥 메시지를 보내자 “조타조타~ 서타벅스 커피 벤티로 사가지고잉~” 바로 답톡이 왔다. 오케이. 뉴욕이라니, 맥북이라니, 스타벅스 벤티라니…. 헐... 너무 조아 너무!!! 꺅!! 😆 야밤에 고양이랑 댄스타임을 갖다가 문득 지금까지 해외나갈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동남아나 신혼여행으로 가야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었음…. 아 짜증나. 왜 신혼여행이었는 데, 왜!!)는 사실이 더 놀라울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네가 원하는 게 뭐냐고, 내가 나 자신에게 물어봐주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린거지? 나 정말 헛똑똑이였구나. 으으.

“(105) 아…… 그래서 이렇게 월급 짜게 주는 회사 다니면서도 저렇게 표정이 좋았구나. 일도 재밌게 하고, 야근해도 보람있어 하고, 열정이 넘치고, 저런 애들은 여기서 박봉 받으면서 일해도 결혼할 때 엄마 아빠가 집 사주고 차 사주겠지? 못 사줘도 일부라도 보태줄 거 아냐? 마음이 되게 편하겠다…… 야…… 진짜로…… 걱정이 없겠다…. …저렇게 살 수만 있으면…… 되게 든든하겠다…… *저 사람은 내가 이렇게 옹졸하다는 걸 모르겠지? 아마 날 좋아할지도 몰라…… 생각이 여기까지 오면 여유 있는 집안에서 자란 게 부러운 게 아니라 사람을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볼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이 부러웠다.* 반대로 나는 속으로 이렇게 좀스럽게 굴면서 쉽게 사람을 좋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은상 언니, 지송이와 이야기할 때는 그런 게 없었다. 첫날부터 우리는 우리가 ‘같은 부류’라는 걸 직감으로 알았고, 그 느낌을 바탕으로 한 호감으로 자주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완전히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아무리 탈탈 털어도 부모가 대졸자라거나, 더 나아가 공무원이라거나, 전문직이라거나 즉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라는 정보값은 없었다. 대신 여러가지 이유들로 집안에 빚이 있고, 아직 다 못 갚았으며, 집값이 싸고 인기 없는 동네에 살고, 주거 형태가 월세이고5평, 6평, 9평 원룸에 살고 있다는 공통 정보가 나왔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놈의 돈, 돈이 지독하게 문제였다. 너무 문제라서, 어차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거라서, 아예 없는 것 처럼 지워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것보다 더 의미있고 중요한 걸 찾아야 해, 하고. 나는 나에게 계속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다고, 저것은 사치라고, 원하는 것보다 필요한 게 먼저라고, 욕망에는 댓가가 따르는 법이라고.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내 욕심을 돌아보지 않은 죄로 치른 댓가가 더 큰 것 같다. 다행이지, 이제라도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기 시작한 것은. 하마터면 남의 욕망대로 살면서 내 욕망인 거라고 착각하고 알 수 없는 분열과 억울함, 무기력 증에 시달리며 누군가의 분별있는 욕망마저 못마땅해 하는 꼰대가 될 뻔 했다. 

“(194) “야! 니가 그럴 자격이 왜 없냐? 그럴 자격 있다. 누구든 좋은 걸, 더 좋은 걸 누릴 자격이 있어.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너도, 나도, 우리 엄마도. 그건 다 마찬가지인 거야. 세상에 좋은 게, 더 좋은 게, 더 더 더 좋은 게 존재하는데, 그걸 알아버렸는데 어떡해?” 은상 언니가 야광봉을 쥔 한쪽 팔을 허공에 쭉 뻗고서는 내 귀에 대고 속닥였다. “걱정 마. 우리 저기까지 갈 거잖아.” 노란 빛살을 내뿜는 야광봉의 끝이 밤하늘의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소설에 다가 대고 일확천금은 옳지 않고, 한탕주의는 나쁘며… 같은 소리는 별로 안했음 싶다. (물론 나의 불안함과 취약함이 곧 나의 정당함이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다.) 몰라서가 아니다. 하나마나한 소리라서 그렇다. 평범한 인간은 돈을 벌 수 있는 다시 없을 기회(작가는 그걸 시간탐험대에서 돈테크만이 여는 포털에 비유한다) 앞에서 도덕군자스럽지 않다. 게다가 자본주의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도 않다. 아마 이 코인열풍에 탑승한 현실의 대다수는 인생이 더 혹독해졌을 거다.


내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 원하는 것을 다 이루진 못해도, 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알려고 노력한다는 것 만으로도 삶에 생기가 생겼었다. 청소년 시기에 진작 졸업했어야 할 생애주기 과업 일지라도 그게 잘 안됐던 나같은 사람도 있다. <달까지 가자>는 그것이 진짜 자신의 욕망이라면, 힘내서 실컷 추구해도 된다는 해방의 이야기였다. 요는 자신에 대한 객관화고 욕망의 완급 조절이다. 부풀려지지 않은 자아로 알뜰하게 삶을 쓰는 소설 속의 똑똑한 여자들을 오래오래 자주자주 만나고 싶어서 작가님의 다음 소설을 열렬히 기다리기로 했다. 



앗, 다 적고 보니 문득 생각나 기사 검색해 가져와 본다. “30대 여성의 주식 수익율 1위. 20대 남성 꼴찌.” 어떤 징후처럼 느껴지지 않나? 이미 완급조절된 욕망으로 성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흥겨운 소식ㅋㅋㅋ 


달까지 가려다가 깡통을 차버린 사람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욕망이라는 게 그렇게 다루기 어려운 거다. 객관화라는 게 그렇게 힘든거다. 에효~. 그 어려운 걸 모두가 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은 좀 씁쓸하지만… 안할거면 벼락거지가 되어버릴 거라… 기본소득 오는 그날 까지, 일단은 모두 살아남아 성.투. 하시기를... !!

이른바 분리형 원룸이나 투룸에 살 수 있기를 늘 바라왔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그런 곳에 살 수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희망 섞인 기대를 해본 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날이 오긴 올까? 서른 될 때까지는 그른 것 같고 마흔쯤 되면 가능한 걸까? 하고 아득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실은 그런 날이 더 많았다.

- 🌜돌이켜보면 참 고되었던 나의 서울살이여. - P72

*알게 된 즉시 쪼그라들었다. 당연히 이런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건 제어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똑같은 회사에다녀도, 비슷한 월급을 받는다고 해도, 겉으로는 나랑 같은 처지인 것처럼 보여도, 저 사람과 나는 다르다. 다른 세계를 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갑자기 상대와 나 사이의 거리가 하염없이 멀어지는 느낌이 들곤했다.

- 🌜...흙수저는 운다... - P104

물론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악의가 없다. 그냥 자기 주변의 일상적인 소재로 평범한 대화를 했을 뿐이다. *나를 쪼그라들게 하려는 의도 따위는 티끌만큼도 없었을것이다. 그런 게 사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것이다.* 타인을 주거지와 부모의 직업으로, 재력으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교양있는 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천박하다고 생각할것이다. 사람을 사람 자체로만 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런 태도가 형편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의 지나가는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선을 그은 다음 나 자신을 아래에 위치시키고 거리를 뒀다.

- 🌜...흙수저는 두번 운다... - P104

"언니, 그때 기억 나? 언니가 그랬잖아. 우리에겐 이제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고. 코인은 엉뚱한 곳에 난데없이 뚫린 만화 속 포털 같은 거라고. 요란하고도 희귀한 소리를 내면서, 기이하게 일렁이는 푸른 빛을 내뿜으면서 열려있는 이상한 구멍 같은 거라고. 께름칙해도 있을 때 들어가야 한다고. 이 기묘한 파장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건지, 이 요상한 소리는 대체 왜 나는 건지, 그런 거 계산하고 알아볼 시간이 없다고. 닫히기 전에 얼른 발부터 집어 넣으라고. 오직 이것만이, 우리 같은 애들한테 아주 잠깐 우연히 열린 유일한 기회 같은 거라고."

- 🌜...애들아 잘했어 ㅜㅜ - P328

바라기는 했어도 내심 그런 걱정도 했다. 이런 이야기, 그러니까…… 분수에 맞지 않는 걸 욕망하고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대개 욕심 부리다가 큰코 다치고 괘씸죄로 천벌받으면서 끝나버리고 마니까. 이욕을 추종한 죄, 주제넘게 재물을 탐한 죄, 분별없이 반짝거리고 빛나는 것들을 좇은 죄.

- 🌜..괜찮아, 잘했어 진짜 잘했어. - P329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1-06-24 15: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인수익률 -20 ㅋㅋㅋㅋㅋㅋ빠른손절 칭찬해!!

공쟝쟝 2021-06-24 15:36   좋아요 2 | URL
아잇 ㅋㅋㅋ 태그에 숨겨 놓은거 댓글로 이렇게 까버리면 부끄럽잖아요 ㅋㅋㅋㅋㅋㅋ -_-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4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시작하자마자 마이너스야. 부자 되기로 약속했잖아. 나 용돈 타쓰는 삶 살고 싶은데.. ㅠㅠ

공쟝쟝 2021-06-24 15:39   좋아요 2 | URL
드디어 조정장이다! 이보다 더 하락할 쏘냐! 하면서 지난 달에 들어갔다가, 계속 저점 갱신하길래 놀래서 나왔어요. 30대 여성으로서 그냥 주식할래... 나의 카카오!!!!!!!

공쟝쟝 2021-06-24 15:39   좋아요 2 | URL
소소한 40평대 아파트........ 하아.. ㅜㅜ 지금 내 버킷리스트 1번이라고...

다락방 2021-06-24 15:58   좋아요 4 | URL
소소하게 40평대 아파트 사서 사이좋고 다정하게 오래오래 지내자. 서로 가끔 들여다봐주면서. 등에 파스 붙여야 되면 불러요..

공쟝쟝 2021-06-24 16:19   좋아요 2 | URL
다정하게 파스 부쳐주러 벨 누르는 옆 단지 사람ㅠㅠ 정말 소박한 우리의 꿈

수이 2021-06-24 16:20   좋아요 3 | URL
좀 가까이 살아요. 그래야 와인 자주 마실 거 같은..... 했다가 안되겠다 가까이 살면 매일 마실지도;;;;

수이 2021-06-24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용돈은....용돈은......결국.......

공쟝쟝 2021-06-24 18:19   좋아요 2 | URL
기다려요. 다음 포털이 열릴거야.

다락방 2021-06-24 16: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용돈 줘 용돈 용돈!! (바닥을 마구 구른다)

공쟝쟝 2021-06-24 18:22   좋아요 2 | URL
어차피 용돈 주면 그걸로 책바꿔 먹을 검시롱!! 여기도 기다려봐요! ㅋㅋㅋ 이참에 선녀님 좀 찾아가야되것네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6-24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인은 아닌데 -20만… 이주차… 그냥 노역이나 해서 호구나 하는 걸로….이번 생은 그런 거구나…

공쟝쟝 2021-06-24 18:24   좋아요 3 | URL
속은 쓰리겠지만 ㅋㅋㅋ 겨우 2주 가지고 그만두지마요ㅋㅋㅋㅋ 코인은 단타지만, 주식은 존버야!!🧘🏻‍♀️ 종목공부 더하자 ㅋㅋㅋ

붕붕툐툐 2021-06-24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댓글 쓰면 쟝쟝님께 용돈 받으며 살 수 있다는 그곳입니까?

공쟝쟝 2021-06-24 22:14   좋아요 1 | URL
무슨 소리여 ㅋㅋㅋㅋ 워 ㅋㅋㅋㅋ 큰일날 소리 하고 있어 ㅋㅋㅋㅋ 근데 기다려봐요 ㅋㅋㅋㅋ 다음 포털 열리면 가는 거야 우리. 내가 용돈 쏜다 쏜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