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프로이트의 의자’를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랜만의 신간 소식에 허겁지겁 읽었다. 의자보다 못하네? 밀어뒀다가 어제 오늘 천천히 재독하는 데, ‘대한민국 최초 국제정신분석학자’ 내공 짬바가 갑자기 확 끼쳐왔다.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아주 어렵게 읽을 수도 있는 훌륭한 책이다. 지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서술적 진실로 다시 풀어 낼 수”는 있다. ‘인생의 판을 바꾼다’라는 부제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내가 나와 관계 맺는 방식이야 말로 무의식이 가장 강하게 미치는 영역이기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행위야말로 인생의 판을 바꾸는 확실한 방법이지싶다. 진짜로 한 몫 단단히 잡아서 인생의 판을 바꾸실 분들 말고, 상담이나 정신분석이 궁금한 독자나 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각별히 좋은 독서 경험을 줄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요구가 없는 독자에게는 건강한 자기계발서로도 읽힐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