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빨간책방 비행운편을 들었다. 김애란 작가는 소설 안에서 ~다 로 끝나는 문장의 단조로움을 의도적으로 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은 항상 똑같이 ~다로 끝나는 우리 글을 오히려 시처럼 운율처럼 느낀다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언제부턴가 나도 글을 쓴다. 그러고보니 ~다 라고 끝나는 문장의 끝이 지겨워서 어떻게든 변화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쉽지 않다. 이 글 또한 ~다로 끝나는 걸 보면.

평론가 신형철은 집을 짓듯 문장을 쌓아 올린다고 했다. “단락의 개수를 계산(p.5)” 할 정도로 배치를 해서 시각적, 공학적 균형 까지 찾으려 한다고. “한 단락도 더하거나 빼면 이 건축물은 무너진다.(p.6)”  

그런가하면, 김상봉 선생님은 청탁받은 기고문을 쓸 때도 ‘철학자의 글은 하나의 사유로 완전’해야 한다는 자신의 준칙이 있다고 하셨다. 교열자에게 어미하나, 쉼표하나도 절대 손보지 못하게 한다며, 자신의 글은 글이 아닌 ‘사유’로서 흠결없이 완벽한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그 말이 기억난다.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기행(?)처럼 느껴지기도하는 이 말들을 곱씹는다.
기껏해야 SNS에 올리는 독후감과 일기장에 끄적이는 의식의 흐름이 다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후 부터는 ‘글 같은 글’을 써야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글쓰기의 대가들처럼 ‘구조적, 미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로 쓰지는 말아야겠다고.

생활인으로서 나는 읽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읽을 시간도 없는 데, 쓰는 것은 사치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꾸역꾸역 시간을 내서 쓰는 읽고 씀이 없으면, 내 삶은 오로지 ‘생존’과 ‘연명’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생계는 삶의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왜 이렇게 필요한게 많은 걸까.)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기위해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멈추어 생각하는 시간'을 ‘본격적으로’ 삶에 도입해야한다. 그러므로 생각을 적는 이 시간은 나의 존엄을 도모하는 시간.

(읽고-생각하고-쓰는) 글쓰기가 업인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살아있다고 느끼기 위해 쓰는 내 글도 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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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삶을 녹일 것.
삶에 글을 입힐 것.

주말에도 못 쉬고 어제도 밤늦게까지.. 일만 하는 요즘이다.
책을 읽고 싶다. 글을 쓰고 싶다.
내일까지 마감해야하는 작업물을 왼쪽 모니터에 켜두고,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오른쪽 모니터로 글을 쓴다.

아. 살 것 같다.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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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8-11-21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늘 고민하는데, 결국 ‘~다‘가 아닌 말은 못 찾겠더라구요.

쟝쟝 2018-11-21 14:48   좋아요 0 | URL
‘요‘로 끝내셨답니다요.~ ^^
‘다‘를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계속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별수 없어서 항상 다~하고 말지만,
특히 일기같은건 쓰고 나면 ˝오늘은 참 즐거운 하루였다^^˝ 같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죠. ㅜ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