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 호수의 물안개가 짙은 장막이라면 겨울 물안개는 살랑이는 비단이다. 분분이 피어오르는 안개 속으로 물오리가 떼를 지어 유영한다. 수초는 서리꽃 곱게 입었고 물과 맞닿은 곳엔 동그란 얼음이 얼어 크리스탈처럼 반짝인다.
귀를 에는 추위, 습한 냉기가 목덜미를 파고 들어도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다.
거울 같은 호수는 새들의 이착륙으로만 잠시일렁인다. 잔잔한 파로호를 깨우는 유일한 진동이다. 이 마저 없었다면 호수는 새들 발목을옭아맨 채 얼어버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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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은 여전히 부드러운 산세다. 그러나 비로봉을 내려서는 순간부터 길이순탄치 않다. 특히 겨울에는 산행객이 적어 러셀(눈을 헤쳐길을 내는 것)이 되어 있지 않아 걷기가 상당히 힘이 든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비로봉에서 발길을 돌린다.
하산은 비로사와 천동계곡 두 갈래. 비로봉에서곧장 내려가는 비로사 길은 겨울산행 맛이 떨어진다. 남향이라 오후에는 상고대가 다 녹아버린다. 반면 천동계곡은 북쪽이라 상고대가 만발한다. 특히 주목관리소에서 내려서는 300m 거리가 소백산 상고대의 백미다. 이곳은 몇 아름씩되는 주목들이 서 있는 곳이기도 해 설경을 만끽하기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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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박물관을 지나면 국토 최남단비가 반긴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오가는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대느라 차례를 지키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다. 그 앞엔 기암괴석 모양의 장군바위가 있다. 마라도 사람들이 수호신으로 믿는다고 한다.
최남단비 오른쪽으론 하얀 등대가 자리하고 있다. 시퍼런 바다를 배경으로 푸른 초원 끝 절벽 위에 세워진 하얀 등대는 지중해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고 있다. 등대로 이어진 도로에서 조금 벗어난 벼랑 끝에는 100년에 한 번 꽃이 핀다는 선인장 ‘백년초‘가 바위틈에 자리 잡았다. 푸른 바다와대비를 이루는 노란 백년초가 남국의 향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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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독도의 다소곳한 자태에 할 말을 잃어서였을까. 독도에 왔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여러 차례 두 눈을 씻고 독도를 보고 또 봤다. 그럴수록 정신과 마음은 외려 차분해지고 경건해졌다. 동해의 휘몰아치는 파도를 거친 숨결로 잠재우고 눈이 부시도록 새파란 하늘을 가슴 가득 포용하고 있는 독도의 호젓한 풍채에 홀딱 빠져 버린 것이리라. 그 모습은 마치 만주벌판을 내달리던 고구려 대장군의 기세를 보는 듯 장엄하기까지 했다.
독도는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울릉도의 형님뻘이다. 면적은 비교도 할 수없을 정도로 작지만 화산 분출로 생성된 연대를 따져 보면 시대가 훨씬 앞서기때문이다. 그만큼 독도의 아름다움은 역사의 흔적과 괘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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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품절


건과일의 산미와 밀도 높고 묵직한 단맛, 독특한 향미의 세계 3대 커피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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