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여행의 로망 - 대한민국 빈티지를 만나다
고선영 지음, 김형호 사진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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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오는 세월동안 지치고 힘들때면 가족들과 잠시 떨어져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을때가 있었다. 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한 두어번 지갑과 핸드폰만 챙겨들고 문 밖을 나선적도 있다. 하지만 막상 나서고보면 갈곳이 없었다. 고작 PC방에 가거나, 서점에 가서 책만 열심히 보다가 스스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내 모습이 참 초라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소도시 여행의 로망>이라는 책이 있었다면 좀 달랐을까?^^

<대한민국 빈티지를 만나다>라는 부제처럼 우리나라의 구석구석 소박한 도시들을 알려주는 예쁜 여행서가 있다. 생계유지를 위해 여행기자로 일하다 여행칼럼을 쓴다는 한량주부(부럽다^^) 고선영씨와 여행잡지 사진을 많이 찍었다는 김형호씨의 합작품인데, 둘은 부부란다. 이렇게 부러울수가~~

이 책은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곳도 소개하지만, '이런 곳도 있구나!' 할 수 있는 옆동네 같은 곳도 소개하고 있다. 총 26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부산과 안성을 두 번 소개했으니, 24개 도시를 소개했다고 해야겠다. 목차를 보고 마음에 드는 도시부터 훑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 도시의 소개는 이렇게 황토바탕에 흘려쓴듯한 소도시 이름과 작은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한다.

우선은 46번 시내버스로 투어 할 수 있다는 안동을 본다.

책장을 넘기면 책 양면을 가득 채운 멋진 소도시의 사진이 등장한다. 시내버스 투어를 하는 안동이라는 컨셉에 맞게 예쁘게 다듬어진 시골길을 달리는 '안동'이라 써있는 분홍색 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작가는 조근조근 여행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지에서 만났던 진솔한 삶이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했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쳤을 풍경이지만, 구불구불 시골길을 운동화 하나 신고 걸었기에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시골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꾸밈이 없고 소박하지만, 정이 한가득 담겨있어 따뜻하다.

이야기의 중간중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을 이곳저곳의 사진이 실린다. 장에서 한가득 물건을 사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도, 손으로 손수 쓴 도장 가격표도, 뻥튀기 기계앞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도 모두 정겹게 보인다.

그렇게 한가득 정을 느끼고 돌아온 작가는 <여행자의 수첩>을 통해 독자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준다. 작가가 알려주는 정보는 가기, 먹기, 머물기, 해보기, 알아두기로 나누어 진다. 자가용으로 가는 방법,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은 물론 이거니와 도착한 소도시 내에서 이동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소도시의 특색있는 맛집이나 민박집은 이름과 함께 전화번호까지 나와있으니 찾아가기도 쉽겠다. 알아두기를 통해 웹사이트 등을 방문하여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겠지만,그 조차도 어렵다면 해보기를 그대로 따라해 보기만 해도 알찬 여행이 될 듯 싶다.^^

책 속에 담긴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그 곳에 가 있는 듯한 대리만족에 빠진다. 영월은 세번이나 다녀왔음에도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라디오스타>에 나왔던 안성기와 박중훈의 커다란 얼굴이 그려진 요리골목을 다음엔 꼭 한번 가봐야겠다. 마을 사람들이 손수 쓴 접시로 장식한 담벼락도 보고싶고, 하얀집 간판위에 앉아 있는 누런개와 소주병을 든 흑염소도 보고싶다. 저들은 하얀집 요리의 주재료가 자신들이라는 것을 알기나 할까? ㅎㅎ 그리고 두 번이나 예약 문제가 틀어져 가지 못했던 별마루천문대도 아이들을 위해서 꼭 한번 들려야겠다.

다음은 절친하게 지내는 옆동 언니의 고향인 통영이다.
'너랑 나랑 사랑하는 할배할매랑 살랑살랑 향기바람속 꿈의 언덕 동피랑으로...' 방송매체에도 자주 소개되는 동피랑이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하지만 옆동 언니는 가족과 함께 장보러 나가다가도 통영에 있는 마트에서 장보자며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아저씨 덕분에 황당해하며 통영 친정엄마에게로 간단다. 참으로 멋진 남편분이시다.^^ 그런데 중요하건 동피랑을 못 가봤단다.

그래도 언니 덕분에 통영에 가면 줄서서 사먹는다는 오미사꿀빵을 먹어 보았다. 달달한 맛에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한 번 먹어보면 가끔 먹고싶은 생각이 든다는 맛난 간식거리다.

소개된 도시 중 전주의 막걸리 골목은 꼭 한번 가보고싶다. 막걸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막걸리 한 사발에 딸려 나오는 푸짐한 안주거리들을 TV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저렇게 장사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짐해 보였던 기억이다.^^

커피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담청록 바다를 바라보며 느끼는 커피의 향에 푹 빠져보고싶다. 한국커피의 전설로 통한다는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님이 모든 커피를 직접 드립해 주신다니, 수많은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꼭 보헤미안으로 가야겠다.

가까운 안성에는 출렁이는 호밀밭이 있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섬'의 촬영지인 고삼지라는 큰 호수가 있다.

책표지를 장식한 깜찍한 꽃무늬의 대문도 안성에 있었다.

부산은 여고시절 수학여행때 딱 한번 가본 곳이다. 잠깐 스쳐 지나간 곳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도시 중 한 곳이니 언젠가는 꼭 들르는 날이 있겠지... 그때는 달맞이 고개에 들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노천카페도 들르고, 독특한 컨셉의 갤러리들도 둘러 보아야겠다.

깜깜한 막장 속 이야기가 담긴 정선은 웬지 짠한 마음이다. 생애 마지막 식사가 될 지도 모르는 남편의 도시락을 정성들여 싸는 아내의 손길이 느껴지고, 동료의 죽음을 경험한 갱도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만 했던 아버지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지금은 폐광이 되고 '석탄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산업일꾼들을 기억하는 행사가 열린다지만, 바로 옆에는 카지노와 스키장으로 유명한 강원랜드가 있다니 참으로 대조적이다.

보리밭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담긴 고창의 사진도 눈에 밟힌다.

사실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지금까지 서울근교에서 살고 있는 나는 이 책에 소개된 곳 중에 못 가본 곳이 더 많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가 소개될 때마다 마음이 설레고, 꼭 가봐야지 하는 다짐이 생긴다.

가족과 함께여도 좋고, 친한 친구들과 함께여도 좋고, 남들 다 아는 시끌벅적한 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라 조용하게 떠나는 소박한 여행을 하고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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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몰래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6
조성자 지음, 김준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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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지난 여름 둘째 아이와 놀이터에 자주 나가곤 했는데, 그 곳에 나가면 큰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엄마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파트 단지다 보니 유치원 시절부터 왔다갔다하며 얼굴을 보아온 사이지만, 여자친구들이 노는 모습은 나에게 새롭게 보였다. 아들만 둘을 키우는 우리집에서는 볼 수 없는 알콩달콩한 모습이랄까? 친구들과 끼리끼리 모여다니고, 뭔가를 속닥속닥 얘기하는가 하면, 아무것도 아닌일로 금방 싸움이 일이나 엉엉 울기도 한다. 그래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손을 꼭 잡고 놀고있다.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니 단짝 친구라며 학교에 갈 때도 만나서 같이가고, 학원에 갈 때도 서로 전화해서 만나곤 한단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들의 토라짐이 오래가서 엄마들끼리 난처한 상황이 발생한적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친구 몰래>는 이렇게 예쁜 우리 아이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조성자 작가님이 그 보다 먼저 쓰셨던 <엄마 몰래>, <선생님 몰래>와 함께 <몰래 시리즈>라는 말이 딱 맞겠다. <엄마 몰래>에서 주인공 은지는 엄마 돈을 슬쩍 훔쳐서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보지만, 마음이 편치 않게되고 결국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선생님 몰래>에서도 자신이 갖고 싶었던 운동화 때문에 선생님 몰래 답을 고쳐 가짜 백점을 맞지만, 또 다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달으며 조금씩 자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친구 몰래>에서 은지는 어떤 몰래를 저지르는 것일까?

주인공 은지와 친구 민경이는 천생연분, 죽마고우를 외치는 절친한 친구사이다. 둘이는 비밀도 없고, 거짓말도 안하고, 평생친구 하기로 꼭꼭 약속했지만, 작은 오해로 두 친구의 우정전선에 금이 간다. 발단은 홍콩에서 살다가 전학온 지수라는 친구였다. 은지는 지수도 함께 친한 친구로 지내고 싶지만, 민경이는 그런 은지를 배신하는거라고 생각하여 싸움이 생긴다. 그리고 학교에서 '심청전'의 연극 배역을 정하는데, 은지도 민경이도 주인공인 심청역이 꼭 하고싶다. 과연 은지, 민경이, 지수는 이렇게 삐그덕 거리는 관계로 계속 가는걸까? ㅎㅎ

결과는 다른 <몰래 시리즈>에서 그랬듯이 한뼘 더 성장해 가는 은지를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림에 나타난 아이들의 표정이 내용과 딱 들어맞게 재미나고, 아이들의 감정이 그래로 읽힌다. 과장도 없고 꾸밈도 없는 일상적인 아이들의 이야기라 책을 펼치면 단숨에 읽어 낼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며칠전 학교에서 돌아오다 친구와 싸웠다며 씩씩 거렸었다. 그래서 이 책 <친구 몰래>를 읽어보라고 건네 주었다. 자기는 친구를 놀린게 아닌데, 친구가 놀렸다고 생각해 모래를 한주먹 가방에 넣었다는 거다. 그래서 다음날 학교에 가서 친구에게 복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독서록에 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아이들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가고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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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될래요 역할놀이 스티커북
아이즐북스 편집부 엮음 / 아이즐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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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없어지는 직업도 생기고,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들도 있다. 그만큼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세분화 되어가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어린 시절만해도 "너는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에 간호사, 선생님 정도 밖에 생각하지 못했던것 같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양하게 접해볼 기회가 많은 만큼 해보고 싶은 일도 많은듯 하다.

우리집 큰 아이를 보면 유치원 다니던 여섯살 시절부터 얼마전까지도 줄곧 한 우물을 파며 <의사>가 되겠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많이 아팠던 경험 때문에 아픈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거였다. 그런데 요즘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게 많다며 수시로 변한다. 그와는 달리 이제 다섯살인 둘째는 수시로 꿈이 달라진다. 지난 6월 온나라가 월드컵으로 들썩일때는 박지성 같은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겠다하고, 유치원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칭찬을 듣자 화가가 되겠다 하더니, 과학분야 책을 즐겨보는 형 옆에서 책을 보더니 이제는 과학자가 되보시겠단다. ^^

그런데 도대체 과학자가 뭔지는 알고 하는 얘기일까? 그래서 준비해준 책이 <역할놀이 스티커북-과학자가 될래요>였다. 아이가 워낙 스티커북을 좋아하기에 과학자라는 것을 딱딱하게 설명한 책보다 좋을것 같았다. 이 책의 장점은 스티커북이지만 붙이는게 끝나면 던져버리는 책이 아니라, 내용도 알차서 다시 읽어주어도 괜찮은 책이다.

일단 책의 중심 부분을 펼치면 스티커가 들어있는 부분이 세 장 나온다. 가운데 부분이 점선으로 되어있어 뜯어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점도 마음에 든다.

얼마전 선물 받았던 유명한 캐릭터 스티커북은 책을 펼치고 넘기기 시작하자, 접착제가 약했는지 책이 한 장씩 뜯겨 낱장이 되는 사고로 울음바다가 되었었다. 사실 이렇게 중심을 스테플러로 찍어서 만든 책도 아이들이 다칠까봐 염려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낱장으로 뜯어져 아이를 실망시키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이다.

책을 보자마자 아이는 신이난다. 한글을 아직 모르기에 엄마가 옆에서 읽어주며 스티커를 붙여나갔다. 스티커를 붙이면서 과학자가 되기위해 갖추어야할 마음가짐, 필요한 도구도 알아보고, 세계를 변화시킨 훌륭한 과학자들도 만나본다. 관찰일기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알에서 올챙이가 태어나 개구리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알아보고, 나비와 장수풍뎅이의 변태과정도 알아 볼 수 있다.

실험실에는 어떤 도구들이 있는지 붙이면서 읽어주는데, 얼마전 장난감 가게에서 보았던 현미경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현미경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에 놀라는 눈치다.^^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해준 발명왕들, 밤하늘의 별자리, 우주, 공룡, 남극과 북극, 미래의 도시 등 어린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예쁜 스티커와 그림들을 통해 여러가지 과학분야가 있다는 것도 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책장을 덮더니 책의 뒷면에 나와있는 <역할놀이 스티커북 시리즈> 그림을 발견했다. 책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엄마의 설명을 열심히 듣던 아이는 과학자가 꼭 되겠다더니, 곧바로 <축구선수가 될래요>를 사달란다. ㅜㅜ 이 시리즈는 소방관, 의사, 우주비행사, 요리사, 슈퍼스타, 축구선수, 발레리나, 경찰관, 과학자와 곧 나온다는 대통령까지 10권인데, 조만간 이 중에 몇 권은 우리집에 있게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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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0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커 활용한 책은, 아이들이 항상 좋아하는거 같아요.
그런데 스티커 한번 붙이고 나면 ㅠㅠ, 어쩌지를 못 하겠어요.
스티커 제자리로 책은 없을까?
아니면 밀봉 페이지, 1단계 스티커, 2단계 스티커.. 머 이런 책이요. 원츄!

같은하늘 2010-12-11 02:23   좋아요 0 | URL
요즘은 붙였다 떼었다 하는 스티커책도 있는데, 이것도 문제더라구요.
스티커가 발이 달렸는지 어딘가로 사라지고, 오래되면 잘 안 붙어요.ㅜㅜ
그래도 이 책은 내용이 있어서 스티커 붙이고도 볼 수 있어요.^^

꿈꾸는섬 2010-12-0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커북..우리 아이들도 참 좋아하는데 역할놀이라니 더 관심이 가요. 시리즈로 나오는군요.ㅎㅎ

같은하늘 2010-12-11 02:24   좋아요 0 | URL
모든 아이들이 열광하는 스티커북~~ㅎㅎ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문화재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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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큰아이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은게 속상한 아이다. 하지만 아이가 학년이 올라 가다보니 독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게 엄마의 바램이기도하다. 초등 2학년인 아이는 동화책이나 과학책은 즐겨 보는데 역사나 사회관련 책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내년이면 3학년이 되는 아이가 새롭게 배우게될 사회과목을 생각하면 살짝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책이 진선아이에서 나온 <한 권으로 보는 그림백과> 시리즈다. 이 책은 한국사를 시작으로 세계사, 한국지리, 직업, 명화, 문화재 순으로 계속 발간이 되고있다. 처음에는 한국사를 구입해서 보여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시작부터 딱딱한 역사 이야기를 보여주면 아이에게 거부반응이 생길까봐 선택한 책이 문화재 백과였다. 문화재에는 옛날 사람들의 살아온 모습이나 정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박물관이나 TV에서 한 번 쯤 본듯한 문화재를 통해 살짝 역사 이야기도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닌가싶다.



아니나 다를까? 책 선택은 정말 탁월했다는 생각이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남북국 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분화재를 분류하여 설명함으로 목차만 보아도 우리나라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살펴보면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기 이전의 시대로, 한반도에서 지금으로 부터 약 50만년 전에 시작된 구석기 시대를 시작으로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로 구분하여 얘기해 준다. 이 부분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할 수 있는 고조선이 청동기 시대에 탄생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선사시대는 문자가 없던 시대이기에 남아있는 유물을 통해 그 당시 삶을 알 수 있다. 구석기 시대에 사용한 도끼나 신석기 시대에 사용한 그릇을 보면서, 떠돌아 다니며 사냥을 하던 생활에서 정착하여 농사를 짓는 생활이 시작되었고, 패총에서 발견된 얼굴무늬 조개를 통해 예술의 탄생을 말하기도 한다. 청동기 시대로 넘어가면 금속을 사용한 도구를 통해 계급이 발생하고, 청동을 사용한 도구를 만들어 벼농사를 시작했다 한다. 책을 보다보니 마한,진한, 변한의 3한 시대도 살짝 얘기하는데, 예전에 국사를 배우면서 열심히 달달~~ 외우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



삼국시대는 한반도에서 문화와 문명이 높은 수준으로 반전해 나가기 시작한 시대로, 고구려, 백제, 신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 나라별로 지도나 재미난 그림을 통해 숨겨진 역사 이야기도 다루어 주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는데 한 몫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별로 설명된 수도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보니 눈에 익은 풍납토성, 몽촌토성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곳은 내가 어린시절 자란 곳이기에 더욱 눈여겨 보게된다. 삼국시대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던 시대인 만큼 고분이나 그 곳에서 발견된 다양한 문화재, 벽화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여러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또 그것을 다른나라로 전하기도 한 백제의 유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령왕릉 발굴시 12시간만에 마무리 지은 졸속 발굴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구려의 고분벽화, 백제의 무령왕릉, 신라의 화려한 금관, 반가사유상, 사찰에 함께하는 탑, 건축 양식에서 볼 수 있는 기와와 벽돌, 영토확장이나 주변국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석비 등 다양한 문화재들이 사진과 함께 쉽게 설명되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남북국 시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까지 같은 형태로 국가의 시작이나 문화의 발전을 얘기하고, 다양한 문화재 사진과 설명이 곁들여 있다. 특히나 조선은 가장 최근의 이야기다보니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이나 왕릉에 대한 부분은 직접 방문하기 전에 한번씩 봐주고 가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대한 제국 부분에서는 쇄국과 개항의 격변기를 거치며 전리품으로 빼앗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많이 있다는 얘기에 울분을 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대문화재에서는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가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어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서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문화재 더 들여다 보기>를 두어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 일제의 문화재 약탈, 유네스코 인류 유산, 우리나라 국보 찾아보기 등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 있어 안타까움과 자랑스러운 마음이 교차되기도 했다. 특히나 2년 전에 불타 없어진 국보 제1호를 시작으로 국보의 시대와 현재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목차를 보니 앞으로 어딘가를 방문하기 전에는 꼭 한번 짚어보고 가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자랑스런 우리 문화재를 통해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과 함께 책 한권으로 살펴 볼 수 있어 다소 고가인 책 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아이들에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역사나 문화 이야기를 한번 훓어 보기에 딱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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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08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사,세계사가 엄청 약해...
본격적으로 공부해 볼 요량으로 서점가서 이책 저책 뒤적이다 이 책 발견했는데,
참 괜찮았어요.

흠,초3용이라니까 좀 겸연쩍기도 하지만,암튼 이 책 좋잖아요?^^

같은하늘 2010-12-08 01:4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초3용 절대 아니고 초등 중고학년용~~~
저 같이 약한 사람은 어른도 가능~~~
뭐~~ 애들 책에도 배울점이 많으니까요.ㅎㅎ
 
오십번은 너무해 사계절 저학년문고 51
박채란 지음 / 사계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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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비한다면 요즘 아이들 정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보통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하는가 하면 학교에 다녀와서도 학원 몇 개 씩은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 비해 부족한것 없이 누리는게 많은 만큼 해야 할 일도 너무 많다는 말이 맞을까?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본다면 학교 다녀와서 엄마가 차려주시는 점심을 먹고, 숙제만 마치면 밖에 나가서 놀 수 있었다. 시험보기 전날에도 친구들과 모여 신나게 놀았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고, 친구를 만나려면 학원에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초등 2학년인 아이에게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외국인 회사에 다니는 아빠가 영어는 잘해야 한다며 영어학원을 보낸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는 만큼 어려워지고 숙제가 많아지니 아이가 힘들어 한다. 요즘 숙제를 많이 내주는 영어학원 선생님이 너무 밉다는 아이에게 보여준 책이 바로 <오십 번은 너무해>라는 책이다.  

주인공 영주가 자신과 같은 아홉살이라니 제법 두툼한 책을 키득거리며 신나게 읽는다. 아마도 자신과 같이 숙제가 싫은 영주의 마음을 보면서 동지의식을 느꼈는가 보다. 책표지에서 눈물 뚝뚝 흘리며 숙제하는 영주의 모습만 보아도 바로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영주네 선생님은 한 달에 한 번씩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틀린 문장을 오십번이나 써오게 한다. 숙제가 싫어서 틀리지 않으려 하면 긴장이 되어 자꾸만 틀리게 되니 숙제가 많아진다. 50문장 시험중에 10문제를 틀리니 한문장을 50번씩 쓰면 500번을 써야하는거다. 과연 어린 아이에게 이 숙제가 가능할까? 중학교 시절 영어단어 써오기 숙제를 내주시면 볼펜 여러자루를 한꺼번에 집어서 숙제를 하던 친구들의 모습도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다.^^ 영주는 숙제를 하려고하면 재미난 그림책이 눈에 들어오고, TV에서도 재미난게 하고, 숙제가 미뤄지니 잠은 쏟아지는 상황이 되고만다. 결국 숙제를 못하고 학교에 간 영주는 어떻게 될까?

어른인 나의 눈에는 오십이라는 숫자를 통해 주입과 반복학습을 강요하는 교육방법의 잘못을 따끔하게 꼬집어 주는듯 보인다. 책을 많이 보고 창의력을 키워주는게 좋다고 말하면서도,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부모나 선생님들은 다시 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 책 읽기를 즐기던 영주가 쓴 동시를 보면 어른들은 책에서처럼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선생님이나 아이들이나 서로가 만족할 만한 절충안이 만들어졌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아이는 말한다. "엄마! 열 번도 많아요. 우리선생님은 틀린거 세 번 써오라고 하시니 우리선생님이 더 좋네요. 그것도 안 틀리면 숙제 없으니 안틀리면 되구요."  공부, 시험, 숙제 같은것이 즐겁기만 할 수는 없지만, 그 외에도 학교에는 정말 즐거운 일도 많아 좋다는 우리아이가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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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0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했는데....벌써 보셨군요.^^

같은하늘 2010-12-09 01:15   좋아요 0 | URL
그림이 재미나서 아이가 보면서 키득키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