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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삿날 ㅣ 지식 다다익선 37
이춘희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1월
비룡소의 <지식다다익선> 시리즈는 아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주제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전해주는 재미난 책이다. <할머니 제삿날>은 <지식다다익선>의 37번째 책으로 주인공 민수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첫번째 제사를 지내면서 제사와 관련된 여러가지를 알려주고 있다.
나도 종손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처음으로 제사상을 보았을때 뭐가 그리도 복잡한지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제사를 지내보지 않은 아이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이면 제사의 의미나 절차, 상차림법, 절하는법, 제사 지내는 순서 등 전반적인 것들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십년넘게 제사를 지내면서 항상 헷갈렸던 절하는 방법 하나는 확실하게 알게되었으니 배울게 많은 책임에 틀림없다.^^
물론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이나 제례 절차는 각 지방이나 집안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다. 이 책은 제사가 많았던 작가의 집안 제사법을 기본으로하여 건전가정의례준칙 등을 참고 하였다니, 자기집과 다르다고 얘기하는 아이들에게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듯 하다.
그래도 조상을 섬기는 마음이나 음식 만드는 방법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적은 칼질하지 않고 통째로 요리하고, 나물에는 파와 마늘을 넣지 않고, 과일중 복숭아는 올리지 않으며, 화려하지 않은 떡을 준비하며, 전을 부치는 기름향을 맡고 조상들이 오신다는 얘기도 시어머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과 같다.
아침부터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을 조상님 앞에 차려놓으니 이런 모습이 된다. 어동육서, 두동미서, 좌포우혜, 조율이시, 홍동백서에 맞추어 잘 차려졌나 아이와 함께 확인하는데, 식혜가 빠지고, 감과 배의 위치도 바뀌어 있다. 이럴땐 아이들 앞에서 참 난감해 진다. 각 집안의 풍습에 따라 더하거나 빠지는 음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감과 배의 위치는 바뀌었으면 좋았을것을...
그래도 절하는 방법 하나는 제대로 배우고 넘어갈 수 있다. 특히나 어려웠던 손의 위치에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오고, 남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온단다.
모든 절차가 끝나면 지방과 축문을 들고나가 불에 태운다.
그리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 조상을 공경함과 동시에 가족간의 정을 나누는 화합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우리집도 열흘전에 제사가 있었는데, 다음날 학교에 가야하는 큰 아이는 늦게까지 제사 지내는게 불만이었다. 그래도 조상님을 잘 모셔서 우리 가족이 탈 없이 잘 지내는거라는 할머니 말씀에 고개를 끄떡여 주니 기특하다. 하지만 음식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해야하는 며느리 입장에서도 시간을 조금 앞당겨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게 사실이다.^^;;;
책의 뒤에는 제사의 의미, 준비과정, 제사상 차리는 법, 제사 지내는 순서 등이 나와있어 참고하면 좋을듯 싶다.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던 아이는 제사상 차리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 두었다가 다음번에는 자기도 돕겠다며 열심히 복습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