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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너와 함께 걸었어 ㅣ 문학의 즐거움 25
미야시타 에마 지음, 야마구치 미네야스 그림, 김수희 옮김 / 개암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안데르센>으로 불리는 오가와 미메이를 기리는 오가와미메이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따뜻한 가족애와 소년들의 우정을 다룬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다.
주인공 쓰바사는 키도 작고,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는 열등감에 빠져 있는 소년이다. 그런 쓰바시가 모범생인 도모와 개구쟁이지만 인기가 많은 가쓰얌, 하얌과 강가에서 공갈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거절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 덕분이다. 돌아가신 아빠를 대신해 회사를 운영하느라 늘 바쁜 엄마와 할아버지의 잔소리도 불만인 쓰바사에게 친구들과의 야구놀이는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날 강가에서 야구를 하는 소년들 앞에 늙은 떠돌이 개가 등장한다. 도모와 쓰바사는 꼬질꼬질하고 지저분한 개의 외모에 딱 어울리는 "지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엄마들이 지저분한것을 만지려는 어린아이들에게 "그건 지지니까 만지지마"라고 얘기하는 바로 그 지지다.^^
소년들이 야구를 즐기던 강가가 콘크리트 포장공사를 하게되면서 지지가 살 곳이 없어지자 도모는 지지를 데려다 키우자는 제안을 한다. 쓰바사는 얼떨결에 자신의 집에서 지지를 키우게 되지만 지지를 돌보는건 네 친구가 함께 하기로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가쓰얌과 하얌은 야구훈련을 핑계로 쓸쩍 발을 뺀다. 덕분에 도모와 둘이서 지지를 돌보게 됨으로 함께 공부도하고 산책도하며 우정을 키워나간다. 도모는 공부도 잘하고 못하는게 없는 모범생이지만 잘난척 하지도 않고, 아빠가 있으면서 오히려 아빠가 없는 쓰바사를 부러워하는 알수 없는 친구였다.
떠돌이 들개였던 지지는 쓰바사의 집에서 잘 지내는듯 보이지만 가끔은 목줄을 풀고 가출을 하는가하면 다른 개 집에 버젓이 들어 앉는 어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병원 대기실에서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주사가 싫어 몸부림을 치고, 길바닥에 떨어진 것을 먹는 지지가 정말 예의없는 개라고 쓰바사는 생각한다. 하지만 병원 대기실에서 아줌마가 지지를 향해 건넨 말이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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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그렇잖아. 힘든 일을 당하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하지. 그거랑 같아. 지지도 예전에 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을지 모르니까 따뜻하게 대해줘. (p.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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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면 더욱 바빠지는 운송회사 때문에 외로웠던 쓰바사는 도모와 함게 보내고 싶었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거절하는 도모가 야속하기만하다. 속상한 마음에 지지와 함게 산책을 나선 강가가에서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는데 불쑥 나타난 가쓰얌으로부터 들은 도모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이었다. 확인을 위해 달려간 도모의 집에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도모와 도모의 엄마를 발견하게된다. 집안에서 들리는 물건 깨지는 소리에 지지가 짖어대자 그에 용기를 얻은 쓰바사는 집안으로 들어와 도모와 도모의 엄마를 데리고 도망쳐 나온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게다가 아빠까지 있는 도모가 늘 부럽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도모는 말 할 수 없는 아픔을 갖고 있는 친구였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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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내가 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가 보다. 마찬가지로 나의 행복도 누군가가 정하는 게 아니다. 나 자신이 느껴야 하는 거다. (p.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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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없는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쓰바사는 도모를 통해 엄마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된다. 그리고 자신은 잘하는게 하나도 없다던 열등감 소년은 어려운 처지의 도모를 구하는 진정한 용기가 있는 소년으로 한걸음 성장한다.
아버지를 피해 멀리 떠나는 도모와 늙은 떠돌이 개였던 지지의 죽음으로 친구들을 잃게되지만 셋이 함께했던 시간은 쓰바사에게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친구는 함께했던 시간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엄마의 말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