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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피어나다 ㅣ 피어라 우리 문화 1
강익중 외 지음, 이수진 그림 / 해와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우리 곁에 있기에 그것의 고마움을 모르고 있는 것이 참 많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매일같이 입으로 떠들고, 손으로 쓰고, 컴퓨터로 입력하기도 하는 한글이다. 하지만 요즘은 거친 욕설이나 말도 안되는 신조어들, 남발되는 외래어로 아름다운 한글을 훼손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뿐인가 나라 전체가 영어를 못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모든 교육을 영어에 몰두하려는 풍조를 보고 있으면 한심한 생각도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 안에서는 홀대를 받고 있는 한글이 해외에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글자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니 부끄럽고 고맙기도 하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한글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한글 피어나다>이다. 이 책은 해와나무에서 우리문화 시리즈 중 첫 번째로 나온 책인데 이 책을 보고나니 이어서 나온다는 한지, 한복, 한국음악에 관한 책도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글 피어나다>의 처음을 열면 닿소리와 홀소리가 만들어진 원리와 닿소리, 홀소리가 만나게 되는 원리까지 기본적인 한글의 구성방식에 대해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1부에서는 ‘우리 민족과 인류의 자랑, 한글’이라는 제목으로 한글의 원리를 좀더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2부는 ‘한글이 피어나는 자리’라는 제목아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자를 몰라 억울하게 벌을 받아야했던 백성의 이야기부터 그런 백성을 가르치기 위하여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 한글 만드는 것을 반대했던 신하의 이야기 등 어렵게 한글이 만들어진 과정을 전하고 있다. 또한 한글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널리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신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백성을 사랑하신 너그러운 임금의 모습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는 단락마다는 “깊은샘”을 두어 좀더 깊이 있는 한글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서 사는 찌아찌아 부족의 이야기이다. 말은 있으나 문자가 없는 부족에게 우리 한글을 빌려주어 한글로 된 교과서로 공부를 하고 있다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3부는 ‘한글,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다’라는 제목으로 한글을 이용하여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설치미술가 강익중, 민체 연구가 여태명, 캘리그래퍼 이상현, 밀물현대무용단 이사장 이숙재, 도예가 전성근, 전각예술가 정병례씨의 다양한 작품이 실려 있어 볼거리도 많은 것이 장점이다. 얼마전 TV에서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한글을 이용한 패션쇼를 하여 세계의 극찬을 받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글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그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 한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한글 피어나다> 표지의 제목도 책에 소개된 캘리그래퍼 이상현씨가 쓴 것이라하니 다시 보게된다.^^
이 책을 통해 나도 몰랐던 한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으며, 한글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하게 사용해야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이에게도 좀 더 크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줘야겠다.
*** 옥의 티 : p.93의 둘째줄 오랫동안 익히 요리 비결을 -> 오랫동안 익힌 요리 비결을 로 고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