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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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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018.


  돈 버렸다, 돈 버렸어!


  몇번이고 묻지만, 대체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왜 읽는지 모르겠다. 책의 키워드가 '직장인 추천도서'라는 것은, 경제 경영을 위시했지만 결국 자기계발서에 그쳤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솔직히, 직장인의 입장에서 이 책을 봐서 뭘 어쩌라는지 모르겠다. 자기계발서지만 획기적인 자기계발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는 <아웃라이어>도 마찬가지)


  이런 부류의 책은 필요한 부분만 쏙쏙 빼읽는 발췌독이 필요하다. 책을 단순히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고정관념과 편견이 가진 힘을 깰 수 있는가'이다. 제목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대해서 저자는 재밌는 해석을 제시한다. 사실 골리앗은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었고, 자신은 보병인데 비해 다윗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석병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덩치가 크고 힘이 센들 멀리서 날아오는 돌에는 무방비했던 골리앗. 물론 병과의 상대적 비교우위에서 이끌어낸 전략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강력하고 힘센 것- 즉 우리의 사고를 옭아매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언제나 겉보기와 같지 않다는 점을 말한다.


  우리는 학급의 학생 수가 적을수록 교육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조사에 의하면 너무 적으면 그것 또한 학습효과에 불리함을 줄 수 있다. (물론 많을 때도 그렇다) 이는 역전된 U자형의 그래프를 그리는데, 어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정한 값이 필요함을 뜻한다. 돈이 너무 많아도, 또는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범죄에 대한 처벌을 계속 강화해도 사회의 범죄 억제 능력이 무한정 증가하지 않는다. 비례 또는 반비례할 거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 이것이 역전된 U자형의 대략적인 설명이다.


  난독증이라는 명백한 교육적 약점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도 하고, 상위권 대학의 그저그런 학생보다 그저그런 대학의 상위권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높기도 하다.(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 효과) 주변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겁먹고 움츠러든다고 생각하지만 역전된 U자형 그래프에 의해 매우 큰 위협은 오히려 자신을 더 믿게 만든다.


  이 외에는 뭐 없다.(사실 9장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읽지 않았다) 책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아 페이지를 채웠다. 책을 함께 읽은 이들은 왜 이렇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쓰면서 사람을 지루하게 만드나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게 바로 책을 쓰는 방법이고 동시에 파는 방법이다. 간추린 큰 주제와 작은 주제는 솔직히,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독자를 충분히 설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례가 필요하다. <다윗과 골리앗>이 제시한 사례는 매우 재밌는 편이지만 사례 늘어놓기의 정도가 심하다. 마틴 루터 킹을 다룬 6장은 마치 그의 인권 운동을 옮겨놓은 듯 장황하고 지루하다. 초반부의 짤막짤막한 예시에 비해 읽는 재미 자체가 떨어진다.


  후광효과를 이용해 통계의 오류를 인위적으로 감추기도 하고, 다 읽고난 후 주제가 겨우 저거였어라는 실망감도 준다. 읽기 자체는 재밌었지만 딱히 건질 것도 얻을 것도 없었다. 동호회에서 같이 읽기가 아니었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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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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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알마에서 출판한 인터뷰집은 박웅현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밖에 보지 못했는데, 명성에 비해 기대 이하였다. 자신의 창의적인 사고가 인문학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접근성과 몰입성은 높았으나 그 깊이가 많이 아쉬웠다. 요새 인문학은 유행처럼 번졌기 때문에 다른 학문에 비해 다소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이하 '왼쪽')는 내 뇌를 파.괘.한.다. 제대로 이해한 게 없다. 아는만큼 보이는 책이라고 할까. 아직 사회학 입문 단계에 있는 나에게 이런 책은 너무 어려웠다. 개념 정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가장 난해한 건 좌파, 우파의 구분인데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모두들 줄기차게 말했던 좌파정권이 아닌 자본의 힘이 강한 신자유주의 성격을 띈 정권이라고 말하는 점이다. 책을 보면서 이론적으로는 이에 수긍할 만하나 그 차이는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이는 <왼쪽> 이 한 권으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하고 추후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길게는 안 쓰고,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 하나.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게 무슨 절대 미덕처럼 되어버렸어요. 그것도 틀린 말입니다. 사람이 일하러 태어났나요? 노예도 아니고 기계도 아니고. 살마은 놀기 위해 태어났어요. 물론 여기서 논다는 건 협의적인 개념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노는 것을 말해요.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다른 시간에 취미생활도 하고, 문화적인 시간도 갖고, 아이들과 놀고, 또 가끔은 좀 세게 놀기도 하고, 또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느린 시간도 갖고, 그게 우리 삶의 모습이라야 합니다. 그런 것들을 위해서 일하는 게 바람직한 거 아닙니까? _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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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에 읽은 책


1.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로랑 베그

- 도덕적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타인의 시선에 더욱 민감한 사람이라는 통찰력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2011년에 출간되어 이미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접한 나에게는 큰 영향이 있진 않았다.










2. 상처적 체질, 류근

-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 류근의 시집이다. 시는 눈으로 읽을 때, 입으로 말할 때가 아닌 손으로 직접 쓸 때, 종이와 연필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와 진동에 의해 파바박 하고 느낌이 오는 것 아닐까.











3. 불평등의 대가, 장 지글러

- 앞은 이래저래 해서 불평등하다, 뒤는 불평등를 해소하기 위한 공동체적 연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소개했던 것 치고는 임팩트가 적었던 책. 대부분이 통감하는 내용이라서.











4.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 성과사회에 살고 있고 그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방법인 자기계발이, 사실은 허상에 가깝다는 걸 철저하게 까발린다. 20대를 앞세웠지만 사실 이유도 모르는 불안감에 떨며 끝없이 자신을 자기계발의 절벽 끝으로 내모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콜드 팩트로 무장한 책이다.










5. 호빗, J.R.R.톨킨

- 영화 '호빗' 개봉 기념으로 집어들었다. 동화에 가까울 정도로 단순한 스토리 때문에 영화와 비교해 많은 이들이 평가절하하지만 나름대로 재밌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도록.











6.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김순천

- 사람은 그렇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내 주변밖에 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쌍용차 파업, 용산참사는 단지 그들 자신의 배를 부르게 하기 위한 욕심이 부른 화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는 아래를, 아래에서는 옆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이 그 포문을 열어주었다.









7. 계간 자음과모음 21호 (2013년 가을호)

- 패스.












8. 의자놀이, 공지영

- 표절 논란으로 이래저래 말이 많지만 쌍용차 사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회사의 잘못을 탓하기 위해 파업을 진행했는데 되려 노조에 배상청구를 하는 아이러니한 사태.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몇 없다고 한다.











9. 동물농장, 조지 오웰

- <1984>의 마이너 버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팔수는 존재하고, 우리 아랫것들이 분해야 하는 이유를 한번 더 상기시켜주었다.












10. 썰전, JTBC 썰전 제작팀

-  JTBC의 인기 교양 프로그램 썰전의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때론 위험하달 정도로 아슬아슬한 방송 분위기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이 책은 방송 팬에게 큰 점수를 얻지 못할 것이다. 내용 또한 그리 깊지 않아 시사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진 이들이라면 실망할 만하다.











11. 우리에게는 또 다른 영토가 있다, 송화준, 한솔

- 우리나라의 몇 사회적 기업 대표의 인터뷰집이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더욱 커진다. 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 답을 고민해나가는 과정에 지금 우리가 서 있다. 우리는 이것을 치열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12. 열한시, 이상민

- 영화 '열한시'를 각색한 소설인데, 영화 시나리오가 망이니 소설도 그리 재밌지는 않다. 디테일적 부분에선 소설이 훨씬 나으니 이왕 보려면 소설을...











13. 제 3인류 3,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제 3인류> 1, 2권을 봤기 때문에 끝을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어들었다. 그리고 결과는 폭망.













14. 세상물정의 사회학, 노명우

- 어떻게 보면 사회학 서적의 메타북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에세이의 성격을 띄기도 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회학을 조금이나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 1월의 책: 상처적 체질,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동물농장, 세상물정의 사회학


* 당부말씀: 제 3인류는 개인적 소견으로는 진짜 망작입니다. 왜 본국에서 인기가 없는지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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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 가연 컬처클래식 17
이상민 지음, 김태윤 각본 / 가연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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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네요. 주변에 뿌릴 겸 몇 권 사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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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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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저자는 무려 25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책을 풀어쓴다. 장마다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둔 곳만 각각 열이 넘으니 나는 이 책에서 무려 200개가 넘는 문구를 만난 것이다. 그 문구를 가지고 감상을 적자니 너무 늘어질 것 같고, 게다가 그만한 통찰을 받들만큼 튼튼한 지식적 어깨를 갖지 못했기에 키워드에 대해 자세히 쓰는 건 조금 더 개인적이고 은밀한 곳에 하련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분석하는 것이 무엇을 연구하는 데엔 좋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주변을 주관적으로 보면 안 될까? 우리는 사회적 보편을 원하면서도 철저히 개인화를 원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도 개인의 입장차라는 것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달랠 방법 또한 천차만별이다. 멘토가 다그치는(요샌 힐링적 요소가 아닌 그 반대 요소를 가진 이들이 많더라) 이야기는 몇 가지의 방법만으로 가르치려 하기 때문에 그들은 때론 옳고, 동시에 그르다.


  그런 방향에서 학자 노명우가 연구실이 아닌 세속의 세상으로 걸어나온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또 강남에서 수원까지 가는 버스에서 들은 이야기들가 이 책의 뼈대이다. 책은 하나의 키워드를 얘기하고 동시에 사회학 서적을 제시한다. 사회학 서적이 쓰여질 당시와 현재를 엮어 글을 써내려가는데 통찰과 융합의 방향이 매우 좋다.


  어떻게 보면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사회학 서적에 대한 메타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메타북은 고전 명작 청소년이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학 서적을 소개했다는 것 자체로 흥미로운 시도이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책이 이렇게 재밌게 다가올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만 소개하는 책들을 저자의 시각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안 될 일이다. 모든 메타북이 그렇듯이 저자라는 안경을 벗고 본(本) 책을 다시 보는 비판적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학자는 글줄 깨나 보는 사람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어려운 용어로 된 책을 읽고 어려운 용어로 토론하며 그걸 바탕으로 다시 어려운 용어로 책을 쓴다. 그들은 자신을 뿌듯해 하면서 타인에게는 그것을 선뜻 전파하지 않는다. 때로 다소 쉬운 언어로 말이라도 할라치면 학문의 상품화느니, 세속화느니 말이 많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구속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풀에서 벗어나, 사회를 뒤흔들 정도의 사회적 이론도 분명 좋지만 개인이 자신과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사회를 분석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콧대 높은 몇 학자들이 조금만 더 벽을 낮춘다면, 그들이 답답해하고 성토하던 세상과 사람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지식을 토대로 앎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통감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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