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 - 서로 다른 두 남녀의 1년 같은 시간, 다른 기억
최갑수.장연정 지음 / 인디고(글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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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탈출을 부추키는 책이면서도 지금 삶을 붙잡게 만드는 사진과 글이다. 


여행의 쉼을 통해서 새로 발견하는 우리 삶의 소중한 일상을 새삼 느끼게 한다. 먹는 것, 자는 곳, 입는 것, 사는 일, 우리의 그러한 일상이 글과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어떤 이게는 이별의 하루가 어떤 이에게는 만남의 하루로 기억된다. 오늘 우리의 하루는 또 어떻게 기억되고 기록될 수 있을까. 덮어놓으 수첩을 다시 꺼내보고 싶은 날이다. 지난 날 나의 그 소중한 하루는 어떻게 기록되어 기억되고 있는지...


가을 비오는 날, 커피 한 잔으로 오후를 보내고 따뜻한 물로 몸을 데우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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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2월 12일 - 베트남 퐁니·퐁넛 학살 그리고 세계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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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68년 2월 12일, 그날 하루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과 한국, 그리고 세계의 소용돌이를 다시 살려 낸 작품. 의문의 현장을 다시 찾고 그날의 사람들을 찾고 주검으로 발견된 사람들의 사진과 그 가족들의 증언을 찾아 떠난 기자가 써낸 책. 기자의 역할과 그 한 사람의 질문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 책. 미래를 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과 잘한 것들을 구분하고 잘못한 것들은 다시 돌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잘 못되었는가를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검증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고경태는 그 일을 이 책을 통해서 시작했다. 


"퐁니와 퐁넛은 바람을 함께 맞는 형제 마을이었다. '퐁Phong'은 한자어 '풍'에서 유래한 말이었다. '넛'은 첫째, '니'는 둘째를 뜻했다. 풍넛은 첫 번째 바람이고, 퐁니는 두 번째 바람이었다."-63페이지.


남베트남과 베트콩, 낮과 밤의 주인이 다른 곳, 긴장과 평화가 교차했던 곳, 베트남 퐁니 퐁넛 마을의 그날, 지역적이고 세부적인 것을 세계사적 흐름과 연결하고 그 시대의 인물들을 통해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영향을 미쳤는가를 종합적으로 파악해보는 기자의 시각이 인상적이다.


그날의 상처가 아물 수는 없지만 상한 영혼들과 마음 다친 영혼들을 달래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길이 열릴 수 있길 바란다. 


묻혀버릴 뻔한, 혹은 묻혀 있는 역사 속에서 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준 책. 사람들의 기억이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러한 가운데 여러 시각들을 소화하고 담아내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진실이 무엇인가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일본의 사과를 원하고 있듯, 베트남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이 아픔을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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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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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을 즐겁게 해줄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룰에 따라서 경기를 하려고만 한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사각의 링에만 오르려고 한다. 내가 만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그 위에서 내가 놀면 안 되나? 사람이 없나, 내가 사람이 아닌가?


김홍탁의 새로운 책,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는 오늘 우리 청춘들의 삶의 방향을 이야기한다. 강요하지 않으며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이 좋다. 그의 생각이 좋다. 불편하고 힘들고 남들이 바라보지 않으려고 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자 하는 생각이 좋다. 남들 눈밖에 나는 일을 누가 하려고 하는가. 그러나 김홍탁은 그러한 방향에서 광고를 만들고 생각을 하고, 삶을 꾸려간다. 


광고가 자본에 충실해야 하지만 광고가 좀 더 보편적이고 인류애적인 측면에서 움직여줄 수는 없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 공익광고가 그렇고 상업광고가 물건을 팔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함으로 해서 더 큰 이익,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김홍탁의 100가지 생각은 거기에 있다. 내가 읽은 그의 책의 느낌은 그렇다. 


여행을 가고, 경험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즐거움이 생기고, 남과 다른 나의 생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후회하거나 그가 즐겨 하는 것들에서 그는 청춘, 젊은이들이 지금 주어진 삶과 헤쳐나가야 할 고비들의 답이 어디에 있는지 살짝 보여주었다. 


억지로 강요해서 되는 것이 있나,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힐링도 그렇다. 실패를 격려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실패한 자에 대한 시선은 어떠한가. 흑인, 광고에 흑인이 얼마나 등장하는가. 하나의 세상, 다문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백인 모델을 더 선호하고 내세우는 것은 어떤가. 우리의 시선과 사고는 올바른가.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답이라고 하면 상대의 것도 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새로운 게임이다. 


100가지 질문과 답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양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책의 편집과 디자인에 맞게 쓰인 그의 글,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조급증에 걸린 대한민국 사회에서 경쟁으로만 치닫지 말고 좀 더 호흡을 길게 하고 하늘땅을 바라보며 나를 찾는 길을 걷자고 한다. 


"나는 우리 자신에게도 계속 새로운 약속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과의 합의를 통해서 계속 자신을 리셋하고 재부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벌써 저만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넘버링을 달고 그 상태로 살아가는 것 같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이왕이면 다양하게 해석되는 기호를 달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59페이지 중에서


그의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그래, 어설퍼도, 덜 되어 있어도 내 것인 것이 좋은 것이다. 인공적이고 인위적인 것보다는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비뚤어져 있어도 내 것인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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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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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하나 가지고도 이런 글을 쓰고 문장을 이끌어가는 작가는 또 누가 있을까. 경험과 조사와 그의 재능이 결합한 문장이 독자를 꼬들꼬들하게 삶아 낸다. 길지 않은 문장, 간결함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떤 힘이 있는 걸까. 


오랜만에 나온 산문집은 그가 다른 책에서 쏟아낸 글을 뽑아 싣고 새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그 첫 번째 글이 라면에 대한 이야기. 먹는 것, 사는 것, 쓰는 것에 대한 그의 삶의 길을 이 글을 통해서 새삼 되짚어 볼 수 있다. 


나도 다음에 라면 끓여 먹을 때는 좋은 도자기 그릇을 준비해서 먹고 싶다. 그 맛의 즐거움을 가져보고 싶다. 배고픔을 달래주는 라면에서부터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서 그 값이 달라지는 라면의 맛과 과 품을 느껴보고 싶다. 작가처럼. 


이렇게 라면 이야기로 시작된 그의 글은 가족,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아버지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그 아닌가. 그의 글의 시작이 아버지는 아니었겠는가. 그렇게 그의 삶을 이룬 고향과 가족들의 이야기, 여행에서 보고 느낀 감상들은 고스란히 글로 이 책에 가득하다. 가볍게 넘길 일도 그에게는 허투루 넘어갈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 


삶과 죽음 속에 갇힌 인간의 모습, 그가 바라본 삶과 밥벌이에 대한 이야기. 


나는 작가의 개인으로서의 삶이 있지만 작가로서 또한 사회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져본다. 김훈이 그러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작가들이 또 그렇게 글로서 힘을 내도록 했으면 좋겠다. 지치고 힘든 삶에 헛된 희망의 구름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도록 밀어주었으면 한다. 


"이 세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든 먹이 속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우리는 먹이를 무는 순간에 낚싯바늘을 동시에 물게 된다. 낚싯바늘을 발라내고 먹이만을 삼킬 수는 없다. 세상은 그렇게 어수룩한 곳이 아니다. 낚싯바늘을 물면 어떻게 되는가. 입천장이 꿰여서 끌려가게 된다. 이 끌려감의 비극성을 또한 알고, 그 비극과 더불어 근면해야 하는 것이 사내의 길이다.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돈과 밥을 위해서, 돈과 밥으로 더불어 삶은 정당해야 한다." -181페이지 중에서


살아 있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이 있지만 다시 살아야 한다. 살아서 싸워야 한다. 허위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인간 본질을 되찾는 길은 무엇일까. 있는 대로의 모습, 그 모습을 갖고 사는 삶을 인정하고 그 길대로 갈 때 우리는 좀 더 사람을 향한 마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인간의 몸에 대한 그의 탐구는 3부 몸에 들어 있다. 가을 이 계절에 읽기 좋은 문장들이다.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들의 아름다움으로 화장을 할 수 없는 것인가. 인간의 내면은 반드시 그 눈빛과 낯빛과 몸가짐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유가는 가르친다. "-236페이지 중에서


얼마 전에 본 영상이 하나 있다. 연어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들의 삶의 마지막 종착지를 찾아서 오는 연어의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높고 높은 콘크리트 벽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낚싯대를 내리고 생명을 뿌리겠다고 올라온 연어를 잡아 채 올리는 사람들과 인공적인 부화를 하겠다는 공공시설의 연구원들의 모습 속에서 점점 삭막해가는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연어 이야기가 들어 있다. 생명을 이어주는 연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절로 되어진 것들의 힘들은 무섭다"-392페이지 중에서


연어의 일생을 담은 글을 통해서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껴본다. 


먹는 것, 사는 것, 죽는 것, 쓰는 것... 이 반복되는 삶, 그러나 좀 더 가치있게 힘있게 살자. 그래야 할 이유, 목적을 찾아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자. 


무엇보다 인상적인 텍스트는 역시 세월호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직도 변한 것이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되짚어 봤다. 지옥문이 점점 넓어지는 현실을 어찌 부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장도 쉽지는 않지만 나는 김훈의 글이 좀 더 힘이 들어가면 좋겠다. 그게 조금은 아쉽다. 뭐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도 없지만 그래도 아쉽다는 생각은 남는다. 이런 문장을 내가 쓰기나 할 수 있겠나. 


"내 몸이 허락할 때, 나는 내 맘에 드는 글을 쓸 수가 있고 내 몸이 허락하지 않는 글을 나는 쓸 수가 없다. 지우개는 그래서 내 평생의 필기도구다. 지우개는 그래서 내 평생의 필기도구다. 지우개가 없는 글쓰기를 나는 생각할 수 없다. 지워야만 쓸 수 있고, 지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므로 나는 겨우 두어 줄씩 쓸 수 있다. 그래서 원고를 몇 장 쓰고 나면 내 손은 새까맣게 더러워진다. -268페이지 중에서


이렇게 쓰는데 무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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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미래 - 자기 복제와 포털 중독 언론에 미래는 있는가
이정환 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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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미래, 저널리즘의 본질 회복이 답이다.


좋은 기사는 읽게 마련이다. 콘텐츠가 사람을 이끌고 독자를 만든다. '받아쓰기형' 기자를 '기레기'로 부르는 동안 기자와 기사, 신문에 대한 권위는 바닥을 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문이 제대로 읽히겠는가. 


신문읽는 학생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는다는 통계자료를 내면서까지 신문 구독을 강조하는 신문사.


신문사의 경영은 광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기업의 광고를 받아 운영을 하기에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기사를 싣는 신문사는 해당 기업으로부터 광고를 받아 실을 수 없다.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야 하고, 좋지 않은 기사는 실을 수 없다고 미리 윗선에서 차단을 한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에는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이미지 광고가 실렸다. 한겨레신문사에서는 이를 닫고 내부적으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광고는 광고이고 기사는 기사라는 건가?


다음과 네이버 등 대형 포털사이트의 성장으로 뉴스 사이트는 거의 힘을 못 폈다. 모바일 첫 화면으로 어떤 사이트가 뜨는 가로 봤을 때 뉴스 사이트를 첫 화면으로 가지 않는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신문사는 어뷰징 기사를 쏟아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종이 있어도 존중하지 않는다. '무슨 상관이냐'라는 식이다. 기자들 간 경쟁은 기자정신 마저 팽겨쳐 버리게 만든다. 무엇보다 트래픽 싸움이다. 검색 노출이 제1 일이다. 


새로운 형식의 뉴스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잠깐의 트렌드로 반짝 선보였던 것일까. 

신문사 내부는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려고 할까. 


유료 서비스를 통해서 고품질 기사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 외국 신문사의 사이트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들을 선보이지만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인가? 아님 돈을 내고 볼 만한 콘텐츠가 아니라고 독자들은 판단한 것일까. 


이 책은 미디어 분석, 비평 전문기자들이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진단함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저널리즘의 기본을 다질 수 있는지 알아본다. 결국 '콘텐츠가 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을 어떻게 꾸며 보여줄 것인가 하는 2차적인 문제가 또 관건이기는 하다. 


독자들이 떠나는 이유를 포털 사이트로 돌리고 있지만 결국 신문사 경영과 기자들의 취재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취재원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지 않고서는 신문 부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홈페이지나 모바일 서비스 도달율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문사 운명의 주도권은 누가 쥐고 있는걸까. 기자, 신문사? 아니면 독자? 


신문사가 언론을 주도하던 때는 이미 아니다. '어젠다 세팅'이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주제를 잡아 그것에 대하여 집중 취재를 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도록 한다. 이 기능이 올바르게 사용된다면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신문사 홍보와 브랜드 노출에도 도움을 얻는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면 '건강한 생명력'을 지니기는 어렵다. 


기자는 소비자, 독자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동종 업계에서 활동 중인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모은 언론에 대한 생각과 방향을 담았다. 오늘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기초가 되어줄 것이다. 종이 신문의 쇠퇴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 퍼스트의 정책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를 얼마 전에 만났었다. 기자가 퇴사를 하면 충원을 하지 않는 구조라고 한다. 그렇기에 점점 기자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경제적 위기는 비단 기업의 일만이 아니다. 기자들이 있어야, 다양한 취재가 이루어질 수 있는 대 충원이 되지 않는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을 수 없어 보인다. 


신문을 읽도록 신문의 필요성과 신문 구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박스 기사로 소개하면서 젊은층을 위한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또한 안팎으로 신문의 긍정적 역할을 요청하는 바, 기자들의 취재 열정과 신문사 데스크들의 취재 보도의 새로운 흐름을 잡기 위한 노력, 트렌드에 맞는 경영자의 태도 변화를 요청한다. 1인 미디어와 대안 언론들에 대한 정보도 빠지지 않았다. 


책 속에서는 '에버그린 콘텐츠'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언론사가 구축한 텍스트를 콘텍스트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휘발성 기사를 새롭게 모아 제공하는 것이다.


"에버그린 콘텐츠의 핵심은 맥락 저널리즘, 다른 말로 구조화된 저널리즘"


"에버그린 콘텐츠는 기존의 취재 문법과 다르다. 보도 자료와 스트레이트 기사 형식으로 당일 이슈를 쫓아가고, 전문가와 관련자의 코멘트를 받는 기존 문법과 달리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기사 형식도 자유롭다. 에버그린 콘텐츠의 핵심은 맥락 저널리즘, 다른 말로 구조화된 저널리즘이다. 구조화된 저널리즘은 개별 뉴스 정보가 생성될 때 태그를 추가해 저장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165쪽


이 책 후반부에서는 신문사 내부의 인력 구성을 비롯 권력과의 고리 등 기자들의 일을 방해하는 혹은 오보와 받아쓰기 형태의 기사 작성 등 스스로가 자멸해나가는 모습들을 찾아보고 바른 저널리즘으로서, 독자가 기대하는 저널리즘으로의 길을 걷는 것이 그 답이 될 수 있음을 모색한다. 


90년대 후반 언론의 힘이 막강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물론 언론의 힘이 결코 약하지는 않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의 포문이 열리면서 신문사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점의 기회를 잃었다. 다시 찾으려 애를 쓰지만 쉽지 않은 상황, 포털에 그 원인을 돌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빠를 것이라고 본다. 


기자라는 직업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명예를 갖고 갈 수 있는 일이다. 좀 더 기자 정신에서 기사를 써나갈 수 잇는 기자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내부적인 변화와 경쟁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자 스스로가 좀 더 깨어 있는 노력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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