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같은 글쓰기 -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와의 대담
아니 에르노.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지음, 최애영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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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같은 글쓰기.


아니 에르노와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이 두 사람간에 주고 받은 글로 만들어진 글쓰기에 관한 대담집.


몇 번을 읽다가 말고 읽다 멈춰 다시 처음 부터 읽기를 했는데 가닥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한 작가의 글쓰기에 대해서 주관을 배제하면서도 그녀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의 질문과 태도가 마음에 든다. 물론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과 그녀가 거침없이 쓰고 남긴 글 또한. 


다음에 또 다시 읽어봐야 할 책.


"내게 하나의 텍스트는 생각과 욕망의 미끄러짐과 겹치를 통해서 조직되는 무엇입니다."-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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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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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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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의심하고 교양을 쌓아서 

리에 다가가려는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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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생의 후쿠하라 마사히로. 그는 학생들의 유학을 돕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IGS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이다. 1992년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경영 분야를 공부하고, 2000년에는 자산운용사의 임원으로 일을 했다. 


금융권의 인재가 왜 철학적 사고를 들고 나왔을까? 왜 그는 돈과 명예가 걸려 있는 그 세계를 떠나서 사람의 본질에 대해서 묻고 따지는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후쿠하라 마사히로는 이 책을 내기 전에 이미 2권의 책을 더 낸 바 있다. 


<하버드의 생각수업>,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이다. 그의 일은 미국 명문대의 유학생활을 돕는 일이다. 똑똑한 인재들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살펴보며 그가 느낀 바,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적인 사고이며, 오늘의 명문대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이 공부하는 방식은 바로 묻고 답을 찾는 철학 수업에 있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주장하는 그는 우선, 우리 스스로가 아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출발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의 주장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주장, 내 생각을 내놓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이 어떠한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내 철학적 사고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의심하라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 그것에 대해서 의심하고, 다시 짚어보려고 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그렇게 해서 내 생각을 키우는 것이다. 내 생각이 커야 철학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 수만큼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시험 문제는 정해진 답을 요구한다. 우리의 삶이 그 같은 문제와 답에 길들여왔다. 그러다 보니 답 하나만을 찾는데 몰두한다. 세상은 그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 


두 번째는 질문하라는 것이다. 질문하지 않는 인간은 진전이 없다. 질문하지 않으면 내 답을 가져갈 수 없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답을 찾아내려고 한다. 동서양의 교육 차이가 어디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가? 글쓰기, 토론 등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쓰는 데 있다. 그러한 수업은 IT 제품과 디자인 분야 등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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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려면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해서 '나의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철학적 사고'이며 

그런 사고가 몸에 밴 것이 '교양'이다."

-46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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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이 처한 현실, 좋았던 시절, 그리고 지금의 경제적 침체기 상황에서 일본이 돌파해나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언어적인 문제,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그러한 국가 간 문화적 차이의 이해와 관용이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태도임을 이야기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삶의 태도에서 찾았다. 그것이 밑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주장을 하는 직원보다는 조직에 물들어 살아갈 수 있는 순응적인 인간형을 뽑아 쓴데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역동성 없는 조직을 만듦으로 해서 혁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저나는 기업이 주는 그런 울타리, 껍데기에 갇혀 우쭐대지 말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열린 사고와 철학적 사고로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것 중 다른 하나가 영어 공부이다. '암기 전쟁'이 되어버린 일본의 교육 현실을 지적하고 그것이 오늘날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를 반성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는 문장은 의심하라는 것. 의심! 내가 알고 있는 것이진실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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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답은 하나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쪽으로 쉽게 빠져든다. 

이를 의도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101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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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소통하라'는 것이다. 철학적 사고의 기본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대화이다. 대화는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진다. 내 질문이 깊지 못하면 들을 수 있는 답도 차이가 난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답이 다르다. 그건 상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다르지 않다. 나 자신과의 대화,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내가 처한 위치,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좀더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미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애 한다. 타인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를 기반으로 내 생각이 만들어지고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단계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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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을 통해 나는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점은 

그 자리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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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강조하는 부분은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저자는 타인의 생각,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차이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받아들이라는 점을 언급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으며, 세상을 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활동의 참여를 적극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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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받아들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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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 수업>은 길지 않은 텍스트이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일관성은 그만큼 도드라져 보인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사람이 갖고 살아가는 것들, 지식과 교양을 의심하고 그것을 토대로 내 질문을 만들라고 재촉한다. 


'의심하라', '질문하라', '소통하라', '다양성을 인정하라', 위 4가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을 토대로 삶의 자세를 한 번 다시 가져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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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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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묻지 않는 삶이라고 모든 생각을 저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다. 계획의 노예가 되지 말, 목표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중에 사로잡히지 말고, 현재에 조금 더 충실하자는 뜻이다."-45쪽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은 앞에 그가 쓴 책에 비해 전해지는 메시지의 힘은 좀 약하다. 이미 앞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그의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에 그가 전해주고자 하는 말들이 담겨 있거나 이미 다른 책을 통해서 그의 삶과 생각들을 접했기에 다소 가볍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물음에 마음을 쓰면서 어렵게 살지 말고 오직 내려놓고 살라고 한다. 


"남의 환심을 사려는 욕망에 충실한 것은 노예근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이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는 이 허무의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적인 사랑에 다가가는 것이며, 그것을 내 주위로 전파하는 것이다. -40쪽


상대를 사랑하는 것,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 무엇에 충실해야 하는가. 


마음의 눈을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 보는 눈을 가지라고 하는데, 그게 눈이 좋다고 해서 보이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의 속 마음, 속사람을 들여다보는 눈을 갖는다는 것 말이다. 그것은 곧 내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리라. 내 마음도 모르면서 상대 마음을 어찌 들여다볼 수 있겠는가.


소설가 이외수는 한 강연에서 4가지 눈을 강조했다. 육안, 뇌안, 심안 그리고 영안이다. 이 눈을 통해서 행복감을 느끼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떤 눈을 뜨고 바라봐야 세상이 아름답게 다가올 수 있을까. 


알렉상드르 졸리앙은 한국 삶을 통해서 사람을 찾고, 또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가를 깨달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내려놓음에 대해서 몰두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추구하고자 애를 쓴다.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위해 애쓰고 있는 건가.


선과 기독교를 오고 가며 그 수행의 폭을 넓히는 그는 양쪽으로부터 공격도 받지만 또한 공감도 이끌어 낸다. 그렇게 대립하고 싸울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를 온전히 내던져 행동에 뛰어들려면 자신을 꽁하니 들여다보는 짓을 멈추어야 한다."-33쪽.


문제를 복잡하게 바라보지 말고 단순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 가득한 분노, 시기, 질투 오만 것들을 다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려면 내가 먼저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수행자의 삶을 따라 산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말이다. 그래도 날 선 대립보다는 공감의 눈을 갖고 살아가려 애쓴다면 좀 더 나은 삶이 되지 않겠는가. 나에게나 그리고 내 이웃들에게나. 


'혜천'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1975년 생의 철학 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저자가 3년간 한국의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남긴 에세이다. 새해 시작하는 지금, 뭐라고 되어야지 하는 생각에 조바심은 더욱 강해지는 데 이 책은 좀 더 자유로워지라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을 그렇게 달래본다. 억지로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안되면 될 때까지, 되게 하라는 해병대 정신에는 '위배'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쁜 버릇을 버리고 좋은 습성을 길러 자기 회복의 원동력을 불러오도록 새롭게 분발해야 한다."-78쪽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한 외국인 철학자의 수행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지점에 와 있으며 무엇이 고장 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만 '모든 것이 허무하고 덧없는 동시에 그 자체로 완벽하고 경이롭다'고 말하는 그의 그의 생각을 다 받아들이기는 아직 내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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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 문강형준 문화비평 칼럼집
문강형준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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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현실의 더러움과 모순들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는지 읊조리는 냉소적인 목소리다. 따뜻하고 긍정적이고 부드럽기만 한 '진정성'이라는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한 차갑고 딱딱한, 무엇보다 '진실된' 그런 목소리 말이다. -70쪽


이 책은 저자가 우리 시대의 문화현상을 통해 바라본 사회 구조를 분석한 칼럼집이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았다. 무엇에 정신을 쏟고 살고 있는지 묻는다.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이 시대, 우리에게 미래는 정말 존재하는가? 전진을 외치면서도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니 말이 되는가.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욕망을 부채질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지 않는가. 힐링이라고 포장된 우리 시대의 아픔은 개인의 것으로 치부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며, 분노는 줄여야 하며, 그것은 너 자신의 문제이니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는 것. 개인의 독특함은 사라지고 똑같은 규격대로만 맞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우리 지금 사는 세상이? 대규모 오디션을 통해 착한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사람을 불러 모아놓고는 그 안에 살아야 살 수 있다는 것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하지 않나. 어느 것도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정답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창조'란 천재들의 전유물도, 상품으로 변환되는 아이디어도 아니다.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창조자가 가 될 수 있다. 좋아서 하는 놀이가 깊어져 어떤 수준을 넘어설 때 그것은 새로운 창조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아이도, 노동자도, 아저씨도, 할머니도 삶에서 작은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이창동의 영화 <시>는 할머니가 쓰는 초라한 시 속에 들어 있는 삶과 윤리의 깊이를 보여준다. 문제는 누구나의 창조적 능력을 천재만의 것으로, 상품으로, 채용 기준으로 만들어 특화하고 대상화하는 정부와 자본의 좁고 천박한 상상력이다.-186쪽


저자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그가 기록한 칼럼을 통해서 지난 3년여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보고 뭔가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본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하고 그 아픈 것에 대해서 진정으로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은 마련될 수 없는 걸까. 우리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을 얻어내기 위하여.


성찰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사라질 때 인간과 괴물의 차이 역시 사라진다. -219쪽


이 책을 통해서 그간 방송매체를 통해서 보이고 우리 사회 속에서 등장한 다양한 기호들이 어떻게 해석되고 있으며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짚어볼 수 있었다. 좀 더 다르게, 좀 더 깊게, 좀 더 따뜻하게 상대를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갖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 좀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애매함이 인문학의 본질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애매함은 삶의 본질이며, 인간의 본질이며, 세상의 본질이기도 하다. 인간은 답이 없으며, 끝까지 답이 없는 세계에서 살다 죽는다. 그런 인간에게 확실한 정답과 정체를 강요하면서 이를 혐오와 폭력으로 연결시키는 사회라면 그곳은 분명 인간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회가 아니다. 이런 사회에서 인문학이 번성한다면 둘 중 하나다. 사회가 가짜이거나, 아니면 인문학이 가짜거나.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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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간디 - 사랑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6
류성민.류경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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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에 대해서는 수없이 들었다. 비폭력 운동하면 간디, 간디 하면 인도. 


그다음에는? 그럼? 


그다음에 간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면 말이 수그러진다. 간디에 대한 책이 그동안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다양한 출판사에서 간디의 생애를 기록한 간디 자서전을 비롯한 많은 책들을 선보여왔다. '위대한 영혼, 간디' 그러나 대개 생애를 기록한 형식의 간디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번 21세기북스가 내놓은 '인생 교과서 간디'는 그가 남긴 정신을 놓고 두 학자가 한 주제 아래서 그의 저작과 생애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예수, 부처, 퇴계 등의 시리즈가 이미 나왔으며 이번 간디는 이 인생 교과서 시리즈 여섯 번째로 선보이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각각의 인물 편을 통해서 공통의 질문을 던져 그들이 생애를 통해 보여준 사상의 실천 속에서 답을 찾아 정리했다는 점일 것이다. 간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행복에 대해서 묻고, 그가 삶 속에서 찾은 행복은 어떤 것인가를 묻고 답한다. 이웃에 대한 사랑, 내가 가진 것에 대하여 만족할 줄 아는 삶의 태도 등 지극히 소박한 것들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 않나. 더 갖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더 즐기기 위해 일한다. 정작 놀려고 할 때는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 우리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이 책을 읽을 때 진리를 추구하며, 비폭력 노선을 통해 인도의 개혁과 독립을 추구해 온 간디의 삶을 통해서 점점 지쳐가고 피로해지는 삶을 돌아보고 원래 가야 할 길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간디의 삶은 진리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진리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하는 삶이었다. 끄리빨라니는 간디가 추구한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 진리가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실현될 수 있는 진리로 보았다."-41쪽


가진 것을 줄이고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의 태도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삶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한 간디. 그의 정신과 삶의 태도는 오늘의 삶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솔루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많은 이야기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부부의 관계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등 가정생활에 대한 부분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가정의 불화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는 원만해 보여도 안으로는 곪아 있는 현실은 아닌가.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나도록 돌봐야 하는지 얼마나 알고 살아가는 걸까. 부모의 태도는 또 어떠해야 하는지. 


두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간디의 교육 이념을 재정리해서 알려준다. 


"요컨대 간디는 육체적 발달과 정신적 발달, 그리고 영적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전형적인 예로 손으로 하는 작업(수작업, handcraft)을 제시하고 있다. 물레질이나 직조 혹은 신발 만드는 수작업을 과학적으로 가르치고, 실제로 그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도록 하면서 수공예품을 만든다면 신체적 기관들을 발달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도 발달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진리를 이를 수 있는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201쪽.


이렇게 간디는 사람과 신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실천했다. 이 책에서는 그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간디의 사상과 업적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친 몸에 시원한 물 한 잔이 몸을 개운하게 하듯, 마음의 피로에 맑은 물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생 교과서 간디', 맑은 생각이 필요할 때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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