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기술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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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나서 글 쓰는 게 잠시 망설여졌다. 아니 지금까지 쓴 글들이 뭔가 싶은 생각이 훅 밀려왔다. 내 마음에 가득한 불만을 털어낼 생각으로 쓴 글,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자랑하고 떠벌린 글들이 좀 많은가. 블로그는 물론이고 온갖 게시판에 남긴 글들은 뭔가. 일처리가 늦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쓰고, 만족한 것에 감사하다고 촉새처럼 쓰고, 기쁘다고, 슬프다고, 외롭다고 쓴 글이 하나 두 개가 아니다. 

"글이란 적절한 정신 상태에서 써야만 한다. 고통, 분노, 불안, 슬픔, 그 밖에 차갑거나 뜨거운 모든 감정은 정신을 경직시키거나 지나치게 흥분시킨다. 그렇게 쓰인 글은 무미건조하거나 너무 격렬한 투로 치우치고 만다. 책 한 권을 잘 써내는 것은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195쪽 중.

적절한 정신이란 무엇일까? 나는 적절한 정신으로 글을 써왔고 쓰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한민국 국회는 며칠째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순서대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말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토론을 멈추면 그것대로 끝이기 때문이다. 서 있는 동안에는 계속 말을 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잘못된 부분을 말로서 지적하는 행위다. 

그러한 순간에 이 책을 읽고 있다. 말과 침묵이 주는 그 놀라운 결과와 더불어 그 이미가 어떠한 것인지 형태별 차이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 오래된 장맛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 향, 그 맛 자체다. 다른 것이 더 필요 없다. 이 책도 그렇다. 잡다하지 않으며 간결하다. 간결하다는 것은 내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간결하면서도 깊다. 오래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생각과 사고가 정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혼탁스러운 삶을 벗어나야 하는데도 그 안으로 들어가야 만 살 것은 같은 세상에 머물러 있다. 제주로 가고 시골로 가서 고립된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잡다한 삶을 거두어 버리는 과감한 결단이 나를 세우는 길임을 먼저 실천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할 일인가 싶어 부러운 눈으로도 봤지만 그런 것만이 아님을 느낀다. 

삶을 더 값지게 하는 것은 아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실천하는 일이다. 많은 책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지만 결국 실행하는 부분에서는 더 말을 끌어가지 못한다. 

1716년에 태어난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가 쓴 <침묵의 기술>. 저자는 2016년에 서 있는 우리보다 300년 전 사람이 아닌가. 300년 전의 사람이 1696년에 나온 작자 미상의 책, <말하기와 침묵하기를 위한 안내서-특히 종교 문제에 관하여>를 근거로 해서 쓴 책이 <침묵의 기술>이다. 

말하는 것도 힘이지만 말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 하는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써야 할 때 쓰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다.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말하고 싶을 때 말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글을 써야 할 때 왜 침묵해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이해의 길로 이끈다.

책 구성도 간결하다. 2개의 큰 주제, 말과 침묵, 글과 침묵 속에서 침묵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중복되기는 하지만 그만큼 침묵이 주는 강점을 더 받아들일 수 있다. 

세상을 한 번 둘러보자. 온갖 말이 난무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떼를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그러한 말과 글이 난무하는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도 그 안에서 허덕거리고 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실 속에서 <침묵의 기술>의 저자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정말 해야 할 말인지 안 할 말인지 생각해보고, 써야 할 말인지, 쓰지 말아야 할 것인지 좀 더 고민하고 고민해보라고 설득한다. 

이 책 침묵의 필수 원칙에서 소개하는 네 번째 원칙은 다음과 같다. 

말을 해야 할 때 입을 닫는 것은
나약하거나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입을 닫아야 할 때 말을 하는 것은
경솔하고도 무례하기 때문이다.

그냥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 형태가 다 다르다. 침묵이 전하는 메시지는 내가 어떤 형태로 입을 닫는가에 따라 상대에게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상대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입을 닫는 것은 신중한 침묵이다. 감정을 토로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상대를 기만하거나 당혹스럽게 할 의향으로 입을 닫는 것은 교활한 침묵이다.

혀를 다스려라!

최근 어떤 침묵으로 상대를 괴롭혀 봤는가. 신중한 침묵이 있는가 하면, 교활한 침묵, 아부형 침묵, 조롱형 침묵이 있다. 감각적인 침묵이 있는가 하면 아둔한 침묵이 있고, 동조의 침묵이, 무시의 침묵, 정치적 침묵,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러운 침묵이 있다. 글도 다르지 않다. 나에게나 남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이라면 그것이 무엇이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이 주는 그 악한 기운과 좋은 기운에 대해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해나가는 <침묵의 기술>은 오늘을 사는 우리 인간 사회에 삶의 본질을 찾아갈 것을 권고한다. <침묵의 기술>은 말과 글이 때로는 나를 살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나를 죽일 수도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말을 해서 다치는 것보다 입을 닫아서 이로운 것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건전한 취향, 상식과 더불어 도를 넘지 않기 위한 주의력이 필요하다. 종착지에 다다른 다음에도 마차가 계속 달리지 않기 위해 주의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적절한 범위에 뭔가를 더하거나 덜어내면 전체 구성은 일그러지기 마련이다.-155쪽 중

얼마 전 친구와 만나, 후배들이 모이는 자리에 선배로 참석해서 말을 하다 보니 잔소리가 돼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 가지 말아야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 책에 나이 든 사람의 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있어 공감이 되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너무 많은 말을 해서 듣는 이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부터 피해야 한다. 늙어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 중에는 말하기를 지나치게 밝히는 것도 포함된다."-100쪽 중

나이 든 사람들의 지혜로운 말이 많아지는 사회, 그런 사회가 우리를 더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지금 사회가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고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하는 것, 써야 할 때 써야 하고 쓰지 않아야 할 때 펜을 내려놓는 것이 구분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수많은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나 좀 봐달라고 소리치고 떼를 쓰고 억지를 부리며 우리 몸과 마음을 향해 말과 글로 공격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글을 써야 할 때 펜을 붙들어두는 것은 나약하거나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이며, 펜을 붙들어두어야 할 때 글을 쓰는 것은 경솔하고도 무례하기 때문이다." -196쪽.

'욕망을 표현하라'고 부추기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라'고 유혹하는 사회에 살면서 <침묵의 기술>은 괴로움과 분노로 차 있는 몸과 마음을 위해, 나의 건강한 정신을 지키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삶을 돌아봐야 할 시간에 동반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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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하지 마라 - LINE의 COO가 말하는 변화한 미디어 시대에 사람을 움직이는 법
다바타 신타로 & 혼다 데쓰야 지음, 황미숙 옮김 / 북카라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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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에 10명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100여 명을 대상으로 일을 해야 하고, 1,000명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10,000명에게는 홍보해야 한다. 


그런가?


미디어의 영향력이 바뀌었다. IT 기기의 발달로 인해 기존 전통의 강자들이 힘을 잃고 있다. 나름대로 자신들의 영역으로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하지만 지금 같은 때는 '중구난방'이다. 


어쨌든 서로 힘겨루기 하는 지금, 모바일 비즈니스는 승승장구한다. 앞으로 더 그렇게 되리라 본다. 


왜? 그렇게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70, 80년대 힘을 가졌던 미디어처럼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들이 20대 최강의 소비자들을 비롯, 전 연령층을 빨아들이고 있지 않나. 훅.


<광고하지 마라>,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LINE, 즉 네이버의 일본 회사가 만든 서비스가 어떻게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바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서비스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가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본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기반으로 어떻게 이용자가 확보가 되고 서비스가 트렌드가 되었는가 그 원인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힘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거기에서 길을 찾는다. 광고나 마케팅에 돈을 투자해서 효과를 보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내는 일이 SNS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관찰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리고 텍스트 방식에서 이미지로 변화했고 이제는 동영상으로 그 흐름이 바뀌었다. 텍스트 메시지는 멀티메시지로 바뀌었고 이모티콘으로 다시 흐름이 넘어온 후, 이제는 '스티커' 시대 아닌가. 


큰 기업에게도 기회이지만 더 큰 기회를 작은 기업, 1인 기업들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차이가 그 길을 다르게 만든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전문가답게 전통방식의 마케팅과 모바일 비즈니스의 마케팅 방식의 비교를 기반으로 해서 각각 어떻게 콘텐츠를 유통하고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광고하지 마라


사람을 움직이고 싶다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을 깨우는 서비스를 생각해 보라. 이 책 말미에서 저자는 심, 기, 체, 이 세 가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통의 요소라고 소개한다. 사람의 마음, 기술과 인간의 몸 이 세 가지. 관찰하고 연구하며 인간의 마음이 어디에서 끓는지 제대로 짚어볼 일이다. 


"이렇게 마음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사람들이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개체에서 시작해 연대의 마음으로, 그리고 사회 속에서 영행을 주고받는 마음을 통해 사람은 움직인다.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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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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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책 좋은 것은 알았지만 딱 맞는 책이 나오면 더 좋다. 


작가님들의 지침에 따라 글을 써보려 애쓰는 하루. 내게는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그래도 한 포스트 한 포스트 올리며 하루를 채운다. 정해진 시간에 싸보려고도 하지만 그건 좀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도 써보려고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어렵다. 적어보지만 앞뒤가 안 맞는다. 그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면 무슨 영화가 되려나. 그럴 듯도 하다. 


늘 틀리는, 습관적으로 쓰는 문장을 뜯어고치기만 해도 열 문장 안부러운 깔끔한 문장 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조심 조심 한다. 지침대로 쓰는지, 이상한 곳은 없는지 말이다. 어쩌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으니 일단 면피 한다. 


이 분의 책, <동사의 맛>은 아직 읽지 못했다. 다시 찾아 읽어봐야 겠다. 뻔한 것들, 무시하고 넘긴 문장들 다시 보게 만든다. 문장의 주인인 주어와 술어의 관계가 확실한 문장을 만드는 것에 충실하도록 하자.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글 좋다. 이 글, 이 책이 나오게 된 동기라고 해야 할까, 원인 제공자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을 꾸며 놓으니 책 속으로 쑥 들어가는 느낌이다. 


E.B 화이트의 영어문장의 스타일인가 하는 책이 있다. 문장부호와 문장 쓰기 등에 관한 책이다. 이 책도 거기에 버금가는 책이다. 작다가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복습 차원에서 목차를 한 번 더 정리해보자.


적/의/를 보이는 것/, 들/

있는

-관계에 있다

-에게 있어

-하는 데 있어

-함에 있어

-있음(함)에 틀림 없다

-에 대한(대해)

-들 중 한 사람, 들 중(가운데) 하나, 들 중 어떤

-같은 경우

-에 의한, 으로 인한

-에. 으로

-에. 을

-(으)로부터


-먹다, 먹히다

-시키다

-을 하다, 하다

-가(이) 되다

-될 수 있는

-그, 이, 저, 그렇게, 이렇게, 저렇게

-여기, 저기, 거기

-그 어느, 그 어떤, 그 누구, 그 무엇

-웠던

-는가

-시작했다



유유는 삶의 습관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든다. 다 아는 것 같은 것들을 다시 보게 하고, 다시 생각하게 하고 수정하도록 한다. 지속적으로.


 

"당하는 말이나 시키는 말, 곧 피동과 사동은 모두 동사와 관련된 말이다. 가령 '먹이다'라는 동사를 '먹히다'라고 쓰면 당하는 말이 되고 '먹이다'라고 쓰면 시키는 말이 된다. 먹히는 건 먹는 행위를 당하는 것이고, 먹이는 건 먹게끔 하는 것, 곧 먹도록 시키는 것이니까. 이렇게만 보면 무척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동사가 당하는 말과 시키는 말을 갖는 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설레다'라는 동사는 당하는 말도 시키는 말도 갖지 않는다. 설레는 일은 당할 수도 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할 수도 시킬 수도 없는 동사를 당하거나 시키는 형태로 쓸 때가 적지 않다. 게다가 당하는 말을 한 번 더 당하게 만들어 쓰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문장이 이상해진다. 아니 이상하고 어색해 보여야 마땅한데 습관처럼 쓰다 보니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게 외려 더 문제다." -114쪽


마지막 문장이 나의 습관을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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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 요시모토 바나나의 즐거운 어른 탐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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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인생경험을 기록한 책. 작은 책이고 짧은 문장이지만 정작 우리 삶을 향해 물어야 할 질문과 내 스스로 찾아야 할 답을 위한 작가의 생각이 들어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우리 인생의 길잡이라는 말이 무엇보다 와 닿는다. 자신의 길을 찾아서 작가로서 인생을 시작한 작가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본다. 삶의 의미와 그리고 그와 함께 늘 우리 곁에 있는 죽음의 의미도 함께 말이다. 


"일단 어른이 되고 나면, 모든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어린 시절의 감각이죠. 인생을 헤쳐 나가기 위한 길잡이는 그것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몇 살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그건 다르지 않아요. 다만 어린 시절에 체험한 일의 가치와 자신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것의 중요함은 어른이 되지 않고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으니, 인생이란 참 절묘한 것 같습니다." -15, '어른이 된다는 건'(요시모토 바나나) 중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공부는 꼭 해야 될까?

-친구란 뭘까?

-똑같다는 건 뭘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좋은 일일까?

-산다는 것에 의미는 있을까?

-열심히 한다는 건 뭘까?


이렇게 여덟 개의 질문을 통해서 인생을 묻는다. 어른으로서의 시작은 언제였는지를 뒤져보고 어른이 주는 그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공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것이 인생에 주는 것은 무엇인지를 말이다. 시기가 있지만 시기가 없는 게 공부아닌가.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할 것, 그리고 산다는 것의 의미 등등. 작가 삶의 경험을 통해 찾은 답을 읽어본다.


"남과 다르지 않고 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다운 멋을 즐기려는 사람을 저는 조금도 나쁘게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삐져나오고 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이기를 바라는 것이죠."-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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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편안한 죽음 - 엄마의 죽음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
시몬느 드 보부아르 지음, 성유보 옮김 / 청년정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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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부할 수 없는 죽음, 그러나 고통스러운 삶. 마지막 삶의 순간에 찾아온 암.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인간. 온갖 약을 쓰며 생명을 연장하지만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순간. 그 순간에 밀려오는 고통. 본인에는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지켜보며 알 수 없는 희망을 거는 가족의 일상.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그 인간이 맞이하는 그 삶의 고통의 순간, 죽음이라는 것을 글로 옮겼다. 암이라는 존재를 이길 수 없는 인간의 고통. 


"자연사란 없다. 인간에게 닥쳐오는 어떤 일도 결코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에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개인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돌발 사건이다. 죽음은, 그가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엇으로든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다."-217쪽.


엄마의 딸, 딸이 지켜본 엄마의 시절과 죽음으로 가는 길에 있는 병상의 엄마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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