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비용
유종일 외 지음,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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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는 열심히 했다. 다만 삽질만 했을 뿐이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비용으로 되돌아왔다. 비슷한 시기에 MB에 관학 책이 나왔다. 하나는 그가 쓴 것이고 하나는 다른 이가 쓴 것이다. 그중 하나가 'MB의 비용.' 국민의 돈으로 나라 살림을 한다. 


그 살림 살이에 따라서 국민의 생활이 달라진다. 그 기간 중 우리는 얼마나 달라진 생활을 누렸는가. 살림 살이가 나아졌는가, 행복지수가 올라갔는가. 돈이 샜다. 쓰일 곳에 쓰이지 못 했다. 탐욕으로 얼룩진 세월에 우리는 그 똥길에서 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 


자원외교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포장된 사업들은 들어가 살펴보니 빚덩어리다. 드러난 일들, 그리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MB의 비용. 더 학습이 필요하지는 않다. 채산성도 없는 사업에 돈을 그렇게 갖다 바친 이유는 무엇인지. 해외 자원 외교로 안은 부채가 42조 원이다. 


"MB 정부는 껍데기뿐인 자원외교를 포장해 국민을 속이기에 바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을 사기업 부리듯 해외 자원 개발로 내몰았다. MB 측근 공기업 사장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투자하다가 천문학적 손실로 자원개발 공기업을 거의 고사상태로 빠트렸다."-99페이지

누가 책임졌는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자원외교 이외에 4대강 사업, 한식 세계화 등 MB 정부가 추진한 사업들의 운영성과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묻는다. 또 당하시렵니까? 


오늘 9시 뉴스에서는 4대강 사업이 '담합 사업'이라는 보도를 내 보낸다. 말할 수 있을 때 말하지 못핳고 다 늦게 뭐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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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서재 - 정여울 감성 산문집, 개정판
정여울 지음, 이승원.정여울 사진 / 천년의상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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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인간탐구 학문이다. 


내가 어디서 나와서 어디로가는지를 알아가는 학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각각의 방식대로 제 길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삶이 어디 그런가. 홀로 있는 순간, 혼자 딴 짓하고 있다는 순간을 느낄 때 찾아오는 그 고독과 외로움으로 다시 남들이 가는 길을 가겠다고 길을 돌아오는 어리석음을 보인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앞선 시대의 작가들이 남긴 책이라는 유물을 통해 시대를 따져보고, 인간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다. 없었던 것이 아니라 미처 발견한지 못한 것들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쏟아져나온다. 천국과 지옥의 스펙트럼 만큼이나 큰 인간의 모습을 책 속에서 발견한다. 


정여울은 그러한 책 가운데서 인간의 모습을 찾고,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수많은 방편들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따져 묻는다. 


작가와 작품을 펼쳐놓고 그들의 글에서 자유에 대해서, 책임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삶을 꺼내 놓는다. 작가는 우리 삶이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고통이 우리 마음속 빈 공간에 침입하여 우리 마음을 꽉 채우게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다른 생각, 다른 자유, 다른 삶이 우리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사유의 빈 방을 만들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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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 


그러다 가끔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 읽는건가 하고 말이다. 


가끔 그렇게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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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 그러나 신용은 은행이 평가하는 게 아니다
이건범 지음 / 피어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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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범 사장이 일을 하던 당시, 나는 잡지사 기자로 일하면서 아리수미디어를 취재한 적이 있다. 이건범 사장과도 명함을 나누었다. 당시 시디롬 타이틀은 대세였다. 지금은 영화를 몇 초 만에 다운로드하는 세상이지만, 컴퓨터 상에서 멋진 화면들이 술술 돌아가는 것은 당시 신기한 일이었다. 그 일을 하던 기업이 아리수미디어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시디롬 타이틀 개발에 뛰어들었다. 멀티미디어 혁명이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하드웨어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절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왜 그랬을까.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몇 만원 하던 것들이 묶음으로 나오는 등 시장 질서가 좋지 않았다.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나가떨어지고 하는 시기였다. 그곳에서의 아리수미디어는 어떻게 시장에서 살아갔을까. 개인적으로 직장을 옮기고 다른 길을 걸으면서 이 분야의 일들은 과거가 되었다. 


'파산'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 누가 쓴 건가. 


이건범 사장의 책이다. 이 책에서 이건범 사장은 그때의 일들을 소개한다.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그 즈음의 일들을 새로 기업을 시작하려는 혹은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남겼다. 


좋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가. 그랬던 것 같다.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며 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거기까지였던 거다. 


"사람의 다양성,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는 어떤 종류의 '능력'과도 같다. 그게 쉽게 갖추어지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이겠는가? 나는 발전의 가능성이 '역사 및 타인과의 대화'에서 온다고 보았고, 우리 사회와 과거의 역사가 '대화'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게 문제이며, 우리 회사의 구성원 역시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는 서로 다름을, 타인의 세계가 있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84페이지 중에서

저자가 깨달은 일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면 바로 다름에 대한 인정이 아닌가 싶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르게 살라고 하고, 다르게 생각하라고 하지만, 정작 다르게 행동하고 다르게 보는 것들에 대해서 불편해한다.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람, 똑같은 생각만을 한다면 거기에 무슨 발전이 있고 진보가 있겠는가. 


회사를 운영하는 후배가 어느 날돈을 좀 빌릴 수 없느냐고 했다. 들어보니 사정이 딱하다. 투자를 받은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투자금을 갖고 들어온 사람이 퇴사하면서 그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작은 조직일수록 사람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운명 달라질 수 있다. 후배는 지금 고통스러운 상황이기도 하지만 조직이 더 커지기 전에 좋은 경험을 미리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저자는 결국, 파산신청으로 회사를 정리했다. 


그리고 지금 다른 일을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의 일들이 그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그리고 좀 더 물러나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게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련은 버리는 게 좋지 않겠나. 마음에 갖고 있어서 도움 될 일이 없다. 과거에 묻히지 말고 현실을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게 길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순간을 누가 경험할 수 있겠는가. 최고점과 최저점을 함께 찍는 그런 일 말이다. 


"내가 참 한심한 놈이다. 그때 난 돈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돈이 시키지도 않은 일마저 나서서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150페이지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돈이 어떻게 춤을 추고 사람을 주저앉게 만들었는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넘어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의 파산이 비난받을 일만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가 이 책을 쓴 다른 동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크기야 어떻든 회사를 꾸준히 경영하는 사람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부럽다. 그들은 분명 한 가지씩은 비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당돌한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어떤 기업이 망했다고 그 기업과 기업주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평가받아야만 하는가?"-252페이지 중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누가 새로운 일들을 하려고 하겠는가. 안전한 길만을 추구한다면 새로운 '땅'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쏟아내며,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리고 저자는 '파산의 상처와 복수심이 아니라 사업을 꾸려나가는 동안 가졌던 즐거움과 행복'이 살아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직원들의 생계를 걱정하며 사업을 마무리한 저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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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 연필이 사각거리는 순간
정희재 지음 / 예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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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연필을 한 자루 건넸는데 다음에 만났을 때 훌쩍 길이가 줄어들어 있으면 친밀감이 뭉클 솟아난다. 연필을 쥐고 종이를 응시하는 시간. 잠깐이나마 속을 풀어내고 다듬는 시간을 각자 다른 공간에서 나눈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설령 끝없는 숫자와 기호를 채워 넣고, 낙서를 하느라 연필이 닳았다고 해도 괜찮다.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 끝에 피로해지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194페이지,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중에서


사람을 가깝게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상대에게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전해주는 일일 것이다. 선물일수도 있고, 때로는 이야기거리도 될 수 있다. 살아 온 이야기 말이다. 대화를 통해 친밀감을 만들수도 있고, 적절한 스킨십도 그렇고. 뭐 그 이상은....


작가의 이야기는 연필이다. 자신이 소장한 연필 한 자루를 전해주고 다시 만났을 때 그 연필의 길이가 짧아져 있을 때 친밀감을 느낀다고 한다. 각자의 취미를 공유한다는 것, 그것은 친밀감의 시작이리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나에 대한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는 도구, 연필에 대한 작가의 감성이 담긴 책이다. 나에게 연필은 시험볼 때 찍기 위한 도구와 책상에 선을 긋고 연필을 밀어내어 연필 따먹기를 하던 기억들로 남아있기도 하다. 4각, 5각, 6각...그리고 원형의 연필.... 또 하나 더 추가하면 반에서 키도 크고 예쁘게 생긴 친구가 늘 반 아이들의 연필을 도맡아 깍아 주던 기억도 남았다. 


연필이 주는 감성은 그 소리에 잊지 않겠나. 종이를 걷는 연필의 소리 말이다. 숨소리처럼...무생물이지만 마치 생물처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온기가 전해져 굴러가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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