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 - 책 안 읽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김류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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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건가, 스마트폰 인구가 늘어난 것인가. 장시간 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확 줄었다. 전자책을 읽는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도 줬지만 또한 우리가 갖고 있던 생각의 시간도 가져갔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모바일 기업들은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성장의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헛걸음으로 바쁘기도 한 현실이다. 


이제 규모의 싸움이 아닌 콘텐츠 싸움이 시작되었다. 출판 불황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처럼 스스로 물어보고 답을 찾아야 한다. 소셜미디어 시대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끌어다가 책을 알리고, 책을 살 수 있도록 독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 시대의 출판 마케팅은 오늘날 이전보다 몇 배의 일을 더 하만서도 책 홍보하기가 어려워진 시대의 편집자의 마케터를 위한 소셜미디어 활용 안내서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저자가 그간 연재한 글들을 묶은 책이기도 하다. 다양한 통계와 소셜 미디어 활용 기업들이 사례가 있어서 현재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들이나 출판 창업을 기획하는 분들에게 유효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다만 다른 나라들의 상황은 또 어떤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책값을 비싸게 해서 사는 사람만 사도록 하는 정책으로 유지를 하는지 말이다. 그건 그렇고 변화의 시대에 제대로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바라만 봐야 한다. 그건 아니지 않은가. 제대로 즐기고 써야 할 시간에 멍하게 있을 수는 없다. 출판 환경의 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 생각하면 조금 더 심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책을 알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은 분들에게 유용한 콘텐츠가 되어 줄 것이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독자에게 전달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점검을 저자가 친절하게 지도해주는 느낌이다. 출판 전문가로서 저자의 소셜미디어 활용 경험이 돋보인다. 그중 소셜미디어 활용에 있어서 담당자의 감각이 중요하다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꾸준함과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하나를 올리더라고 감각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SNS 활동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는 성실함과 웹 콘텐츠에 대한 감이다. 어느 정도 표준화된 매뉴얼이 생겼지만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감각이 중요하다. 잘하는 곳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SNS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꾸준히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해보는 것이다. 의외로 큰 장애물이나 고도의 기술력, 배워야 할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60페이지


조자는 책 속에서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살펴보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팟 캐스트 등 출판사들이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 중 눈에 띄는 현상들을 짚어보며 어떠한 성과들을 그들이 냈는지 알아본다. 저자가 지적하듯 문제는 이 시대의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해가 된다면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책 후반부에서는 저자는 그렇게 사람에 대한 이해, 지역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생존을 모색한 출판사와 서점들의 전략을 소개한다. 


책을 읽고 나니 역시 '콘텐츠가 생명력이다'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하는 것이 남과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이다. 그건 내 이야기이며, 내 삶이 되는 것이다. 자기 영역에서 브랜드를 알린 출판사와 기업들의 이야기에 그 답이 들어있다. 북스피어출판사 대표의 마케팅 활동은 그런 면에서 인상적이다. 재미있지 않으면 사람은 모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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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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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아이디어 싸움이 필요하다. 기업 규모보다는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만들어낼까, 어디에서 싸움을 해야 할까. 


일을 하다 보면 지금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아예 다른 일을 하기 전에는 그렇다. 같은 카테고리에서 고만고만하게 경쟁하고 일을 해나간다. 언제까지 그런 경쟁이 유효할까. 이제 그런 싸움은 더 유효하지 않다. 경쟁을 하지 말고 독점을 하라는 주장의 책이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한 전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의 이야기다. <제로투원>은 그가 진행했던 강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가 창업한 회사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들, 독점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면면을 통해 이기는 싸움은 어떤 싸움인지 이 책에서 하나하나 설명한다. 독점을 저자는 '아름다운' 독점이라고 표현을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됄 수 있기 때문이다." - 48페이지


저자는 이 책에서 기업이 경쟁을 하려면 이기는 싸움을 하라고 강조한다.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왜 독점이 필요한지, 독점이 중요한지를 살펴보고 페이팔 창업을 둘러싼 히스토리와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IT 업체들의 역사와 그 흐름을 짚어볼 수 있도록 한다. 


이기는 싸움과 독점의 원칙을 통해서 생존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면 그가 말하는 원칙들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이다.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것들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다. 한때 선두 기업으로  자리 잡은 기업들이 사라진 이유는 어떠한가. 주변 환경과 더불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자본 역시 문제다. 이러한 것들을 끌어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채용과 유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라. 


"최고의 스타트업은 조금 덜한 정도의 광신 집단 처럼 보일 수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광신 집단은 뭔가 중요한 부분에 광적으로 '틀린'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사람들은 외부 사람들이 놓친 무언가에 관해 광적으로 '옳다.' 이런 종류의 숨겨진 비밀은 컨설턴트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다. 따라서 기존의 전문가들이 당신 회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광신 집단, 심지어 마피아라고 불리는 편이 차라리 낫다."- 166페이지


이 책의 내용은 국내 실정과 실리콘밸리의 환경 차이가 있겠지만 스타트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주의해야 할 상항이나 점검해야 할 것들 등 저자가 알려주는 사항들을 토대로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트업은 결국 돈, 사람, 서비스 이 3가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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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힘
권귀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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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고 이렇게 정리를 해보는 일은 나에게 있는 어떠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이다. 무엇이든 읽어보려고 하고, 내가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 다른 이들의 관심 속에 있는 영역의 책들에도 도전을 해본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늘 가던 길을 벗어나보려고도 하고, 해보지 않은 일들을 도전해보는 것은 그것이 나의 것인지, 내가 해 볼 수 있는 영역의 것인지 부딪혀봄으로 해서 내 안의 문제들과 마주하고 그것들을 풀어보려고 하는 일이다. 


<질문하는 힘>은 어떤 다른 사람에게 보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라고 강조한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고 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없는 삶은 답도 없는 삶이다.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하고 기존의 관행에 의지하며 살아가려 한다. 습관이 나를 망치기도 하고 나를 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습관을 갖고 살 것인가. 좋은 습관을 가져야 나를 좀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질문은 좋은 습관이다. 제대로 된 질문이 좋은 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측면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성공은 결코 쉽지 않다. 질문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질문이 없다면 성공은 없다. 의미 없는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말고,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무엇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지 이유와 목적부터 찾아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77페이지


저자는 질문이 주는 힘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3가지를 제시한다. 


"왜?, 만약에, 왜 안 돼?"


이 3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는 삶을 좀 더 성장시켜나갈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과 기업들의 성장과 실패의 면면을 들여다봄으로 해서 왜 이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가족이나 조직생활 등 지쳐있고 힘들어할 때 포기할 것이 아니라 나를 좀 더 몰아붙여보는 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질문 생활을 통해 좀 더 우리에게 감추어진 나를 찾아가보는 여행을 즐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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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건축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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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건축가들은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자신들의 나라의 건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 시작했다. 자연을 거슬러 만들어진 기계적이고  거대한 건축물은 재해로 인해 그대로 무너지는 현실을 목격했다. 구마 겐고는 이 처럼 거대하고 합리적이고 강인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쓰나미에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고는 그 지점에서 건축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으며, 새로운 사상이 시작되는 거대한 변화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구마 겐고는 이제 인간은 수동적인 형태의 구조물에 갇혀 사는 인간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들을 얻어낼 수 있는 존재로 변신하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은 '작은 건축'에 몰두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그가 말하는 작은 건축은 단지 외형적으로 작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 책에서 "단순히 크기가 작은 것이 '작은 건축'은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자신의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작은 것이다. 자신의 손을 이용해 자신과 세계를 연결하는 도구가 '작은 건축'이다(본문 101페이지 중에서)"라고 밝힌다. 


그리고 작은 건축은 의존을 통해서 더 강한 건축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그의 작업활동을 통해서 그는 증명한다. 


하지만 적절하게 다른 힘, 예를 들면 압축력과 조합시키면 장력은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구조체를 만들어낸다. 앞 장의 '의존하는 구조'와 마찬가지다. 적절하게 의존하는 '현명한 기생'이야말로 가장 강한 것이다. 


230페이지, '작은 건축(구마 겐고, 안그라픽스)'


이 책은 저자가 일본의 건축문화와 더불어 다른 나라의 건축 유형을 비교하여 작은 건축의 의미를 더욱 잘 드러나게 연구하고 조사한 결과로 만들어 진 책이다. 새로운 시도를 즐겨하고 재생 가능한 건축물을 통해 죽은 건축이 아니라 살아있는 건축물로서 인간과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을 추구하는 구마 겐고의 건축이념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다양한 전시가 곳곳에서 있다. 그 때마다 좀 많은 건축 폐자재들이 생기는가. 재활용가능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한 번 쓰고 버리고 만다. 이러한 낭비를 줄이고 재생가능한 건축물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면 좀 더 우리는 지구환경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며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쌓기', '의존하기', '엮기'와 '부풀리기' 등 네 영역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우리는 좀 더 다른 부자재들을 쓰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교감가능한 건축물을 만드는데 신경쓰고 있는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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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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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일은 내가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답답하거나 꽉 막힌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낯선 세상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영상매체이다.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해석을 해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냥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뭘까라는 생각과 영상미 정도에 감탄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는 행위들을 통해서 그간 봐온 것들을 다 꺼내놓고 다시 엮는 작가의 역량은 부러울 따름이다. 김영하 작가의 '보다'가 그렇다. 시리즈로 나올 책이라고 한다. 보고 읽고 말하는 행위를 통해서 세상과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아닐지 추측해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우선은 자신이 예측 가능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탐정의 눈으로 자신의 일상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다. 출근길을 바꾸고 안 먹던 것을 먹고 안 하던 짓을 하며 난데없이 엉뚱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점차 예측 불가능한 인간이 될 것이다. 이런 엉뚱한 연습에서 얻어지는 부산물도 있다.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감수성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무심하게 내버려둔 존재, 가장 무지한 존재가 바로 자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185페이지, '보다'중에서


그건 그렇고 우리가 봤음직한 영화들, 설국열차, 건축학개론, 그래비티 등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는 뭐 다른 전작들을 통해서 느꼈을 것이기도 하다. 에세이가 주는 맛은 짧지만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데 있다. 작가의 특이한 경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맛은 점심과 저녁 그 사이 나른한 시간을 풀어주는 기분이 들게 한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샤워를 하지 않아도 노래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즉, 예술계의 현실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다. 반면에 어떤 이들은 '무대의 조건'을 자기에 맞게 바꾼다. 고전 오페라 무대에 샤워 부스를 설치해 주인공이 샤워를 하면서 아리아를 부르게 하면 되는 것이다. 앤디 워홀이 그랬고 백남준이 그랬다. 그들은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 그러나 아직 예술계가 용인하지 않던 것을 그대로 판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러고선 그게 '현대적'이라고 우겼고, 그렇게 오래 우기자 하나둘 믿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멀쩡한 동료들이 워낙에 말이 안 되는 것들을 믿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안 믿던 불신자들도 그쪽으로 확 쏠렸고, 나중에는 무대에 샤워부스가 없으며 이상해 보이기 시작했고....... 뭐,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106페이지 중에서, '보다(김영하, 문학동네)

상상력은 그냥 오지 않는다. 비꼬고 틀어보고 다르게 보는 연습을 통해서 나는 조금 더 어제보다는 다른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보다는 그러한 점을 일깨워준다. 늘 그렇다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서 의심을 품을 일이다. 탐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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