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Paper는 얼마 전 퍼니핑크님과 주고 받았던 리플이 그 시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재즈를 공시적, 통시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나의 일천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절대 무리인 듯 싶고,
아주 좁은 범위의 경험에만 한정한다면 “아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분명 낙서 수준의 글이 될 것임에는 분명한 일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을 주제로 삼되, 텍스트는 롤랑 바르트(Rorand Barthes)의 <사랑의 단상:Fragment d'un discours amoureux>만을 참조하는 바이다.
황홀(RAVISSEMENT)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최면이다. 나는 한 이미지에 매혹된다.
마치 소크라테스에 의해 메논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에는 흔들리고, 충전되고, 얼떨떨해지고, 뒤집히고, 마비된다. (키르허)
누군가 사랑하기로 결심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놀라게 된다.
마치 카탈로니아 총독의 궁전에서 플로리다를 만난 아마두르가 “그녀를 오랫동안 쳐다본 후, 마침내 그녀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던 것처럼.” 뭐라고요? 나는 내가 미치광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심의하고 결정해야 한단 말인가요(그렇다면 사랑은 내가 원하는 그 광기인가요?)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ever: 페기 리(Peggy lee)에 의해 1958년에 처음 취입된 곡으로 데이븐 포트에 의해 작사된 가사가 너무나도 재미있다. 가사의 한 부분을 발췌해서 실어보면
Everybody's got the fever, that is something you all know
모든 사람은 누구나 한번씩은 열병에 걸리지
Fever isn't such a new thing, fever started long ago.
열병은 새로운 것은 아니야, 열병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
Romeo loved Juliet, Juliet she felt the same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했을 때, 줄리엣은 그 열병이란 것을 앓았지
When he put his arms around her, he said "Julie baby you're my flame
로미오가 그녀를 안았을 때, 그는 “줄리엣, 당신은 나의 열정적인 사랑”이라고 말했다네.
최근엔 Michael Buble에 의해 다시 불리워지긴 했지만(Michael Buble/WEA), 그의 느끼한 음색을 무지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은 음반이다. 차라리 다이아나 로스의 Lady Sing The Blues를 한 번 들어보시길...
예속(DEPENDANCE)
사랑의 예속 관계란 역학은 아무 근거도 없는 하찮은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순수 상태에서의 예속이란 지극히 가소로운 상황에서 터트려져야 하며, 또 소심증으로 고백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화를 기다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투박한 예속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 Don't Know Why (I just do)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름으로써 비로소 Jazz Standards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 스윙감이 찰찰 넘치는 매력적인 곡이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알 수 없다.’라는 사랑에 빠진 귀여운 철부지 소녀의 고백과도 같은 가사가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음반으로는 역시 시나트라의 중후하고도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매력인 “The Voice" 음반!
차선이라면 Nat king cole의 베스트 음반이랄까...
광인(FOU)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미쳤거나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사로잡힌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미친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광인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다만 초라한, 불완전한, 은유적인 광기만을 가질 권리가 있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Crazy she calls me
100년에 이르는 재즈사에서 사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들이 누가 있을까?
우선 빌리 할리데이를 빼놓을 수 없겠고, (바람을 피우고는 뻔뻔스레 변명을 늘어놓는 남편 지미 몬로에게 Don't explain이라는 멋진 명곡을 선사한) 순애보로 잘 알려진 클리포드 브라운(임신한 아내를 보기위해 무리하여 빗길을 운전하다, 절벽에 추락해 사망한),그리고 비장의 무기인 Mute Trumpet으로 수많은 여성의 애간장을 무참하게 녹여버린 쳇 베이커를 들 수 있겠다.
이 세 사람 모두 이 곡을 부르거나 혹은 연주했으니까 취향에 맞게 아무나 한 명 골라서 들어보면 ‘당신이 사랑에 빠져 미쳐있다.’라는 사실이 그다지 부끄럽게 여겨지지는 않을 듯하다. 정말 사랑에 빠져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매 계절마다 스쳐지나가는 독감과도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첫번째 선택으로 쳇 베이커의 Baker's Holiday 를 선정한 이유는 쳇 베이커가 빌리 할리데이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취입한 음반이라서 더 애정이 간다라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이유로..
난 널 사랑해(JE-T-AIME)
수없이 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널 사랑해”는 사전 밖에 있다.
그것은 그 정의가 명칭을 초과할 수 없는 그런 말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Love Letters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항상 영화 Blue Velvet이 떠오른다. 블루벨벳은 <무방비 도시 open city>와 <전화의 저편 Paisan>으로 일약 네오리얼리즘 거장으로 떠오른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당대 최고의 탑스타였던 잉그리드 버그만(그녀는 당시 아이를 둔 유부녀였다)과의 광풍과도 같았던 열정의 결과로 태어난 “미녀”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고혹적 매력이 잘 드러난 영화로 Love Letters는 블루벨벳에 실린 OST중 한 곡이었다.
가사를 잠시 살펴보면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Keep us so near while apart
I'm not alone in the night
when I can have all the love you write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나에게 바로 배달되어온 사랑의 편지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당신을 가깝게 느끼게 해준답니다.
편지에 쓰인 당신의 사랑을 느낄 때
전 한 밤에도 더 이상 고독하지 않답니다.
I memorize ev'ry line
I kiss the name that you sign
and darling
then I read again night from the start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난 편지에 쓰인 모든 문장들을 다 외우고
당신이 사인해 놓은 그 이름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내 사랑
나는 다시 처음부터 그 편지를 다시 읽기 시작해요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바로 배달되어온 그 사랑의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 한 번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사람의 사랑은 무언가가 비틀어지고 상실되어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하는 바이다.
충족(COMBLEMENT)
... 그리하여 마침내 “욕망이 엿보게 했던 가능성을 쾌락이 초월하는 그런 상태를 알게 된다.” 그것은 기적이다. 모든 만족감을 뒤로 한 채, 과음이나 포식도 하지 않은 채 나는 포만의 한계를 넘어서서, 역겨움, 구역질, 취기 대신에 일치(coincidence)를 발견하게 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ly Me To The Moon
바트 호와트에 의해 1954년에 의해 처음 작곡될 당시에는 "In other words"라는 다소 생뚱맞은 곡목으로 인해 그리 큰 빛을 발하진 못했던 곡이었다. 하지만 조 하넬이 지금의 곡명으로 제목을 바꿔단 이후 이 곡은 재즈 스탠더드의 불멸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다투어 부름으로써 또 그 만큼의 좋은 버전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기억나는 명 버전으로는 줄리 런던, 치에 아야도, 사라 본, 다이아나 크롤 등등.. (그러고 보니 다들 여성 보컬들 곡뿐이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