웡카
시빌 파운더 글, 김난령 옮김, 사이먼 파너비 각본, 폴 킹 시나리오 / 시공주니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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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시빌 파운더/김난령 옮김, 시공주니어)

요즘 ‘웡카‘ 영화가 뜨고 있는데, 나는 책으로 먼저 보았다.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상상하고, 영화로 이미지를 정리해보자는 생각이기도 하고, 대부분 영화보다 책이 재미있어서 그렇다.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초콜릿 공장의 주인 웡카의 젊은 시절 이야기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읽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시빌 파운더와 로알드 달의 이야기 전개 방법이 다르니까.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웡카가 나쁜 아이들을 대하는 남다른 방법들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나왔으면 했는데 그 정도까지 나오진 않아서 아쉬웠다. 어떻게 영화화됐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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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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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데니스 뇌르마스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이수영 옮김, 자음과모음)

학교에서 일하고 있으면 ‘도대체 이거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일들을 ‘가짜 노동‘으로 명명한다.
예전에는, 가짜 노동이 진짜 노동이 되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출산과 육아, 복직을 거치면서 육아시간을 쓰게 되니 최소한의 노동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지만, 적어도 2년 전까지는 가짜 노동에 의미를 두려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 작년 서이초 사건이 터지고 난 지금은, 가짜 노동은 대충 하고 진짜 노동만 열심히 하자는 주의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마 공무원들이 가짜 노동에 가장 많이 시달릴 것 같다. 나도 초임 때 겪었지만, 글꼴, 글자 크기, 색깔 등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많이 썼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다는 건 알겠으니 넘어간다고 해도, 뭐,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으니까 이하 생략. 직장에도 아마 비슷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가짜 노동의 정의와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가짜 노동의 원인을 다각도에서 분석하고, 어떻게 가짜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서술한 책이다. 수십 년 전부터 우리는 노동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왔지만, 여전히 할 일은 많고 바쁘다. 그게 진짜 본질적인 노동이냐는 물음이다. 일하는 시간을 돈으로 치환한 물질만능주의 시대에서, 시간이 아닌 다른 척도로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교사와 건설 노동자의 임금을 같은 척도로 지급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무엇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해야 할까. 어떤 나라처럼 기본 임금이 있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짜 노동을 그만두는 방법은 추상적이라서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적으로 가짜 노동에 대해 논의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물질만능주의부터 좀 어떻게 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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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자기만의 방 - 문예 세계문학선 090 문예 세계문학선 9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윤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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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정윤조 옮김, 문예출판사)
-고질독 33기

📚소감
버지니아 울프 책은 세 권째(?)이다. 작년 이맘때에 [집 안의 천사 죽이기]를 읽었고, 그 책 읽기 두어 달 전에 [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 실린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고딕소설)을 읽었다. [집 안의 천사 죽이기]와 문체가 동일해서 이 책을 처음 읽는 사람보다는 덜 당황했지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서술하다보니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야 해서 굉장한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었다.

📚질문 만들기
0. 작가 조사
1. 자기만의 방이 있나요?
2. 진실과 환상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3. 그릇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교육이 있나요?
4. 나의 방해물은 무엇인가요?
5. 개인의 지성이 꽃피려면
6. 나를 괴롭히는 잔소리가 있나요?
7. 내가 글을 쓸 때 마음 상태는 어떤가요?
8. 가난함을 무릅쓰고 글을 쓸 건가요?

글을 쓰는 데 방해물이 많다고 생각하는 건가. 방해물, 괴롭히는 잔소리, 글을 쓸 때의 마음 등이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나는 교통수단이 자기만의 방이 될 정도로 몰입하는 것을 즐거워하는데, 글을 쓰는 데에는 또다른 방해물이 있는 것 같다.

📚독서모임

🔑인물탐구
📌버지니아 울프: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몰입하여 자신만의 논리(소리)로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사람.
물론, 글을 분석하고 평론하는 데 뛰어나고, 양성주의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양성주의자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적 남성과 남성적 여성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여성의 지위만 강조한다는 늬앙스가 있는데, 울프는 자신의 불우한 과거에도 불구하고(어릴 때 이복오빠에게서 성폭행을 당해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여성과 남성의 조화를 통해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만의 방이 무엇일까?
복쓰님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공간에서 시간으로, 의지로, 삶으로 넘어가는 그 질문이 마음에 남았다. ‘삶을 살고 있습니까?‘ 의지를 이야기할 때는 (개인적으로) 의지 뒤에 숨어 있는 습관을 떠올렸다.
자기만의 방을 내면의 공간으로 정리하신 블랙빈님의 말씀에 작품해설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결국 울프가 말하는 ‘자기만의 방’이란 지금껏 핍박받아온 여성성이 남성성과 균형을 이루고, 외부의 사회·문화적 모순에 영향을 받지 않는 풍요로운 정신을 의미한다.‘

💡나에게 글쓰기란? / 고질독과 글쓰기
나에게 글쓰기는 내면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글이 다 그렇다.
고질독과 글쓰기의 관계라고 한다면, 고질독의 방법이 성경 묵상 방법(관찰-해석-적용)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본문(그 날 정해진 분량)을 ‘관찰‘하고, ‘해석‘하여 질문을 만들고, 질문에 대한 답을 쓰면서 나에게 ‘적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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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생각대화 - 배움의 주인공이 되는
구은복 지음 / 에듀니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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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주인공이 되는) 그림책 생각대화](구은복, 에듀니티)

작가님은 같이 고질독 하는 사이이기도 하고, 작은 책 쓸 때 서로의 글을 읽었던 글벗이다. 같이 모임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자신이 배운 것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쉽게 적용시킬지를 고민하고,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꾸준히 적용해온 선생님이다. 매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선생님 책은 (공저이긴 하지만) [달달 그림책 수업]으로 접한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 17가지를 담았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그림책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던지는 핵심 질문들 몇 가지를 모아 이름을 붙이고, 자신만의 수업으로 발전시킨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질문들은 비단 그림책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성찰 중심 생각대화에서 선생님이 만든 메타포 액자가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어딘가에 빗대에 생각하고 설명하면서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개인 활동보다는 모둠 활동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책에 나오는 활동들을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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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깊은 그리스도인 - 마이클 몰리노스의
마이클 몰리노스 지음, 김미혜 옮김 / 요단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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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깊은 그리스도인](마이클 몰리노스/김미혜 옮김, 요단출판사)
-다북다복 7th.

단톡방에서 [어둔 밤]과 이어진다는 글을 보고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어둔 밤]이 너무 힘들었던 까닭이다. 그래도 읽어보니 [어둔 밤]보다는 나았다.

상상과 이성(감각)으로 도달할 수 없는 믿음의 영역을 이야기해서 좋았다. 이성의 부분이라면 [팡세]가 더 자세하게 얘기해주는 것 같고, 상상의 부분이라면 비크너의 [기이하고도 거룩한 은혜]가 생각난다.
내게 이 책이 다가왔던 이유는, 내가 영적 메마름의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에서는 영적 메마름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라도 이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게 당연한 것임을 말해주니 안심이 된달까.
내 기도의 여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학생 때는(대학생 때까지) 구하면 주시는 하나님이었다. 그게 깨진 게 아마 로마서로 일대일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 아, 내가 하나님을 자판기로 생각했구나, 하는 인식을 했다. 뒤이어, 기도 응답에 no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기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다.-응답 받는다는 인간적인 관점이 아니라(성경에 딱 한 번 나온다.), 응답의 주체는 하나님이시라는 생각이 있었다.
대학원 다닐 때 감정을 토로하는 기도를 했다. 그뒤로는 감정을 쏟아내는 데 현타가 와서 곧 멈췄다. 그저 내 감정만 알아달라고 징징대는 기도(물론 이런 기도도 필요하지만)를 언제까지나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기도를 놓고 있다가, 기도문을 필사하는 방식으로 겨우 기도의 끈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메마른 기도를 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10년 동안 하나님이 만나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하나님의 임재연습]의 로렌스 수사가 떠올랐다. 다윗이 10년 동안 사울을 피해 도망다닐 때도 이런 상황이었을까, 요셉이 10년 넘게 옥살이할 때도 이런 상황이었을까.

독서모임 때는 신앙 단계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수동성‘이라는 부분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전에 내게 아이의 발달은 단계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을 양육하면서 알게 될 거라고 말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신앙의 단계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높은 단계인 것 같지만, 또 어떤 부분에서는 아닐 수 있는 것. 그리고 계단식 성장이 아니라 내려갈 때도 있고 슬럼프가 올 때도 있으니 신앙의 단계도 그렇지 않을까. 교회에서도 이렇게 메마른 상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해주면 좋을 텐데.
‘수동성‘ 부분에서는 박신양이 나왔던 [배우학교]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박신양이 일곱 명의 남자 배우들에게(아이돌이면서 연기에 도전한 사람도 있었다.) 연기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박신양이 어떤 배우에게 떡을 연기해 보라고 지시했는데, 그 사람이 방향을 못 잡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배우가 방향을 못 잡고 있던 사람이 떡이 되도록(?) 도와주었다. 그게 나에게는 꽤 충격이었는데, 떡이 된다는 게 저런 의미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고, 외부적인 힘으로만 움직여지는 떡. 인간의 수동성은 이 떡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원의 문제 역시 이런 거라고 생각했다(자꾸 ‘인간이 믿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믿게 해주셔야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믿음‘이 능동적일 수는 없을 것 같다.).

감각과 영성이 대치(?)되는 지점에 있는지는 좀더 생각해봐야겠지만, 예상밖으로 괜찮은 책이었다. 하지만 초신자에게는 권하지 않고, 어느 정도 성경과 교리에 대한 지식이 있고 교회 생활에 의문이 있는 분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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