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덫‘을 다룬 기사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외로운사람들도 일종의 궁핍을 겪는다. 이들이 겪는 궁핍은 인간관계의부족, 즉 친구가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자신이 상대방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에 지나치게신경을 쓴다는 것. 그렇다 보니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말과 행동이 어색해지는데, 사람들은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즉 대인관계에서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집착이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확장하는 것을 막는다. 이는 그 개인이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궁핍한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그들을 붙잡고 있는)에 실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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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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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에 읽은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였다.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순수하지만 강인하고 성실한 여성의 이야기.

얇은 구름이 흩어지고 윤슬이 반짝이는 걸 보며 생각했다. 내가 삶이라고 불러온 이 여정도 잠겨버린 이 강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저수지로 만들어놓았는데도 온갖 걸림돌과 댐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고 흐르는 이 강물,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해 그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가는 이 강물이 내 삶과 같았다.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어도 우리 존재는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를 조심스럽게 수확하듯 신중하게 형성되는 게 아니다. 끝없이 발버둥 치다가 그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을 거둘 뿐이다.

어머니는 걸핏하면 주님의뜻*이라고, 주님의 계획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주님이 그렇게할 것이다, 또는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바꾸어 이해했다. 주님은 젊은 군인을 형의 품에 안긴 채 죽게 할 것이다. 주님은 전쟁과 고통을 만들 것이고, 한 인간을 이방인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지난날의 선택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의심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더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그건 윌이 가르쳐주고, 거니슨강이 가르쳐주고, 내가 생사의 갈림길을 수없이 마주했던 곳인 빅 블루가 끊임없이 가르쳐준 진리였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내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가 내 앞에 펼쳐져 있었고, 나는 그걸 믿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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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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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독했다. 이런 삶은 더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울며 주저하느라 오래 걸렸지만.. 조건없이 주고받은 이 모든 사랑들은 정말이지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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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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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미덕은 독특한 구성에 있다. 헤럴드 배너가 쓴 소설, 앤드류 베벨의 회고록(미완), 대필자인 아이다 파르텐자의 서술, 그리고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로 이어지는 4부작의 구성.

처음에 <채권>이라는 소설을 읽을 때만 해도 나는 그저 그 소설이 그럴듯한 도입부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사실 이 소설에는 여성인 내게는 <82년생 김지영>민큼이나 뻔한(?) 반전이 있었다는 점만 적어둔다. 

다만, 마지막 4부이 밀드레드 베벨의 기록(일기)은 여러번 다시 읽어도 좋을 아름다움, 그리고 속시원함 같은 게 있었다. 

결국 이건, 남자가 주인공인,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무정부주의자인 아버지는 현재의 젠더 체제를 온전히 유지하는 데 미성년 노동이 필요하다는 걸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그 남자들 각각의 개인적인 특징은-카네기의 자족적인 독실함, 그랜트의 근본적인 품위, 포드의 딱딱한 실용주의, 쿨리지의 수사적 검약 등등- 당시 내가 생각하던 그들 모두의 공통점 앞에 무너져내렸다. 즉, 그들은 모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의 이야기는 들을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자신들의 말이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야마땅하다고, 자신들의 결점 없는 삶에 관한 이야기는반드시 전해져야 한다고. 그들 모두가 내 아버지에게 있던, 바로 그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베벨이 글로 옮기고 싶어하는 확신이라는 걸 알았다.

베벨은 밀드레드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보다 그녀를 완전히 특징 없고 안전한 인물로 바꿔놓는 것을 더 원했던 것 같다. 베벨의 목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내가 당시에 읽었던 위대한 남자들의 자서전에 나오는 아내들과 똑같이 말이다. 밀드레드를 그녀의 자리로 돌려놓으려고.

배너가 밀드레드의 정신과 몸을 망가뜨린 것은 단지 그게 더 나은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었다고(설령 밀드레드에게 모욕이 되고 결국은 배너 자신을 파괴할지라도, 그가 쓰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었던 이야기인 것이다). 배너는 역사 전체에 걸쳐 출현한 비극적 운명의 여주인공, 자신의 파멸을 구경거리로 내놓는 그런 여주인공이라는 고정관념에 억지로 밀드레드를 끼워맞췄다. 밀드레드를 그녀의 자리로 돌려놓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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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노트 (양장 특별판 블랙 에디션) -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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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내용들이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실천이겠지

① 기록하고, 기록을 반복하고, ③ 기록의 반복을 지속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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