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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광주에서 태어나, 80년 그날 3살의 나이로 광주 외곽 어느 곳에서 살았다.
도청근방에 있던 고등학교에 다닐 적에는,
5월이 되면 최루탄 냄새때문에 하교길이 힘들었다.
고3 5월에는 망월동묘지에 참배도 갔었다.
그때 보았던, 참혹했던 희생자들의 사진..
그것이 내게는 5.18이었다.
한강,이라는 작가. -그녀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다. "소년이 온다"가 처음이다.-
이 소설에서 나는 그때 그 사진들을 떠올린다.
머리가 깨지고, 대검에 찔린, 지금의 나보다 스무살쯤 어린 그 아이들의 사진.
그리고 학교때 선생님들이 5월이면 들려주셨던 이야기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이 죽어갔던 그 시간들.
억울하고 가슴아프고 화가나 미칠것같은.
그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여기 담겨 있다.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겠고, 해묵은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
하지만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해
계속 얘기해줄 누군가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5.18에 대해, 한국전쟁과 베트남에서의 학살에 대해,
쌍용차, 용산참사와, 세월호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이야기하고 들어야 한다.
미안해하고 고마워해야 한다.
그것이 '양심'을 갖고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은숙이와 선주, 그날의 시민군들에게 위로가 있기를,
어딘가에서 서로 영혼을 맞대고 있을 정대,정미,동호,진수가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