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마음
안희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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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심오했고, 이 짧은 인터뷰로 뭔가 알기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몇마디 말은 남는다.

 

나는 기도하는 사람이 뭔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아요. 내가 기도한다고 해서 우주의 법칙이 바뀔까요? 터무니없는 일이죠.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더욱 침착해지고 타인에게 덜 냉정하도록 기도할 수는 있습니다. 연구자의 자세로 세상에 접근하면 더 신중해질 수 있으니 그렇게 살고자 합니다. (103쪽, 로버트 트리버스)

 

슬픈 사람들에게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의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주어요.

슬픈 사람들이 슬픔의 집 속에만 숨어 있길 좋아해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요.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그가 잠시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대책 없이 울면 같이 울어주는 것도 위로입니다.

위로에도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 함께 배워가기로 해요. (118쪽, 이해인 수녀)

 

낙수 효과는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하는 소리인데 다 거짓말이에요. 부자들의 이익을 위한 거짓 선전입니다. 터무니없이 많은 이윤을 챙기는 재산가들이 죄의식을 덜어보려고 하는 소리예요. 낙수 효과가 있으니까 다른 사람한테도 이득이 조금은 돌아간다고 자기 위안으로 삼으려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나머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부를 나누는 것입니다. (160쪽, 이사벨 아옌데)

 

성실하게만 살다가 어쩔 도리가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이 되었을 때는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인생을 지나치게 무겁고 진지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스스로 탈출구를 없앨 때가 있거든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거나, 연인이 나를 싫어한다거나, 결혼 생활이 파탄 났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없다거나.... 내 뜻대로 일이 안 풀리면 시야가 점점 좁아집니다. 그러다 중대한 사안마저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버리곤 하죠. 나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다.. 편협해지기 쉽습니다.

그럴 때는 나 자신한테 "인생 따위 똥이나 먹어라!"라고 외치세요. 틀린 길로 몰려가던 생각을 중립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일단 모든 것을 백지로 되돌리고 나서 다시 해보자.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새롭게 보자, 세상도 사회도 다시 보자.. 숨통을 틔우세요. 그런 다음 주문을 외듯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길이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하세요. 그사이 삶은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181쪽, 마루야마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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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수 - 난공불락의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격자들의 비밀
박종훈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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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화된 조직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을 철저히 배척하고 변화를 거부한 채 과거의 방식이 앞으로도 최선일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서서히 몰락하게 된다.

이런 조직 문화가 지속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던 '모난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거나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게 되고 겉보기에 둥글둥글한 '무난한 사람들'만 살아남게 된다. 이렇게 남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표출하지 못하도록 억압받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었더라도 결국 그저 그런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관료화된 조직에서 가장 심각한 일은 관리자가 자신의 어중간한 과거 경험에 기댄 '경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키쇼어 센쿱타 교수는 어중간한 도전과 어중간한 실패로 의욕을 상실한 부서장들이 경험 함정에 빠지게 되면 다른 구성원들의 성공을 향한 도전 의지마저 차단해버리게 된다고 강조한다.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관리자가 되면 일상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 떄문에 세상을 보는 시각이 과거의 특정한 방식에 매몰되어 있는 부서장들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든지 "내가 경험해봐서 아는데" 등이 혁신적인 팀원들의 도전 의지를 꺾는 부서장들의 상투적인 말이다.

경험 함정에 빠진 관리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이 완전히 퇴화된 대신 어떤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좌절시킬 수 있는 논리와 경험으로 무장되어 있다. 더구나 경영진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게 되면 더욱 격렬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부하고 좌절시키게 된다. (256페이지)

 

ㄴ조직에 관한 내용이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특징과 지나치게 닮아 있어서 소오름.

전체적으로 내용이 좀 평범해서 기대보다는 못했지만, 적절한 사례가 많아 쉽고 재미있게 읽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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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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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프랑스 소설이라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엊그제 JTBC 뉴스에서 본, 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엄마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섬뜩한 다큐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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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 어느 속물의 윤리적 모험
박선영 지음 / 스윙밴드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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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을 읽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내 머리속에 맴돌고 있는 많은 생각들이 멋진 글로 다듬어진 것을 보는 기쁨. 그리고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부러움이 함께 떠오른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이런 페미니스트 기자들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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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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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분이 나아지질 않고.. 하루종일 지쳐있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위로받고 싶은 심정으로 이 책을 꺼내 들었다. 도서관에서 빌렸지만, 이미 반납날짜가 지나버린 소설. 슬플때는 더 슬픈 이야기를 읽으라고 누가 말해줬던가. 그 말이 맞는다면, 이 책은 몹시 괴롭고 우울한 날 읽어야 하는 것이었다.

'노예'였고, 자유를 찾기 위해 도망친 한 소녀의 이야기. 처참하다는 말이라던지 불쌍하다는 말이라던지 그런 말들을 이 소녀에게 할 수는 없다. 그저 읽는 내내 눈가가 촉촉해지고 가슴이 저며왔다.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세계- 하지만 나는 코라가 되어 마음껏 슬퍼하고 두려워했다. 희망을 품었다가 절망하고, 간절하다가 포기하고, 그리고 다시 달렸다. 그동안 나는 위안을 받았다.

삶이란 무엇인가. 매질을 당하고, 강간을 당하고, 친구의 처참한 죽음에 주저앉고, 착한 사람들이 자신을 도왔다는 이유로 죽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끝끝내 살아남으려 하는 모습은, 오래전 진짜 그일을 겪었던 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나에게 위안을 준다. 스물일곱의 젊고 재능있는 이가 삶을 버린 날, 위로의 노래를 만들고 따뜻한 마음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깊고 넓은 사랑을 받았던 그의 죽음이 너무도 안타까운 날이기에. 미안하고 이기적지만 나는 그저 위안을 받았다.

아.. 모두에게 위안이 있기를. 오늘 하루도 고생했습니다. 모두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람이 아니라고 규정하지 않는 이상.

시는 차라리 통탄할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도에 가까웠다. 모든 것이 자기 손에 달려 있는데 신이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것. 시와 기도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생각을 심어주고 무자비한 세상으로부터는 눈을 돌리게 했다.

우리는 모두를 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시도해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쓸모 있는 착각이 쓸모 없는 진실보다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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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9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공개 2017-12-19 21:3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