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 (본권 + 워크북) - 아이네이아스와 로마 ㅣ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
토마스 불핀치 지음, 이경우 엮음, 서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뭐 마지막이라고?
가장 먼저 책을 읽은 딸이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 아이네이아스와 로마 이야기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마지막 권이라고 알려주었다.
뭐지 이 헛헛함은.
과거 50부작 대하 드라마가 끝났을 때 느끼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일까.
마지막 아이네이아스는 유난히 고난이 많이 따르고, 아픔도 많은 인물이다.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이아스.
하지만 조국을 그리스 군에게 빼앗기고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해
제우스의 명령을 받아 이탈리아로 가던 중, 폭풍을 만나 그는 카르타고에 도착한다.
지난 19편 마지막에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를 시켜
화살을 쏘는 장면으로 마지막이 그렸졌었는데.
그 화살이 향한 곳은 바로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였다.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디도.
디도는 그 순간부터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네이아스 또한 카르타고에 머물면서 디도와 시간을 함께 보낼수록
그녀를 향한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하지만 아이네이아스는 제우스의 명을 받아 이탈리아로 떠나야만 했던 상황.
그냥 카르타고에 머물면 가족도 생기고, 심지어 부유함도 누린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굳이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힘들지 않아도
그곳에서 제2의 트로이 왕국을 세우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왜이리도 잘 삐지고 자기들끼리 의견 일치도 안되고
툭하면 인간을 괴롭게 하는 것일까.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좀 철딱서니가 없구나 생각마저 들었다.
도리어 이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신의 명령에 순종하려는 아이네이아스가
도리어 우직하고 믿을만한 모습이 더 보였는지도 모른다.
결국 한번더 제우스의 확인 명령에 자신의 안일함과 안락한 미래를 버리고
다시끔 앞이 보이지 않는 이탈리아 행을 선택하는 아이네이아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디도는 사랑에 눈이 멀어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주고 만다.
갑자기 아이네이아스와 관련된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고
장작더미를 쌓더니 그 위에 자신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이 부분은 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하기는 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이 원래 그런걸 뭐 어쩌겠나.
그나마 어린이 용이라 많이 순환해서 자극적이지 않게
최대한 애쓴 작가의 배려가 돋보이기는 했다.
그렇게 디도는 결국 사랑을 잃고 죽음을 택하고 만다.
감정기복이 심한 신들보다도 어리석은 여인이 아니었던가.
아니 거기서 왜 죽냐고. 왜. 살아야지.
살아서 기다리고. 나중에 기회되면 찾아가고.
좀더 성숙한 모습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암튼 그래야 더 비극이 극화되는 부분이 있었겠지.

영웅 설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그러하듯.
우리의 아이네이아스 또한 그러한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온갖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편안한 미래도 내려놓고 신의 뜻에 순종하여
이탈리아로 나아간다.
그 과정 속에서 지하세계로 내려가 아버지와 조우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과정 속에 등장하는 대사가 뭔가 마음에 묵직하게
와닿기도 하였다.
"어려움에 꺽이지 말고 용감히 나아가시오"
"지금까지도 고생이 많았지만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얼마나 고난이 많은 캐릭터였기에..
결국 운명의 땅에 도착한 아이네이아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지.
고난이 또 찾아와. 왜 그래요 헤라여신!!!
어떤 고난인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라.
결국 그 모진 고통 고난 다 이겨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다 잃고
가엾은 우리 주인공...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주어졌던 약속들이 실제로 이루어져
그가 이룬 나라가 세계적으로 강성한 나라로 세워지게 된다.
라비니움을 바탕으로 하여 번성한 아이네이아스의 후손이
티베르 강가에 세운 나라가 바로 로마! 두둥!

이렇게 로마는 지중해의 세계 뿐 아니라, 오늘날의 프랑스
영국까지도 차지하는 대제국에 이르게 된다.
로마를 모르면 서양 세계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아이네이아스 이야기는 로마 최고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쓴 책
'아이네이스'에 자세히 나와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 아이네이아스의 이야기로 끝이 난다.
그리고 로마 이야기부터는 신화가 아닌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는데. 아. 이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중요하구나
다시끔 알게 되었던 것,
로마 역사를 알려면 자고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만 하는 것이었구나.
우리 집은 이렇게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로마 역사를 향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차곡히 쌓을 수 있었다.
아울러 마지막까지 알찬 워크북 활동까지.
어려울 것만 같았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화를 통해 보니 더욱더 이해가 잘되고 재미있어서
온가족이 함께 즐겁게 봤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