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푹 빠졌어 I LOVE 그림책
주디 시에라 지음, 마크 브라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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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되어 아이에게 시간이 많아졌다.

더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 북구라는 지역, 그리고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는 학교가 폐교가 되니마니 늘 거론되는 학교로 아이들 인구가 정말 적은 지역이다. 동네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찾기 어려운 이곳에서 아이에게 권할 수 있는 놀이가 별로 없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번 방학 때에는 과감하게 책 읽기를 좀 마음먹고 해보자고 딸이랑 약속을 했다. 사실 말이 쉽지, 책을 읽자라는게, 어른에게도 어려운 결심과 노력 아니었던가.

그러한 상황 속에서 딸과 나는 "책에 푹 빠졌어"를 만났다.

알록달록 보기만 해도 뭔가 픽사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이 책은 영화 속 이야기가 머리에 그려지듯 상상력을 자극하며 아이로 하여금 몰입을 이끌어내었다.




 


어느 여름날, 스프링필드의 사서 몰리 맥그루는 실수로

이동도서관 차량을 동물원으로 몰고간다.

처음에 동물들은 멀찍이 지켜보기만 한다. 처음보는 이동도서관 차량에 동물들을 얼마나 당황했을까.

사람 몰리에 대한 경계심도 있었을테고 말이지.



하지만 이내 몰리는 재미난 그림책을 큰 소리로 읽으며 동물들을 자신의 이야기 세계로 끌어들인다.

제아무리 핸드폰과 온라인 세계에 길들여진 아이라 할지라도 따뜻한 엄마의 그림책을 읽는 소리에 완전히 무관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저학년 아이들이라면)

눈 깜짝 할사이에 동물원의 모든 동물들이 독서를 배우기 위해 우르르 몰려든다.

동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독서에 몰입하기에 이른다.



 


독서에 푹 빠졌어는 이 과정들을 유쾌하고 재미나게 풀어낸다.

마치 우리 동네 길고양이가 어디선가 소설책을 읽고 큭큭 거릴것만 같고,

우리집 강아지 조이가 우리 몰래 빈백에 드러누어 스낵을 먹으며 독서를 즐길것만 같다.

다채로운 동물들이 등장하여,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으로 독서하는 모습을

독자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신비로운 것은 이 친구들의 독서 활동이 책읽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책을 읽고나서 각자의 방식을 "소화"하는 독후 활동까지도 나타난다라는 것이다.

책을 핥아보는 동물도 있고, 이 책을 읽고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동물도 등장한다.

그러더니 이내 동물들은 글쓰기 활동에 몰입한다.

마치 우리 아이들이 책을 신나게 읽고 독서록을 작성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 과정속에서 재미난 비평가의 역할을 한 동물도 나타난다.

이 장면도 무척 흥미로운데, 꼭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새로운 소설이 틀을 잡기 시작하면서 낭독회를 여는 동물도 있고,

자신의 자서전으로 문학상까지 수상하는 동물까지 등장한다.

그렇게 책에 푹 빠진 동물들을 위해 몰리는 동물들의 독서를 위한

그 다음 단계를 실행에 옮겨간다.



 첨단 모바일 기계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점령해 버리고, 종이책을 들어설 공간들을 자꾸만 빼앗아가고 있다.

나는 지난해 아이들의 어머니들을 모아놓고, 마을에서 "도둑맞은 집중력"을 어린이 버전으로 요약하여 함께 독서토론회를 갖기도 하였다. 우리에게 종이책을 멀리하게 된 사실이 얼마나 아이들의 뇌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며 집중력을 빼앗아 가고 있는지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책을 만지고, 책 냄새를 맡고, 그로 인해 뇌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도 지적으로도 큰 유익인지를 나누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다시끔 우리에게 독서와 독서 이후의 여정들이 얼마나 다채롭게 펼쳐질 수 있으며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딸이 이 책속에서 "몰리"가 정말 기특한 역할을 했다며 자신은 몰리처럼 누군가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주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고백도 했다.

책에 푹 빠졌어 에서 도서관에 비치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독서를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흡사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닮아있다. 동물과 함께 아이들은 독서의 재미와 중요성을 느끼고, 실제 생활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책 읽기의 즐거움을 넘어 마침내 창의적인 글쓰기의 기쁨까지 누리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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