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먼 전설을 굳이 애써 기억시키지 말게. 부류의 평화란 어제 오늘 거저 얻어진 게 아니라서 다들 필사적이라네. 들었지. 그리고 잊었지. 그래야 살지. 바지를 깨끗하게 다리는 법을 혹시 안다면 이 전화번호로 연락은 한번 해보시게. 아직 살아 있다면 잠시 후에 삐 소리가 나지 않겠나. 살아 있으니 말이야. 어젯밤 딸랑이 소리에 대해서는 내가 값을 서운치 않게 쳐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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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풍문...>에 고아성이 미스캐스팅이라는데 왜 제 눈에는 고아성이 신의 한 수로 보이나 몰라요. 고아성 아닌 서 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귀여웠다가 짠했다가 예전에 영악하게 굴 때는 얄미워죽겠다가...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아까워도 다 버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는 가난하지만 씩씩한 서 봄 화이팅.




이번 주 방송분에서는 이 장면이 가장 좋았어요. 전입신고를 해야 한부모 가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인상이 보내준 주민증과 도장을 들고 혼자 주민센터에 가서 전입신고를 하는 서 봄. 저 장면 보는데 제 눈에 뭐가 씌인 건진 몰라도 순간적으로 화면이 엄청 환하고 밝게 느껴지더라구요. 지금까지 통틀어 서 봄이 가장 예뻐 보였던 장면.



작은 아빠: (거대 로펌과의 소송에서) 내가 지면 네가 편해지는데 뻣뻣하게 서서 보고만 있으라고?


아빠: 봄이 너는 그거를 알아야 해. 삼촌이 늦게나마 마음 고쳐먹고 오직 너를 위해서......


서 봄: (폭폭하다는 듯이) 저를 위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빌고 돈 받고 그러면 존재가 없어지는데.


아빠: 그게 왜 없어져?! 야, 이 놈 어뜩하면 좋으냐.


서 봄: 작은 아빠는 되든 안 되든 법리로 싸우고, 아빠는 한 푼도 안 받으시고 그래야 되는 거잖아. 작은 아빠 제발. 어느 날 갑자기 진영이 데려가도 할 말 없게, 입 다물게 만들려는 거잖아."


아빠: 너 뭘로 살 거야. 네 현실 위상이 뭔지 알아? 자퇴생 출신 미혼모에다, 위아래도 모르는 발칙한 며느리에, 돈이 얼마나 중한지도 모르고, 엉?


작은 아빠: 형, 말은 좀 가려 가면서 해요.


서 봄: 아니...... 뭐 틀린 말은 아닌데...... 아빠 인상이 아버님이랑 너무 똑같아. (운다)


아빠: 뭐?


서 봄: 가난한 것만 달라.


작은 아빠: 아냐, 자자자, 올라가 올라가. 엄마한테 이르지 말고. 진짜 쌈 난다.


(서 봄이 문 밖으로 나가고)


작은 아빠: 아이유 참......


아빠: (멈칫멈칫)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해. 내가 그 양반을 따라하나? 없는 주제에. 나는...... 다 저 잘되라고 한 말인데. 매정해도 그게 부모로서 할 일 아냐?


작은 아빠: 있고 없고 간에 생각이 없는 걸 부모 마음으로 퉁치지 말아요.


그렇게 가게에서 나와 담장 옆에서 봄이 우는데 가슴이 정말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나중에 봄이가 부침개해서 과실주랑 식탁에 차려 놓아요. 아빠한테 아까 나쁜 말 해서 미안하다고. 멈칫멈칫하는 봄이가 또 너무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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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5-20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드라마 인기많다고 그러더군요. 고아성이 괴물에 나왔던 그아이지요? 예쁘네요@_@; 줄님이 애틋해하셔서 더 예뻐보이나봐요^^

Joule 2015-05-22 22:11   좋아요 0 | URL
자세가 예뻐요 고아성은. 저는 팬 됐어요. 어떤 각도에서는 무척 못생겨보이는데 그마저도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드문 미덕이라. 1회부터 모두 저장해두었어요. 그래서 종영하면 다시 처음부터 보려고요.

chaire 2015-05-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 장면이 너무 예뻤어요. 똑바로 서 있는 저 한 줄기 꼿꼿함. 카디건과 에코백 그리고 운동화까지 참 예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Joule 2015-05-22 22:13   좋아요 0 | URL
저 한 줄기 꼿꼿함. 맞습니다, 카이레 님. 세경이도 자세가 참 곧은데 세경이는 당신 말마따나 어딘가 관절 인형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근데 아성이는 난초 같다고나 할까. 자세가 참 지고지순해요.

치니 2015-05-2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누가 고아성이 미스캐스팅이라고 한답니까! 전 여기 나온 모두 중에서 가장 연기를 잘해서 이 아이가 더 커서 어찌 될라나 무서울 지경인데.
아아, 근데 이제 4회분 남았다니, 이후에 어떤 낙으로 살지 갑갑합니다.

Joule 2015-05-22 22: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치니 님. 치니 님과 저는 사실 어떤 면에서는 극과 극인데 (일테면 치니 님은 엄청 세련되고 시크한데 저는 딱 유치한 촌년 그런 거? ㅋㅋ) 의외로 치니 님과 저는 의견 일치되는 부분이 엄청나게 많더라구요 (그래서 신나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대변하는 인물보다는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대상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싶어하더라구요. 그러니 이병박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거겠죠.

참, 두리랑 저랑 성격이 좀 닮은 것 같아요.
 
자화상 작가의 옮김 1
에두아르 르베 지음, 정영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심리테스트 항목을 140여 페이지에 그냥 쭉 나열해 놓았음. 등장인물 없음. 사건 없음. 갈등 없음. 따라서 줄거리 없음. 천재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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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들께서 도움된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 좋아요. 그래서 드라마 다운받는 동안 깜박 잊고 빠뜨렸으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것들 두서없이 올려볼게요. 체계적으로 써나가면 좋은데 그 체계 세우다 또 언제 심드렁해질지 모르니 마구잡이로 이렇게 써나가는 게 차라리 나을 거예요 ㅎㅎ 물론 맥주 한 깡 살포시 옆에 준비는 되었습니다. 아까부터 마시고 싶은 거 꾹꾹 참으며 근 3시간 동안 바느질했거든요. 뭐 별 대단한 건 아니고 단순하게 천을 잘라서 홈질만 했습니다. 그것밖에 못해요 사실 ㅋㅋ 뭐 만들었느냐고요. 잠시만요. 휴대폰에서 꺼내와야 해요.






그전에 살던 곳이 드레스룸까지 갖춰져 있던 최신식 아파트라 이 집에 이사오고 나니 옷장이 없지 뭐예요. 그래서 철 지난 옷은 종이상자에 담아두고 서랍장과 행거에 저렇게 나눠 수납하는데요. 문제는 이불이었어요. 이불 넣을 데가 마땅치 않은 거예요. 저 상자는 이케아에서 나오는 테이블로 쓰는 상자인데 보시다시피 저는 저렇게 이불장으로 써요. 근데 행거에 걸어놓은 옷이랑 이불장 구멍으로 먼지 들어갈 것 같아서 오늘 천 잘라서 홈질로 꿰매서 네 번째 그림처럼 덮었어요. 맥주 마시고 싶은 것도 꾹꾹 참아가면서 말이죠. 어, 드라마 다운 다 받았나 봐요. 드라마 보고 기운 나면 계속 쓸게요. 그야말로 to be contibued...


가기 전에 사진 하나 더.






이 집은 조그만 방 하나와 주방과 거실이 합해진 구조라서 저렇게 책장으로 벽을 만들어서 주방과 서재로 공간을 나누었어요. 근데 그렇게 해놓고 보니까 이 책장 정면으로 창이 있어서 햇빛이 비치잖아요. 햇빛은 책들의 적인데 가엽겠죠. 아무리 북향집이라도 햇빛이 그렇게 잘 오래 들어올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보다보다 천을 잘라서 역시 홈질만 해서 ㅋㅋ 양면테이프로 붙였어요. 왼쪽 두 장은 전에 살던 집에서 커튼 대신으로 역시 창문에 붙여 두었던 거라 색이 바랬죠. 오른쪽은 뭐 천이 모잘랐어요 ㅎㅎ


단점은 책들이 눈에 잘 안 보이니까 내 기분이 안 좋다는 거 ㅋㅋ 그러나 제 기분보다는 역시 책의 안위가 더 중요하죠 때로는. 원래는 오늘 빈 책꽂이에 책들 꽂으려고 했는데 바빴어요.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낮 12시 전에는 일어나야 하는 건데 쳇. 이제 정말 드라마 보고 올게요. 다다다다...






ㅋㅋ 이제 정말 가요 가. 이건 엊그저께 와인 마시면서 찍은 사진인데요. 그니까 저 창문이 아까 그 책장 맞은편. 술병은 보이지 않지만 왠지 술 냄새가 막 나는 것 같지 않나요 ㅎㅎ






오늘 이케아에서 사온 종이 램프예요. 7,900원. 램프는 사진발이 참 안 살아요.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쁜데. 사각형의 큰 종이 기둥같이 생긴 플로어램프도 탐났는데 품절이더라고요. 정말 예쁘던데...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오니 여지 없이 씽크대 부근에서 퀘퀘한 냄새가 나는데 다음 주에는 씽크대 배수구를 교체해야 할 것 같아요. 이사오자마자 씽크대 거름망 들춰보고 저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적정선을 넘어 너무 더러웠거든요. 마스크 쓰고 청소했다고 하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까요. 닦을 수 있는 데까지는 닦았지만 배수관 상태가 너무 안 좋은지 씽크대 부근만 가면 그 퀘퀘한 냄새가 계속 나네요. 어쩌면 배수관 교체하다 저 기절할지도 몰라요. 배수관 교체는 아래 블로그 보니까 꽤 단순한 작업인 것 같더라구요. 구역질만 잘 참으면 ㅋㅋ다른 분들도 씽크대 부근에서 냄새 너무 난다 싶을 때 참고하시라고 찾아둔 사이트 링크 걸어요. 여러 사이트가 있는데 일단 저는 아래 사이트 보고 해보려고요.


씽크대 배수구 교체하는 방법



 










이사하고 나면 낯선 남자들의 방문을 많이 받게 되죠. 평소에도 이런저런 AS를 받는다든가 한다면 부득이 밀폐된 공간에서 조금 긴장된 시간을 보내야 하고요. 저는 인터넷 기사라든가 수리 기사 등의 낯선 남자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을 때는 꼭 이 CD를 틀어놓아요. 일종의 영역 표시인데요. 그들보다 좀 더 강하고 센 수컷의 목소리를 틀어놓음으로써 그들이 혹여라도 무의식중에 딴 마음을 먹지 않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보다 강한 이 수컷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함으로써 저는 긴장을 풀고 조금 더 느긋하게 그들을 대할 수 있고, 그들은 뭐랄까... 이 CD를 틀어놓았을 때 분명 공손함의 지수가 확 올라가요.


저의 잔머리라면 잔머리기 때문에 효과 백 퍼센트! 이런 말은 못해요. ㅎㅎ 그러나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해주는 사소한 저만의 팁이랄까 뭐 그런 거예요. 아, 그래서 낯선 남자 왔을 때 루시드 폴은 절대 틀지 않습니다 ㅋㅋㅋ 루시드 폴은 주로 낯선 여자 손님?이 와서 무슨 작업이나 일을 해주실 때 틀죠. 여자들은 폴처럼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의 목소리를 틀어놓으면 마음이 풀리면서 그런 남자와 같이 사는 저를 아무래도 조금은 더 존중하게 되지 않을까요. 근데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거나 보고 있자니 뭔가 제 입장에서 분통이 터질 때는 루시드 폴 끄고 소프라노로 슈베르트의 가곡집을 틉니다. 저의 날카로워진 신경을 어필하려고요 ㅋㅋ  이 페이퍼는 여기서 이만. 저 또 테레비 보러 가요. 못 본 거 다운받아서 보려고.


아참, 멘도롱 또똣 재미있던데요. ㅎㅎ 강소라도 좋고 유연석도 좋고. 홍 자매의 극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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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5-05-16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러 가서 와인 한잔 하고 낮잠 한 숨 자고 오고 싶은 집이네요!!

Joule 2015-05-17 00:58   좋아요 0 | URL
저희 집에서는 다들 잘 자는 편이에요. 제 조카도 자기 집에서는 잠 안 온다는데 제 방에 누우면 2분 안에 자는 것 같아요. 잠의 에너지가 충만한가 봐요 제가 ㅋㅋ

치니 2015-05-1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입이 쩍 벌어지는 살림꾼이셨군요, 쥴님!

Joule 2015-05-17 01:00   좋아요 0 | URL
그런 말씀 하실까봐 그래서 홈질만이라고 했잖아요! ㅋㅋ

2015-05-17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5-05-18 00:33   좋아요 0 | URL
1. 다시 안 접혀지는군요, 쩝. 자가생활자들만의 호사품이었군요 그게.

2. 맞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트랩 설치해도 씽크대 옆에 나 있는 물넘침방지 구멍으로 냄새가 올라오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집의 경우에는 씽크대 아래 문 열었을 때 그 안에서도 냄새가 나서 1) 배수관을 교체한다 2) 물넘침방지 구멍을 막는다 3) 트랩 설치 혹은 뚜껑을 덮는다 순으로 생각 중입니다.

3. 저 모델의 원자재가 예전에는 색도 나무도 달랐죠. 요즘에 나오는 모델은 목재의 질이 예전 거보다 떨어져 보이고 색도 별로 예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아무것도 안 덮은 것보다 오히려 저렇게 시골풍의 무늬가 잔잔하게 들어간 린넨을 덮으니 좀 더 낫던데요. 비닐, 유리, 플라스틱은 제가 내켜하지 않는 재질이라 옷감밖에 얼른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판재를 사이즈에 맞게 올리면 그건 여닫는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그건 왠지 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ㅎㅎ

4. 그러니까 말씀하시는 냉장고가 모텔 같은 데 있는 문 하나 달려 있고 그 안에 냉동실과 냉장실이 모두 있는 모델을 말씀하시는 거죠? 근데 냉장고를 어떻게 쓸 건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저의 경우에는 냉장고의 소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냉장고가 있는 방에서는 냉장고 소음이 상당하거든요. 그래서 모텔이나 리조트 같은 데 가면 저는 냉장고 코드를 빼놓고 자기도 해요. ㅎㅎ 그리고 음료수나 물 같은 걸 많이 넣어두실 거라면 역시 문 하나짜리는 좀 불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라면 문 하나짜리 냉장고 안 사겠어요(스메그 빼고 ㅋㅋ). 냉장실 냉동실 따로 있는 것 중에 가장 작은 리터로 고르고 세부사항에 `저소음`이 있는 제품으로 결정할 것 같아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hanicare 2015-05-1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갈하고 자연스럽네요.
패브릭이 적절히 배치되어 차가와 보이지도 않구요.
전 유리대용품,씨트지가 그렇게 싫더라구요.
깨지는 것도 싫지만 깨지지조차 못하는 건
죽을 때인데 죽지도 못하는 사람같다고나 할까.
죽지도 못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돈많은 노인을 떠올려보면 몸서리쳐지지요.

끝이 있다는 게 신보다 나은 인간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원이라니,맙소사. 듣기 좋은 꽃노래도 아닌데.

뭔가를 조직화하고 정비하고 이런 거 잘하실거 같아요.
제가 피해야 할 직업이 보모,유아교사,노인간병사,주부 등등이라네요.MBTI의 INTP
누군가를 잘 돌봐주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해주는 걸 못한다는 소리같았어요. 지당하신 진단이죠. 관리하는 건 커녕 관리당하는 것도 잘 못합네다. 엉엉엉
(중학교 때 싫어하는 과목 조사하는데 저만 가정가사에 손들었다는 -_-;)

홈질인들 저같이 미련한 손에 쉽겠습니까 ㅜ.ㅜ
제가 정말 부러워하는 사람은 미인도 아니요 천재도 아니고
손재주 있고 부지런하고 노래 잘 하는 사람입니다.
할 말을 적절한 표현과 강도로 하는 사람도요.


Joule 2015-05-18 12:33   좋아요 0 | URL
이러다 저 돼지 되겠어요. 이 진수성찬이라니. 아침부터 이렇게 푸짐한 댓글을 받아먹어도 되는가 모르겠지만 몰라요 몰라요 일단은 읽고 볼래요 ㅋㅋ

깨지는 것도 싫지만 깨지지조차 못한다는 표현은 너무나 절묘하여 읽는 순간 눈앞이 다 밝아졌어요. 죽을 수 있는 인간의 그러니까 존재의 특권, 존재의 당연한 귀결이 저는 아직은 극복 안 돼요. 저는 존재이므로 존재인 상태에서 소멸을 상상하는 게 매번 공포로 끝나네요. 있음이 있고 없음이 있는 게 아니라, 있음이고 없음인데, 아무래도 저는 존재이고 있음이므로 저의 있음과 존재를 송두리째 부인해야 하는 없음이 아무튼 지금으로서는 그저 한없이 두려워서 생각만 해도 손에 식은 땀이 날 지경이에요.
그러나 또 삶이나 죽음이나 언제나 말끔한 게 저도 좋아요. 죽음이 아무리 두려워도 치사하고 추잡하게 삶을 근근히 연명하고 싶진 않아요.

저도 누구 돌보는 거 딱 질색. 아픈 연인의 머리에 수건 올려주고 죽 끓여주는 것도 반나절이면 싫증나서 아픈 사람 옆에 앉아서 간병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며 나를 위해 어서 빨리 나아달라고 힘들어 죽겠다고 징징대곤 해요. 그런데 간호사라니 더군다나 저는 비위도 약하다고요.
근데 확실히 비위도 좋고 다른 사람들 잘 돌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저희 첫 번째 조카가 그런데요. 얘는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하고 책도 절대로 읽지 않고 성격도 단순무식한데 간호사 하면 아주 잘할 체질. 근데 걔네 엄마한테 욕먹었어요. 간호사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런 직업을 추천하냐고. 너는 생각이란 걸 하고 사는 애냐고. 참고로 저희 언니에 따르면 저는 무뇌아, 무개념녀, 막말녀예요. ㅎㅎㅎ ;;;

부지런하고 노래 잘하는 사람은 한 명 알아요. 카이레 님.
할 말을 적절한 표현과 강도로 하는 사람은 치니 님.
어, 그럼 나는 손재주 맡아야 하는데 그건 좀..... 뭐 다른 거 없나?

hanicare 2015-05-18 12:32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카모님이 노래를 잘 하시는 듯..이라고 달려다가 말았는데 사실이었군요.
카모님이 살포시 (뽐내는 듯) 고백하기를
제가 좋아하는 제 마음의 동요, 가을을 잘 부른다지 뭐에요.
그 노래를 잘 부르려면 뛰어나면서도 절제된 서정
기본적으로 고운 목소리를 타고나야 하며
고음(절정)까지 짐짓 힘 하나도 안 들이는 듯 하면서 천의무봉하게 연결시켜야하는데 말이에욧.흥,칫 풍.

Joule 2015-05-18 12:49   좋아요 0 | URL
절제된 서정 부분은 카이레 님 아닌 것 같아요 ㅋㅋ 카이레 님 목소리는 복음성가나 운동권 노래에 최적화된 맑은 목소리. 그래서 술 마시면 항상 노래방 가자고 하는데 저는 또 노래방 딱 질색이거든요. 근데 노래방 가고 싶은 카이레 님 마음보다 노래방은 안 가겠다는 저의 의지가 훨씬 더 강해서 근 몇 년 사이에는 노래방 가지 않았어요. 아이 윈!

아참, 찾아보니까 MBTI 2010년에 했을 때는 ENFP 스파크형이었네요 저는. 추천 직업에 무려 성직이 있다는 ㅋㅋ 근데 승려나 수도사 했으면 잘했을 거예요. 탐욕이 적고 한 자리에 오래 잘 앉아 있으니까. ㅋㅋ

chaire 2015-05-18 18:09   좋아요 0 | URL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단 두 분 앞에서 ˝바아라미 머물다 간˝으로 시작하는 노을을 불러보고 싶네요. 최근에는 제대로 불러본 기억이 없는 데다, `동요`이기 때문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을 터이니, 오늘부터 악보 검색해서 연습에 돌입한다면, 언젠가 우리라는 유리들이 깨지지 않은 그 언젠가는 또 서로 노래 불러주고 들어줄 날도 오겠지요. 아마 이 노래 부를 때 저는 두 손을 앞으로 얌전히 모은 뒤 시계추처럼 좌우로 움직일지도 모르니, 각오하시길.

오늘 알았어요. 제가 왜 가수가 못 됐는지. 줄 님 말씀대로 `복음성가`나 `운동권 노래`에 최적화된 목소리라 그런 거였어요! 달콤한 사랑노래를 읊는 가수가 되고팠건만! 아... 그나저나 이런 `노래` 운운도 실은 다 옛날 얘기예요. 담*와 늙*이 저의 노래 실력마저 앗아갔는지라... ㅋㅋ

chaire 2015-05-18 17:56   좋아요 0 | URL
참, 줄 님. 응팔에 고경표가 캐스팅됐다네요. 기대기대.
멘도롱 보고 싶지만, 세경이 얘기가 아직 안 끝나서 저는 3주 후부터 따라가야 할 것 같아요.

Joule 2015-05-19 11:22   좋아요 0 | URL
저는 됐고요. 하니케어 님께 불러 드리세요. 저는 노래하는 여자 목소리 별로라. 그리고 노을 노래 싫어함. 듣기도 전에 지겨워요.
어렸을 때 저녁 6시쯤 하던 어린이 노래자랑 매일같이 챙겨보는 프로였는데 여자애들이 되려 자신을 오징어처럼 보이게 하는 레이스, 프릴, 리본 투성이의 원피스를 입고 나와서 두 손을 맞잡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노을 부를 때마다 진심으로 짜증났어요. 저런 옷 좀 안 입으면 안 될까(정작 그렇게 투덜대는 저는 엄마가 어디서 얻어온 잔뜩 헤진 이상한 옷이나 걸치고 있었으면서 말이죠 ㅎㅎ), 저 손 내려 놓으면 안 될까, 어지러운데 몸 흔들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될까, 꾀꼬리 같은 목소리 말고 그냥 사람처럼 노래부르면 안 될까... 기타 등등 ㅋㅋㅋ 죄송합니다. 꾸벅.

멘도롱에도 고경표 나와요. 강소라의 철 없는 오빠로. 배경이 제주라 볼 때마다 치니 님 생각나고 제주 그립고 그렇죠 뭐.


hanicare 2015-05-20 11:18   좋아요 0 | URL
애들이 우야든동 예쁘게 들리라고 간드러지게 부르는 창법(?) 딱 질색입니다. 이북 여자들 부르는 노래 같아서리...

어릴 때부터 그 노래자랑이 취향에 안 맞았어요. (긴 머리 쫑쫑에 플라스틱 머리방울에 레이스 펄럭에 예쁜 척 ....) 고등학교 때의 문학소녀들 개폼도 아주 질색.

초딩 6년 내내 모던한 버섯머리에 나름 세련된 옷을 입었지 그런 촌시런 옷은 엄마가 매를 들고 강요해도 안 입었어요.(음..나같은 애를 키우는 것도 힘들긴 힘들었겠군요.)

고등학교 때 음악 가창실기가 `사랑` 이었는데..그 왜 탈 대로 다 타시오 하는 노래요.애들이 박자 음정 다 틀려서 음악교사가 중간에 다 강판시켰거든요. 저는 음정 박자 중간에 쉬는 곳...모두 완벽하게 끝까지 맞춰서 불렀죠.근데 이 선생님이 D를 매긴 거에요. 전 부당한 건 꼭 따져야 했기에 달려갔더니 뭐 너무 감정이 없이 불러서 그랬다나? 아니 그 서늘함 속의 뜨거움을 감정과잉으로 부르는 건 천박한 방법 아니에요?

오,,,당신이 왜 예술가가 못되고 흔한 음악교사인지 난 알겠어..라고 독백하고 싸악 돌아섰어요. 따져서 뭐해요.그런 치들에게. 기교란 천의무봉해야하죠.아니 그런 척 해야하죠.백남준이 갈파했쟎아요. 예술인지 뭔지는 사기라고.

하지만 동요 그 자체는 아주 좋아합니다. 우울할 때 겨울나무를 속으로 불러보죠.주위가 차갑고 맑아지면서 세상 천지에 나와 그 나무만 남아 서로를 들여다 보는 듯한 착각을 하고 나면 잠시나마 지저분하게 치밀던 울화가 가라앉곤 하죠.

Joule 2015-05-20 11:1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침부터 하니케어 님 댓글에 또 빵 터져서 웃고 가네요. 저는 노래만 부르면 분위기가 싸해져요.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 못하기도 하고 노래를 너무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로 불러서 재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음악 시간에도 이상하게 나만 노래부르면 애들이 어수선해지면서 막 떠들어요. 아, 그럴 때 노래하는 제 마음은요. 이 노래를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아니면 계속 불러야 하나 오직 그 생각뿐이죠.

미술 선생님 보고는 그런 생각 한 번도 안 들었는데 음악 선생님들은 왜 그렇게 한심해 보였나 몰라요. 정말 말 그대로 낙오자, 루저들 같았어요. 미술 선생들은 예뻐하고 음악 선생들은 무관심해서 그랬나. 설마.
 
Coldplay - 1집 Parachutes
콜드플레이 (Coldplay)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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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플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 이 남자 나 좋아하나 봐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그 기분이 또 싫지 않다. 그래서 그를 차근차근 알아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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