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나왔을 때 나는 너무 창피해해서 말 그대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명색이 당대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소설가의 소설 제목이 기껏 영화 제목 카피라니. 게다가 단어 조합이 너무 후져서 듣는 순간 바로 싫증나버렸는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그 소설에 환장한다는 것. 대한민국은 여러 모로 신기한 나라라고, 아니 사실은 여러 모로 좀 후진 나라라고 실은 이명박근혜 당선 때하고 똑같이 생각했었다. 그래도 소설은 잘만 팔렸고 신경숙은 그 엄청나게 못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공주 놀이를 즐기며 즐겁게 지내는 듯했다. 어차피 나는 미운 여자도 징징거리는 여자도 안 좋아하니까 뭐. 하며 관심 껐다.


신경숙이 표절과 엮여서 언급된 적은 꽤 여러 번이었던 듯하다. 그때마다 좀 한심했다. 저것도 재능이다 싶었다. 잘 베끼는 것 말이다. 내가 레고나 토미카를 갖고 놀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걸 보고 친구가 그랬다. 그러게 제 나이 때 해야지. 남들 장난감 갖고 놀 때 안 놀고 꼭 나이 들어서 뒷북이야. 신경숙도 어렸을 때 받아쓰기 점수를 잘 못 받아왔거나 아니면 받아쓰기를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충분히 못했거나 그런 게 아닐까 그냥 뭐 오늘 아침에는 그런 생각도 잠깐 들었다. 신경숙에게 베껴쓰기는 나에게 레고나 토미카 같은 게 아닐까 뭐 그런. 그나저나 신경숙은 좋겠다. 벌써 호도 하나 붙고. 표절 신경숙 선생. ㅎㅎㅎ


아침에 신경숙이 표절을 엉거주춤 인정하는 척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번에는 좀 한심하다기보다는 징그럽다고 느꼈다. 속도 약간 메슥거렸다. 그러니까 표절 인정을 경기도 어느 수도원에서 했다는 부분에서 특히 징그러웠다. 우리나라에 수도원이 있구나. 장소 세팅 참 공들였다 싶었다. 그냥 깔끔하게 '어, 진짜 똑같네요. 이게 왜 똑같지? 하하하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문장들이 기억되었다가 쓰게 되었나 봐요.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확인하고 고치겠습니다.' 이런 거 안 되나? 이게 어렵나? 정말 알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은. 아니 사람들의 욕망은.


그러나 이 와중에도 참 다행이다 싶은 게 있다면 신형철을 좋아하기 전이라는 것. 그 사이에 한 권 사둔 게 있긴 한데 그건 팔아치우면 그만이다. 우리나라 평론을 나는 믿지도 않고 그러거나 말거나 웃기고 있네 한 지가 이십 년쯤 된 것 같은데 평론에서 나쁘다는 작품 하나도 못 봤고 평론을 읽다 보면 배보다 큰 배꼽을 보는 기분이어서였다. 평론이 뭐 이래. 이게 뭔 소리야. 항상 뒷맛이 안 좋아서 점점 먹지 않게 된 음식 같은 것이었다. 그러다 신형철이 잘 쓴다길래 꽤 새파랬던 이명원을 떠올리며 신형철도 그런 부류인 줄 알고 한 권 샀던 것. 그런데 얘는 태어나기를 비겁하게 태어난 건가. 꽤 젊은 평론가로 아는데 하는 행동은 왜 원로지? 이명원이 역시 난 놈이었어. 하는 새삼스러운 혼잣말.


와, 그런데 평론가라 그런지 신형철 말 정말 잘하더라. 막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은근 어디서 우리 자식 건드려! 이런 분위기. 까도 우리가 알아서 깔 테니까 문학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니들은 가만히 있어. 이런 분위기. 어 괜찮다던데 얘도 후지네. 


창비도 문학동네도 글쎄 참 다들 후지고 징그럽다. 그리고 이 와중에 손색 없이 처신하려고 열심히 눈알 굴리고 있을 문학을 둘러싼 시정잡배들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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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15-06-2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후진 게 아니라 아주 후져요.
몸만 21세기에 아니 좀 더 과격하게 말해 주둥이만 21세기에.

언급하신 두 분 다 저도 영 별로였던지라

잘못 하나 없는 인간보다 잘못을 인정하는 인간을 택하겠다 라고 쓰려다가
이 나라엔
내 잘못은 하나 없고 남 잘못만 있는, 선량한 민주시민만 있는 곳인데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을 어디서 찾아내려고 이런 망발을 하나 싶어 입을 다물겠습니다.

다들 이리도 잘났고 선하신데 왜 나라 꼴은 요모양이고
공중도덕은 개판이고
문해율은 완전 바닥인지.


Joule 2015-06-23 18:35   좋아요 0 | URL
얘들이 착각하는 게요. 옛날에야 글 쓸 데가 잡지 아니면 신문뿐이었고 책도 출판사도 한정적이어서 읽을거리가 소중했지만 요즘에야 알아서 훅 가주시면 이쪽에서는 되려 고맙거든요. 세상에는 이미 읽을 게 너무 많고 시간은 없던 와중에 알아서 훅훅 가주시니 이리 고마울 데가 하는 거죠 ㅎㅎ

근데 그래도 문학 둘레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편들어줄 거예요. 손가락질 하는 척하면서 결론은 그래도 블라블라블라 하겠죠.

안 그래도 없던 정마저 이번에 저는 확 떨어졌어요. 한국 문단에. 우스꽝스러운 줄 모르고 참 가지가지한다 싶어요.

Joule 2015-06-23 18:35   좋아요 0 | URL
예전에 이정진, 수애 나오는 <9회말 2아웃>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어요. 거기서 수애가 출판사 직원으로 나오는데 출판사 편집부 직원들의 한결 같은 로망 있죠. 언젠가 내 소설을 써보고 싶다. 그래서 아마 수애도 쓸 거예요, 자기 소설. 근데 그거 읽어본 친구가 그래요. ˝야, 이거 은희경의 <새의 선물>하고 똑같잖아.˝ 수애가 그 소설을 디게 좋아해서 꽤 여러 번 읽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쓰고 있었던 거 ㅋㅋ 갑자기 그 장면이 떠오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에게서 거창한 양심을 기대한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 처음부터 쩨쩨한 양심이었고, 우리는 그걸 확인했으며, 근사한 양심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멘붕이 온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신형철에 환상도 좀 벗어났으면 합니다. 그는 계긴지 문학동네 1호 평론가였죠. 문동이 키우는 사람이 신형철입니다.

Joule 2015-06-23 17:29   좋아요 0 | URL
양심은 거창한, 쩨쩨한, 근사한 이런 형용사 필요 없이 그냥 있거나 없는 것 아니던가요. 신경숙은 그냥 양심이 없는 걸로.

그러게요 하마터면 신형철을 읽어볼 뻔했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7:44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양심은 그냥 있다 없다지, 레베루가 있는 게 아니니깐 말이죠. ㅎㅎ

ㄱㄱㄼ 2015-06-2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 신경숙은 그 엄청나게 못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공주 놀이를 즐기며 즐겁게...˝ <-- 신경숙이 양심 없는 데야 더 보탤 말이 없지만 사람 비난하면서 잘생겼느니 못생겼느니부터 주절거리는 행위도 더할 나위 없이 후집니다. 왜, 예쁜 사람이 표절을 했으면 `취향이 아니`라고 할 건가요? 아니 `얼굴값 한다`고 하시려나?

Joule 2015-06-23 20:57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덕분에 이 글이 더 편파적으로 읽히니 신경숙에게는 더 좋지 않을까요? 제가 막 엄청 공정하게 써버리면 표절 신경숙 선생이 너무 나쁜 사람같이 돼버리잖아요.

참고로 표절 신경숙 선생이 보통 수준의 외모만 되었어도 외모 얘기는 안 꺼냈을 거 같아요. 너무 예뻐도 눈에 띄지만 너무 못생겨도 눈에 띄니까.
 


고양이는 믿지 않는다
그러니 빨리 뒤돌아서야 한다
내가 나를 믿는 속도보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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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이러니까 이놈의 나라가 먹고 살지. 악의 축을 연기하는 연기자도 아는 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입지의 시청자가 판단 못하는... 뭐냐 이건. 알라딘에서 이런 말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 우리가 늙어 죽어야지. 박근혜를 이명박을 논개처럼 싸안고 시간으로서.


악의 축 한정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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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5-05-2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덕분에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준상 말 그대로, 그 어떤 책보다 많은 생각 거리를 준 드라마, 다시는 못 나올 드라마. ㅠ 이제 딱 2회 남았네요.

Joule 2015-05-27 00: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연출, 대본, 연기 3박자가 고루 완벽한 드라마는 없었는데 마지막 2회 남겨둔 상태에서까지 호흡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걸 보면 정성주 작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김은숙은 10회만 가도 스텝 엉키고 난리도 아닌데.

근데 사실 저 자신은 풍문 등장인물들 중에서 한정호와 가장 유사한 듯해요. 치니 님은 누구랑 제일 비슷해요?
 


나는 못 우나?라고 물으니 눈물이 글썽 고였다. 그러나 흐르지는 않았다. 벌개진 마음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마셔대는 술로 내 얼굴은 벌건데 그래도 괜찮다고 코르크가 말한다. 마실 만하니 마시지 않겠느냐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너는 스스로 멈추는 아이라고. 맞다고 했다 내가. 고맙다고도 했다.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술을 마신다. 몸이 축난다는 것도 알고 멍청해진다는 것도 알고. 그러나 급선무가 있는데 나는 사실... 사람들과의 불화를 잘 다스리지 못한다. 꾹꾹 참으면 되는 줄 안다. 저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그냥 오래 견디고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한가로이 생각한다. 그러나 대개는 그렇지 않다. 


20대 중반. 본관과 별관을 갖춘 제법 규모가 큰 보습학원에서 알바를 했다. 나는 본관 선생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본관 선생들이 내 뒤에서 수군대기 시작하더니 어느 아침에는 복사기 앞에 서 있는 나를 스치고 지나가며 욕을 하기 시작했다. "XX년 아침부터 기분 좋은가 보네." 나는 그런 욕을 들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으므로 나에게 하는 욕임이 정황상 분명하지만 나에게 하는 욕이 아니라고 단정내렸다. 욕이라는 건 먹을 만한 사람이 먹는다고  생각했으므로. 나는 걸핏하면 조롱의 대상이었고 나는 걸핏하면 수군거림의 대상이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그런 대상이 될 만한 행동을 나는 한 적이 없으므로. 


나중에 알았다. 본관 선생들이 별관 선생들(피아노, 미술)을 뒤에서 험담했는데 그것이 별관 교사들의 귀에 들어가서 대찬 별관 교사들이 따졌었나 보다. 나는 별관 교사들과 친한 유일한 본관 교사였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그들의 험담을 별관 교사들에게 옮겼을 거라 생각하고는 나를 집단으로(그런데, 뭐 그 전에도 그런 행동은 어느 정도 항상 있었으므로 그닥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대놓고 욕했던 것. 그런데 우스운 건 나는 그들의 무리가 아니므로 그들은 단 한번도 내 앞에서 누군가의 험담을 하지 않았다는 것. 


내가 그 보습학원 알바를 그만두던 날, 학원 앞에 본관 교사들이 일렬로 쭈삣쭈삣 서 있다가 그 중 한 명이 다가와 말했다. 


"저기...... 저희가 오해해서 죄송했어요... 차로 태워다드릴까요?"

"괜찮습니다. 버스 타고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혼자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나는 나직하지만 분명히 소리내어 욕했다. 씨발 년들. 어른이 되는 건 그런 거였다. 욕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가 입밖으로 욕을 내뱉게 되는 것. 그런 것.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된다. 씨발.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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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15-05-2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사실... 사람들과의 불화를 잘 다스리지 못한다.
꾹꾹 참으면 되는 줄 안다,저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그냥 오래 견디고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한가로이 생각한다.
그러나 대개는 그렇지 않다...

그렇죠,정말 그래요. 어떤 부분 쥴님은 저와 흡사하네요.
(좋은 일은 아니에요. 이런 유전자가 어떻게 아직까지 단종되지 않았는지 난 늘 의아해요. 저렇듯 비열하고 찌질하고 작은 것에 영악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나도 볼 줄 모르는 작자들과 한 줌의 조종자들 사이의,겨우 존재하는 것들.)

Joule 2015-05-26 22:5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좋은 일은 아니에요. 저는 진화에서 누락될 거예요.

한 계절이 지나갔어요.

hanicare 2015-05-27 15:00   좋아요 0 | URL
그래도 그 학원 선생들은 부끄러운 줄은 알았나보군요.
죄송하다고 사과도 하구요.

그래요...계절이 또 지나가네요.
가만히 앉아서 세월이 지나가는 걸 보고 있어요.속절없이.

더운 날 입맛 잃지 말고 뭐라도 끼니 놓치지 마시길.

*방금 부라보콘을 하나 먹고 새우깡을 먹으며(둘 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오는 것들이네요.) 스노우캣의 옹동스를 보고있어요.

(이하 옹동스 5.21일자 연재분에서 인용)
나는 지금의 이 평온함이 오늘 내게 주어진 선물임을 알고 있다.
매일 그 날의 평온함을 기도하고 기대한다.
오늘을 위해 산다.
난 언제부턴가 고양이처럼 살고 있다.
신기하다.
예전에 나는 항상
뭔가 새로운 일 재밌는 일을 원했는데
..중략
하지만 지금은
오늘의 평온함으로 만족한다.

평온하시길. 하루하루.

Joule 2015-05-28 21:27   좋아요 0 | URL
하니케어 님, 고마워요 지금은 정확히 그 부적이 필요한 참이에요. 지금은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요. 상심과 근심은 집에 두고 저 혼자만 간신히 빠져나왔네요. 휴대폰 충전한다고 카페에 앉아 있어요 지금은. 고개 숙이고 답글 달려니 힘들다. ㅋㅋ (지금은,을 제가 세 번이나 하네요.)

멋진 사진을 찍었어요. 물론 휴대폰으로. 돌아가면 보여 드릴게요. 길게 못 써요. 휴대폰 오래 보면 눈 많이 이파서. 저는 온전히 pc성애자라 ㅋㅋ
 


스웨터 주머니 속에서 자꾸 실종되는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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