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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내 오디오 시스템이 낼 수 있는 가장 귀여운 음으로 듣고 있었다. 새벽 두 시에 휴대폰이 울렸다. 시끄럽단다. 그래,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이미 와인 한 병을 마셨고 아무리 내가 내 오디오 시스템의 최소의 음량으로 음악을 들어도 그래, 어떤 인민에게는 그것이 소음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잠시 후, 3시쯤. 띵동ㅡ. 누구냐고 물으니 집주인이란다. 열어줬다. 내가 이사오고 나서 한 잠도 못 주무셨다는데 쫌 황당했다. 참고로 나는 이사 가면 못 하나도 박지 못하는 인간이다. 집이 아플까봐. 욕실 문은 언제나 열어 두고, 침실 문 열어두고, 서재 문 열어두고. 내가 가끔 정신이 외출하지 않는 이상 우리집에서 소음이 나는 법은 없다. 심지어 나는 혼자 있을 때도 내 발자국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그런데. 새벽 세 시에 삼 층에 사는 집 주인이 나에게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하며 홈웨워를 걸치시고 내려왔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집에 있는 모든 방문을 일단 열어 보여 주었다.

"원하시는대로 다 보세요. 혹시나 제가 숨겨논 애가 있는지. 무엇이 그토록 소음이 되겠는지. 참고로 저는 강박적일 정도로 소음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뭐 그런 거 믿지 않으시죠? 직접 보시죠. 오늘 소음이 싫으셨다면 제가 이미 부군께도 말씀드렸지만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을 아주 잠깐 틀었습니다. 그게 듣기 거역하셨다면 뭐, 틀지 말지요. 차이코프스키에게는 제가 미안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쫌 쏠리긴 하나 술 취하면 나는 가끔 이런 닭살스러운 대사를 한다. 가끔 아니고 자주던가?)

그런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홈웨어를 걸치고 온 집주인 그녀는 내가 이사 온 다음부터 잠자리를 설쳤다는 이야기만 반복한다. 들어와서 확인하라고 해도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남들 자는 시간에 왜 깨어 있느냐고 따진다.

 

집주인 남자는 교회 장로이고 1층에서 기독교 출판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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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8-11-05 0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나도 자주 후회하고 속상해요. 쫌 더 나쁜 년처럼 굴 수 있었는데 왜 못했을까. 왜 나는 화가 날 때 바보같이, 품위를 잃지 말자고 아무 소득 없는 암호를 내 자신에게 중얼거리는 걸까. 왜 나는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은 문법 따위 배웠을까 속상한 게 많아요.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렇게 하면 나쁜 거 아닌가, 라는 생각. 내가 영원히 바보여도 괜찮지만 예쁘고 좋고 아름다운 건 내가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 그 밑에는 설혹 바보 같은 인민들에 대한 연민이 깔려 있을 지라도 말이에요.

마노아 2008-11-05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제가 이런 상황을 겪었다면 저는 화르륵 불꽃을 튀기며 페이퍼에 하소연을 했을 것 같아요. 쥴님처럼 우아한 성토(?)가 가능한 마인드가 부러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 명문장이에요!

Joule 2008-11-0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러워서 쫌 지웠어요. 근데 확실히 글이 위로가 되어주긴 해요. 저렇게 투덜투덜 쏟아내고 나서 잘 잤거든요. 물론 마음은 아직도 불편하기 그지없지만.

제가 혼자 산 지 20년쯤 되었는데 세상에 좋은 집주인은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좋은 사람이라면 애당초 집주인이 되지 못했을 테니까요.

BRINY 2008-11-0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꼽아봤더니 혼자 산 지 11년째더라구요. 그 중 절반은 월세나 전세로 살았는데, 지금은 제 집에 살고 있죠. 내 집에서 살고 보니, 이래서 자기집을 마련하려고 거액의 대출도 받고 악착같이 돈 모으는구나 싶었어요. 저야 지방으로 오는 바람에 서울과는 비교가 안되는 돈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하기도했지만, 일단 이사를 안가도 된다는 점, 그리고 집주인과 얼굴 붉힐 일이 없다는 점이 참 좋더라구요.

Joule 2008-11-0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저도 태어나서 처음 내 집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집주인은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이 세입자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나봐요. 저도 좀 더 나이가 들고 도시에 더는 혹하지 않게 될 때 지방에 내려가 작게라도 내 집을 사서 살아보고 싶어요.

조선인 2008-11-05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이 이사가면 그 집에 내가 들어갈게요. 최대한의 소음을 만끽시켜드릴테야요.

Joule 2008-11-06 15:25   좋아요 0 | URL
그건 싫어요. 아마 마로도 싫다고 할 걸요.

hanicare 2008-11-0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아픈 페이퍼입니다...
벽촌에 비싸지 않은 집을 한 칸 지니고 있다는 것이 미안해지네요.
긴긴 댓글을 달았다가 아무래도 페이퍼에나 써야할 옮길 분량이어서
보따리 쌉니다.

*가끔씩 당신은 저랑 좀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부분이 없었다면 당신은 더 살기 좋았을텐데...하고 중얼거립니다.

Joule 2008-11-0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 님과 제가 다른 건 전 눈은 높지 않으면서 까다롭기만 하고, 하니케어 님은 눈이 높다는 거예요. 웨지우드의 재스퍼에 대한 페이퍼를 올리려고 모아둔 재스퍼 사진이 아직도 폴더에 그대로 있어요.

hanicare 2008-11-0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지우드 재스퍼 몇 점 모으다가 관뒀어요.
너무 감질나요.아아아...난 콜렉터가 되기엔 집요하지 못하니
콜렉터는 커녕 스토커도 못 될거야요)))))
*아,참 그러고 보니 '콜렉터'라는 파울즈 소설 생각납니다.

얼룩말 2008-11-09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 출판사 윗집으로 이사간 줄님이 잘못이라는데 한표!

Joule 2008-11-0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는 데 또 한 표.

Joule 2008-11-09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교회 앞집 윗집 다 피했으면서 뭐 이건 교회가 아니니까 라고 제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달랬다는 데 새로 한 표.

얼룩말 2008-11-0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잘못이 크군요

비로그인 2008-11-09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무서운 사람입니다. 전 저런 사람들이 아주 많이 무서워요.

2008-11-25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8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0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룸에서 살다가 주방 겸 거실로 쓸 수 있는 쪼매난 공간이 있는 투룸으로 이사 가면서 내가 제일 걱정한 것은 청소였다. 다른 사람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난 청소를 잘 하긴 하는데 자주 안 하는 게 문제다. 방 하나도 청소를 감당 못 하던 내가 과연 방 두 개와 주방 겸 거실까지 청소할 수 있을까. 일이든 연애든 난 무리한 것은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이사도 하기 전부터 대형할인마트에도 가고 인터넷도 뒤져 보면서 어떻게 하면 청소를 한 방에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가 고민했다. 그리고 방법을 찾았다. 극세사 대걸레! 음, 사실 이 이름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길다란 봉 끝에 찍찍이(거 왜 한쪽은 까슬까슬하고, 다른 한쪽은 무슨 부직포 비스무리한 거 붙어 있어서 둘을 붙였다 뗐다 하는 거) 형식으로 극세사 걸레 천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건데 이게 무척 재미있고 쉽고 간편하고 무엇보다 한 번 밀고 나면 정말 깨끗하다.

서서 쭉쭉 밀고 다니면 머리카락부터 미세먼지까지 다 달라붙는데 그것들을 한군데에 모아 소형 진공청소기로 흡입시키면 끝. 마음 내키면 극세사 패드까지. 그렇게 극세사 패드 하나로 침실, 서재, 주방까지 다 하고 나서 패드만 떼어서 물에 주물주물 두어 번 헹궈서 널면 청소 끝이다. 바지런한 주부들은 그 후에 물걸레질을 한 번 더 한다는데 내가 해본 결과 극세사 패드로 한 번 밀고 나면 물걸레 하나로 공간 세 곳을 닦고 나도 걸레에 묻어나는 먼지가 별로 없다. 

그렇게 청소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이번에는 개미가 문제였다. 작은 개미들이 집안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는데 부끄럽지만 첫날 밤 개미에게 엉덩이까지 물리는 수모를 당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개미 퇴치라는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내가 아는 개미 퇴치는 신기패밖에 없는데 그건 개미들의 진행로를 알아야 하는 거라 나의 새집처럼 개미들이 개인 행동 하는 집에서는 아무데나 분필(신기패가 분필같이 생겼다) 찍찍 긁고 다닐 수 없으니 별 효용성이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찾아낸 것이 개미 ZAPS! 개미 잡스는 세스코의 자회사인 팜클에서 제조하고 일동양행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과립형으로 5개 들이 하나에 6천원 받는다. 약국에서 팔기도 한다는 데 발품 팔기도 성가시고 하여 팜클 홈페이지에서 2,500원의 배송비를 내고 2팩을 주문하였다. 개미들이 너무너무 맛있어하는 과립을 일개미로 하여금 여왕개미에게 날라가게 하여 개미들을 일망타진한다는 컨셉인데, 놀랍게도 정말이었나 보다. 개미 잡스를 설치하고 몇 시간 후에 설치한 곳을 둘러보니 일개미들이 어찌나 열심히 잡스를 실어나르던지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집에서 떠나는 조건으로 진실을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그래서 사실 조금 바보 같이 들리긴 하겠지만 개미들에게 미안해, 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미안, 하지만 엉덩이를 먼저 물어뜯은 건 너희야.

청소 문제도 해결했고 개미도 퇴치했고 이제 마지막 남은 건 수도꼭지와 욕실 세면대 아래에 있는 배수관에 찌들은 때를 해결하는 것. 일찌기 베이킹 파우다의 위력을 소문으로 들어 알고는 있었으나 사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암앤해머 베이킹소다로 청소를 했는데 그 전에는 이거 없이 어떻게 욕실 청소를 했을까 싶을 정도로 반짝반짝. 옥션에서도 파는 모양이다. 명절에 시골 내려 갈 때 두어 봉다리 더 사서 엄마의 지저분한 욕실과 주방을 거울처럼 광 내줄 계획이다. 사용해보니 가스 렌지는 물론이고 주전자나 스텐 솥처럼 대략 쇠로 된 종류는 다 반짝반짝해지는 것 같다. 베이킹 소다 가루 뿌리고 물 살짝 뿌려서 쇠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인격 수양에도 도움이 되는 듯한 분위기다.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 욕실 변기 청소하는 솔을 나는 정말 끔찍이 싫어한다. 어쩐지 거기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 솔이 욕실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비위가 살짝 상한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 양파망. 양파가 들어 있는 주황색 망을 모아서 변기 청소할 때 수세미로 쓰면 아주 좋다. 물론 한 번 쓰고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거다. 그러면 변기 솔 따위 욕실에 두지 않고 살 수 있다. 흐뭇.

 

여기서부터는 덤. (아직도 페이퍼 접었다 폈다 하는 걸 안 배우고 있다. ㅡㅡ')

 



여긴 침실. 왼쪽에 아주 조금 보이는 것이 옷장이고. 몇 년째 들고 다니는 구닥다리 거울. 이케아 빨간 서랍장, 그리고 스탠드. 음, 이번에 주문한 흰 커튼. 그리고 나의 잠자는 데몬. 침실에는 저게 전부다. 사진은 민박집 분위기 나는데 실제로는 비즈니스 호텔 분위기다,라고 우겨본다. 난 청소를 잘 못하는 관계로 항상 청소하기 가장 좋게,가 나의 인테리어 컨셉이다. 스텐드 밑에는 잠자는 나의 데몬이 항상 저 포즈로 자고 있다. 그래서 침실에 들어가면 언제나 잠 냄새가 난다는.

 



여긴 서재 겸 작업실. 마음에 드는 시디장을 결국 못 찾아서 그냥 방바닥에 놓고 살기로 했다. 앰프 위에 있는 액자는 송심이 님 작품. 친구가 몇 달 빌려줬다. 쌀 몇십 가마짜리라고 한다. 친구는 물론 작가에게 선물로 받았다. 친구가 송심이 님의 작품에 대한 언급을 인터넷에서 잠깐 했는데 그게 송심이 님 마음에 들었나 보다. 아니, 적확하게 자신의 작품 의도를 꿰뚫었다고 느끼셨나 보다.

 



여긴 주방이다. 백만 년 전에 식탁도 없는 주제에 사놓은 식탁보를 이제사 깔아보고(근데 4인용이라 쫌 길다) 찬장이 높아 산 스테퍼를 의자로 쓴다. 플로어 스텐드 하나 갖고 싶었는데 비교적 무난한 오스람 플로어 스탠드를 까사미아 할인 행사 때 만 원쯤 싸게 주고 샀다.

음, 이제 하이드 님네 레오만 훔쳐오면 된다.

 



음. 그리고 이건 나의 오늘의 주안상. 저게 커다란 양푼만한 볼인데 양상치를 저기에 하나 가득 해서 일본식 간장 샐러드 소스를 뿌려 와인 안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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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1-04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나도 쥴님하구 와인-
일본식 간장샐러드 소스는 뭐에요? 양상치는 삶은거에요?
초대받고 싶은 주안상입니다.

이사= 스트레스최고레벨..인데,
청소요? 고양이 안 키워봤음 말을 마세요-
저 이사갈때 레오 잠시 맡아줄 사람 - 쥴님, 이라고 수첩에 적어 놓으면 되나요?

이사하느라 수고하셨어요.

Joule 2008-11-04 23:42   좋아요 0 | URL
지금 위기의 주부들 시즌 5 에피 3 보고 있는데 방바닥을 떼굴떼굴 굴렀어요. 음, 왜냐하면 수잔 아들이랑 개비 딸이랑 싸우는 바람에 수잔이랑 개비도 싸우게 됐는데 밤에 수잔이 개비네 집을 띵동띵동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수잔이 미안하다고 하니까 개비가 '내가 왜 니 말을 들어야 하는데?' 뭐 이런 식으로 말하거든요. 그러자 수잔이 술병을 착ㅡ 들어보이면서 '술 갖고 왔거든'이라고 하죠. 그 장면 보면서 떼굴떼굴 구르던 중이었어요. 아아, 나에게도 저런 친구가 필요해, 이러면서요. 제가 생각해봤는데 제 친구관계가 안 좋은 건 모든 걸 술로 해결하려고 해서인 것 같아요. 근데 난 모든 게 술로 해결되는 친구 관계 좋은데. 메이비 임파서블?

양상치는 날것이구요. 일본식 간장 샐러드 소스는 제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온 거예요. 한 병 더 남아 있어요. ㅡㅡ'

이사는 제가 참 좋아해요. 저는 카오스에서 뭔가 질서를 창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참, 이번에 이사하면서 책도 원래 있던 자리에 기막히게 제대로 꽂아주고 가격도 저렴한 이삿짐센터 알게 됐는데,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제가 명함 받아놨어요. 사다리차도 자기네 회사 거라고 하니 가격도 메리트가 있을 듯.

레오? 어, 말로도 와도 되는데. :) 아유, 청소는 저는 개털만도 어떤지 알아요. 그래서 하이드 님이 고양이나 개에 대해 말씀하시는 애정 밑에 그 털들을 감춰주는 얼마나 큰 지하 창고가 있는지도 이해하고요. 음, 레오가 만일 저에게 자신의 개털을 날린다면 저는 레오에게 그의 개털을 모아 어느 날 이렇게 말할 거예요. "자, 레오야, 보렴. 이게 네 털로 만든 모포란다. 뜨개질? 너를 위해 언니가 배웠어. 호호"

써놓고 보니 호호, 는 사실이 아니에요. 아마, 퍽퍽퍽ㅡ. 근데 누가 맞는 소리지?

Joule 2008-11-04 23:41   좋아요 0 | URL
아참, 자랑 하나 빼먹었어요, 우리집에 맛난 와인 이제 세 병 있어요. 6병 사와서 오늘 네 병째 마시고 있다는. 제가 단골로 술 받아오는 집이 있거든요. 씨익ㅡ.

하이드 2008-11-05 08:49   좋아요 0 | URL
나 완전 쓰러졌어요. 으하하. 레오털로 만든 모포.. 개 키울때는 개털이 최고 많이 빠지는줄 알았는데, 고양이 키우고 나니, 정말 개털은 새발의 피더군요;; 정말
beyond the imagination...(오페라의 유령 버전)

ㅎㅎ 개털, 고양이털에, 제 머리카락까지 다 합쳐서 그 모포 만들어야 할꺼에요. 블랙 앤 화이트에 그라데이션된 브라운이 섞이겠군요. ㅋ

위기의 주부들, 끊은지 꽤 되었는데, 5시즌부터 다시 보고 싶군요. 흐흐흐흐

저 내년에는 독립하니, 그 이삿집센터 명함 버리지 말고, 킵해주세요-

BRINY 2008-11-0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탠드 하나로 분위기가 확 달라지네요!
저도 1년후에 이사가면 다 벽장안에 밀어넣고 안늘어놓고 살고 싶다!고 외치지만,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Joule 2008-11-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 님, 제가 자취 경력 한 20년 쯤 되는데요. 집 인테리어는 청소를 쉽게 하는 것에서부터라고 생각해요. 뭐 유능하지는 않으나 그런 맥락에서 쫌 열심히 궁리하는 편이에요, 제가. 워낙 게을러서 어떻게 하면 이 한 몸 덜 움직이게 하고 살 수 있을까 뭐 그런 궁리로 일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필요하시면 나중에 더 조언드릴 수 있는 게 있음 좋겠네요. 사실 제가 수납의 대마왕이거든요!

근데 이 페이퍼 쓰면서 혹시 나만 모르고 있는 거 뒤늦게 알고 떠든 거 아냐, 하고 좀 주저하기도 했다는.

마노아 2008-11-0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근사하군요! 눈으로 보는 맛과 글로 읽는 맛의 어우러짐! 진품 페이퍼였어요^^

nada 2008-11-0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하당. 멋진 여자 같아요, 쥴님은.
남의 방, 남의 사진 구경하는 건 역시 재미나군요.
플로어 스탠드 하나 갖고 싶어지네요.

Joule 2008-11-0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 보시라고 올린 거예요. 남의 연애 얘기만큼이나 남의 집 살림살이 구경하는 재미 쏠쏠하잖아요.

조선인 2008-11-0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대받고 싶은 주방이에요. 그러니까 저기에 카모메 식당의 냄비가 부글부글?

Joule 2008-11-0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혜교, 현빈이 나오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 보면 현빈 네 집 주방에선가 카모메 식당 냄비를 봤어요. 너무 오래 욕망하게 되면 그 욕망에 몸과 마음이 못 견뎌서 결국 욕망했던 그것을 쳐다보기도 싫을 때가 있어요. 그렇게 안 되었으면 좋겠어요.

hanicare 2008-11-06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쥴님도 저 암앤해머 소다 가마니로 사시는군요.
저도 애용하고 있지요.
청소요정은 없나 찬모요정도 유모요정 가정교사 요정 마누라 요정까지
모조리 이리 몰려와다오오오...
근데 플로어 스탠드가 켜진 거실이 꼭 돌하우스같네요.

Joule 2008-11-0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하니케어 님도 청소 요정이란 말을 쓰시는군요. 문득 얼마 전에 친구가 해준 말이 떠올라요.

- 나 쫌 멍청한 거 같아. 사람들 말도 잘 못 알아듣고,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도 쫌 바보같이 말해. 내가 아는 친구는 말할 때 글처럼 말한다. 그 친구가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눈 앞에 그 말이 써진 종이가 차르르르 올라가는 것 같아. 논리적이고 신랄하고 요점적이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 아냐, 쥴모 양은 멍청한 게 아니라 대화에 서툴어서 그런 거야.

저랑 같은 보케불러리를 보고 갑자기 우리가 대화가 통했다고 느꼈나봐요. (그렇다고 그런 걸로 뭘 감동씩이나. 쯧쯧.)

참고로 저의 요정들에는 청소 요정, 방귀 요정, 먼지 요정, 멘스 요정 등등이 있어요.

코코죠 2008-11-07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침대 밑에는 먼지도깨비가 살아요. 우아하게 요정이라뇨! 이 자식은 성질이 어찌나 더러운지 입김만 내뿜어도 먼지가 한움큼 쌓인다죠! 엄마는 저한테 '드러운 연'이라고 하시지만은 절대 제탓이 아녀요. 이건 먼제도깨비 잘못이죠!

2008-11-07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08 0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9-04-2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이블과 스테퍼 의자가 아주 근사합니다 부러워요
 
[수입] Bach / Mozart / Scarlatti / Schubert : Dinu Lipatti - Great Recordings Of The Century
모차르트 (Mozart) 외 작곡, Dinu Lipatti (디누 리파티) 연주 / 이엠아이(EMI)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정신병동에 있는 잊혀진 시민이다. 잘 훈련되어 있어서 특별한 감독 없이도 혼자서 작업과 휴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일을 하는 동안 나는 가장 온순하다. 소란을 피우지도 않고 괜히 복도를 어슬렁거리지도 않는다. 식후엔 언제나 식곤증에 시달리는 뚱뚱한 간호사는 그래서 가끔 규정을 무시하고 예정보다 빨리 음악을 튼다. 스피커에서 디누 리파티가 연주하는 바흐의 파르티타 1번이 흘러나오면 나는 하고 있던 동작을 멈추고 책상 앞으로 가 일을 시작한다. 그러면 간호사는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끝날 때까지 단잠을 잔다. 파르티타를 10번 넘게 듣는 날도 있다. 그래도 나는 간호사가 건네주는 알약을 언제나 기꺼운 마음으로 맛있게 받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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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6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6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6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넷은 가끔 계기판이 고장난 비행선처럼 나를 이상하고 낯선 곳에 불시착시킨다. 식용유를 사러 갔다가 사야 할 식용유는 까맣게 잊은 채 제3세계 음악 사이트에서 스피커 볼륨 업시키고 음악을 듣고 있게 한다든지, 웨지우드 클리오를 찾으러 길을 나선 나에게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개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개 주인은 어느 책의 리뷰에 그렇게 썼다.

나 또한 **를 떠나 보내는 슬픔의 눈물 대신 '우리 그동안 함께 잘 지내온거지?'하며 ** 발을 꼭 잡아주고 싶다.

며칠 전 밤 산책을 나갔을 때였다.

ㅡ 쥴모 양 참 많이 울었었어, 그때.
ㅡ 언제?
ㅡ 아가 죽고 나서 말야. 쉬지도 않고 계속 울기만 했잖아.
ㅡ 내가? 기억이 안 나는데. 난 별로 안 운 것 같은데.
ㅡ 아마 쥴모 양 평생 그렇게 울어본 적 없을 걸. 앞으로도 없을 거고. 부모가 죽어도 그렇게 울지는 않을 거야.
ㅡ 그랬구나. 내가 정말 그렇게 많이 울었어? 근데 왜 나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
ㅡ 기억이 지웠나 보지.

저 푸른색 문장을 읽고 나는 순간 멈칫 했다. 아가가 떠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근데 정말 2년이 되었나. 1년 되어가는 거 아닌가. 정말 언제지?) 나는 저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녀의 심장이 멈춘 순간에도 나는 그녀 위에 엎드려 흐느끼며 다시 살아나라고 소리나 지를 줄 알았지 저렇게 근사하게 함께 해온 삶을 정리해줄 만한 세련됨이나 사려깊음은 전혀 없었다. 

보일러 온도를 올릴 수 있는 한 끝까지 올리고, 같이 이불을 덮고, 앞발을 손에 꼭 쥔 채 그녀 옆에 누워 그대로 잠들어 버렸더랬다, 나는. 참을 깬 건 이가 덜덜 떨릴 정도의 추위 때문이었는데 시계를 보니 보일러를 돌린 지 이미 6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그런데도 방의 온도는 점점 더 내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 입에서 하얀 김이 나올 정도로 온 방이 냉랭했다. 아가의 몸과 그녀의 몸 속에 파고들어가 있는 내 손만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다. 내 전화를 받고 밤차를 타고 올라온 친구는 맹렬히 돌아가는 보일러 소리와 상관없이 입김이 나올 만큼 썰렁한 방안 온도에 깜짝 놀란다. 친구가 오고 나서 얼마 있자 방안은 금새 훈훈해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가의 몸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오랫동안 아가에게 서운했고 배신감을 느꼈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 나 혼자 남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으며 납득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아직도 아가에게 우리가 같이 한 삶은 제법 괜찮지 않았느냐고 묻지 못한다. '조아가는 죽었다'고 쓰는 편이 우리가 같이 한 삶에 대해서 마침표를 찍어주는 것보다 나에게는 훨씬 더 쉽다. 나는 길 가다가 가끔 혼자서 웃음보를 터뜨리는데 조아가의 어떤 유치한 행동들이 하늘을 보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미친년처럼 얼굴 빨개져가며 혼자서 키득거린다. 심지어 '하여튼, 조아가 넌 정말 웃겨.'라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사신이 조아가에게 "조아가, 넌 살면서 뭐가 제일 좋았니?"라고 물었을 때 조아가는 아마 "개껌!"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김치!"라고 대답했을지도. "그럼 살면서 뭐가 가장 싫었니?"라는 질문에 대한 조아가의 대답도 나는 알고 있다. "쥴모 양이 얼음장 같은 손으로 내 배 만지는 거!"

나쁜 기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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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0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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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8-10-08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렉싱턴의 유령>이었던가요. 아내가 죽자 방에 틀어박혀 3일동안 혼자서 체스만 두었다는 사내가 나오는 이야기. 아가의 심장이 멈추자 저는 잠이 오더라구요. 어떻게 슬퍼해야 할 순간에 잠이 올 수가 있을까요. 그렇게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아가 옆에서 6시간을 잤어요. 잠에서 깨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죠. 그리고 아가에게 고마웠어요. 내가 잠에서 깨고 잠시 후에 아가의 몸이 차가워지며 사후강직이 일어났거든요. 아가가 마지막으로 내 찬 손을 덥혀주었어요.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가봐요. 내가 푹 자고 일어날 때까지 아가가 부랴부랴 떠나지 않고 잠시 기다려주었다고. 하긴 내가 저에게 사준 개껌이 몇 개인데! 내 김치에 눈독 들일 때마다 매울까봐 김치도 물에 헹궈줬는데!(물론 몇 번 안 되지만)

hanicare 2008-10-0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한해서 불쌍하고
유한해서 신도 가질 수 없는 애틋함이 있죠.
생명을 가진 것들이요.

아이의 발이 너무 차가와서 단풍잎만한 그 발을 쥐고 호호 불어준 기억이 나요.

근데 이제 우리들의 나이엔 엄마도 그냥 가여운 늙은이일 뿐이고
우리의 어린이들은 어디 쫓겨나서 울고 다니는지.

전 가끔 엄마없는 아이처럼 느껴져요.

Joule 2008-10-10 04:25   좋아요 0 | URL
유한해서 신도 가질 수 없는 애틋함,이라 하니케어 님만 말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 싶어요. 때로 문장은 베토벤의 어떤 교향곡처럼 사람의 마음을 흔들, 하게 하는 그런 게 있어요. 브람스의 교향곡을 듣고 마음이 흔들, 하지는 않거든요. 그래도 유한하다는 말은 너무 매정하고 매몰차요.

밤산책을 이따금 즐기는데 걷다가 발이 아프면 운동화를 질질 끄는 저를 보고 친구가 그랬어요.

ㅡ운동화 끌면 안 돼. 엄마 없는 아이 같잖아.
ㅡ왜? 운동화 끌면 왜 엄마 없는 아이 같아?
ㅡ왜냐하면 그 아이에겐 운동화 끌지 말라고 말해줄 엄마가 없을 테니까.


2008-10-10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0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0 0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0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ESFJ 친선도모형 ▩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며 활동을 조직화하고 주도해 나가는 지도력이 있다.
실질적이고 현실감각이 뛰어나며 일을 조직하고 계획하여 추진시키는 능력이 있다. 기계분야나 행정 분야에 재능을 지녔으며, 체계적으로 사업체나 조직체를 이끌어 나간다. 타고난 지도자로써 일의 목표를 설정하고, 지시하고 결정하고 이행하는 능력 있다.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일, 즉, 사업가, 행정관리, 생산건축 등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속단 속결하는 경향과 지나치게 업무 위주로 사람을 대하는 경향 있으므로 인간 중심의 가치와 타인의 감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또 미래의 가능성보다 현재의 사실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실적, 실용적인 면이 강하다.


▒ 일반적인 특성 ▒
신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누구를 만나야 한다
강의 때 고개를 제일 많이 끄덕이어 강사를 즐겁게 한다
준비성이 철저하며, 참을성이 많고 타인을 잘 돕는다
남에게 동조하는 경향이 뛰어나며 사람들과의 상호 활동에서 기력이 생긴다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에 아주 민감하다
보수적이며, 좋은 음식을 좋아하고, 봉사를 좋아하며 재물을 모으는 것을 즐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제품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ESFJ의 인간적인 면에 반해서 산다
생각은 창의적인데 실천이 부족하다
타인을 돕고 싶은 욕구 때문에 자신의 업무를 소홀히 할 수 있다
잔걱정이 많다
가족들에게 잔소리가 심하다
집단의 일이나 목적을 개인의 것보다 앞세운다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한다
싫은 소리하기 싫어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잘한다
자녀와 정서적인 독립이 안되어 걱정이 끊이지가 않는다
별명이 수도꼭지 - 눈물이 많다
친절하고 재치 있다

▒ 개발해야 할 점 ▒
가족들과 독립이 필요하다
타인의 일에 때로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여유가 필요하다
잔걱정을 줄이기 위해서 걱정을 객관화시켜 볼 필요가 있다

검사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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