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산이 있었다 - 한국 등산 교육의 산증인 이용대 교장의 산과 인생 이야기
이용대 지음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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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산은 늘 내 곁에 있었다.태어나 자라던 시골집은 전형적으로 낮으막한 산들고 둘러싸여 사계에 따라 산 빛깔은 색상을 달리하면서 시복을 안겨 주기도 했다.비오는 날 초가집 마루에 앉아 처마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비에 젖은 앞산은 더욱 진녹색으로 변하여 갔다.앞산은 소나무 숲이었기에 그 푸른빛을 유지하고 겨울 날 눈에 쌓인 하얀 모습은 심산유곡에 갇힌 외딴집과 같은 정경을 연출하기도 했다.산을 보고 자란 나는 머나 먼 객지에 나와 살고 있을지언정 눈을 감으면늘 떠오르고 반겨 주던 고향의 산은 뛰놀기도 하고 나무를 하러 가기도 하고 산채를 뜯기도 했던 추억이 서린 곳이다.

 

 산은 무심하면서도 사람을 부르는 묘한 마력이 있다.어린 아이가 뒤뚱거리며 벽을 잡고 걸음마를 배우기도 하고,더 성장하게 되면 나무에도 오르고 담벽도 오르기도 한다.나아가 또래들과 어울려 산을 타면서 호연지기를 기르기도 한다.고2 때 나를 포함하여 절친 셋이서 내장산을 탔던 적이 있다.뱀모양과 같이 꼬불꼬불한 산비탈 잡목과 풀죽은 어린 대나무 가지들을 헤치며 산정상에 올라 산아래를 내려다 보니,힘겹게 오르던 온몸은 하늘을 날 것만 같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했다.우리 셋은 싸가지고 온 도시락과 음료로 배를 채우고 다시 하산하여 내장사의 전경을 관람하고 흐믓한 기분으로 귀가를 했다.

 

 건강과 힐링이 강조되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건강 삼아 취미로 산을 오르기도 하고, 산악회 동호인에 가입하여 정기적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어떠한 방식으로든 산을 오르는 행위는 번민과 갈등을 일소하고 내일의 활력소를 찾기도 하기에 산과 함께 하는 인생이라면 삶의 현장에서도 늘 긍정적이고 상호 협조적인 마인드를 갖었다고 생각한다.산이 좋아 산과 함께 한 드라마틱한 산사람의 산증인 이용대 작가와 함께 이 글을 따라 가 보았다.

 

 

 

 

 

 

 

 

 산을 오르는 행위에 대한 시각과 관념은 동.서양이 다른 차이,견해를 보이고 있다.동양은 문화적인 가치에 입각하여 산에 오르는 행위를 '할 일 없는 사람이나 하는 짓'으로 폄하하고,서양은 어린 시절부터 산에 오르는 것을 삶의 멋진 도전으로 인식하고 적극 권장하고 있다.그래서인지 동양권에서는 등산의 역사가 서양보다는 짧기만 하다.서양은 1787년 몽블란 알피니를 초등에 성공한 뒤 전문 등반인을 알피니스트로 명명하고,그후로 극지 탐험 및 고준봉(에베레스트,메킨리 등)을 탐험하는 전문 산악인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한국도 20세기 초반부터 등반이 이루어지게 되는데,1970년대 후반부터 전문 등반인이 탄생했다.수많은 등반인의 애환을 발견하게 되는데 등로(登路)주의에 몰입했던 몇 몇 분들이 등반 중에 유명을 달리하기도 하여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그들은 알피니즘 정신에 충실하고 자신의 체력 한계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열망과 탐험의 정신이 가슴 깊숙이 배여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용대 작가는 오랜 세월 산사람으로 등반과 후학들에게 펼쳤던 등반 교육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에피소드 및 알피니즘의 정신을 들려 주고 있다.그간 미처 몰랐는데 등반을 포상심리,명예에 목숨을 건 등반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의아심마저 생기게 했다.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동일하지 않기에 일면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등반인을 후원하는 스폰서 및 홍보기관의 부추김과 상업성에 등반 정신을 망각해 버리고,순수하게 산을 좋아하고 탐험을 즐기는 산악인에게 재를 뿌리는 흠짓을 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알피니즘의 화신인 머메리가 남긴 명구 '바이 페어 민즈(by fair means : 정당한 수단)와 "보다 어렵고 다양한 루트로 올라라!"라는 등반 철학은 산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즐기려는 이들에겐 이보다 더 소중한 교훈이 없으리라.

 

 

 

 

 

 

 

 이 글 속에는 고(故)이은상 시조.시인이 한국산악회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발생했던 비보와 낭보,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야생 정신의 결여의 원인,한국지리의 인문학 소양을 심어 주었던 이중환의 택리지,한국 100명산 김장호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산을 오르는 기본 정신과 전문 등반인,오지를 탐험했던 탐험가 등의 에피소드가 도전과 모험 정신이 나약한 청소년들에게 일침이 되고 있다.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부하지만 "산이 있으니 산을 오른다"이다.산을 오르는데 있어 어느 길로 가야 빨리 오르느냐 보다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선택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산을 오르는 것만이 성취와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삶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선택하여 개척하는 자세로 매진하는 것이 좋은 결과,멋진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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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Girlz! 플레이 걸즈! - 애프터스쿨의 브런치 에세이
애프터스쿨 (After School)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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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쿨 출신 8명의 미녀가수들의 파워풀하고 열정적인 무대에서의 이미지를 보여 주었다면 그녀들의 일상 속에서의 삶과 에피소드,먹음직스러운 브런치와 함께,그녀들의 말대로 3년간의 연습,3년간의 기다림,4장의 싱글앨범,애프터스쿨을 거쳐 간 멤버 9명,2009년1월 세상에 모습을 보인 애프토스쿨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이 도서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굳이 외모를 따지려 드는것은 아니지만 사진에 드러난 그녀들은 참으로 팔등신 미인에 재기발랄하며 개성이 넘치는 재원임을 느꼈다.

 아침회의 겸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는 브런치의 솜씨는 눈길을 끌 뿐만이 아니라 입안에서 침샘이 고여 나옴을 느꼈으며 어떤 브런치는 제 자신이 직접 재료를 구해 만들 수도 있는 간편하면서도 포만감을 느끼지 않으며 하루의 행복을 시작할 수도 있음을 다채로운 브런치 한 접시 속에서 한 입에 넣으면서 입 안과 온 몸에서 느껴지는 환희를 그려 보았다.또한 애프터스쿨의 멤버들의 나이가 20대초반이다보니 꿈과 희망,열정,도전의식,낭만,사회초년기의 어렸웠던 고생담등이 어우러져 신선감과 경험담이 산뜻하게 전해져 왔다.또한 음악을 통해 멤버들과의 끈끈한 유대감과 깊은 우정을 나누며 그녀들만의 행복한 미래를 꿈꿔가는 모습에서 보기 좋았다.

 56개의 애프터스쿨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브런치의 아기자기한 음식이야기에서 조금만 시간을 내고 부지런해진다면 아침을 거르지 않고 멋진 하루를 플레이걸즈의 음악과 함께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아직 그녀들의 음반이 없지만 멋진 그녀들의 세계를 확인하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갖어보고 싶다.그녀들만이 보여 주는 젊음의 발산과 열정,재기발랄함을 통해 지나간 청춘시절의 내 모습을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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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빛이 되는 말 한마디 -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한줄 메시지
별글콘텐츠연구소 엮음 / 별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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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삶은 입고 먹고 사는 세 가지 조건을 넘어 감정과 이성이라는 특별한 기제를 갖고 있다.감정과 이성이 학습과 경험을 통해 하나 둘씩 두뇌에 저장되기도 하고,기록으로 남겨 장기기억화 되기도 한다.나아가 잊지 않기 위해 남겨 놓은 기록물은 자신을 떠나 수많은 타자들에게 전해지면서 공유와 소통,토론과 교류의 장이 되는 인간만의 멋진 기제가 아닐 수가 없다.삶이 힘들고 팍팍해지면서 재미가 없을 때 나를 격려하고 위로해 주는 말 한마디는 힘은 들지만 삶은 나아가는 것이다 라는 것을 자각한다.

 

 살아간다는 인생길에는 누구에게나 크고 작고,높고 낮은 다종다양한 문제들이 눈앞에 놓여 있거나,그것을 예측하거나 예상치 못하는 경우가 있다.예상되는 문제,사안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를 해놓고 예상치 못하는 경우에는 뛰어난 직관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필요도 있다.그만큼 인생이라는 것이 예행 연습없는 마라톤과 같기에 본능과 이성,직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사안의 경중에 따라서는 혼자 풀어나갈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다수 내지 조직의 힘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다수가 해결해야 할 경우에는 서로가 공동체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조직원의 재능과 역량도 충분히 고려해야 잡음과 소음이 없는 가운데 멋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그간 짧지만 긴 울림이 있는 명구,고사 등을 통해 삶의 거울이 밝고 넓어졌다는 생각을 한다.특히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는 한국사회는 고래로부터 중국의 역사,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그래서 한.중관계를 일의대수(一衣帶水)와 같은 관계라고도 하는 것이다.중국 춘추전국시대,삼국지,초한지,오대십국 등에서 수많은 인물들이 탄생하고 일화를 바탕으로 한 고사들이 많이 만들어졌다.이를 자신의 삶 속으로 접목시켜 살아가는 지혜와 화술,글쓰기 등에 매우 유용하기만 하다.그런데 이번 《내 인생의 빛이 되는 말 한마디》는 별글콘텐츠연구소에서 영문 명구를 발췌하여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듬뿍 전하고 있다.1년 365일이기에 하루 하나의 명구를 소화하면서 인생을 살아 가노라면 1년 후에는 지금보다는 몰라보게 변모한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으리라.또한 달라진 자신을 바라보는 이웃과 타자들의 시선 속에서 긍정과 행복을 전하는 열린 마음의 파수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운명처럼 웃음과 약혼했다.웃음소리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음악으로 들린다.-헤브룩 엘리스

 

 

 나부터도 그러한데 한국인은 웃음이 많지가 않다.각박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 살다보니 감성과 정서가 메말랐는지는 모르겠다.그런데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되풀이 한다면 무표정과 한숨 섞인 인생타령은 사그라들지 않을까 한다.웃음은 돈이 필요없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타인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이웃 나라 일본을 몇 번 다녀왔는데 그들은 남.녀 모두가 미소를 생활화하고 있다.어릴 때부터 가정의 훈육과 사회적 학습도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웃는 얼굴에 침뱉는 법이 없다'는 말이 있듯 더욱 밝고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화난 모습보다는 밝고 미소짓는 모습이 나와 너의 삶의 단단한 근육이 되어 주리라.

 

 그외 스티브잡스의 '여정 그 자체가 선물이다'와 모리스 슈발리에의 '많은 사람이 고독한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다리를 놓는 대신 댐을 쌓기 때문이다'그리고 스티븐 코비의 '마지막 순간을 마음 속에 새긴 채 시작하라'는 명구가 특별하게 인상에 남는다.인간은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니다.태어나서 죽음에 이를 때까지 말 그대로 이동의 연속이다.그것을 여정이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과 본능의식이 아닐까 한다.또한 더불어 사는 삶이 해체되면서 개인주의,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개인은 스스로 외로움을 타면서 우울증,고독사 등 사회적 문제가 빈번하기만 하다.끝으로 일이든 삶이든 유한하기에 처음 시작할 때에는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면서 삶의 목표,일의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이렇게 멋지고 가슴 울리는 명언들을 접했으니 실천할 일만 남았다.닫힌 마음을 열고 이웃을 만나면 먼저 미소로 인사하고,하는 일은 열과 성을 다해 매진할 것이며,내가 없는 사후세계를 생각하면서 나만의 인생 버킷리스트를 꾸며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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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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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까를 요즘따라 되뇌여 본다.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살이 여정이 평탄한 길일 수만은 없기에 살다보면 수많은 갈등과 번민,욕망과 탐욕이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온다.이러한 어두운 그림자를 슬기롭게 이겨 나가야 삶의 보람과 가치를 마음으로 느낄텐데 어리석기 그지없는 인간이기에 오류와 실수의 반복이 지속되기도 한다.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내 손을 끌어주고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살이는 비록 고달플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격려와 위무에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내 앞에 놓여진 일과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한다.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생계와 해결해야 할 산적한 것들로 인해 몸부림을 치기를 다반사와 같이 되풀이하면서 인생의 나이테도 두터워져 가고 삶의 지혜와 성숙도가 높아져 갈 것이다.어려웠던 시절의 길이는 개인차가 나겠지만 그 어려움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인간관계,낮은 삶의 질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욕망과 탐욕이 문제라면 눈높이를 낮추고 분수에 맞게 살아가면 그만이다.타자의 시선과 타자와의 비교로 인해 정신적인 갈등과 스트레스,우울증이 높아진다면 삶의 질,정신적인 내면은 더욱 빈약해져가고 암울한 터널을 언제 통과할지 모른다.

 

 정호승시인의 에세이이면서 인생살이의 교훈을 읽노라니 세상은 비록 힘들지만 나 혼자가 아닌 타자와 사물과의 따뜻하고 든든한 애정과 사랑이 있기에 삶은 계속 이어지고 더욱 빛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작가의 시작(詩作)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기에 작품의 세계 및 문체를 잘 알지 못하지만,이 글 속에는 작가의 다채로운 삶의 무늬가 녹아져 있다.한국전쟁 직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 및 생의 대부분을 제2의 고향인 서울에 적을 두고 있다.카톨릭신자이지만 타종교도 관대하게 포용하는 성숙한 면을 보여 주고 있다.글의 중간 중간 타작가 및 타작가와의 만남과 애정을 그리면서 동류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더욱 마음을 후려치는 대목은 가족과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모습이다.작가의 아들이 군입대,제대를 비롯하여 작고한 선친과의 생전 나누었던 부자간의 소풍과도 같던 인간적인 면모,그리고 생존해 계시는 노모에게 효를 다하기 위해 한지붕 밑에 기거하고 있다는 점이 따로따로 살려고 하는 요즘 세대에게 효의 일침을 주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P16 톨스토이

 

 

삶의 길이는 유한하고 단 한 번뿐이다.비록 지금의 고통이 영원하지 않고 단지 소나기마냥 스치고 지나가는 시험물쯤이라고 짐짓 자신을 위무해 본다.작가가 말했듯이 지금의 고통은 팔팔 끓는 물에 삶아진 계란처럼 속이 단단해지느냐,아니면 푹 익은 감자와 같이 단단한 것이 유연하고 부드러워지는 탄력성 있는 존재로 거듭나느냐일 것이다.고통이 지나고 단단한 계란이 되고 부드러운 감자의 꼴로 변모하려면 나름대로 노력과 의지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자신을 기만하지 않고 타인을 속이지 않는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관해 가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세상이 더욱 사랑스럽고 밝아져 갈 것이다.한국사회는 지금 이념과 소득의 양극화,학연,지연 등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누구도 총대를 매려고 하지 않는 비도덕적,양심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돈과 물질,명예와 권력이 높다한들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지도자급에 있는 이들이 보다 더 힘없는 계층에게 애정과 사랑을 쏟아부어야 할 때이다.

 

 제4부로 나뉘어진 이 글은 수미일관 따뜻하고 애정어린 인간관계,천륜인 부모자식관계,사물을 의인화한 것들이 무미건조한 시간과 세월을 이어가는 내 마음을 일깨우고 있다.특히 작가의 아버님이 생전 비쩍비쩍 지팡이를 짚으시면서 현관까지 따라 나오면서 "힘 내거라"고 위로해 주셨다는 대목이 오늘따라 '찡'한 감동과 회한을 안겨 준다.오랜 기간 중풍,당뇨,폐렴으로 고생하시다 작고한 선친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재산도 많지 않고 학벌도 변변히 않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평생 일만 하셨던 분이다.흠이 있다면 젊은 시절 밥보다는 술로 세월을 보내셨다는 점이다.몸관리는 건강할 때 해야 늙어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으련다.그러한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고,아버지와 따뜻한 대화,인생살이 등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지 못한 점 그리고 병석에 있을 때 손,발이라도 자주 주물러 드리지 못한 점 등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정호승작가의 삶의 얘기를 들으면서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누구의 눈치나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것이다.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챙겨야 할 대상에게 가식이 없는 진실하고 애정어린 마음을 담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새삼 물결처럼 일렁였다.오늘따라 부모가 객지로 장사를 나가셔서 국민학교 입학식에 흰수염을 날리며 국민학교에 데려다 주셨던 흑백사진과도 같은 아련한 할아버지의 모습과 코흘리지 말라고 왼쪽 가슴에 헝겊명찰을 달고 토끼마냥 깡총깡총 국민학교를 향해 뜀박질을 하던 나와 할아버지의 진한 혈연이 애정과 사랑으로 승화되어 내 마음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는듯 할아버지,아버지의 사랑이 나를 이렇게 성장시켜 주었다고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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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언어 -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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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의 제목인 '최후의 언어' 보면서 연상이 된 것은 사람이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유족들에게 전하는 유언으로 착각했다.그런데 글과 사진을 접하면서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경건하고 엄숙한 심상을 담아 기억과 기념으로 삼을 만한 한 컷의 멋진 피사체를 담으려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상엽 사진작가는 '나는 왜 찍는가'를 주제로 삼아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던 흔적이 역력하다.어떠한 직종에 있든 프로정신으로 매진해야 살아 남는 세상이다.그도 그럴 것이 작가는 하늘아래 지구촌에 함께 사는 인류로서 힘없는 약자들의 모습을 동류의식을 담아 내고 있는 점이 무척 공감이 가고도 남았다.

 

 피사체는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역사,문화,사회부조리,기억에 남는 현장물 등을 담아 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사진을 찍는 사진가는 피사체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한 후에 '이만 하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겠다'라는 판단이 섰을 때 셔터 소리마저도 소음으로 여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셔터를 누르는 조준사격과 같은 것이다.이상엽작가가 선보인 작품들은 다채롭기만 하다.컬러 사진이 주종을 이루는 시대에서 굳이 흑백사진을 선보이면서 독자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흩어진 기억의 편린들을 한 곳으로 응집하게 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풍기고 있다.나 역시 지나간 과거의 추억과 기억들을 기록한 실제 사진은 전무하다시피해서 이번 도서 안에 등장하는 피사체들은 공감과 아픔,상처,자연순환 논리를 무의식 중에 온몸을 타고 돈다.

 

 해인사 지관스님의 다비식(茶毘式),고기리의 풍경,동막천의 자연습지,백령도 가는 길,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불편한 한.미.일 관계,국내정치 등을 찍은 살풍경,비정규직 노동자의 철탑농성,천안 독립기념관,고구려 광개토대왕 및 고국원왕의 왕릉,오녀산성의 모습,도시 재개발로 몸살을 앓는 중국의 비리덩어리 및 위생개혁 캠페인,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시안 주변의 모습,바이칼 호수의 자연생태계와 주변 풍경,명청시대 가장 흥했던 홍춘의 예스러운 모습,설악산과 금강산을 포개 놓은 듯한 황산의 절경,말라카 궁 화랑과 이슬람인들의 일상,영주댐 건설로 곧 수몰지역으로 변할 경북 영주의 내성천(乃城川)의 자연습지,새만금 건설 후 정부측의 이율배반정책,불러도 대답없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육체적,정신적으로 힘은 들지만 밝은 표정의 비정규직사람들의 모습이 차례대로 소개가 되고 있다.

 

 1864년 영국인 윌리엄 헨리 폭스 텔벗 의해 사진이 발명되고 양차대전에서 더욱 사진기 및 사진술이 발달되어 왔다.작가는 글을 전개하면서 자신이 최초 구입했던 사진기와 타사진기 등의 장단점과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인다.옛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렵지만 재현하려고 하는 척 한다는 작가의 솔직한 멘트와 사진을 찍을 때 하는 일은 사물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작업이라고 윈 블록이 말한 부분도 크게 공감을 샀다.디카가 발달된 현대에서 전문사진가는 수동형 사진기를 즐겨 휴대한다고 한다.피사체를 정하고 포착하여 숨을 고르는 등 다소 느리지만 한 컷의 사진이 모든 사람들의 기억과 공감을 부여한다면 사진가에게는 그만한 보람과 가치가 어디 있겠는가.4월 중순경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하여 작가는 일본 노작가 마루야마 겐치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에서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국가란 누구의 것인가.독재국가는 물론,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역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의 것이다.더는 민주적일 수 없을 만큼 민주적인 국가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 나라는 특정 소수의 사유물이거나 거의 사유화된 동산이며 부동산이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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