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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택한 의사 : 더 피지션 2
노아 고든 지음, 김소영 옮김 / 해나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의사가 되어가는 견습생 롭, 그리고 떠도는 롭의 정착까지의 이야기.
✒1권이 어린이 롭의 성장기이면서 의사로서의 첫 출발선에 서는 거라면 2권은 제대로 된 의사란 무엇인가를 찾고 인간 롭의 정착을 향한 여정,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사건을 마주한 인간군상의 묘사들이 주가 된다. 좀더 스케일이 커졌다. 하지만 감정선이 1권과 분리된다거나 전혀 뜬금없는 전개는 하나도 없다.
✒중세의 예과-본과-전공의-전문의-펠로우..(까지 포함해야 하나??) 의 과정 거치면서 내과의사로서 거듭나는 롭을 담았다. 공부량에 치이고 의사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도 배우고 스승의 추천으로 강제 의료봉사(?!) 에 가서 죽다 살아나고 결혼도하고 생사여탈권을 가진 권력자와 생명을 살리는 의사 사이의 미묘한 관계속에 본인 포지션도 정하고. 정치적암투와 두뇌싸움, 전쟁과 권력자의 횡포로 인한 희생양도 등장한다. 절대적인 권력자를 죽이고싶은 인간 롭이기도 하고 권력자의 생명이 사라짐을 슬퍼하는 의사 롭이기도 하다. 그리고 재물과 권력을 경계하여 살아남는다. 중세시대 얘기 맞죠? 음...
✒1권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모든 서사는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만들어냈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각 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모든것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용하다가 6부에 절정을 맞는다.
아. 내가 롭인것같다. 최소한 내가 롭의 옆에 같이 무릎꿇고 이븐 시나를 바라보는듯 하다. 이 긴 이야기 속에 단 한번도 스친적 없는 내 감정이 술렁인다. 경배해야할까. 아니면 애도해야할까.
정신적 아버지이자 스승에게 마지막 축복을 받은 롭의 심정을 내가 감히 이해한다 할수 없었다. 그저 먹먹하다.
✒롭은 피붙이와 함께하지 못한 채 평생을 떠돌았고 꿈을 위해 자신을 지키고자 종교,문화,국적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대신 방패막이로 삼았다. 그 모든 여정은 롭이 어머니의 죽음으로 능력을 깨우치고 혼란스러워 하던 '순간' 과 롭2세의 혼돈을 지켜보는 '순간' 이 만나 끊임없이 반복하는 '완성된 원' 이 되었다.
제대로 같이 있어본 적 없는 부모와 형제, 뿌리내릴수 없던 고향, 재능을 깨닫고 혼란스러운 순간 기댈 수 없는 상황, 교류를 길게 나눌 틈 없이 헤어지는 친구들, 그 어디에서도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는 긴 시간동안 그를 버티게 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완성된 원' 을 만들어낸 힘은 11세기도 21세기도 여전히 통용되는 '나의 생명과 너의 생명이 다르지 않다' 는 진리이고, 인간을 같은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했던 마음이다.
신의 선택은 시작을 주었지만 완성은 인간의 의지가 이루었다
p.225
왕은 자네나 나와 달라. 그는 아무 생각 없이 한 손만 움직여 우리 같은 사람을 처형시킬 수 있어. 반대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서 사람을 살려낼 수도 있지. 그건 절대적인 권한이야.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그런 권력을 자제할 수 없지. 최고의 왕일지라도 약간은 미치도록 하는게 권력이야.
p.228
이 페르시아라는 나라는 모든 남자를 패륜아로 만드는 것 같았다.
p.239
넌 모든 종교가 오직 자기들만이 신의 마음을 얻고 신의 소리를 듣는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너와 나, 그리고 이슬람, 모두 자신들의 종교만이 진정한 종교라고 주장해. 우리 셋이 다 틀릴 수도 있는 건가? 어쩌면 셋 다 맞을 수도 있겠지. 난 현세와 천국 사이를 하나의 강으로 생각해. 만약 그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많다면, 여행갹이 어떤 다리로 강을 건너든지 신께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야.
p.418
그 어느것도 늘 같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그녀는 더이상 롭을 따라 밀밭으로 들어갈 만큼 그를 맹목적으로 믿지 않았다. 그 또한 이제는 그녀를 그곳을 인도했던 젊은 사내가 아니었다.
멜론,멜론,멜론...양탄자에 돌돌말아서 내가 꼭 저주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