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37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에게 통할 수 있는 철학 이야기면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책.



이러이러한 철학자가 있어. 정도로 소개하는데 그친 느낌이다. 인생과 세상을 바라보는데는 이러한 관점이 있는데 너는 어떠니? 당장 답을 할 수는 없겠지만(어른인 나도 어려운) 끊임없이 삶 속에서 사유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37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밀이 보여주듯이 자유주의는 자신과 다른 사회, 다른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미성숙‘ 상태로 낙인찍지요.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미개인이라고 규정한 사람들을 문명화해야한다는 ‘도덕적 의무감’마저 가집니다. 하지만 영국의 침략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700년대 초반의 인도는 섬유·해운·조선·철강 주요 산업 분야에서 영국을 능가했습니다.
영국은 인도에 각종 세금을 부과하며 무역을 규제했습니다. 심지어 숙련공의 손가락까지 잘라 인도의 제조업을 붕괴시켰지요. 약탈한 원자재로는 자국의 산업을 키웠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세계 제조업에서 인도의 수출 비중은 18세기 초 27퍼센트였는데요. 20세기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무렵에는 2퍼센트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도는 근대적 경제 체제를 발전시킬 기회를 완벽히 빼앗긴 거죠.
그래서 영국에 의한 인도의 근대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영국의 산업 혁명이 번영을 구가하던 인도 제조업의 파괴 위에서 이루어 진것으로 보아야 현실에 가깝습니다.
물론 자유주의가 곧 제국주의는 아닙니다. 그러나 제국주의가 종종 자유주의라는 가면을 쓰는 것은 분명합니다. 밀은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며 "인류가 이제까지 보아 왔던 것 중에서 가장 유익한 정책을 폈다"고 호언했습니다.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는 내내 어른, 할머니의 따뜻한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김애란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난 소설가가 쓴 에세이가 나랑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소설가의 에세이가 나랑 맞는 것 같다. 남다른 글솜씨는 사소한 이야기도 생생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책은 작가가 젊은 시절부터 쓴 글이 적절히 섞여있기 때문에 정겹다. 회수권, 머큐로크롬(빨간약), 공중전화, 전화카드, 신여성, 덕국(독일) 등 나도 처음 들어본 신기한 단어가 보인다. 이런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아주 어린 시절로 같이 돌아가게 됐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껏 만난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은 나에게 무엇이 되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공상하게 했지만 살날보다 산 날이 훨씬 많은 이 서글픈 나이엔 어릴 적을 공상한다.

115쪽

요즘 나는 자주 옛날을 회상한다. 가까운 과거 말고, 먼 과거를. 아직 내 나이가 서글픈 나이는 아니지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로 발걸음을 돌리게 한다. 코로나19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도 당장은 지우다 보니 자주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정말 이대로 코로나19와 함께, 마스크와 함께 살게 된다면 사는 날 중 유효한 날이 얼마 되지 않을 텐데. 아까운 내 삶을 어떻게 충만하게 살아야 할까? 당장 뾰족한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일 중 뭐라도 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를 남은 삶을 의미 있게 채울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돌아보고, 그때 이걸 더 해볼 걸 아쉬움을 떠올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괜찮았던 것 같은데. 그런데 뭐 이리 아쉬운 게 많은지.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128

박완서 작가님은 남편과 25살의 아들을 1988년에 영원히 이별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1년에 돌아가셨으니 20년 넘는 시간 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을 참척의 고통과 그리움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 시절이었을 텐데, 예비 수녀님이 건넨 저 한마디에 위로를 받으셨던 것 같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찾아왔을까란 인간적인 고통도 어쩌면 교만일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는 경지는 어느 정도일까? 그 정도 높이의 경지에 다다르려면 그만큼 깊은 골짜기의 바닥을 찍어야 할 것이다. 평범하고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나도 언젠가 견딜 수 없는 슬픔과 시련이 다가왔을 때, 저 말을 떠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아직은 악보다는 선을 믿고, 우리를 싣고 가는 역사의 흐름이 결국은 옳은 방향으로 흐를 것을 믿을 수 있는 것도 이 세상 악을 한꺼번에 처치할 것 같은 소리 높은 목청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소리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선, 무의식적인 믿음의 교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26쪽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할머니의 일기장을 보게 된 손녀가 일기장 속에서 살아있는 할머니의 과거를 상상하며 풀어가는 이야기였다. 영화였는지 소설이었는지 가물가물해서 독서기록장을 뒤적거렸다. 내 기억처럼 완전히 일치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어렴풋이 떠올랐던 것은 『나의 할머니에게』의 한 단편인 백수린의 <흑설탕 캔디>였다. 할머니의 일기장을 유품으로 간직해온 손녀가 그 일기장을 펼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흐릿하게 이 이야기가 떠오른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할머니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잃고 견딜 수 없는 슬픔 속에서 만난 외손자의 이야기(민들레꽃을 선물 받은 날)에서 '나의 할머니'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우리 할머니도 항상 이런 마음으로 날 대해주셨겠구나.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들었다.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마치 철학책에서 접할 것 같은 인생의 깊이를 아우르는 깨달음까지 전달하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내 인생 전면에 스며들었다. 어린 시절의 나를 소환하고, 지금의 나를 떠올리고, 노년의 나를 그려보았다. 진솔한 마음이 담긴 어른의 일기장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9-03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완서님의 세상을 향한 시선, 우리 이웃들이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한
읽다보면 인생의 철학이 담긴 대가의 문장력에 놀라죠

지유님, 화창한 금요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

지유 2021-09-03 22:50   좋아요 0 | URL
네. 여운이 많이 남은 책이었어요. >_<
스캇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초월적인 이데아를 좇아갈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타고난 능력을 잘 계발해 나가면 얼마든지 최고선의 경지에 이르러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입니다.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는 명제이지요. 인간은 자기의 삶을 지키고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다른 사람이 필요하며, 여기에서 공동체의 윤리가 나옵니다.
따라서 선을 추구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법률과 도덕을 바탕으로 윤리적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사업입니다. 공동체를 꾸려가는 일, 바로 정치입니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